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예외적인 시대가 만들어낸 예외적인 지도자들
예외적인 시대는 예외적인 일을 해내는 예외적인 지도자를 만들어내기 마련이다. 그 예외성의 공통요소는 다름 아닌 ‘체제의 위기’다. 이 책은 그러한 예외적인 지도자들, 특수한 방식의 권력행사가 가능했던 예외적 상황이 만들어낸 20세기 유럽 지도자들에 관한 사례연구다. 즉, 각자 다른 배경과 다른 정치체제로부터 등장한 그들이 어떻게 권력의 자리에 오르고 권력을 행사할 수 있었는지, 그 권력이 20세기 유럽을 어느 정도로 바꿔놓았는지를 다룬다.
목차
책머리에
서론: 개인과 역사적 변화
1 레닌 Vladimir Ilyich Lenin
혁명의 지도자, 볼셰비키 국가의 창시자
권력의 전제조건
개성: 혁명 지도자의 등장
혁명을 이끌다
국가 지도자
남긴 유산
2 무솔리니 Benito Mussolini
파시즘의 아이콘
개성과 정치적 부상
권력의 전제조건
두체
나약한 독재자
남긴 유산
3 히틀러 Adolf Hitler
전쟁과 학살의 선동자
개성과 정치생활의 시작
권력의 전제조건
독재자
전쟁 지도자
남긴 유산
4 스탈린 Joseph Stalin
국민을 공포에 떨게 한 지도자,
‘위대한 조국방위전쟁’의 영웅
개성
권력의 전제조건
누적적 과격화
전쟁 지도자
말년
남긴 유산
5 처칠 Winston Churchill
영국의 전쟁영웅
개성과 리더십의 유형
권력으로 가는 길고 굽은 길
권력의 전제조건
중대한 결정
전쟁 지도자
사라지는 권력
남긴 유산
6 드골 Charles de Gaulle
프랑스의 영광을 복원하다
개성과 이상
리더십의 전제조건
지지자 모으기
민족영웅의 등장
실패
영웅의 귀환: 알제리 위기
권력을 잡았을 때: 개성의 흔적
남긴 유산
7 아데나워 Konrad Adenauer
서독을 건설하다
개성, 초기 경력, 정치적 목표
권력의 전제조건
서방세계와의 결속: 주권국가로 가는 길
프랑스와의 우호관계: 새로운 유럽의 기초
민주주의의 안정화
남긴 유산
8 프랑코 Francisco Franco
국민파 십자군
개성
권력의 전제조건
이념의 전사
세계대전과 냉전: 프랑코의 두 얼굴
권력 카르텔
남긴 유산
9 티토 Josip Broz Tito
사회주의 유고슬라비아의 왕관 없는 왕
개성
정치지도자 수업?
권력의 전제조건
티토의 독재정치
두 진영 사이에서: 세계적인 정치인
스러지는 권력
남긴 유산
10 대처 Margaret Thatcher
국가의 개조
개성과 정치적 부상
권력의 전제조건
주도권 장악
경제개혁
포클랜드전쟁
광부들과의 한판 승부
대서양 우선주의와 유럽
오만한 권력
남긴 유산
11 고르바초프 Mikhail Gorbachev
소련의 파괴자, 새로운 유럽의 건설자
개성, 그리고 정상으로 가는 길
권력의 전제조건
개혁을 위한 투쟁
핵 위협 감소
철의 장막을 걷어내다
소련 해체
남긴 유산
12 콜 Helmut Kohl
통일독일의 총리, 유럽통합의 견인차
개성과 초기의 경력
권력의 전제조건
총리
역사를 만들다
유럽통합: 권력의 한계
권력의 쇠퇴
남긴 유산
결론: 자기시대의 역사를 만든 사람들
감사의 말
옮긴이 후기: 무엇이 그들을 권력의 자리에 오르게 했는가
이언 커쇼의 주요 저서와 논문
주(註)
사진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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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언 커쇼 (지은이), 박종일 (옮긴이)
출판사리뷰
■ 예외적인 시대가 만들어낸 예외적인 지도자들
예외적인 시대는 예외적인 일을 해내는 예외적인 지도자를 만들어내기 마련이다. 그 예외성의 공통요소는 다름 아닌 ‘체제의 위기’다. 이 책은 그러한 예외적인 지도자들, 특수한 방식의 권력행사가 가능했던 예외적 상황이 만들어낸 20세기 유럽 지도자들에 관한 사례연구다. 즉, 각자 다른 배경과 다른 정치체제로부터 등장한 그들이 어떻게 권력의 자리에 오르고 권력을 행사할 수 있었는지, 그 권력이 20세기 유럽을 어느 정도로 바꿔놓았는지를 다룬다.
