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잔의 사과(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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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잔의 사과(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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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수령지 :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31길 9, 2층
ISBN
9788935668595
출판사
한길사
저자
전영백
발행일
2021-03-25
세잔의 사과(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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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세잔의 사과: 현대사상가들의 세잔 읽기』는 2008년 출간 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전영백 교수의 역작으로 2021년 전면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폴 세잔(Paul Cezanne, 1839~1906)의 작품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해석의 여지가 줄어들기는커녕 더욱 풍부한 의미와 깊이로 여러 사상가를 매료시켰다. 이 책은 크리스테바, 프로이트, 바타유, 들뢰즈, 라캉, 메를로퐁티, 베르그송 등 현대의 대표적인 사상가들의 시각으로 세잔의 작품 세계를 새롭게 들여다보는 시도다.

현대의 사상을 세잔이라는 미술사의 ‘정통’ 화가와 접목시키는 일은 시대적 조류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작품의 미적 표현 자체만 분석하던 전통적인 미술사 방법론으로는 현대미술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 전영백은 세잔 회화가 갖는 형색 배후의 의미, 표면 뒤의 깊이를 읽어내려 노력한다. 이를 통해 모더니즘 시기의 구조적 시각과 함께 포스트 모더니즘적 색채 해석이 가능한 세잔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목차

세잔의 사과

생애 첫 번째 책, 그 첫사랑을 기억하며
개정판 출간에 부쳐
작품은 변하지 않는다 변하는 것은 작품을 보는 눈이다
책을 열며

크리스테바와 멜랑콜리 미학
세잔의 특별한 초상화
멜랑콜리 초상화
공허를 채우는 색채: 푸른색
‘순수한 시각’과 색채 효과
작가의 우울증과 작품의 멜랑콜리
인간은 왜 우울한가: 멜랑콜리 심적 구조
삶에서 분리된 형태, 삶에 대한 욕망의 색채

프로이트와 세잔의 성 표상
성적 욕망과 수욕도의 도상
세잔의 누드화: 참조와 차이
‘프로이트의 세잔’: 세 점의 〈대수욕도〉

바타유의 에로티즘, 세잔의 초기 누드화
탈승화의 미학
세잔의 누드에서 보이는 성과 폭력
‘보는 것이 두렵다’: 〈성 안토니의 유혹〉 연작
‘본다’는 것에서 ‘눈’ 이야기로
세잔의 에로틱한 환상: 동물적 본능의 표출과 폭력
세잔과 바타유 그리고 현대미술

들뢰즈와 세잔의 ‘감각의 논리’
세잔의 사과와 베이컨의 살
들뢰즈의 지각, 정동 그리고 감각
‘조성된 감각organized sensations의 논리’
세잔에서 베이컨으로
비움의 미학: ‘클리셰’의 배제
세잔과 베이컨 그리고 영국의 현대미술

라캉의 주체와 세잔의 시각구조
세잔의 회화와 라캉의 정신분석 이론
거울 너머 나의 얼굴: 거울단계 이론과 세잔의 자화상
거울 면에서 응시의 스크린으로

메를로퐁티와 ‘세잔의 회의’
‘말없는 사유’
체험된 시각
‘본다’는 행위의 불확실성
미완의 색채 표면: 후기 수채화

베르그송과 세잔의 ‘시간 이미지’
과연, 미술은 공간예술인가?
회화에서의 지속과 기억의 표상
철학과 예술의 병행

보론: 미술사 속 세잔, 그 의미와 해석의 확장사

주註
참고문헌
도판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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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전영백

출판사리뷰

세잔은 고전주의와 인상주의의 진정한 가교자

‘걸작’이라는 것이 특정 시대에 국한되지 않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읽을거리가 풍부한 작품을 말한다고 할 때, 세잔만큼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작가와 작품도 드물다. 세잔은 어찌 보면 그의 시대를 넘어서는 작가라 할 수 있다. 그는 한 장르에 귀속되는 작가라기보다는 ‘모더니즘 회화’라고 하는 미술사에서 전혀 새로운 세계를 열어젖힌 작가이다. 그런 만큼 세잔을 조명하는 방식도 시대에 따라 상당히 다른 양상을 띤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는 사실 당대의 미적 욕망을 반영한다 할 수 있다.

