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춥고 배고픈 마음을 보듬어줄 심야 치유 식당 두 번째 이야기,
정신과 의사 하지현이 건네는 사랑을 시작하기 위한 실질적인 충고들
세상에서 사랑이 가장 힘든 당신과 나, 그들이 심야 치유 식당 ‘노사이드’에 모였다. 불안한 현대인의 마음을 픽션 형식을 도입해 치유한 『심야 치유 식당』은 심리서 독자들에게 신선한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그 두 번째 이야기 『사랑하기에 결코 늦지 않았다』는 ‘노사이드’에 찾아온 손님들의 사랑 문제를 다룬다. 1권이 개인의 ‘증상’을 다루었다면, 2권의 주제는 사랑이다.
사랑을 주제로 한 기존의 심리서나 연애실용서는 사랑에 실패하는 이유를 분석하거나, 이성을 유혹하는 연애의 기술을 가르쳐주는 데 집중한다. 이런 책들은 전략으로서의 사랑을 가르침으로써 피로감을 더하거나 오히려 관계를 부자연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인 하지현 교수는 사랑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접근한다. 사랑은 관계와 분리된 별개의 것이 아니라, 관계의 하나라고.
그리고 관계의 하나인 사랑을 지속해나갈 수 있는 힘은 심리적 성찰력을 기르는 것임을 설파한다. 문제가 생겼을 때, 두렵지만 무조건 피하기보다 내면의 프로세스를 들여다볼 용기를 갖고 찬찬히 지켜볼 수 있는 능력을 익히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잘하려고 해도, 인생에 태클은 들어오고 도랑에 처박히기도 한다. 특히나 사랑 문제에 있어서는 그런 일이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때 빨리 회복되고, 다음번에 비슷한 일이 벌어졌을 때 상처를 덜 받고, 치명상을 피하기 위해서는 심리적 성찰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사랑 문제는 특히나 하나의 이론으로 정리될 수 없는 영역이기에, 무조건 많은 경험을 통한 시행착오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그동안 친구나 선배와의 상담을 통해 감정적 찌꺼기를 해소할 수 있었다면, 이 책을 통해서는 관계로서의 사랑, 인간 대 인간이 서로 가까워지고 멀어지면서 겪게 되는 모든 과정을 따라감으로써 자기 안의 심리적 성찰력을 키우고 두려움 없는 사랑을 시도해볼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 해답은 어디에도 없지만, 저자 하지현은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랑 문제에 있어서만은 감정적 영역이라 생각하여, 방어벽을 치고 같은 패턴의 실수를 반복해온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사랑의 단계별로 부딪힐 수 있는 여러 문제들을 스스로 정리하고 자양분 삼아 자신감 있게 관계와 사랑을 시도하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_백 퍼센트의 사랑을 기다리는 당신에게
0. 노사이드는 그 자리에 있었다
1. 애매모호함을 즐겨야 사랑이 시작된다
_철벽녀에서 벗어나 관계를 시작하기
#남녀 사이에 ‘왜’는 존재하는가 / 비관의 여왕과 애매모호함 / 그녀의 철통 방어막 / 낙관적 자세로 애매함을 견디기 / 철주의 업타운걸이 찾아오다
2. 미워해도 된다
_남친의 배신에 대처하는 자세
#너 나한테 왜 그런 거야? / 레일라, 괴로운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세요 / 좋은 관계를 잃은 건 상대방이다 / 그녀가 그날 나오지 않은 이유 / 사랑에 자존심이 개입하면 / 누군가가 미우면 미워해도 돼요
3. 까칠한 난주 씨, 파이팅
_수동적인 관계에 끌려다니지 않는 법
#여자친구를 수리하고 싶은 남자 / 싫다는 말을 할 수 있을 때 사람은 다시 태어난다 / 007 제임스 본드처럼 주장하기 / 이제는 정말 달라질 수 있는 걸까?
