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나는 호랑이답게 살아갈 거야.”
호랑이의 기상을 이어받은 새로운 한국형 판타지의 등장!
★ 제2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작(고학년) ★
『괭이부리말 아이들』 『기호 3번 안석뽕』 『고양이 해결사 깜냥』 등 주옥같은 창작동화와 숱한 화제작을 발굴해 온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의 제26회 고학년 창작 부문 대상작 『루호』가 출간되었다. ‘사람으로 변신한 호랑이가 우리 곁에 살고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독특한 상상에서 시작한 한국형 판타지 동화로, 호랑이와 사냥꾼의 박진감 넘치는 대결이 펼쳐진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받지만 꿋꿋하게 살아가는 존재들과 그들에게 기꺼이 마음을 열고 연대하는 인물들의 모습이 독자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목차
1. 한밤중 숨바꼭질
2. 고드레 하숙
3. 목소리를 따라가면
4. 구봉의 의심
5. 구봉 식육점
6. 모악 할미
7. 금강산 호랑이 이야기
8. 알 수 없는 마음
9. 호랑이 사냥꾼
10. 너무 생생한 꿈
11. 까치가 셈을 치르는 법
12. 아비와 자식
13. 습격
14. 유복이 이야기
15. 강태의 소원
16. 호랑이 눈썹
17. 출동! 꽃바지 특공대
18. 낯선 발자국
19. 춤추는 향나무
20. 사라진 달수
21. 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22. 강태의 촉
23. 사냥
24. 검은 호랑이
25. 절벽 위에서
26. 호랑이답게 사는 법
작가의 말
저자
채은하 지음, 오승민 그림
출판사리뷰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호랑이가 우리 곁에 나타났다!
옛이야기 속 주인공을 ‘지금 여기’로 불러내다
『루호』는 ’사람으로 변신한 호랑이가 우리 곁에 살고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독특한 상상에서 시작한 한국형 판타지 동화다. 어느 한적한 마을에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한 호랑이와 토끼, 까치가 한 집에 모여 산다. 호랑이 ‘루호’와 토끼 ‘달수’, 까치 ‘희설’과 그들의 보호자인 호랑이 ‘구봉’은 사람과 동물이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믿으며 사람들과 어울려 함께 살아간다. 그런데 사람으로 변신한 동물을 괴물이라 부르는 사냥꾼 ‘강태’가 나타나며 루호와 친구들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살아남기 위해 변신을 선택한 이들과 대를 이어 호랑이를 쫓는 사냥꾼의 대립 구도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며 이야기는 뜻밖의 결말로 향한다.
『루호』는 옛이야기에서 인간과 대결 구도를 펼치곤 했던 호랑이를 다수와 다르다는 낙인을 숨기고 살아가야 하는 ‘변신 호랑이’로 불러내며 오늘날의 고민을 환기한다. 같은 처지에 놓인 친구들을 감싸 안고 소중한 자신들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루호의 포효는 어느 때보다 소수자를 향한 차별과 혐오가 거센 지금 사회에 힘차게 울려 퍼진다. 검은 호랑이의 해에 새롭게 등장한 이야기가 읽는 이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리라 기대한다.
변신한 호랑이가 우리들 사이에 살고 있다면, 꼭 그런 모습이지 않을까? 누군가에게는 눈에 띄지 않을 만큼 평범해 보일 거야. 누군가에게는 거슬릴 만큼 이상해 보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는 남이 모르는 것을 보고 들으며, 가슴속엔 엄청난 포효를 품고, 한 걸음 한 걸음 단단하게 살고 있겠지. 숨은 호랑이들이 더 이상 쫓기지 않길, 우리 모두가 어떤 모습으로도 안녕할 수 있길. _「작가의 말」에서
살기 위해 인간으로 변신한 호랑이와
호랑이 사냥꾼의 박진감 넘치는 대결!
