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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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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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수령지 :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31길 9, 2층
ISBN
9791195026142
출판사
연금술사
저자
류시화 (지은이)
발행일
2014-06-16
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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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하이쿠모음집 《한 줄도 너무 길다》로 하이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는 류시화 시인이 다시금 내놓은 하이쿠 소개서『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 열일곱 자로 이루어진 하이쿠는 세계 문학에서 가장 짧은 형태의 시다. 짧은 시가 가진 함축미와 선명한 이미지는 일찍이 세계의 문학가들에게 사랑받았지만, 우리나라에는 여전히 생소하기만하다. 이에 류시화 시인은 하이쿠를 읽기 위해 독학으로 일본어와 일본 문학을 배워가장 널리 읽히고 문학적으로 평가받는 하이쿠를 모두 모았으며, 15년의 시간을 들여 일본의 대표적인 하이쿠 시인들의 작품을 모아 충실한 해설을 붙였다.

책에는 750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에도 시대의 바쇼, 부손, 잇사, 시키뿐 아니라 현대의 다코쓰, 만타로, 구사타오 등 130명의 시인들의 주옥같은 하이쿠 1,370여 편이 실려 있다. 또한 책 뒤의 150쪽에 이르는 해설 언어의 정원에서 읽는 한 줄의 시는 하이쿠의 역사와 배경뿐 아니라 서양의 하이쿠 시인들에 대한 소개까지 담아 하이쿠의 세계를 깊이 이해할 수 있다. 과거와 현대의 하이쿠가 집대성되고 진지한 해설이 곁들여진 이 책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일본이나 서양에서도 귀한 자료가 되어줄 것이다. 특히 캘리그라퍼 강병인이 쓴 하이쿠 캘리 다섯 점이 특별 제본으로 담겨 있다.

목차

1 하이쿠
2 자유율 하이쿠
3 언어의 정원에서 읽는 열일곱 자의 시
4 한 줄 하이쿠 - 출전
5 참고 서적

저자

류시화 (지은이)