4. 남이 아플 수 있다는 걸 알아야 관계가 유지된다
_노사이드의 위기
#원하는 것을 늘 얻을 수는 없다 / 우린 다 인생의 재활 치료 중 / 철주의 비밀 / 목숨을 걸고 지킬 것 / 누군가에게 의존한다는 것의 의미
5.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_고백을 앞둔 당신이 알아야 할 것들
#수지와 엄마의 거래 /상자를 열어볼 것인가, 덮어둘 것인가 / 서로에 대해 전부 오픈하면 하나가 될 수 있을까? / 조금씩 다가가는 법
6. 첫사랑은 사랑의 기준점 혹은 성장점
_첫사랑의 상처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당신에게
#모든 사랑 이야기는 첫사랑 이야기 / 각인효과와 사랑의 기준 / 우리 각자의 첫사랑
7. 저 사람을 내 인생에 포함시켜, 말아?
_결혼에 대해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들
#선을 봐서 세 번 넘게 만나면 / 네버랜드에만 머무를 수 없다 / 결혼 앞에서 불안한 이유 / 사랑이란 긴장으로 가득 찬 이기적 관계 / 상견례와 연애 사이에서 / 누군가에게 계기가 되어준다는 것은
에필로그_관성의 틀을 깨는 계기, 사랑
저자
하지현 (지은이)
출판사리뷰
설렘과 불안, 집착과 포기를 오가며 힘들어하는 당신에게,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기 위한 실질적인 충고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게 사랑일까?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지금 만나고 있는 이 사람이 내 짝이 맞나?연애를 쉰 지 3년, 내가 문제가 있는 걸까?
감정적 영역으로서의 사랑이 아닌, 관계로서의 사랑을 배우다
현대인은 자기감정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삶을 원하지 않는다. 대신 사랑을 주도하여 개인의 행복을 의식적으로 최대한 실현시키고자 한다.
-크리스티안 슐트, [사랑의 코드]
‘당신은 너무 열심히 살고 있다. 잠시 멈춰 서서 숨고르기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현대인의 불안한 마음을 치유해준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픽션 형식을 도입한 심리 에세이 《사랑하기에 결코 늦지 않았다》는 심야 치유 식당 ‘노사이드’에 찾아온 손님들의 사랑 문제를 다룬다. 애매모호한 관계를 지속하는 힘, 사랑의 기준점으로서의 첫사랑, 수동적인 관계에 끌려다니지 않고 사랑하는 법, 고백이라는 단어에 담긴 의미와 신화, 그리고 결혼에 대해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들…… 저자는 사랑의 단계마다 노사이드의 주인 철주의 입을 빌려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대중매체는 연애를 ‘운명’과 ‘이벤트’, 거기에 ‘감정의 스파크’가 더해진 낭만적인 것으로 미화한다. 때문에 현실의 젊은 남녀는 자신이 경험하는 만남이나 관계가 기대 같지 않을 때 실망하고 과연 사랑이 맞는지 혼란스러워한다. 그들은 자문한다. 전혀 낭만적이지 않은, 모호하기만 한 이 관계가 과연 사랑인가?
이런 물음에 대한 답을 주는 대신, 사랑을 주제로 한 기존의 심리서나 연애실용서는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나 트라우마를 언급하며 ‘사랑에 실패하는 이유’를 분석하거나,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며 이성을 유혹하는 연애의 기술을 가르쳐주는 데 집중한다. 이런 책들은 독자들의 연애 고충에 도움을 주는 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에 발을 딛고 선 사랑이 아니라, 전략으로서의 사랑을 가르침으로써 피로감을 더하거나 오히려 관계를 부자연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인 하지현 교수는 사랑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접근한다. 사랑은 관계와 분리된 별개의 것이 아니라, 관계의 하나라고.