『루호』는 인간 세상을 터전으로 삼아 사람처럼 살아가는 변신 동물과 이들을 추적하는 사냥꾼의 대결을 생동감 넘치고 흥미로운 서사로 펼쳐 낸다. 살 곳을 잃어버린 이들에게만 문을 열어 주는 깊은 산속 골짜기에 터전을 잃은 호랑이들이 모여들었다. 푸른 산하를 누비며 살던 호랑이들이 좁은 곳에 모여 살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보다 못한 산은, 호랑이들이 사람으로 변신하여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들은 사람과 동물이 같은 마음을 가졌고, 서로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들의 후예가 바로 주인공 ‘루호’와 친구들이다.
사람들과 어울려 평화롭고 조용하게 살아가던 루호 가족의 옆집에, 어느 날 호랑이에게 조상을 잃어 복수를 품고 대를 이어 호랑이를 잡아 온 사냥꾼 가족이 이사 온다. 변신을 꿰뚫어 볼 수 있다는 사냥꾼 ‘강태’는 온 마을을 들쑤시며 루호와 친구들을 위협한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사냥꾼과 변신한 동물들의 추격전이 펼쳐지며 숨겨진 비밀들이 하나씩 드러난다. 탄탄한 서사를 갖추어 차분한 문장으로 써 내려간 이야기를 읽으며 독자들은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짜릿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언제든 우리의 길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
다른 존재에게 기꺼이 마음을 여는 용기가 빛나는 동화
『루호』는 ‘보통’과 보통이 아닌 것, 강자와 약자를 구분해서 낙인찍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꼬집는다.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퍼지자 방송국 사람들과 구경꾼 등 온갖 사람들이 루호가 사는 곳으로 모여드는 장면은 자극적인 이슈를 만들어 내고 퍼뜨리는 작금의 현실을 실감 나게 반영한다. 그러나 호랑이를 쫓는 사람들 가운데 자신과 다른 존재를 환대하고, 호랑이들에게 숲을 돌려주자고 외치는 이들도 등장한다. 사냥꾼의 딸 ‘지아’ 역시 아빠의 선택과 달리 루호 일행에게 기꺼이 마음을 열어 간다. 다수에게 배척받는 존재와 소통하고 연대하는 이들의 용기 있는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 더 나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 준다.
우리는 언제든 우리의 길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 그걸 잊지 마. _67면
루호는 왜 호랑이 모습을 숨기고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하며, 나답게 살아가는 게 무엇인지 끊임없이 묻는다. 사람으로 변신해야만 하는 이유를 납득하지 못해 변신을 배우는 데 애를 먹기도 하지만, 위기에 처한 친구들과 가족을 구하려는 마음, 인간과 호랑이도 결국에는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믿음으로 변신을 해낸다. 루호는 자신을 괴물이라 부르는 이들과 싸우거나 도망가지 않고 “호랑이답게 내가 살 자리는 스스로 찾”겠다고 선언한다. 이는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내는 동시에 세상을 포용하고자 하는 힘찬 포효다. 우리 모두에게는 ‘보통’에 맞추기 위해 다른 이들에게 보여 주지 않는 모습이 하나쯤 있다. 루호의 굳센 마음은 자신을 숨기고 살아가는 외딴 존재들에게 나답게 살아갈 단단한 용기를 선사할 것이다.
●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는 좋은 어린이책을 쓰고 출판하는 풍토를 가꾸고 어린이책 작가들의 창작 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1997년 마련되었다. 첫 수상작인 채인선의 『전봇대 아이들』을 시작으로 박기범의 『문제아』, 김중미의 『괭이부리말 아이들』, 이현의 『짜장면 불어요!』와 배유안의 『초정리 편지』, 김성진의 『엄마 사용법』, 진형민의 『기호 3번 안석뽕』, 홍민정의 『고양이 해결사 깜냥』 등 굵직한 화제작들을 잇달아 내놓으며 우리 아동문학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