출판사리뷰

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

단지 열일곱 자로 이루어진 하이쿠는 세계 문학에서 가장 짧은 형태의 시다. 4백 년 전 일본에서 시작되어 오늘날에는 세계의 많은 시인이 하이쿠를 쓰고 있고, 서양에는 하이쿠 시인으로 활동하는 문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짧은 시가 가진 함축미와 선명한 이미지는 일찍이 에즈라 파운드에게 영향을 미쳐 20세기 영미시를 주도한 이미지즘 운동을 촉발시켰으며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 월레이스 스티븐스, 릴케 등도 이 시 형식에 자극을 받은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이쿠는 정통파 시인뿐 아니라 앨런 긴즈버그, 게리스나이더, 잭 케루악 같은 비트 계열의 시인들에게도 영향을 주어 이들은 영어로 된 하이쿠를 썼으며 이는 동양사상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이어졌다.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들 중에도 하이쿠를 쓴 시인이 많다. 멕시코의 옥타비오 파스, 아일랜드의 셰이머스 히니, 폴란드의 체스와프 미워시, 스웨덴의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등 국적에 상관없이 하이쿠나 하이쿠풍의 시를 발표했다. 인도의 타고르도 자신의 모국어인 벵골어로 하이 쿠를 썼다.
이밖에도 미국 계관 시인이며 퓰리처상을 수상한 W. S. 머윈, 또 다른 계관 시인이며 미국을 대표하는 현대 시인 빌리 콜린스도 하이쿠를 썼다. 이들은 노벨문학상 후보로 계속 거론되는 시인들이다. 아르헨티나의 시인이며 소설가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의도적으로 짧은 형식의 글을 추구하면서 여러 편의 하이쿠를 썼다.
이제 하이쿠는 세계 문학에서 더 이상 낯선 용어가 아니다. 시문학의 한 장르로 정식으로 자리 잡았으며, 각 나라마다 하이쿠 시인협회가 있고 하이쿠 전문잡지들이 간행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에서 하이쿠는 여전히 낯설고 생소한 세계이다. 일본에 대한 민족적 감정, 해결 되지 않고 있는 과거사 문제도 원인중 하나이지만, 일본소설들이 활발하게 소개되고 있는 것에 비교하면 지금까지 제대로 된 하이쿠 소개서 가출간되지 않은 이유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하이쿠모음집 『한 줄도 너무 길다』로 거의 최초로 한국의 독자에게 하이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류시화 시인이 그 후 15년의 시간을 바쳐 완성한 새로운 하이쿠 소개서가 이 책 『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이다. 750쪽의 이 책은 하이쿠의 원류인 일본의 대표적 인 하이쿠 시인들의 작품을 모으고 각각의 하이쿠마다 충실한 해설을 붙였다. 에도 시대의 바쇼, 부손, 잇사, 시키뿐 아니라 현대의 다코쓰, 만타로, 구사타오 등 130명의 시인들의 주옥같은 하이쿠 1,370여 편이 실려 있다. 또한 책 뒤의 150쪽에 이르는 해설 언어의 정원에서 읽는 한 줄의 시는 하이쿠의 역사와 배경뿐 아니라 서양의 하이쿠 시인들에 대한 소개까지 담은, 말 그대로 하이쿠의 세계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드문 기회이다.
전 세계의 독자에게 인기가 있고 현대의 대표적인 시인들이 자국의 언어로 하이쿠를 쓰고 있음에도 아직 한국 독자에게는 ‘하이쿠 ’라는 용어조차 생소하며 본격적으로 하이쿠를 소개하는 책이 출간되지 않았다. 적어도 이 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저자 류시화는 하이쿠를 읽기 위해 독학으로 일본어와 일본 문학을 배웠으며, 오랜 시간을 쏟아 완성한 이 책 『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는 가장 널리 읽히고 문학적으로도 평가받는 하이쿠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부제 ‘류시화 시인의 하이쿠 읽기’가 암시하듯이 시인의 시적 감성과 깊이 있는 해설이 감동을 준다. 과거와 현대의 하이쿠가 집대성되고 진지한 해설이 곁들여진 이 책은 일본이나 서양에서 출간된 어떤 하이쿠 서적과 비교해도 우위에 놓일 대작이다. 캘리그라퍼 강병인이 쓴 하이쿠 캘리 다섯 점이 특별 제본으로 담겨 있다.

[저자가 독자 여러분께 드리는 글]

