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은 괜찮아요(창비시선 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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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은 괜찮아요(창비시선 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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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수령지 :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31길 9, 2층
ISBN
9788936422875
출판사
창비
저자
차창룡
발행일
2008-04-21
고시원은 괜찮아요(창비시선 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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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1994년 첫 시집 『해가 지지 않는 쟁기질』로 제13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일상성을 화두로 삼았던 90년대 중반 이후의 한국 시단에서 기지 넘치는 풍자정신으로 세상의 고통조차 씁쓸하고 허탈하게 웃어넘기는 시편들로 자신만의 시세계를 완성해온 시인 차창룡의 신작 시집. 일상성에 대한 탐구, 통쾌한 풍자정신이라는 면에서는 이전의 작품세계와 괘를 같이하고 있지만, 좀체 개선될 여지가 없고 나날이 엄혹해지는 자본주의적 일상에 부대끼며 시정신은 더욱 매서워졌고 세태에 대한 희화화와 예각화된 풍자정신은 한층 통렬해졌다.

목차

제1부
기러기의 뱃속에서 낟알과 지렁이가 섞이고 있을 때
흑석동 68-15번지가 번영14길 8이 될 때
고시원은 괜찮아요
고시원에서
성교에 관한 몽상
간증(干證)
흑석3동에는 우물 둘 바위 하나
여자의 짝은 결국 여자였다
내가 옥탑방을 선택한 이유
아스팔트의 수심은 검고
말장난
미꾸라지

제2부
긴 여행
빙어
버들치
고양이가 보이기 시작하는 시간
3월
4월
5월
나무의 사랑
명옥헌 민달팽이
내비게이션
나는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 몰라
동학사
겨울나무
새는 결국 땅으로 돌아오고야 만다

제3부
홍수
우물
칼리 간다키/뱀
목어(木漁)가 새벽을 두드리는 소리를
칼 가는 집
단풍
계곡의 나무
저물면서 빛나는 바다Ⅱ
실내 고행림
사랑의 성냥
지하철은 참 신기하다
희귀한 자연석을 모아서 집 안에 두고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채석강 홍합

제4부
찜질방

2007 봄 일요일 대학로 산책자의 몽상
집으로 가는 길
아쉬빈의 후예들
4월 어느 잔인한 날
이무럽다라는 말
7월에서 8월로
예술의 전당 꽝
도둑놈들은 담쟁이 단풍을 좋아한다
기온이 막 영하로 떨어지는
마당방
그것이 아픔이라는 걸 모르고

해설|김춘식
시인의 말

저자

차창룡

출판사리뷰

1994년 첫 시집 『해가 지지 않는 쟁기질』로 제13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일상성을 화두로 삼았던 90년대 중반 이후의 한국 시단에서 기지 넘치는 풍자정신으로 세상의 고통조차 씁쓸하고 허탈하게 웃어넘기는 시편들로 자신만의 시세계를 완성해온 시인 차창룡이 신작시집 『고시원은 괜찮아요』를 출간했다. 시인은 올해로 등단 20년째를 맞는다. 일상성에 대한 탐구, 통쾌한 풍자정신이라는 면에서는 이전의 작품세계와 괘를 같이하고 있지만, 좀체 개선될 여지가 없고 나날이 엄혹해지는 자본주의적 일상에 부대끼며 시정신은 더욱 매서워졌고 세태에 대한 희화화와 예각화된 풍자정신은 한층 통렬해졌다.

표제작 「고시원은 괜찮아요」에서는 ‘고시원=선방(禪房)’ ‘외국인노동자=선승(禪僧)’의 병치를 통해 시인 특유의 풍자와 알레고리의 세계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권력에 대한 비판이라기보다는 사회적인 구조, 씨스템의 부조리를 겨냥한 이 시의 알레고리는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일상의 모순을 폭로한다.

