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300권을 맞이한 창비아동문고
아동문학의 빛나는 주인공, ‘동물’의 오늘을 이야기한다!
1977년에 시작된 창비아동문고가 300권 출간을 맞이했다. 이 뜻깊은 일을 기념하고 그간 걸어온 길과 앞으로 나아갈 길을 새롭게 환기하며 ‘창비아동문고 300권 기념 동화집’을 마련했다. 301권 『우리 여기에 있어!』는 ‘동물’을 주제로 김옥, 김태호, 위기철, 이은정, 임정자 등 우리 아동문학을 대표하는 동화작가가 참여해 작품을 엮었다. 사람과 동물의 공존을 모색하는 이야기부터 진지한 성찰과 반성을 촉구하는 이야기까지, 생명 존중 의식을 바탕으로 인간과 동물의 삶을 돌아보는 작품들이 고루 담겼다. 이번 동화집이 동물을 사랑하는 모든 어린이들에게 오랫동안 널리 사랑받기를 기대한다.
“1977년부터 우리 아동문학을 이끌어 온 창비아동문고가 어느덧 300권을 맞이했습니다. 이 뜻깊은 일을 기념하기 위해 왕성하게 활동 중인 현역 작가들의 동화집을 마련했습니다. 창비아동문고가 걸어온 길과 나아갈 길을 새롭게 돌아보자는 취지입니다. _「엮은이의 말」 중에서”
목차
달빛 아래 고양이가_김옥
바틀비_김태호
탈출 돼지와 덤_안미란
등줄쥐의 밤_오주영
진짜 고기의 맛_우미옥
생명의 자격_위기철
부메랑 휴게소_이은정
저마다 사정이 있다_임정자
돼지를 기르는 사람들_장주식
찌부의 편지_정제광
엮은이의 말
작가 소개
저자
김옥
출판사리뷰
어린이와 함께 세상을 바꾼다!
-창비아동문고 300권 돌파
1977년 이원수의 『꼬마 옥이』, 이주홍의 『못나도 울 엄마』, 마해송의 『사슴과 사냥개』, 이렇게 세 권의 동화집이 출간되며 ‘창비아동문고’가 시작되었다. 어린이들에게 “마음 놓고 권할 수 있고 큰 부담 없이 사 줄 수 있는 어린이책”을 만들겠다는 뜻으로 기획된 창비아동문고는 이후 어린이책 출판 풍토를 바꾸며 아동문학 단행본 출판을 이끌어 왔다.
창비아동문고는 10년 만에 100권을 출간했고, 2002년 200권을 돌파했으며, 2019년에 드디어 300권 출간을 맞이했다. 그동안 창비아동문고는 동화, 동시, 민화집, 인물 이야기 등 다양한 장르의 어린이책을 아우르며 여러 세대에 걸쳐 독자들과 만나 왔으며, 특히 우리 창작동화의 산실 역할을 하며 많은 어린이 독자에게 사랑받았다. 2012년에는 권정생의 『몽실 언니』가 1984년 초판 발행 이후 28년 만에 100만부를 돌파했으며, 2013년에는 김중미의 『괭이부리말 아이들』이 국내 어린이책으로는 처음으로 200만 부를 넘어섰다. 그 밖에 『초정리 편지』(배유안 장편동화), 『문제아』(박기범 동화집), 『오세암』(정채봉 동화집) 등도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는 많은 동화작가가 창비아동문고를 통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박기범, 김중미, 김옥, 이현, 유은실, 진형민 등 우리 아동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의 첫 책도 창비아동문고를 통해 나왔다. 또한 창비가 1996년부터 시행한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를 통해 채인선, 이가을, 안미란, 김기정, 김남중, 배유안 등 뛰어난 작가의 작품이 창비아동문고로 출간되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창비아동문고의 여러 창작동화는 국내를 넘어서 다른 나라 독자들과 만나며 지역의 경계를 허물고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창비아동문고는 국내 동화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다양한 작품을 소개해 왔다.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여러 나라의 고전 작품과 민화를 비롯해, 안데르센, 셰익스피어, 그림 형제 등 서양의 대표적인 고전 작가들의 작품과 외국 동화들이 이 시리즈에 포함되어 있다.
창비아동문고는 지난 40여 년간 한 권 한 권 쌓아 올려서 300권을 맞이했다. 이 뜻깊은 일을 기념하고 그간 걸어온 길과 앞으로 나아갈 길을 새롭게 살피자는 취지로, 우리 아동문학이 끌어안아야 할 핵심 주제를 담은 동화집을 출간했다.