하이쿠는 5 ·7·5의 열일곱 자로 된 한 줄의 정형시입니다. 16세기에 유행하던 귀족들의 고상한 언어유희인 렌가(連歌)를 서민과 민중의 언어로 패러디한 것이 하이카이 렌가, 즉 해학적인 렌가입니다. 렌가는 두 사람 이상이 모여 첫 번째 사람이 한 줄의 시를 읊으면 두 번째 사람이 그것을 받아 또 다른 시를 이어가는 일종의 시 짓기 놀이입니다. 이때 첫 번째로 읊는 시는 다음에 이어질 시들의 주제와 분위기를 결정짓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게 여겨졌습니다. 17세기에는 이 첫 번째 시가 독립되어 한 줄의 시로 발전하게 되었고, 언어유희를 뛰어넘은 높은 문학성이 담긴 이 시들은 훗날 ‘하이쿠(俳句)’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숨 한 번의 길이만큼의 시 ’라고 불릴 정도로 짧기 때문에 압축과 생략이 특징이며, ‘모습을 보이고 마음은 뒤로 감추라’가 하이쿠의 기본 원칙입니다. 단순히 촌철살인의 재치나 말장난으로 대중의 인기를 얻는 것이 아니라 문학적인 은유와 감성을 통해 인간의 고독과 허무, 자연과 계절에 대한 느낌, 삶에서 얻은 순간적인 깨달음을 단어들 사이에 숨겨 놓는 시가 하이쿠입니다. 따라서 하이쿠 읽기는 그 숨겨진 것을 읽어 내는 일입니다. 하이쿠의 매력은 바로 독자의 읽어 내기에 있습니다. 숨은 의미를 읽어 내지 못하면 하이쿠는 전혀 시 같지 않은 싱거운 한 줄의 문장이 되어 버립니다. 우리의 주위를 둘러보면 온통 상징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 눈에 띄기를 고대하는 그것들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사물들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말하고 싶어 합니다. 공감의 시선으로 자연 속 상징들을 읽고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하이쿠입니다.
제가 하이쿠를 처음 접한 것은 30년 전쯤의 일입니다. 영어로 된 책들을 통해 명상을 공부하던 중, 책들에서 가끔 인용되는 하이쿠(영어로 번역된)를 읽고 시인으로서 관심과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인가 원문으로 하이쿠를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독학으로 일본어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일본에 갈 때마다 하이쿠 시집과 관련 서적들을 구해 읽었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저는 여전히 하이쿠의 세계에 매력을 느끼고 있으며, 저 자신도 종종 한 줄의 시를 쓰고 있습니다. 언젠가 그것들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시인이 다른 나라 시인들의 시를 번역하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며, 시인으로서의 의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학자나 전공자들에 비해 배경 지식과 자료에 대한 정보는 부족하겠지만 시를 이해하는 감성의 깊이는 오히려 뛰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의 번역은 정확한 직역만이 아니라 시인이 그 시를 쓸 때의 감성과 의도를 공감하는 능력, 나아가 그것을 자기 나라의 단어들과 운율로 표현하는 언어 감각이 요구되는 일입니다. 멕시코 시인 옥타비오 파스는 일본어에 능숙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바쇼의 하이쿠를 스페인어로 번역하는 일에 참가했습니다. ‘당신의 부재가 나를 관통하였다 / 마치 바늘을 관통한 실처럼 / 내가 하는 모든 일이 그 실 색깔로 꿰매어진다’()를 쓴 미국의 계관 시인 W . S. 머윈은 일본인과 함께 바쇼와 부손의 하이쿠 영역 시집을 출간했으며, 작년에 한국을 방문한 미국의 여성 시인 제인 허쉬필드도 하이쿠를 번역했습니다.
정치는 싸우고 문학과 예술은 교류하는 것입니다. 문학과 예술은 국경 을 뛰어넘어 인간이 공통적으로 가진 삶과 존재의 문제를 다루기 때문입니다. 일본을 알려면 일본인의 키워드인 하이쿠를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외국의 대통령이나 수상, 유명한 CEO들이 일본을 방문하면 연설에 하이쿠를 인용하는 이유가 그것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일본의 시인들이 자신들의 감성과 깨달음을 한 줄의 시 형태로 표현해온 하이쿠를 읽는 것은 일본인의 감성에 접근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저는 단지 일본을 이해하기 위해 하이쿠를 읽거나 번역 소개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상징들, 인간 존재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계절적인 느낌들, 아름다움은 영원이 아니라 변화와 소멸에 있다는 자각,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새로운 형식의 시를 소개하기 위해 이 작업을 해 온 것입니다. 책이 두껍지만 즐겁게 읽어 주시고, 앞으로 계속해 나갈 저의 이러한 작업들에 대해 변함없는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류시화

추천의 말

어느 날 세상을 보았다. 세상은 시로 가득했다.
숨 한 번의 길이에 담긴 인생과 계절과 깨달음 -
언어의 정원에서 읽는 열일곱 자의 시


옛날 중국의 어느 시인은 말해야 할 것을 열두 행으로 말할 수 없다면 차라리 침묵하는 편이 낫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하이쿠는 그것보다 더 짧게 말한다. - 에즈라 파운드(영국 시인)

하이쿠는 ‘새를 놀라게 하지 않고 새장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 새는 언어를 의미한다. 말없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시다. 그래서 ’가벼운 깃털은 무거운 돌이다‘라고 하는 것이다. - 옥타비오 파스(멕시코 시인)

