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두통 씨, 돈이란 도대체 뭘까요?”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돈의 철학
*제1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기획 부문 대상
제1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기획 부문 대상 수상작 『좋은 돈, 나쁜 돈, 이상한 돈』이 출간되었다. 어린이가 공감할 만한 캐릭터인 재원이가 두통 씨와 나누는 흥미진진한 대화를 통해 돈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도록 이끈다. 돈이 어떠한 역사를 거쳐 발전해 왔는지, 돈이 우리 사회에 끼친 영향은 무엇인지, 돈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 돈의 한계와 가능성에 대해 다각도로 살펴본다. 어린이들이 돈을 주체적으로 활용하는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는 데 도움을 주리라 기대한다. ‘사회와 친해지는 책’ 시리즈의 경제 편.
목차
이야기를 시작하며
두통 씨의 첫 번째 이야기: 돈은 가치를 재는 도구
두통 씨의 두 번째 이야기: 돈의 생명은 믿음
두통 씨의 세 번째 이야기: 안전하지 않은 돈
두통 씨의 네 번째 이야기: 새로운 가치를 드러내는 돈
두통 씨의 마지막 이야기: 돈이 드러내지 못하는 가치
돈은 어떻게 달라져 왔을까?
작가의 말
저자
권재원 (지은이)
출판사리뷰
현대의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돈의 철학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돈은 무척 중요한 문제다. 돈이 있어야 최소한의 생존을 영위할 수 있고, 다양한 기쁨과 즐거움도 맛볼 수 있다. 아이들이라고 해서 돈 문제를 피해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돈은 아이들의 현재뿐 아니라 미래에도 영향을 끼친다. 아이가 장래희망을 말하면 많은 어른들이 돈을 얼마큼 버느냐의 기준으로 아이의 꿈을 평가한다. 돈을 벌지 못한다는 것은 실패한 인생, 불행한 인생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일반적인 사회통념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 돈이 전부가 아니라고, 돈이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어른들의 목소리가 있다. 아이들의 삶이 돈에 잠식당하지 않도록 걱정하는 어른들의 선한 목소리다. 하지만 어른들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고 때로는 돈으로 스트레스를 풀면서 정작 아이들에게는 돈에 지배당하지 말라고 무작정 얘기한다면 자칫 설득력이 없을 수 있다.
돈은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정작 돈의 본질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 돈을 맹목적으로 좇거나, 돈을 맹목적으로 좇는 세태를 비판하거나, 둘 중 하나의 입장에 그치기 십상이다. 『좋은 돈, 나쁜 돈, 이상한 돈』은 이 두 입장 중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아이들이 돈의 본질을 다양한 각도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끈다. 돈의 가치, 돈의 모순, 돈의 한계 그리고 돈의 가능성까지 돈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짐으로써 아이들이 돈의 노예가 아니라 돈의 주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흥미로운 이야기로 전달하는 화폐경제의 역사
우리는 동전과 지폐로 대표되는 현재의 화폐경제 제도에 무척 익숙해져 다른 형태의 돈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처음부터 돈이 이러한 형태였던 것은 아니다. 『좋은 돈, 나쁜 돈, 이상한 돈』은 인류가 자급자족, 물물교환의 시대를 거쳐 돈을 사용하기까지의 과정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비유를 통해 설명한다. 처음에는 소금, 곡식, 옷감 등 모든 사람들이 필요로 하고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것을 화폐로 사용했다. 다른 물건과 교환하려면 그 자체로 가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경제가 발전하고 생산되는 재화의 양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은 가치를 나타낼 수 있는 화폐를 필요로 하게 되었다. 그 고민의 결과가 바로 오늘날의 화폐제도다. 사실 동전이나 지폐 그 자체의 가치는 보잘것없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이 금속조각과 종잇조각을 돈으로 인정했기 때문에 우리는 이것으로 음식을 사 먹고, 옷도 사고, 집도 산다. 무척 견고해 보이는 화폐경제가 사실 사람들의 믿음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돈은 사람들의 믿음과 시대의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이 책의 메시지는 독자들에게 상식을 뒤엎는 깨달음을 선사한다. 현재의 화폐제도 역시 그 모습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어린이들만 해도 아직은 지폐와 동전으로 물건을 사겠지만 대부분의 어른들은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고, 전산으로 거래를 한다. 이 책을 통해 어떠한 시대의 흐름이 이러한 변화를 가져왔는지 살펴보고 앞으로의 돈은 또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모색해 보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한다.
재원이와 두통 씨의 생생한 대화와 열띤 토론
『좋은 돈, 나쁜 돈, 이상한 돈』은 항아리 저금통인 두통 씨와 12살 여자아이 재원이가 나누는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재원이가 동전을 모아 두는 항아리 저금통이 어느 날 밤 갑자기 재원이에게 말을 걸어온다. 오랜 시간 전 세계를 떠돌아다니며 살아온 두통 씨는 특히 돈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 의심도 많지만 호기심도 많은 재원이는 두통 씨가 들려주는 돈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다. 두통 씨는 5일 밤 동안 재원이를 찾아와 돈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일방적으로 지식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재원이의 생각을 확인하고, 재원이가 미심쩍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면 예를 들어 설명해 주고, 일부러 재원이의 화를 돋워 반응을 이끌어 내기도 한다. 때로 재원이의 질문은 핵심을 찌르기도 하고 논의를 풍성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는데, 둘의 이러한 대화는 마치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을 떠올리게 한다. 재원이는 돈에 대해 제대로 공부한 적은 없지만 일상적으로 돈을 쓰면서 살아가기 때문에 돈에 대한 제 나름의 생각이 있다. 두통 씨는 질문을 통해 재원이 안에 있는 이러한 생각들을 끌어내고, 재원이가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키도록 돕는다. 이야기 속 재원이는 곧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다. 독자들 역시 두통 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재원이와 함께 두통 씨에게 질문을 던지는 한편 제 나름의 생각을 머릿속에서 굴려 보며 적극적으로 독서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돈, 어떻게 활용할까
『좋은 돈, 나쁜 돈, 이상한 돈』은 돈의 한계에 대해 분명히 지적한다. 돈은 경제활동에 필요한 가치를 표시하려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다른 가치들을 드러내지는 못한다. 나무 한 그루의 가치를 경제활동에 필요한 가치만으로 결정할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돈이 미처 나타내지 못하는 가치에 주목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현대 사회에서 소외된 소중한 가치들을 지켜 나갈 수 있다. 이 책은 돈의 한계를 지적하는 한편으로 돈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풍요로움도 포착한다. 화폐경제 덕분에 우리는 천문학적인 수준의 가치를 표현하고, 축적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인간이 이룰 수 있는 성취의 한계가 대폭 확대되었고, 그 과정에서 풍요로운 정신문화를 이룩할 수 있었다. 결국 돈은 인간이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인간을 행복하게도 불행하게도 만들 수 있다. 돈은 현대인의 경제적 삶뿐만 아니라 사회적 삶, 문화적 삶의 토대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이 이 책을 통해 돈의 한계와 가능성을 명확히 깨닫고 돈을 주체적으로 인식하고 활용하게 되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