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단풍나무 언덕 농장에 사는 고양이 네 마리, 개 두 마리, 말 다섯 마리, 돼지 한 마리 그리고 거위와 닭, 소와 염소, 양들의 특징과 각기 다른 개성을 잘 살린 이름들이 즐거움과 재미와 감동을 줍니다. 장난기 가득한 얼굴을 한 고양이 맥스,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개 두 마리도 재미있지만, 말이 얼마나 재미있는 동물인지, 또, 거위가 얼마나 성질이 급하고 심술꾸러기고 샘이 많은지, 갇혀 있는 게 지겨우면 울타리를 부수고 나가기도 하는 염소들도 있고, 얼핏 보면 우습고 바보 같이 생긴 돼지지만 동물 중에서 가장 영리하고 좋은 엄마라는 것도 알게 됩니다. 농장에서 살지는 않지만, 밤에 와서 옥수수를 챙겨가는 너구리, 개나 고양이도 모른 척하는 스컹크는 아기들을 데리고 유유히 농장을 가로질러 가기도 하고, 두꺼비, 주머니쥐, 토끼, 딱따구리, 매 등도 친해지기는 어렵지만 소중한 이웃입니다. 이 책을 다 읽고 책을 덮을 땐 ‘마치 농장에서 주말을 보내는 것처럼 만족스럽다’는 뉴욕타임즈 리뷰가 조금도 틀리지 않다는 걸 실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
앨리스 프로벤슨, 마틴 프로벤슨 (글), 김서정 (옮긴이)
출판사리뷰
공동 작업을 한 프로벤슨 부부가 직접 단풍나무 농장에 살면서 체험한 이야기를 담은 [단풍나무 언덕 농장의 동물 친구들]은 책 한 귀퉁이에 있는 조그만 그림이나 슬쩍 흘리는 듯한 말 한마디조차 예사로 지나칠 수 없습니다. 몇 번을 봐도 또 보고 싶어져서 한동안은 어린애처럼 이 책을 끼고 살았습니다. 그만큼 이 책은 어린이는 말할 것도 없고, 어른에게도 큰 기쁨과 감동과 재미를 줄 것입니다.
프로벤슨 부부[Alice Provensen(1918~ ) & Martin Provensen(1916~1987)]는, 1940년부터 삽화를 그리거나 글을 쓰며 활동해 왔습니다. 그들은 서로 만나기 전의 경험들이 매우 비슷합니다. 두 사람 다 시카고에서 태어났으며, 12살 때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했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한 것도 공통점입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마틴은 1937년부터 1941년까지 디즈니 스튜디오의 스토리 부서에서 근무하였으며, 앨리스는 우디 우드팩커를 탄생시킨 월터 란츠 스튜디오에서 작가들과 함께 일했습니다. 그 후 1943년 해병으로 군복무 중이었던 마틴이 군 영상물 제작을 돕기 위해 앨리스가 있는 월터 란츠 스튜디오로 파견되면서 이들의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들은 1944년 결혼한 후, 워싱턴으로 이사하였다가 다시 뉴욕으로 거처를 옮기는데, 이곳에서 그들의 친구이자 작가인 구스타프 텐그렌을 만납니다. 구스타프 텐그렌은 그들에게 첫 일러스트레이션 작품을 의뢰하게 되는데 그 책이 바로 『The Fireside Book of Folk Songs』입니다. 이후 그들은 딸과 함께 수년간 메이플 힐 농장에서 지내면서 그곳의 삶을 작품에 녹여냅니다. 동물에 대한 애정 어린 관찰은 앨리스와 마틴의 작품에 있어 중요한 주제로 부각됩니다. 이들의 농장 생활은 『단풍나무 언덕 농장의 동물 친구들』과 『단풍나무 언덕 농장의 사계절』을 통해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1982년 그들의 일러스트레이션 작품인 『윌리엄 블레이크 주막 찾아가기(A Visit to William Blake’s Inn)』(낸시 윌라드 지음)로 뉴베리 상을 거머쥐게 됩니다. 또한 1984년 프랑스 비행 개척자인 루이 블레리엇에 대한 이야기인 『영광의 비행(The Glorious Flight)』으로 칼데콧 상을 받기도 합니다.이들은 각각 일러스트레이터와 작가로서 각자의 스타일을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매우 밀접하게 공동 작품을 만들어 왔습니다. 하지만 1987년 마틴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자, 앨리스는 그녀가 좋아했던 메이플 힐 농장을 팔기로 결심합니다. 자신이 다시 작품을 쓰거나 그리고 싶은 마음이 생길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는 함께 작업을 했으며 사실 우리는 한 사람이었다”라는 앨리스의 고백에서 마틴이 없는 그녀의 슬픔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동화책에 대한 애정은 마틴을 잃은 슬픔을 극복하고 『My Fellow Americans: A Family Album』을 탄생시킵니다. 그 책의 성공은 그녀에게 다시 글을 쓰고픈 욕구를 북돋우게 하였고,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이 결국 앨리스를 메이플 힐 농장에 계속 머물게 합니다.
프로벤슨 부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그림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삽화가 갖고 있는 문제가 전부 해결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하여 실험적인 시도로 일관할 생각은 없습니다. 단순하면서도 직접적인 것을 계속 추구하면서, 우리가 진실로 전하고자 하는 바를 표현할 수 있는 그림책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그들이 같이 만든 수 십 권의 동화책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러 동물과 아이들 그리고 농장 주변 정경이 어우러진 그림을 첫 페이지로 하여.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단풍나무 언덕 농장에는 누가 살까요?
우리들이 살아요.
개 두 마리, 말 다섯 마리, 돼지 한 마리도 살지요.
그리고… 거위와 닭, 소와 염소, 양,
또, 특별한 고양이 네 마리가 산답니다.
이 이야기는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나무 빽빽한 숲 한쪽 조용한 구석,
눈은 높이 쌓이고 참나무는 겨우내 잎을 달고 있는 곳에,
우리가 사랑했던 사냥개 존이 묻혀 있어요.
고양이 세 마리도 있어요. 처음 같이 살았던 샴고양이 웹스터,
귀엽지만 지저분하고, 식탁에서 먹을 걸 슬쩍하곤 했던 하얀 고양이 크룩,
맥스랑 닮은 통통한 수고양이 보이.
이 조용한 구석에서 가장 예쁜 들꽃이 자라요.
봄이 되면 눈이 녹기도 전에 첫 번째 새소리가 들려요.
부엉이가 이른 아침 나무 우듬지에서 우는 곳도 여기고,
건방진 까마귀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곳도 여기예요.
여기서 엄마 사슴은 새끼를 낳고, 날아가던 거위들은 쉬어 가요.
여우가 사냥꾼을 피할 수 있는 곳도 여기예요.
전에 있던 동물들……
지금 있는 동물들……
앞으로 있을 동물들……
모두들 우리에게 기쁨과 웃음과 생기를 가져다줘요.
군데군데 칠이 벗겨진 낡고 오래된 우리 집은 울퉁불퉁 숲길이 끝나는 곳에 있는
단풍나무 언덕 농장이랍니다.
이 책 한 권으로 아이와 함께 생생한 농장 체험을 해보시길 권합니다.
동물들의 특징을 잘 살린 동물들의 가지각색 이름은 이 책의 또 한 가지 읽을거리입니다. 동물들을 보며 아이와 함께 더 재미있는 이름을 붙여보는 놀이를 해 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아이들의 상상력과 어휘력이 훨씬 더 풍부해질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