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간절한 기다림과 아름다운 슬픔을 쓰고 그리다
『포옹』은 ‘페이스북 대표 문인화가’로 불리는 김주대 시인이 전국 방방곡곡 다니며 만난 풍경을 글과 그림으로 담아낸 서화집이다. 단절의 시대에도 시인은 사람들에게 깊이 다가가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는 흔히 볼 수 없게 된 것들이 담겨 있다. 그것은 간절한 기다림, 충격적인 기쁨, 아름다운 슬픔, 희한한 인연, 이별, 만남, 사랑 등의 사람 사는 냄새다. 서문에서 시인은 “사람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단순히 망막에 맺히는 빛이 아니라 피부로 느껴지는 살이다”라고 말한다. 그가 본 사람들의 몸과 생활, 웃음과 울음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은 34편의 글과 64점의 그림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잃어버린 줄도 몰랐던 풍경이 그곳에 있었음을, 그리고 아직도 반짝 살아 있음을 알게 해주는 이 책이야말로, 발로 뛰는 시인만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다.
목차
풍경 속 사람들 | 프롤로그 ㆍ 5
1
그리운 건 상처에서 온다
두 여인의 대화 ㆍ 17
9살 여자아이의 고함 ㆍ 25
뒷모습의 힘 ㆍ 31
매니큐어 아주머니 ㆍ 37
칼의 철학 ㆍ 43
해장국집 산타클로스 ㆍ 51
포옹 ㆍ 57
아름다운 욕설 ㆍ 63
감포읍 옥이네 ㆍ 71
2
고통도 슬픔도 온통 음악이다
사랑의 흔적 ㆍ 79
그리운 것들의 냄새 ㆍ 85
외할머니와 약산 김원봉 ㆍ 91
너와 나의 차이 ㆍ 99
괴산 오일장 사람들 ㆍ 107
양심을 찍어내는 도끼 ㆍ 113
조금만 남는 장사 ㆍ 121
나훈아와 너훈아 ㆍ 127
3
고이고 흩어지며 물들고 번져가다
한 병의 정직함 ㆍ 135
소망슈퍼 할머니 ㆍ 141
카센터 호구 사장님 ㆍ 149
오해 ㆍ 155
치받아 올라가는 봄 ㆍ 161
화가 난 이유 ㆍ 169
밤하늘의 별이 많은 이유 ㆍ 175
할머니와 야생 오리 ㆍ 181
4
아직까지 봄을 이겼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점잖게 웃기는 분 ㆍ 189
가장 소중한 존재 ㆍ 197
폐허도 삶이 된다 ㆍ 203
이대로 꼬꾸라져 부러도 ㆍ 209
찬란하고 애틋한 청춘 ㆍ 215
아이고, 아이고 ㆍ 221
사람은 정으로 산다 ㆍ 227
질서 있는 대화 ㆍ 235
알뜰한 당신과 낮술 ㆍ 239
저자
김주대
출판사리뷰
사람에게 깊이 다가가는 시인 김주대
『포옹』은 ‘페이스북 대표 문인화가’로 불리는 김주대 시인이 전국 방방곡곡 다니며 만난 풍경을 글과 그림으로 담아낸 서화집이다. 단절의 시대에도 시인은 사람들에게 깊이 다가가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는 흔히 볼 수 없게 된 것들이 담겨 있다. 그것은 간절한 기다림, 충격적인 기쁨, 아름다운 슬픔, 희한한 인연, 이별, 만남, 사랑 등의 사람 사는 냄새다. 서문에서 시인은 “사람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단순히 망막에 맺히는 빛이 아니라 피부로 느껴지는 살이다”라고 말한다. 그가 본 사람들의 몸과 생활, 웃음과 울음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은 34편의 글과 64점의 그림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잃어버린 줄도 몰랐던 풍경이 그곳에 있었음을, 그리고 아직도 반짝 살아 있음을 알게 해주는 이 책이야말로, 발로 뛰는 시인만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다.
뭐든 비우면 빛날 때가 있잖아요.
사나운 욕심이 없고 꿈만 많은 사람이
아름답게 보이듯이 말입니다.
-「찬란하고 애틋한 청춘」 중에서
몸은 시가 되고, 풍경은 이야기가 된다
『포옹』에는 시인 김주대의 시정신과 이야기에 대한 철학이 담겨 있다.
“생활은 마음을 만들기도 하지만 몸을 만든다”고 이야기하는 그는, “몸이 뜨거워지면 뜨거운 시, 몸이 식으면 차가운 시, 바람이 몸을 스치고 지나가면 바람의 시”가 나온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인은 사람들의 생활 풍경에 주목하는 것이다. 또한 그런 풍경은 자연스레 이야기가 된다. 본문에서 말하는 대로, 언어는 이미 우는 몸 안에 있고 “서로의 몸을 쓰다듬으며 눈물짓는 두 여인은 온통 그대로가 아프고 깊은 문장”이기 때문이다. 『포옹』을 읽는 일은, 시가 되고 문장이 되는 풍경을 찾아 나서는 시인을 따라가는 여정이며, 일상적으로 보이는 생활 풍경 속에서 문장을 길어 올리는 시인을 엿보는 여행이다.
음악처럼 흐르는 몸의 상상을 그림 그리듯
모국어로 건축한 것이 시일 텐데.
그리하여 폐허도 삶이 된다.
-「폐허도 삶이 된다」 중에서
물컹한 울음과 화사한 웃음을 토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
김주대 시인이 주목한 풍경은 바로 사람들이 함께하는 풍경이다. 『포옹』에서 “낮은 데는 더 없이 많은 꽃이 핀다”고 하는데, 여기서 꽃은 시인이 만난 순하고 고단한 사람들일 것이다. 시인은 낮은 곳에서 삶을 배움으로 여기는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 속에서 대화하고 배우고 상상하고 기록하며 그 풍경을 만끽한다. 그가 만난 사람들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카드 잔액이 없어 보여 음료수를 사주었더니 잠시 후 급하게 돌아와 천 원을 건네는 남학생 둘, 정류장에 나란히 앉아 이어지지 않는 대화를 나누는 노인 넷, 조금만 남는 장사를 하는 정직한 사장님들, 가게 안까지 들어오는 야생 오리를 타박하면서도 인정을 베푸는 할머니. 시인이 집중하여 기록하는 이야기들은 일관성이 있다. 자신의 인생에 솔직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이대로 고꾸라져 부러도 괘안아”라고 말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독자는 함께 슬퍼지다가도, 시인이 그린 그림을 보며 웃음이 나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할 것이다. “선한 사람들의 고단한 삶에 세상에서 가장 밝고 따스한 햇살이 내려왔으면 좋겠다”라고 바라는 시인의 기록은 그렇게 ‘포옹’이 된다.
생계를 잇느라 얼굴이 꺼멓게 타면서도 선한 본성과
화사한 웃음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 모습이 입가 주름에
성실하게 새겨져 있다. 오붓하고 낮고 환한 얼굴이다.
-「감포읍 옥이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