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볼 수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온몸의 감각을 일깨우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눈』은 시각에 대한 철학적 고민과 깨달음을 시와 같이 간결한 글과 아름다운 그림으로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볼 수 있는 사람들은 어두우면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볼 수 없는 사람들은 불을 켜지 않고도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는 사실을 통해 장애의 기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책장을 넘기면 두 개의 구명이 뚫린 장면이 반복적으로 나옵니다. 그 구멍들을 통해 비치는 그림은 마치 눈처럼 보이지만, 책장을 넘기면 전혀 다른 그림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반전을 통해 눈과 본다는 것의 한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고, 나이와 성별 그리고 장애를 초월하여 누구나 삶의 소중한 의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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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출판사리뷰
‘볼 수 있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는 이야기
작가의 경험이 녹아든 그림책
우리는 ‘볼 수 있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말 그대로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보이’니까. 그래서 ‘볼 수 없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그것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 깊이 생각해 보지 않는다. 이 책의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또한 시각 장애인 친구의 집에 초대받기 전까지는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작가는 시각 장애인 친구가 집 안에서 새빨간 매니큐어를 바르고서, 비장애인과 다름없이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것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비장애인과 단 하나 다른 점은 불을 켜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작가는 볼 수 있는 사람은 어두우면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오히려 볼 수 없는 사람은 불을 켜지 않고도 불편을 느끼지 않는 것을 보고 ‘장애’의 기준에 대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 뒤 ‘본다’는 것과 ‘볼 수 없다’는 것이 우리가 살아 가는 데에 어떤 의미인지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리고 그 고민의 결과를 이 책에 담아 독자에게 들려준다.
누구에게나 ‘삶’은 선물이라는 깨달음
온몸의 감각을 일깨우는 특별한 경험
『눈』은 철학적 시각이 돋보이는 그림책이다. 깊이 있는 사색을 시와 같이 압축적이고 간결한 글로 담아냈다. 길게 설명하지 않는 대신 비유와 상징이 풍부한 그림과 연결 지어, 어떤 연령의 독자든 다양한 깊이로 해석하며 즐길 수 있다. 책에서 ‘눈’은 우리가 받은 소중한 선물(8면)이며, 우리를 기쁘게 하는 꽃(9면)과도 같고, 세상이라는 문(13면)을 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열쇠(12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볼 수 없는 채로 산다는 것은 그물망 없는 라켓으로 공을 받으려는 것(24면)이나, 물속에 잠긴 채 구명 튜브를 붙잡으려는 것(24면)과 같을까? 누구나 처음 시각 장애에 대해 생각할 때는 그렇게 암담한 느낌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눈’이라는 뜻의 점자(37면)를 보여 주며 볼 수 없는 사람은 또 다른 선물을 받는다고 말한다. 그들은 듣고, 만지고, 느끼면서 볼 수 있는 사람과 똑같은 일을 할 수 있다. 구슬을 실에 꿰는 것과 같은 섬세하고 어려운 일(52-53면)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세기나 연산(60-61면)을 배울 수 있고, 지구의 역사나 행성의 움직임(64-65면)과 같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세계를 깨달을 수도 있다. 그리고 볼 수 있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살아 있다는 것을 행복해할 수도 있다. 이 책은 시각의 소중함을 역설하면서 동시에 다른 감각들도 일깨운다. 다른 감각들 덕분에 볼 수 없어도 혀로 맛보고, 코로 냄새 맡고, 손으로 만지고, 귀로 듣고, 생각을 말하면서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 이 책은 우리가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크나큰 선물을 받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볼 수 없다’고 해서 삶의 축복에서 소외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삶과 생명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을 전한다.
시각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보는 독특한 형식의 그림책
책에는 두 개의 구멍이 뚫린 장면이 반복적으로 나온다. 그 구멍들을 통해 보이는 그림이 마치 눈처럼 보이지만, 책장을 넘기면 전혀 다른 그림이 나타난다. 이렇게 책의 구조를 활용한 반전은 ‘눈’과 ‘본다’는 것의 한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또한 볼 수 있는 사람과 볼 수 없는 사람의 차이는 책장 한 장을 넘기는 것과 같을 뿐이라는 메시지를 간명하고 영리하게 전하고 있기도 하다. 시각 장애인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함께 읽고 생각할 수 있도록 단어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고려하여 사용하였고, 전체 시각 장애인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약시인 사람도 읽을 수 있도록 글자 크기를 키웠다. 책에 같은 그림이 몇 차례 반복되어 나오는 것은, 볼 수 있는 사람이나 볼 수 없는 사람이나 똑같은 일을 하고, 똑같이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독자는 처음에는 눈으로만 책을 보지만, 책을 읽을수록 눈을 감아야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쿠키의 맛, 커피와 꽃의 향기, 선인장이나 털장갑의 감촉, 어린 새들이 우는 소리 같은 것들을 상상하게 된다. 이 그림책은 시각 장애가 있는 독자에게는 용기와 희망을 전하고, 장애가 없는 독자에게는 장애에 대한 편견을 경계하게 한다. 장애뿐만 아니라 나이와 성별, 지역을 초월하여 책을 통해 누구나 삶의 기쁨과 감동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