‘선원’이자 ‘선방’을 외국인노동자들의 숙소인 ‘고시원’에 빗대어 ‘선승’의 자발적인 수행정신과, 열악한 고시원의 환경을 버텨야 하는 ‘외국인노동자’의 강요된 인내심을 더욱 첨예하게 대비시킨다. 또한 “참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수행법”이어서 뭐든 ‘괜찮다’고 ‘괜찮은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만드는 순응의 세계는 가혹하지만 익숙한 현대적 일상의 단면이다. 마찬가지로 “나와 직접 관계되지 않는 일에는 끼어들지” 않는 삶이란 결국 고립되고 분자화된 현대적 개인에 다름아니다.
속세의 ‘고행’으로 현대적 일상을 풍자한 또다른 시로 「실내 고행림」이 있다. 이 시에는 절간도 도량도 아닌 헬스클럽이 등장한다. “아무리 달려도 달려나가지 못하는 트레드밀이라는 형틀에서는/피부가 새하얀 아가씨가/아름다운 고기를 만들고 있다/누가 먹을 고기를 만들고 있다고?/침이 넘어간다.//(…)// 굴러가지 않는 자전거에는 뚱뚱한 아줌마가 끝없이/法의 페달을 밟고 있다/아줌마의 먹음직스런 고기들이 無의 페달 속으로 빠져나간다/저 아까운 고기들을 먹지도 않고 다 버리네/저 아줌마는 자기 몸은 먹지 않는다”. 고행은 고행이되, 도와 정신의 수양을 위한 고행이 아니라 육신을 위한 고행이며, 무엇을 위한 고행인지 고행의 의미가 빠져 있다. ‘고행’을 실천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 무의미한 고통을 인내하는 행위일 뿐인 헬스클럽의 운동이란 자본주의적 일상의 거대한 씨스템 속에서 허우적대는 모습이다.
더 나아가 동서고금 경전의 진리마저 우리 일상에서는 의미를 잃고 더이상 진리가 아니다. “악의 열매가 익기 전에는/악한 사람도 복을 만난다/악의 열매가 익은 뒤에는/악한 사람은 죄를 받는다”라는 『법구경』 구절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보복 폭행 사건과 경찰의 직무태만을 비꼬는 데에 유효적절하게 쓰이고, “너희가 그의 부채를 자선으로 면제해주는 것은 너희에게 더욱 좋을 것이니라”라는 『꾸란』의 말씀은 동생의 사업자금을 위해 연대보증을 서고 쫓겨난 ‘신씨’가 무료급식소 신세를 지는 현실을 설명하는 데에 걸맞다(「말장난」). 이처럼 고행의 진정성이나 의미는 퇴색되고 그저 세속적인 의미만 남은 현실에서 시인은 ‘저항’마저 무력한 ‘과거의 것’이 되고 말았다고 의식한다.
인도 신화에서 새벽을 알리는 쌍둥이 신 ‘아쉬빈’이 현세에 태어나면 신문배달 소년이요, 동트기 전에 일어나는 농부나 일용직 노동자일 것이라는 발상의 「아쉬빈의 후예들」에 등장하는 현실 역시 녹록치 않다.

신문배달 소년과 FTA 집회에서 자신의 몸을 태우는 아버지는, 일상을 지배하는 완강한 힘 앞에서 무력화되는 ‘저항’을 시도하는 영혼들이다. 문학평론가 김춘식은 “차창룡의 풍자는 이런 점에서 일상의 만화경을 희화화하는 것과 내면적인 비애와 갈등을 스스로 관조하는 자기풍자의 두 가지 특색을 모두 지니고 있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일상부터 정치·사회의 전 영역까지 걸쳐 있는 시인의 관심은 예리한 현실감각이나 풍자정신으로 시화된다. “깨닫지 못하면 절간도 속세이고, 깨달음이 있으면 속세도 절간이다”라는 옛말처럼 속세와 일상이 곧 깨달음의 근원이며 도량이라는 진리를 시인 차창룡은 풍자적으로 희화화하여 표현한다. 또한 비애로운 현실을 응시하는 내적인 관조력 역시 시인의 시정신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힘이다. 이번 시집에는 “기우는 태양처럼 ‘저항의 시절’ 역시 가고 있음을 직시하면서 자본주의적인 일상의 풍경을 묵묵히 바라보아야 하는 시인의 내면”(김춘식 「해설」)과 “세상을 배우기 위해 길을 떠난 청년이 방황을 마치고 돌아와서 맞이하는 ‘삶은’(익혀진) 현실”(차창룡 「시인의 말」)이 오롯이 아로새겨져 있다.

상품필수 정보

도서명 고시원은 괜찮아요(창비시선 287)
저자/출판사 차창룡,창비
크기/전자책용량 124*195*10
쪽수 163
제품 구성 상품상세참조
출간일 2008-04-21
목차 또는 책소개 상품상세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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