모더니즘 시기에는 세상을 원통, 구(球) 그리고 원추로 보는 세잔의 구조적 시각이 부각되었다. 20세기 입체주의는 세잔 없이는 불가능했고 세잔은 모더니즘의 핵심으로 그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이른바 포스트모던 시기에는 언어의 상징 기능에 해당하는 형태 및 구조보다는 세잔의 색채에 주목하여 이성과 합리를 넘어서는 그의 미적 역량과 그가 살았던 삶의 공간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 책에서 중요한 화두로 삼고 있는 것 또한, 이러한 두 양상 모두를 포괄하는 세잔 회화의 특징으로 이른바 ‘세잔 회화의 역설’이 바로 그것이다. 말하자면, 그의 회화는 형태적인 대상성을 보유하면서도 색채의 유동성과 생동감을 함께 지닌다는 것이다. 세잔의 풍경화에서 보이는 거대한 바위는 견고한 입체이면서도 흔들리는 자연의 숨결을 함께 지닌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인 오늘날까지 그에 대한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양 미술사에서 세잔의 의미는 확고하다. 그는 과거의 고전주의와 현대의 인상주의를 연결하는 진정한 다리였다. 세잔은 시간과 자연에 대한 인상주의의 근본 미학을 수용하면서도 견고한 형태와 깊이 있는 공간을 추구했다. 고전주의의 끝자락에서 시간의 영속성과 불변하는 미적 진리를 고수하고자 했던 것이다.

사상가들을 매료시킨 지적인 화가

세잔은 서양미술사를 통틀어 가장 지적인 작업을 남긴 작가이다. 세잔은 표현의 문제를 넘어 미술의 근본 문제를 다룬 작가라 할 수 있다. 그는 현상적인 묘사보다 대상 자체의 존재에 집중했다. 주체와 대상의 관계에 주목하고, 궁극적으로는 ‘본다’는 감각을 탐구했다. 따라서 세잔이 던지는 화두는 단지 미술의 범주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의 작품은 철학적 사유를 풍부하게 하는 내용의 보고(寶庫)와도 같다. 내로라하는 숱한 철학자와 심리학자들이 세잔을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가 살았던 시대의 사상가들은 물론, 메를로퐁티, 라캉, 들뢰즈 등 현대 철학의 거장들도 세잔을 읽고 토론한다.

이 책은 세잔의 예술에 오랫동안 숨어 있던 의미들을 조명하기 위해 그의 작품에 대한 포스트모던 해석을 시도한다. 특히 미술과 연관되는 철학적 사고와 정신분석학적 인식을 활용하여 세잔의 작품을 들여다본다. 책의 내용은 세잔의 미술세계를 현대의 대표적인 사상가 일곱 명과 접목시키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줄리아 크리스테바, 지그문트 프로이트, 조르주 바타유, 질 들뢰즈, 자크 라캉, 모리스 메를로퐁티, 앙리 베르그송을 차례로 다루는 이 책은 세잔을 바라보는 일곱 가지 시각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이들은 세잔에 대해 직접 글을 남긴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메를로퐁티는 「세잔의 회의」라는 중요한 논문을 썼고, 들뢰즈는 『감각의 논리』에서 베이컨과 함께 세잔을 전격적으로 다루고 있다. 라캉과 바타유는 자신의 저술들에서 세잔을 암시하거나 어느 정도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라캉은 『정신분석학의 네 가지 기본 개념』의 중요한 대목에서 대표성을 띤 ‘예술가(artist)’를 여러 번 언급하고 있는데 그가 바로 세잔이다. 크리스테바의 경우 세잔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지만, 그의 ‘멜랑콜리’ 이론은 세잔 회화의 미적 구조를 심도 있게 설명해 준다. 개정판에 새로 추가된 마지막 장은 다른 사상가들과 달리, 세잔과 부분적으로 같은 시기와 사회를 공유했던 철학자 베르그송의 사유를 다룬다. 시간의 흐름이야말로 유일한 리얼리티라고 믿었던 베르그송의 철학과 병행되는 세잔의 회화를 통해 지속의 이미지를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