-책속으로 추가-


몇 번씩이나
내린 눈의 깊이를
물어보았네

いくたびも雪の深さを尋ねけり


시키


밖에서는 폭설이 내리고 있고 시인은 눈이 얼마나 내렸는지 어머니와 여동생에게 묻는다.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이유는 몸을 움직이지 못할 만큼 병이 깊기 때문이다. 눈은 내리고 죽음을 눈앞에 둔 한겨울 고독이 깊다. 눈 내리는 풍경을 내다볼 수 있게 제자가 장지문을 유리문으로 바꿔 주었으나 시키는 얼마 후 숨을 거두었다. 하이카이로 불리던 것을 ‘하이쿠’라는 명칭으로 확립시킨 마사오카 시키는 스물세 살에 폐결핵에 걸려 서른다섯에 짧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잊혀져 가는 하이쿠의 세계를 세상에 알리는 일에 혼과 열정을 바쳤다. p. 25



꽃잎이 떨어지네
어, 다시 올라가네
나비였네

落花枝に?ると見れば胡蝶かな


모리타케


원문을 직역하면 ‘떨어진 꽃잎 가지로 돌아가길래 보니 나비여라 ’이다 . 허공에 날리며 지는 꽃잎들 중 하나가 다시 나뭇가지로 돌아간다. 놀라서 자세히 보니 나비이다! 그 순간 허무가 생명으로 도약한다. 에즈라 파운드는 이 하이쿠를 영역 소개하며 말했다. “옛날 중국의 어느 시인은 말해야 할 것을 12행으로 말할 수 없다면 차라리 침묵하는 편이 낫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하이쿠는 더 짧게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모리타케의 이미지 중첩 기법을 이용해 ‘군중 속 얼굴들의 혼령 / 젖은 검은 나뭇가지의 꽃잎들’이라는 2행시를 썼다. 그리고 긴 시보다 선명한 이미지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미지즘 운동을 일으켰다. p. 34



손바닥에서
슬프게도 불 꺼진
반딧불이여

手の上に悲しく消ゆる?かな


교라이


슬픈 일은 어떤 존재가 내 손에 앉아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빛이 꺼지는 일이다. 그 한 가지 슬픔이 천 가지 기쁨을 사라지게 만든다. 교라이에게는 지네조라는 이름의 여동생이 있었다. 교양 있는 집안에서 자란 지네조는 재주 많은 여성이었으며 하이쿠에도 뛰어 났다. 교라이는 여동생을 무척 아꼈지만, 그녀는 불행히도 결혼 1년 만에 죽고 말았다. 이 하이쿠 속 반딧불이는 그 여동생 지네조이다. 지네조는 세상과 하직하며 다음의 하이쿠를 썼다.
쉽게 빛나고/ 또 쉽게 불 꺼지는/반딧불이여
もえ易く又消え易き?かな p. 140



재 속의 숯불
숨어 있는 내 집도
눈에 파묻혀

うづみ火や我かくれ家も雪の中


부손


불은 화로의 재 속에 있고, 화로는 나의 오두막 안에, 오두막은 눈 내리는 밤의 어두운 세상안에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중심에 내가 앉아 있다. 눈에 파묻힌 오두막은 재 속 숯불처럼 따뜻하다. 커다란 차가움과 작은 따뜻함, 큰 어둠과 작은 불빛이 공존한다. 비교문학자 히라카와 스케히로는 이렇게 묘사했다. “한 곳에 불씨가 있고, 그것을 덮은 재가 있으며, 그 위를 덮듯이 화로에 붙어 앉은 주인이 있고, 그 작은 방을 에워 싼 작은 집이 있다. 그리고 그 집을 덮은 눈이 있다. 오두막 지붕 위에는 눈 내리는 밤하늘의 어둠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따뜻함을 간직한 재 속의 불씨를 중심으로 한 줄의 시가 동심원을 그리며 우주를 향해 뻗어나간다."p. 160