그리고 관계의 하나인 사랑을 지속해나갈 수 있는 힘은 심리적 성찰력(psychological mindedness)을 기르는 것임을 설파한다. 문제가 생겼을 때, 두렵지만 무조건 피하기보다 내면의 프로세스를 들여다볼 용기를 갖고 찬찬히 지켜볼 수 있는 능력을 익히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잘하려고 해도, 인생에 태클은 들어오고 도랑에 처박히기도 한다. 특히나 사랑 문제에 있어서는 그런 일이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때 빨리 회복되고, 다음번에 비슷한 일이 벌어졌을 때 상처를 덜 받고, 치명상을 피하기 위해서는 심리적 성찰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노사이드의 손님들은 사랑 문제를 들고 철주를 찾아오지만, 철주가 주목한 것은 그들이 사랑을 바라보는 태도, 혹은 어떤 관계가 유지되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는 현대인들의 마음이었다.
사랑 문제는 특히나 하나의 이론으로 정리될 수 없는 영역이기에, 무조건 많은 경험을 통한 시행착오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그동안 친구나 선배와의 상담을 통해 감정적 찌꺼기를 해소할 수 있었다면, 이 책을 통해서는 관계로서의 사랑, 인간 대 인간이 서로 가까워지고 멀어지면서 겪게 되는 모든 과정을 따라감으로써 자기 안의 심리적 성찰력을 키우고 두려움 없는 사랑을 시도해볼 수 있을 것이다.
정신과 전문의가 알려주는 사랑을 시작하기 위한 심리적 태도
우리는 사랑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경험을 반성하여 사랑에 관한 모든 심리학적 담론들을 함께 생각한다. _사회학자 에바 일루즈
《사랑하기에 결코 늦지 않았다》는 전작 《심야 치유 식당》의 독특한 형식을 그대로 가져간다. 전직 정신과 의사 철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 들른 여섯 명의 손님들과 엮어가는 에피소드가 펼쳐지는 것. 전작이 저마다 ‘증상’을 앓고 있는 손님들의 고민을 치유해주었다면, 이번에는 사랑 문제로 힘들어하는 손님들이 찾아온다는 점이 다르다. 관계의 초반부터 결혼을 앞둔 시점까지, 이들은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랑을 하며 맞닥뜨리는 문제들로 힘들어한다.
상처받을까 두려워 성급하게 선을 그었다가 좋은 인연을 떠나보낸다. 반쪽인 줄 알았던 사람의 배신으로 인해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절망에 빠지기도 한다.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을 만나 일방적인 관계에 끌려 다니기도 하고, 연인 사이엔 모든 것을 완벽하게 공유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비현실적인 기대를 들이대 삐걱거리기도 한다. 처음 마음을 주었던 사람과의 기억, 첫사랑이 모든 것의 기준점이 되어 이후에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걸 힘들어하기도 한다. 마침내, ‘이 사람이다’ 싶은 사람을 만났는데 결혼을 결심하는 과정에서 온갖 장애와 변수가 들이닥치기도 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효용은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이 ‘사랑을 시작하기 위한 실질적인 충고들’을 들려준다는 점이다. ‘사랑은 다 그런 것이고, 남들도 다 힘들다’는 위로에 그치지 않고, 관계를 시작하고 유지하기 위해 가져야 할 심리적 태도(attitude)를 이야기한다는 점이 다른 책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첫째, 애매모호한 관계를 부정적으로 판단해 자르지 말고, 버티면서 가능성을 탐색하기
오늘날 이삼십대가 사랑이라는 관계에 진입하면서 겪는 가장 큰 난점은 남녀관계를 쉽게 규정하고자 하는 조급증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들은 ‘우리 사귀는 거야, 아니야?’ ‘이 남자는 친구야, 애인이야?’ 하는 식으로, 자신과 관계 맺는 이성을 어떤 범주에 넣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다. 저자는 애매모호한 관계를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곧바로 정리하는 결벽증적인 성향이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막는다는 점을 알려주고, 애매모호한 관계를 낙관적으로 생각하며 안고 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애매함을 견디는 능력은 내공이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며 그냥 안고 갈 수 있는 능력. 사실 판단해야 할 대부분의 일은 시간이 그냥 해결해주는 것이 참 많다. _65쪽