이처럼 세잔의 작품과 직ㆍ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일곱 사상가들의 시각을 차례로 살펴보는 시도는 작품의 의미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대에 따라 변화한다는 사고를 기반으로 한다. 이를테면 크리스테바의 멜랑콜리 이론과 기호학적 시각은 세잔의 무표정하고 비인간적인 인물의 표상과 색채의 강도 사이에 근본적인 연관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우울한 마스크가 표면적으로 정서를 가린다고 해도 심도 깊은 색채에서 정서의 깊이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적 눈을 통해서는 세잔의 추하고 관능적이지 않은 누드화를 들여다본다. 특히 반즈 재단의 〈대수욕도〉 등에서 나타나는 성적 정체성이 불명확한 인물들에 대한 분석이 흥미로운데, 이들의 성적 이탈은 프로이트식으로 말하면 오이디푸스적 단계에서 거세공포를 경험하는 신체를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바타유의 에로티즘 미학과 초현실주의 개념으로는 성(性)과 폭력이 가득한 세잔의 초기 작업들을 들여다본다. 세잔의 초기 회화에서 나타나는 여성들은 아름답다기보다는 상당히 추할 뿐만 아니라 성적으로도 노골적이다. 사실 미술사에서는 세잔의 독특한 초기 작품들에 대한 가치평가를 보류해왔고, 1960년대까지만 해도 이 초기 작품들은 전성기 작품의 후광에 완전히 가려져 있었다. 바타유의 에로티즘 미학과 이질성의 철학은 세잔이 왜 사랑의 대상인 여성의 신체를 보편적인 아름다움과는 관계없이 표현했는지에 대한 해답의 단초를 제공해준다.

들뢰즈의 철학에서 중요한 ‘감각’과 ‘형상’의 개념은 세잔의 회화에 대한 철학적 인식을 심도 깊게 해준다. 세잔은 자신의 미학적 목표가 “감각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말하곤 했는데, 들뢰즈가 사용하고 있는 ‘감각의 논리’라는 말도 실은 세잔에게서 가져온 것이다. 들뢰즈는 세잔의 작업에서 ‘재현’이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세잔이나 베이컨 같은 화가가 관심을 가진 것은 외면적인 유사성이 아니라, 순수한 감각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이 장에서는 세잔과 베이컨, 그리고 연관되는 영국 현대작가들의 작품도 다뤄진다.

라캉의 주체와 시각구조에 대한 이론은 세잔의 미술작품을 이해하는 또 다른 길을 제시한다. 특히 ‘거울단계 이론’과 ‘응시 이론’으로 세잔의 독특한 자화상과 최종작인 〈대수욕도〉를 분석하는 대목은 작품과 이론이 맞아떨어지는 절묘함을 느끼게 한다. (세잔의 자화상에 대한 분석은 영국 출판사 블랙웰(Blackwell)에서 출판된 것을 저자가 번역하여 실었다.) 이 장에서는 현대미술에서 중요하게 활용되는 라캉의 거울단계 이론과 응시 이론이 정확하고 핵심적으로 설명되어 있다.

메를로퐁티는 지각을 핵심으로 하는 현상학적 관점에서 세잔을 적극적으로 분석한다. 그의 「세잔의 회의」와 「눈과 정신」에서 메를로퐁티는 세잔의 작품에 대해 직접 서술한 바 있다. 특히 그는 세잔의 후기 작업에서 보이는 표면 구성과 그의 수채화에 감탄하는데, 세잔에 대한 끈질긴 탐구는 그의 예술철학이 추구하는 방향을 보여준다. 메를로퐁티는 세잔의 회화에서 바로 자신이 추구하던 현상학적 지각의 시각적 구현을 발견했던 것이다.

