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동그라미, 세상을 바꾸다! 동그라미로 살펴보는 인류 문명의 역사
동그라미를 비롯한 원의 개념을 이해하고, 기나긴 역사를 통해 동그라미가 인류 문명에 끼친 영향을 조망하는 지식 그림책입니다.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 발견할 수 있는 동그라미부터 시작해 바퀴, 물레, 도르래, 아치와 돔 등 인류 문명의 발전에 영향을 미친 동그라미까지 폭넓게 다룸으로써 아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확장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원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교통, 노동, 건축, 세계관 등의 변화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여 줌으로써 앞으로 변화될 세상을 상상하게 합니다. ‘창비 호기심 그림책’의 일곱 번째 책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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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연숙
출판사리뷰
도형 인지를 통해 추상적 사고로 나아가다
아이들은 2,3세가 되면 도형을 인지하기 시작한다. 접시, 고깔모자, 텔레비전 등 일상생활 속에 숨어 있는 여러 종류의 도형을 탐색한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이 도형을 개념적으로 정확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원은 일정한 점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점들의 집합”이라고 말한다면 어떤 아이가 고개를 끄덕일까? 아이들이 처음부터 도형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인식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아이들이 도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여러 사물의 모양을 인식한 후, 비슷한 모양의 사물을 찾아내고 분류하는 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세상을 움직인 동그라미』는 우리 주변을 둘러싼 동그라미에 주목한다. 거울, 접시, 탁자, 동전 등 일상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동그라미 모양의 물건은 참 많다. 시선을 자연으로 돌려보면 해와 달, 꽃송이, 과일, 그리고 동물의 눈동자까지 많은 자연물들이 둥근 형태를 띠고 있다. 이 책은 아이들이 흔히 접하는 물건들과 자연을 ‘동그라미’라는 도형과 연결시켜 인식할 수 있도록 이끈다. 구체적인 사물과 일반적인 개념을 연결시킴으로써 아이의 인지 활동이 활성화되고, 추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아이는 7세 정도부터 사물의 크기나 모양, 색 같은 지각적 특성에 의존하는 직관적 사고에서 나아가 사물 간의 관계를 관찰하고, 사물들의 공통점을 파악하는 능력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세상을 움직인 동그라미』는 이제 막 추상적 사고를 하기 시작한 아이들이 동그라미라는 친숙한 도형을 매개로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동그라미를 통해 살펴보는 인류 문명의 역사
동그라미는 인류가 문명을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먼 곳으로 이동할 수 있게 도와주는 바퀴,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는 도르래, 물이 떨어지는 힘을 이용해 곡식을 찧는 물레방아 등은 기본적으로 둥근 형태를 띠고 있거나, 둥글게 돌아가는 원리로 움직인다. 인류는 둥근 물건들을 발명하고, 원의 원리를 이용한 기술을 개발한 덕분에 문명을 발전시키고, 더 나은 삶을 일구어 왔다. 『세상을 움직인 동그라미』는 동그라미와 함께 발전해 온 인류의 역사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소개한다.
동그라미는 오랜 옛날부터 인류가 지은 건축물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전 세계 곳곳에서 역사적으로 특히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건물은 아치, 돔 등 둥근 형상을 이용한 경우가 많다. 딱딱한 돌이나 나무로 짓는 건물에서 둥근 형태를 구현하기란 기술적으로 무척 어렵기 때문에 종교적, 정치적으로 중요한 건물인 경우에만 이러한 형태를 구현할 수 있었다. 신전, 교회, 사원 등에 지어진 돔형 천장이나 아치형 문 등은 당대의 최신 기술을 집약한 결정체였으며 사람들로부터 찬탄과 경이의 감정을 이끌어 냈다. 『세상을 움직인 동그라미』는 콜로세움, 아야 소피아 성당, 석굴암, 에투알 개선문 등 세계 곳곳에 남아 있는 주요 건축물을 살펴본다. 이들은 종교, 사회, 문화, 과학 등 다양한 사회적 관계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건축물인 한편 하나같이 둥근 형태가 숨어 있기도 하다. 도형을 통해 세상을 인지하는 데 기쁨을 느끼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세계 곳곳에 남아 있는 건축물 속의 동그라미를 찾아보면서 인류가 일궈 온 문명의 역사를 이해하는 첫걸음을 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친근한 입말, 명쾌하고 아기자기한 그림, 활동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부록
『세상을 움직인 동그라미』는 수학과 역사를 아우르는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아이들의 눈높이를 배려한 입말과 일상성을 강조한 친근한 서술로 아이들의 곁에 바짝 다가간다. 전체적으로 엄마가 들려주듯 다정한 말투로 서술되어 있고, 적재적소에 의성어와 의태어를 사용해 말맛의 재미를 알아 가는 아이들이 글만으로도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화사한 색채와 분명한 형태의 그림은 아이들의 눈길을 단박에 사로잡는다. 인물은 귀엽고 아기자기한 형태로 표현되어 있고, 도형의 원리를 설명하는 그림은 보는 것만으로도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명쾌하게 표현되었다. 또렷하면서도 세련된 색채와 아기자기한 형태의 그림은 인류 문명의 기나긴 역사가 무겁게 느껴지지 않게 도와준다.
본문의 말미에 실린 부록에서는 일상적 개념인 동그라미에서 더 나아가 원, 부채꼴, 구 등 도형의 수학적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또한 아이들이 직접 접고, 오리고, 붙이는 활동을 해 봄으로써 지식을 단지 머리로 이해하는 것을 넘어 몸으로 체득할 수 있도록 했다. 배움과 놀이가 하나가 되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더 넓은 세상에 대한 지적 탐험을 즐길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