책소개
우울증, 조울증, 조현병 등 정신의 질병에 관한
당사자, 가족, 전문의, 종교인 등 21명의 인터뷰
치유와 회복의 가능성을 발견해나가는 당사자들의 생생한 목소리
몇 년 전부터 우울증이나 조현병 수기, 정신과 치료 경험 등 정신장애 당사자들의 삶과 치유의 기록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정신질환 당사자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로 세상과 소통하려는 의지의 반영이자, 자신을 표현할 언어를 찾고 의료권력의 진단명에 의존해야 했던 수동적 존재로서의 한계를 스스로 탈피하려는 시도일 것이다.
이 책 『마음을 걷다』는 정신장애인의 인권 옹호를 위한 대안언론 [마인드포스트]에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정신장애와 관련하여 저자가 만난 100여 명 가운데 21명과의 인터뷰를 선별했다. 정신장애 당사자와 그들의 곁을 지키는 가족, 정신장애 치료의 최일선에서 활동하는 전문의, 그리고 아픔의 서사에 동반하는 교수와 목회자, 시설 담당자와의 대담은 정신장애인을 둘러싼 날것 그대로의 현실을 예리하고도 감동적으로 포착한다. 정신장애인이 공동체에서 인간의 존엄을 갖고 살아가기 위해서 어떤 제도와 시선, 담론이 필요한지, 부모와 가족의 돌봄은 어떠해야 하는지, 정신병원과 정신요양시설의 억압과 부조리는 무엇인지, 그들의 자기결정권과 존엄한 삶의 방식을 위해 국가와 사회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목차
책을 펴내며
1부 우린 구름 뒤의 별, 구름이 걷히면 반짝이는 존재들
1. 아무리 악한 사람의 마음속에도 사랑이라는 마음의 고향이
_박목우(작가)
2. 고통도 영원하지 않고 아름다움도 영원하지 않아
_정안식(코리안매니아 카페 대표)
3. 나는 이렇게 세상을 바라보는데 당신은 어떻습니까
_권기호(시인, 사진작가)
4. 신은 무능하지만 위대해요. 우리 고통을 경청하잖아요
_남문영(감리교신학대학 종교철학과)
5. 삶이란 어느 정도의 굴욕과 고통을 지불하고 건너는 세계, 열애의 실패가 예술로 이끌어
_윤종현(갤러리 유진목공소 대표, 화가)
6. 나의 인생 4기는 정신장애인과 세상을 연결해 주는 징검다리의 시기
_이주현(한겨레신문 기자)
7. 우린 구름 뒤의 별, 구름이 걷히면 반짝이는 존재들
_정현석(당사자)
2부 사랑하고 일할 수 있는 능력의 숭고함
1. 부모와 가족이 힘을 쏟은 만큼 치료의 결과는 반드시 나타나
_윤문강(심지회 아버지모임 대표)
2. 우연히 좋은 의사 만날 가능성은 없어, 보호자의 헌신과 노력이 중요
_삼각산취생(아름다운동행 카페지기)
3. 주어진 삶의 풍경을 아름답게 느끼는 찰나의 감사함, 그것이 회복은 아닐까
_서정필·오승애(광주영농법인)
4. 내가 몸을 움직여서 돈을 벌었다? 그럼 눈빛 자체가 달라져요
_김성모(가족경영기업 미성테크 대표)
3부 행복은 추구하는 게 아니라, 느끼는 것
1. 6개월 시한부 인생이라고 생각하면 삶에 중요한 게 뭔지 나타나
_이명수(경기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장)
2. 삶의 아주심기는 자기만의 숲을 찾았을 때 가능해
_ 이영문(국립정신건강센터장)
3. 조현병을 한방으로만 치료하는 게 합리적이냐? 그건 좀 어려워요
_이정국(성모마음정신과의원 원장)
4. 삶의 어둠 속에는 한 가닥 숨은 빛이 있어
_이근후(이화여대 의과대학 정신과 명예교수)
5. 자유가 치유다, 이탈리아가 정신병원 없이도 잘 굴러가는 이유
_백재중(내과의원, 인권의학연구소 이사)
4부 이 사람들을 위한 목소리는 누가 내줄 수 있나
1. 당사자 스스로 병의 주인이 되는 실천 모형, 사회적 약자로서 협동해야
_이용표(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2. 가족 없고 병식 없는 분이 ‘엄마한테 가고 싶어’ 할 때 마음이 아파요
_백윤미(서울정신요양원 사무국장)
3. 정신질환은 실존적 아픔, 위로하고 안아 줘야
_오영석(목회자)
4.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도 한 명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_고직한(사단법인 좋은의자 상임이사)
저자
박종언 (지은이)
출판사리뷰
몇 년 전부터 우울증이나 조현병 수기, 정신과 치료 경험 등 정신장애 당사자들의 삶과 치유의 기록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정신질환 당사자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로 세상과 소통하려는 의지의 반영이자, 자신을 표현할 언어를 찾고 의료권력의 진단명에 의존해야 했던 수동적 존재로서의 한계를 스스로 탈피하려는 시도일 것이다.
