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몽골 소녀 올가와 파라과이 소년 마르꼬의 따스한 이야기
신인 동화작가 송마리의 첫 동화집입니다. 한국으로 일하러 간 아빠를 그리워하는 몽골 어린이의 편지글을 담은 표제작 「올가의 편지」부터 한국인과 재혼한 엄마를 둔 파라과이의 가난한 소년 마르꼬의 이야기 「엄마는 울지 않는다」까지, 작가는 낯설고 멀게만 느껴지던 이들을 주인공으로 불러내 따스하고 친근하게 비추어냅니다. 그 중 「올가의 편지」는 2009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이자 작가의 등단작이기도 합니다.
그 밖에도 북한 유소년 축구 대표 선수인 일봉이, 운전면허 시험에 200번 넘게 떨어진 달걀 장수 할머니, 해녀인 엄마를 파도에 잃어버린 준호 등 책에는 다양하고도 독특한 인물들이 여럿 등장합니다. 책의 묘미는 특유의 공감력과 감수성으로 어느새 독자들이 이러한 인물들을 친근하게 느끼도록 한다는 데 있습니다. 곳곳에 스며든 유머와 애잔한 감동, 섬세한 감정선 등은 읽는 이들에게 자기 자신을 넘어서는 경험을 선사해줍니다.
목차
-제1부-
올가의 편지
엄마는 울지 않는다
일봉이
-제2부-
달려라 할머니
커트
매~에 매~에
나. 를. 불. 렀. 니. ?
-지은이의 말
저자
송마리
출판사리뷰
몽골 소녀 올가에서 파라과이 소년 마르꼬까지,
낯설던 이웃을 낯익은 존재로 비추는 따스한 동화 7편
―신인작가 송마리의 첫 동화집
이 책은 신인 동화작가 송마리의 첫 동화집이다. 한국으로 일하러 간 아빠를 그리워하는 몽골 어린이의 편지글인 표제작 「올가의 편지」, 엄마가 한국인과 재혼한 파라과이의 가난한 소년 마르꼬의 이야기인 「엄마는 울지 않는다」 등, 이 책의 작품들은 주로 낯설고 멀기만 하던 타자를 이야기로 불러내 낯익고 살가운 이웃이자 친구로 비추어낸다. 나아가 풍부한 공감력과 감성이 발휘된 1인칭주인공시점의 서술로 독자가 그들을 약자로만 인식하지 않고 바로 동일시하도록 함으로써 개인을 넘어서는 감정과 체험의 세계로 이끄는 독서체험을 선사한다.
몽골 유목민의 생활상과 자기 문화에 대한 자부심도 호소력 짙게 담긴 「올가의 편지」는 2009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작가의 등단작이다.
우리 자신을 타자화함으로써 역지사지하기
「올가의 편지」 주인공 올가는 말과 양을 키우며 봄이면 초지를 따라 이동하는 몽골의 유목민 아이다. 아빠는 올가의 학비를 벌려고 한국으로 떠났고, 올가는 아빠한테 일기 형식의 편지를 쓴다. 이렇듯 이 작품은 한국에 이주노동자로 온 아빠를 둔 아이의 생활상, 그리고 아빠에 대한 그리움을 담고 있다. 마찬가지로 한국에 아빠가 일하러 간 친구를 학교에서 사귄 올가는 그 친구의 아빠가 한국에서 손을 다쳐 돌아와야 되고, 그 때문에 친구가 학교를 못 다니게 되는 일을 겪으면서 아빠에 대한 불안에 휩싸이기도 한다. 하지만 유목민 삶에 대한 꿋꿋하고 깊은 긍정을 바탕으로 언젠가 돌아올 아빠를 위해 늘 차를 끓여놓겠다면서 불안을 씻는다. 다음은 이 작품이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 당시 받은 심사평이다.
「올가의 편지」는 한국에 일하러 간 아빠를 그리는 몽골 아이의 편지글이다. 외국인 노동자를 다룬 동화가 드문 편은 아니지만 그들을 도움이 필요한 약자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인 터에, 이 남다른 설정의 작품은 그 상황에 균형을 잡아줄 다른 시각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을 듯하다. 깔끔하면서 감성 풍부한 문장은, 몽골 유목민들의 삶에 올가가 품는 애정과 자부심을 독자도 함께 느낄 정도의 호소력을 지니고 있다. 믿음직하고 다감한 아빠, 강인한 엄마의 캐릭터도 잘 드러나고, 현재에 대한 불안, 미래에 대한 희망도 적절한 상징구조와 함께 설득력 있게 펼쳐지는 이 작품을 올해의 당선작으로 내놓는다.
_ 심사위원 김서정(아동문학평론가), 황선미(동화작가)
역지사지를 구현한 이 작품은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을 불쌍한 약자로 바라보다가 무턱대고 껴안는 감상주의에서 시원하게 벗어나 있다. 더구나 몽골의 생활풍경이 생경하지 않게 그려졌으며, 가족을 염려하는 아이의 속내가 뭉클한 감동까지 준다. 이로써 이 작품은 다문화사회라는 오늘날 현실에 대응해온 우리 아동문학작품 가운데 가장 균형감 있고 돋보이는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
엄마가 한국인과 재혼한 파라과이 소년 마르꼬가 주인공인 「엄마는 울지 않는다」도 마찬가지다. 한국으로 가서 엄마와 같이 살 수 있게 되지만, 마르꼬는 눈과 머리가 갈색인 자신이 과연 한국의 아이들과 그토록 좋아하는 축구를 할 수 있을지, 엄마가 한국에서 낳은 동생이 자기를 오빠라고 불러줄지, 모든 게 두려울 뿐이다. 이처럼 위 두 작품은 우리가 낯설고 멀게만 여겨온 존재의 눈으로 우리를 타자화해 바라봄으로써 우리도 그만큼 낯설고 먼 존재임을 역설한다. 그러면서 나 아닌 남의 자리에서 그들의 삶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한껏 넓혀준다.
다양한 이웃의 삶과 동일시함으로써 나 넘어서기
이 밖에도 이 책에는 독특하고 다양한 이웃과 아이들이 등장한다. 북한 유소년 축구 대표 선수인 일봉이, 운전면허 시험에 200번 넘게 떨어진 달걀 장수 할머니, 해녀인 엄마를 파도에 잃은 준호 등등. 결코 가깝지만은 않은 우리네 이웃들의 개성 넘치는 삶 속에 독자인 나를 대입해보도록 이끄는 이 책의 작품들은 그들이 사실은 바로 나, 혹은 내 엄마, 아빠, 할머니일 수 있음을 역설한다. 인기 스포츠 축구를 통해 남북 어린이의 교감을 유쾌하게 그려낸 「일봉이」는 그러한 이 책의 특징을 잘 담고 있다. 더욱이 작품들 곳곳에 스며 있는 유머와 애잔한 감동, 세밀한 감정선 등이 독자를 자기 개인으로부터 넘어서보게 하는 사다리 구실을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