■ 대가다운 역사 인식과 통찰, 치밀한 분석과 명쾌한 필력으로 20세기 유럽정치사를 그려내다
지은이 이언 커쇼(Ian Kershaw, 1943- )는 나치 독일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인정받는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다. 히틀러의 기념비적인 전기를 쓴 것으로도 유명한 그는 이 책 『역사를 바꾼 권력자들』에서 ‘개성과 권력’(원제: Personality and Power)을 주제로 12명의 유럽 지도자들을 도전적이고도 설득력 있게 분석해내고 있다. 이 책은 흔히 교훈성과 위대성에 초점을 맞춘 평전이나 전기와는 그 접근법이 다르다. 12명의 인물을 한 권에 다루었지만, 저자가 서두에서 강조한 것처럼 이 책은 “결코 축소형 전기가 아니다.” 방대한 역사 문헌과 자료를 토대로 치밀하게 분석한 깊이 있는 연구서이면서도 대가다운 저자의 역사 인식과 통찰, 명쾌한 필력으로 인물들의 ‘개성’과 20세기 유럽 역사의 결정적 국면들을 생동감 있게 그려낸다. 무엇보다 ‘역사의 변혁에서 한 개인의 역할과 영향’이라는 역사학의 영원하고도 본질적인 문제를, 저자는 놀라우리만치 균형된 시각으로 하나의 모범을 제시하듯 탄탄하게 풀어낸다.
■ 그들이 역사에 던진 충격과 역사에 남긴 유산은?
커쇼는 정치지도자에게서 모호한 수사일 뿐인 ‘위대함’의 요소를 애써 찾으려거나 도덕적인 평가를 가하는 태도를 경계하고 유보한다. 그는 전적으로 한 지도자가 역사에 던진 충격과 역사에 남긴 유산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거기에 따라 각 장의 서술방식은 일관된 형식을 띤다. 먼저 개성의 특징, 특정한 유형의 개성을 지닌 정치지도자가 권력을 획득하는 데 유리한 전제조건을 살핀다. 이어 정치지도자가 권력을 행사하는 방식과 그것을 가능하게 한 구조를 검토한다. 그런 다음 지도자가 남긴 유산에 대한 평가로 마감한다.
이 책에서 다룬 지도자들은 모두 20세기 유럽의 역사를 여는 데 중요한 방식으로 강력한 영향을 미친 인물들이다. 그들 대부분은 자신의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 그렇게 했다. 위기는 권력을 행사하여 거대한 충격과 유산을 남긴 개인이 등장하는 배경이다. 다음은 이 책이 다룬 인물들이다.
볼셰비키 혁명의 지도자 레닌을 시작으로, 파시즘의 창시자 무솔리니, 전쟁과 학살의 선동자 히틀러, 대숙청을 단행한 공포의 정치가 스탈린이 책의 전반부를 연다. 이어서 영국의 전쟁영웅 처칠, 항독(抗獨) 의지를 불태운 ‘자유 프랑스’의 지도자 드골, 폐허 위에 서독을 재건한 백전노장의 정치인 아데나워, 스페인내전의 국민파 반란 지도자 프랑코, 유고슬라비아의 절대권력자 티토가 중반부를 구성한다. 그리고 강한 영국을 만든 ‘철의 여인’ 대처, 소련을 개방의 길로 이끈 새로운 유럽의 건설자 고르바초프, 통일독일의 총리이자 유럽통합의 견인차 콜이 종반부를 구성한다.