다음 생에는
제비꽃처럼 작게
태어나기를

菫ほどな小さき人に生まれたし


소세키


“불유쾌함으로 가득 찬 인생을 터벅터벅 걷고 있는 나는 자신이 언젠가 반드시 도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죽음이라는 경지에 대해 항상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그 죽음이라는 것을 삶보다는 더 편한 것이라고 믿고 있다. 어느 때는 그것을 인간으로서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지고한 상태라고 여길 때조차 있다. ”(김정숙역, 나쓰메 소세키『유리문 안에서』)
일본 근대 소설의 최고 작가인 나쓰메 소세키는 불행한 유년기를 보낸 뒤 도쿄대학 영문학부에 입학했다. 그곳에서 문학 동료 시키를 만났다. 졸업할 즈음 가족들의 잇단 죽음을 겪으며 폐결핵과 고질적인 신경쇠약에 시달렸다. 심한 염세주의에 빠진 것도 이 무렵의 일이다. p. 360



불을 켜는
손가락 사이
봄밤의 어둠

?をともす指の間の春の闇


교시


누구나 자기만의 불을 켜고 있고, 손가락 사이의 어둠을 가지고 있다. 달 없는 봄밤, 아무것도 없는 것 같고 무언가 있는 것도 같은 어렴풋한 어둠을 응시하는 일도 삶의 한 부분이다. 방 밖의 어둠을 말하는 것이 보통인 ‘봄밤의 어둠’을 자신의 손가락 사이로 가져온 감각이 섬세하다. 눈을 감으면/젊은 내가 있어라/봄날 저녁
眼つむれば若き我あり春の宵
그 청춘의 날들, 반짝이던 봄날의 감성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기억을 꺼내다가 그 불에 데는 날들만 남아 있을지도. 다른 계절도 아닌 봄밤의 언저리,어슴푸레한 어둠속에 젊은 날의 내가 서 있다. p. 387



비처럼 쏟아지는 매미 소리
아이는 구급차를
못 쫓아오고

?時雨子は?送車に追ひつけず


히데노


‘세미시구레(?時雨)’는 비처럼 한바탕 쏟아지는 매미 소리를 일컫는 말로 ‘눈물을 쏟는다’의 은유적 의미도 있다. 요란한 매미 울음 속에 윙윙거리며 달리는 구급차를 아이가 쫓아온다. 얼굴이 눈물로 뒤범벅된 채. 결국 아이는 엄마가 탄 차를 따라잡지 못하고 애타게 멀어진다. 이시바시 히데노는 교시 문하의 대표 여성 시인이었으나 전쟁 중에 폐결핵을 앓아 서른아홉에 세상을 떴다. 환자 수송 침대에 누워 운반되는 자신과 쫓아오다 뒤처진 외동딸, 그리고 슬픔을 열창하는 매미들.
봄날 새벽 / 내가 토해 낸 것의 / 빛 투명하다
春?の我が吐くものの光り澄むp. 502



힘주고
또 힘주어
힘이라고 쓴다

つぎつぎに力をこめて力と書く


산토카


산토카와 문학적 교류를 했으며 훗날 『산토카의 생애』를 쓴 하이쿠 시인 오야마 스미타(大山澄太)가 산토카의 오두막을 찾았을 때였다. 산토카는 스미타에게 점심을 먹었느냐고 물었다. 먹지 않았다고 하자 산토카는 쇠로 된 밥그릇에 잡곡밥을 담아 고추 하나와 함께 내놓았다. 고 추가 너무 매워 스미타가 눈물을 흘리며 먹는 동안 산토카는 앞에 앉아 그를 바라보았다. “왜 당신은 먹지 않는가?” 하고 묻자, 산토카는 “밥그릇이 하나뿐.”이라고 대답했다. 스미타가 다 먹자 산토카는 그 그릇에 다시 밥을 담아 스미타가 먹다 남긴 고추와 함께 먹었다. 그리고 쌀 씻은 물에 밥그릇을 씻은 다음 그 물을 텃밭에 부었다. 산토카의 바람은 ‘진정한 나의 시를 창조하는 것’과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고 죽는 것’이었다. 그것이 그가 살아갈 힘, 시를 쓸 힘을 얻는 방식이었다. p. 541

상품필수 정보

도서명 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
저자/출판사 류시화 (지은이),연금술사
크기/전자책용량 919g
쪽수 762쪽
제품 구성 상품상세참조
출간일 2014-06-16
목차 또는 책소개 상품상세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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