둘째, 모든 것을 공유하며 상대방과 하나가 되려고 하는, 고백에 대한 환상 내려놓기
사랑할수록 상대와 합일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진다. 때문에 상대에게 자신의 비밀을 다 알려주고 싶고 그러고 나면 그 사람이 나를 온전히 이해해줄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때로는 성급하게 가까워지려는 이런 시도가 그로 하여금 뒷걸음질 치게 만드는 경우가 허다하다. 저자는 무엇보다 “두 사람 사이에 충분한 신뢰라는 방탄막을 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마음을 다 준다는 말 하지도 말고, 받지도 마세요. 서로 줄 수 있는 만큼 주고, 받을 수 있는 만큼 받고 딱 그만큼을 감사하게 여기는 것, 그러면서 그 폭을 조금씩 넓혀가는 것, 그게 사랑 아닐까, 집착이 아닌?” _228쪽
셋째, 좋아하는 남자에게 맞추며 관계를 이어나가는 수동성 버리기
남성에 비해 여성은 타인을 배려하며 둘의 관계를 보존해가려는 욕구가 강하다. 그러다 보면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지 못하고 잘못된 관계를 정리하지 못하고 끌려가는 경우가 많다. 본문에 나온 난주라는 인물 역시 마찬가지 문제를 겪고 있다. 철주는 그녀에게 “싫다”는 말을 연습시킴으로써 관성을 끊고 새롭게 관계를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난주 씨가 안 돼, 싫어, 라고 말해도 아무런 보복도 일어나지 않아요. 최소한 여기서는요. 이곳은 난주 씨의 재활과 부활을 위한 인큐베이터가 될 거예요. 이제부터 예스맨, 영혼이 없는 사람, 수동적인 무색무취의 여성이 아니라 까칠한 난주 씨가 되는 거예요. 우리가 도울 거예요.” _142쪽
넷째, 내 안의 의존성을 적절히 다루어, 상대방과 조금씩 경계를 허물며 가까워지기
작품 전반에 걸쳐 강조되는 중요한 메시지는, 무엇보다 한 사람이 타인을 필요로 하는 것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일인지 이해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자기 안에 있는 의존성을 적절히 다루어야 한다는 점이다. 사랑을 주제로 한 기존의 책들이 여성의 독립성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이 시대 젊은 여성들은 남성에게 의존해서는 훌륭한 관계를 이어갈 수 없을 거라는 공포에 시달리는 것처럼 보인다(인터넷 신조어인 ‘철벽녀’는 남성에게 의존하거나 어떤 여지를 남기는 행동을 모두 차단하는 여성을 가리킨다). 이런 여성 독자들에게 저자 하지현이 던지는 메시지는 의미심장하다.
성숙이란 의존적인 사람이 독립적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자기 안에 있는 의존성을 적절하게 다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 사람이 타인을 필요로 하는 것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일인지 이해하는 것이다. 그것이 성숙이다. _67쪽
다섯째, 백 퍼센트의 상대가 있을 거라는 기대를 내려놓고 현실적인 관계를 인정하기
연애를 오래 쉬면서 이성에 대한 기대치는 반대로 높아져간다. 특히 영화나 소설 등 각종 대중매체를 소비하다 보면 현실에서 만나는 사람은 성에 차지 않을 경우가 많다. 저자는 널리 퍼진 이런 성향이 연애를 더욱 힘들게 만드는 점을 지적하고, 현실적인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시도를 해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한 사람의 욕망이 만들어낸 이미지를 타인에게 쏘아서 비춰진 이미지를 소비하는 것이 사랑이다. 그렇지만 현실 속의 타인은 자기 주관이 있다. 또 상대방에게 쏘는 자신의 욕망의 이미지는 현실 속의 상대와 거리가 있다. 거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_10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