아동문학의 빛나는 주인공, ‘동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다
-창비아동문고 300권 기념 동화집?동물
창비아동문고 301번 『우리 여기에 있어!』는 인간 중심주의를 벗어나 동물의 시선과 감각, 세계관에 더 밀착하기 위해 고민하는 동화작가 열 명의 단편을 엮었다. 동물은 아동문학이 태어날 때부터 자주 등장했고 중요하게 다루어져 왔지만 오랫동안 인간 본위로 왜곡된 경향이 있다. 또한 인간에게 웃음과 위로를 전하는 서사 안에서 ‘귀엽고 불쌍한 존재’로 소비된 측면도 있다. 여느 때보다 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우리 여기에 있어!』는 작품 안에서도 ‘동물권’을 의식하고 동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마땅한 21세기 아동문학의 역할을 상기시킨다. 이는 앞으로의 아동문학이 추구해야 할 ‘동물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자는 제안이기도 하다.
모두에게 공평한 생명의 무게와 존엄
동물과 사람의 관계를 새로 정립하기 위한 첫걸음은 반성과 사과다. 김태호의 「바틀비」, 안미란의 「탈출 돼지와 덤」, 이은정의 「부메랑 휴게소」, 임정자의 「저마다 사정이 있다」, 정제광의 「찌부의 편지」에는 사람의 손에서 자라다가 버려지거나, 탈출하여 죽음과 마주한 동물들이 등장한다. 잔인하고 무책임한 사람들은 귀찮아졌다는 이유로 반려동물을 버리고, 동물을 대상으로 비윤리적인 실험을 하고,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로 손쉽게 가축 살처분을 결정한다. 반면 작품 속 동물들은 영문도 모른 채 고통받으면서도 끝까지 삶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으며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 준다. 동물들의 빛나는 존엄은 가축과 반려동물을 소유물로 보는 인간과 대비되며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독자들의 마음에 오랫동안 기억될 만하다.
새로운 동물 이야기의 가능성을 제시
동물을 생명을 지닌 존재로 존중하는 태도는 지금껏 만나 보지 못한 새로운 동물 이야기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김옥의 「달빛 아래 고양이가」, 오주영의 「등줄쥐의 밤」은 사람들과 삶의 터전을 공유하는 동물들을 주시하며, “우린 여기에 있어.”라는 동물의 말에 귀 기울인다. 우미옥의 「진짜 고기의 맛」, 장주식의 「돼지를 기르는 사람들」은 고기를 먹는 문화를 되돌아보고, 다른 생명을 필요 이상으로 학대하고 하찮게 취급하는 풍조에는 사회적인 제동 장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위기철의 「생명의 자격」은 구약 성서에 나온 노아의 방주를 빌어 사람과 동물의 생명의 무게는 다르지 않다는 것을 전한다. 아동문학 세계의 외연을 넓히는 새로운 동물 이야기가 반갑고 미덥다.
21세기 아동문학을 여는 열쇠 중 하나인 포스트 휴머니즘의 길에서 작가들의 진지한 고찰이 담긴 이번 동화집이 동물을 사랑하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작품으로 다가가기를 기대한다.
어린이의 오늘과 내일을 이야기한다!
―창비아동문고의 미래
창비아동문고는 그동안 ‘믿고 권할 만한’ 책의 대명사였다. 특히 창작동화들은 겨레의 삶의 진실을 아이들에게 전하는 교과서처럼 인식되었다. 많은 작품들이 시민독서단체를 비롯한 여러 기관과 단체가 선정한 어린이 권장도서로 추천되었고, 여러 작품이 교과서에 실렸다.
40여 년을 이어 온 창비아동문고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세월의 흐름에도 흔들림 없는 올곧은 안목으로, 중견과 신예를 아우르며 국내 창작동화의 활기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기성 작가들의 작업을 더욱 세심히 눈여겨보고 북돋는 한편, 가능성 있는 신인들의 시도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며 우리 아동문학이 나아갈 길을 찾고자 한다.
창비아동문고가 지난 40여 년간 지속되며 300권 출간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제대로 만든 좋은 책을 알아보고 찾아 준 어린이 독자들 덕분이다. 그동안의 신뢰를 지켜 나가면서, 앞으로도 좋은 책을 읽은 어린이가 자라나 더 나은 미래와 세상을 만드는 주역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우리 어린이의 오늘과 내일을 이야기하는 책을 만들기 위해 더한층 힘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