이 책 《마음을 걷다》는 정신장애인의 인권 옹호를 위한 대안언론 〈마인드포스트〉에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정신장애와 관련하여 저자가 만난 100여 명 가운데 21명과의 인터뷰를 선별했다. 정신장애 당사자와 그들의 곁을 지키는 가족, 정신장애 치료의 최일선에서 활동하는 전문의, 그리고 아픔의 서사에 동반하는 교수와 목회자, 시설 담당자와의 대담은 정신장애인을 둘러싼 날것 그대로의 현실을 예리하고도 감동적으로 포착한다. 정신장애인이 공동체에서 인간의 존엄을 갖고 살아가기 위해서 어떤 제도와 시선, 담론이 필요한지, 부모와 가족의 돌봄은 어떠해야 하는지, 정신병원과 정신요양시설의 억압과 부조리는 무엇인지, 그들의 자기결정권과 존엄한 삶의 방식을 위해 국가와 사회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문화인류학자 아서 클라인먼(Arthur Kleinman)은 병의 생리적인 증상 이면에 그 사람이 살아온 역사, 살아가는 삶의 터전, 인간관계, 생각, 사회와의 연결, 생활 습관 등 삶의 서사가 있음에 주목했다. 병이 하나의 이야기라는 발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신질환은 아픈 것 이상으로 그 사람이 살아온 이야기 자체다. 각자의 삶이라는 텍스트는 그 사람만의 독특한 질병 서사를 담고 있기에 그것이 이야기로 회자하고 인간관계 속에서 받아들여질 때 비로소 치유와 회복이 시작될 수 있다. 그럼으로써 이 책에 실린 당사자들의 목소리는 그들의 생생한 아픔 외에 그들이 치유와 회복의 가능성을 어떻게 발견해나가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조울증이나 조현병 등 정신장애를 겪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인간 개인의 약한 모습, 개인과 사회를 잇는 느슨하고 약한 연결고리들, 나아가 인간 누구나 경계에 선 외로운 존재일 수 있다는 사실에 눈을 뜨고 공감한다. 그들은 비정상의 범주에 있는 타자들이 아니다. 단지 정상의 범주에 속한 이들의 다른 모습일 뿐이다. 인터뷰라는 형식은 객관성과 전문가주의를 벗고 그들과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는 효과를 자아낸다. 이 책의 인터뷰 내용이 깊은 울림을 자아내는 이유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많은 오해를 한다. 그게 한 개인이든,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이 세계에 대한 오해이든, 오해를 통해 타자에 대한 편견을 가진다는 건 인간 존재의 한 형식일 것이다. 따라서 그 세계에 대한 왜곡된 사유를 바로 잡기 위해서 인간은 ‘대화’의 형식으로 타자에 접근한다. 대화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이며 인간만이 취할 수 있는 존재의 방식이다. 그래서 대화를 통해 우리는 타자의 모습을 새롭게 보게 되고 오해했던 세계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간다. … 대화하고 싶었다. 대화는 계급적, 사회적 처지가 다른 이들이 서로의 존재를 상호인정하고 더 나은 세계를 향해 편견과 오해의 부분을 줄여가는 가치를 담고 있다. 나의 위치에서 당신의 위치를 바라보는 것. 그의 위치로 옮겨가 보고 그가 나의 위치로 와 보는 것. 그리고 그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것. 그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존재론적 미덕이다.” - ‘본문’에서
책의 저자이자 〈마인드포스트〉 편집국장인 박종언 기자는 2019년 정신질환자의 사회참여와 통합에 헌신하고 정신건강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장을 받았다. 2014년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에서 시로 우수상을, 이듬해 2015년에는 소설로 최우수상을 수상한 작가이기도 하다. 지난 2022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이 주최하는 제7회 학봉상 언론보도 부문에서 “일본 정신장애인 공동체 ‘베델의집’ 철학 분석”으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