■ 한 인물의 개성은 역사적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열거한 위의 지도자들을 보면 독재자도 있고 민주주의자도 있으며, ‘파괴적인 인물’(Destroyers)도 있고 ‘건설적인 인물’(Builders)도 있다. 하지만 이런 구분과는 별개로 이들을 묶는 공통점이 있다면 무엇보다도 그들이 각자의 나라에서 ‘권력’을 장악했다는 하나의 사실이다. 그가 거칠 게 없는 독재자라면 어떻게 해서 그런 위치에 오를 수 있었는지, 그가 민주주의자라고 한다면 어떻게 해서 헌법에서 정한 제약을 극복하고 그런 위치에 오를 수 있었는지, 독재자도 민주주의자도 아니라면 권력행사의 이론적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었던 개성과 환경은 무엇이었는지를 분석한다.
왜 어떤 개인은 출중하고 탁월하여 권력을 획득하고, 그 권력을 행사하여 정치적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특정한 개인의 개성과 힘, 그리고 능력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저자는 반문한다. “특정한 인물의 성격상 장점이 어떤 때에는 정치적으로 호소력이 없다가 다른 때에는 매우 호소력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인물을 카리스마 있는 존재로 비치게 하는 특정한 사회적 맥락과 조건, 환경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지도자 개인의 행위뿐만 아니라 그의 역할이 가능했던 비인격적, 구조적 조건을 살펴봄으로써 역사적 변화에 한 인물의 개성이 미친 영향을 평가”하고자 시도한다.
■ 우리는 어떤 정치를 원하고, 어떤 지도자를 선택해야 하는가
돌이켜보면,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깊은 상처를 남긴 유럽의 20세기는 폭력과 증오, 파괴와 학살이 횡행했던 야만의 시대였다. 그 절대적인 원인이 정치에 있었고, 그 핵심에는 지도자의 권력 운용과 리더십이 강력히 자리하고 있었다. 이 책은 20세기 고통스러운 역사에 대한 단순한 성찰을 넘어서, 오늘날에도 냉혹하게 작동하는 정치와 권력의 역학, 그 위태로운 현실을 직면케 한다. 흔히 역사에서 배운다고 말하지만, 지금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상황이나, 새로운 지정학적 긴장과 경제위기로 빚어진 국가 간 대립에서 보듯이 인류는 문명의 위기를 자초하는 쪽으로 향하고만 있다.
우리는 어쩌면 모든 문제를 일소해줄 수 있는 ‘해결자’를 원하는지도 모른다. 저자 이언 커쇼는 그런 우리에게 이 책을 통해 강조하고 있다. “역사는 현재의 질병을 고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상황을 급속히 개선하는, 철저한 변화를 제시하는 강력한 인물이 독단하는 정치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암시해주고 있다.” 그러면서 정치가들의 말과 주장을 평가할 때 우리의 욕망을 경계하기를 바란다. 우리는 어떤 정치를 원하고, 어떤 지도자를 선택해야 할까. ‘개성과 권력’이란 주제에 천착하며 지도적 인물들을 통해 20세기 유럽정치사를 조망하는 거장 역사학자의 결론적 답변이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그것이 유토피아에 대한 또 하나의 정의(定意)일지라도.
“나에게 선택하라고 한다면 카리스마 넘치는 개성 있는 인물은 가급적 피하고 개성은 덜 화려하더라도 (모든 시민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집단토의와 건전하고 이성적인 의사결정을 기반으로 한) 실현가능하고 효율적인 거버넌스를 제시하는 인물을 택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