세잔을 베르그송의 시각으로 읽은 것이 마지막 장이다. 베르그송에 따르면, 우리의 의식은 끊임없이 변화를 겪는다. 다시 말해, 어떤 장면을 관찰할 때 아무리 부동자세를 유지하려 해도 우리의 의식은 계속 변화한다. 세잔의 회화는 이렇듯 베르그송이 강조하는 의식의 상태를 시각적으로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세잔의 작품은 시간의 지속성을 나타내는 것이며, 시간의 방식에서 보여지는 공간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일곱 명의 사상가들이 공통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은 세잔 스스로가 캔버스를 앞에 두고 고민했던 화두이다. 즉,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 눈이 경험하는 대상에 대한 감각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시각의 메커니즘에서 주체와 대상은 어떻게 연관되는가, 주체와 대상에 대한 존재론적 인식은 어떠한가 등등. 이러한 화두는 결국 표상을 둘러싼 근본적인 문제들을 제시한다.

또한 이상의 일곱 가지 시각은 세잔의 색채와 흔들리는 공기가 드러내는 비시각적 영역을 인식할 수 있게 해준다. 세잔의 시각적 표상을 통해 모더니즘의 언어중심적 담론이 미처 드러내지 못한 인간 존재의 본질에 다가서게 하는 것이다. 이처럼 일곱 명의 사상가들은 우리를 얽어매는 언어구조를 벗어나 사물의 본질을 바라볼 수 있게 인도해준다. 이를 통해 저자 전영백은 독자들에게 “고정관념과 습관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눈을 벗어나 순수한 시각으로 세상을 볼 것”을 권한다.

포스트모던 미술사의 열린 패러다임

이 책은 다음 두 가지를 특별히 강조한다. 첫째, 포스트모던 시기의 미술사는 열린 패러다임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작품의 미적 표현 자체만 분석하던 소위 전통적인 미술사 방법론은 이제 그 편협한 결벽증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작품의 표상(이미지)은 그 배후의 삶과 분리될 수 없고, 삶이 지니는 내용성은 작품의 형식 분석만으로는 포착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미술 표현과 연관되는 한 철학과 정신분석학 그리고 기호학을 넘나들며 그 접점들을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미술사 방법론의 현대적 흐름을 따른다고 해도 이전의 방법론을 간과할 수는 없다. 전자는 후자의 반영이고, 새로움은 전통과 접목되어야 그 의미를 배가할 수 있다. 요컨대 이 책은 세잔 회화가 갖는 형식 배후의 의미를, 표면 뒤의 깊이를 읽어내려는 노력이다. 즉 모더니즘 시기를 주도했던 형식주의를 간과해서는 안 되며, 그 이후에 부상한 의미론은 형식주의와의 매듭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보는 것이다. 이 책은 양자 간의 팽팽한 긴장감과 종합적 인식이 있어야 균형 잡힌 시각이 가능하다는 태도를 견지한다.

둘째, 이 책은 세잔을 중심에 두고, 궁극적으로 미술의 역사에서 작가를 어떻게 규명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성찰한다. 한 작가의 작업은 그 성격이 애초부터 정해진 것이 아니다. 어떠한 이즘이나 화파는 작가 사후의 인위적인 구분일 뿐이며, 작품의 내용이 처음부터 그렇게 정해지지는 않는다. 이것은 ‘모던’ 혹은 ‘포스트모던’이라는 구분이 시대의 프리즘이자 당대의 문화적 욕망이지, 작품의 속성 자체는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결국 세잔이라는 거목을 통해 독자(관람자) 스스로를 되비쳐보게 하려는 의도를 갖는다. 이는 결국 미술 작품에서 읽어내고자 하는 우리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일반적인 미술사 서적과 다른 이 책의 가치다.

저자는 근현대 서양미술사를 전공하면서 오랫동안 세잔을 연구의 중심으로 삼았다. 국내 학계에서는 후기구조주의 사상을 미술사에 접목시키는 신미술사학(New Art History)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오랜 연구 성과가 집약된 것으로, 세잔이라는 작가의 작업을 19세기 당시의 비평 뿐 아니라, 20세기 전반과 후반에 거쳐 변화된 미술사의 시각을 다뤘다. 그리고 현대의 중요 사상가들의 다층적 관점으로 그의 작품에 대한 풍부한 독해를 시도한 것이다.

상품필수 정보

도서명 세잔의 사과(양장본 Hardcover)
저자/출판사 전영백,한길사
크기/전자책용량 140*195*36
쪽수 608
제품 구성 상품상세참조
출간일 2021-03-25
목차 또는 책소개 상품상세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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