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시민권 운동에 동참했던 니나 시몬, 빌리 홀리데이부터 최근 많은 사랑을 받는 비욘세, 자넬 모네까지 ‘팝 페미니즘’은 그 역사도 길고 음악적 성과도 풍성하다. 이 책은 팝 음악 속에서 페미니즘이 이야기해왔던 메시지와 그 의미를 짚어본다.
목차
팝 음악과 페미니즘, 팝 페미니즘에 관해 쓰는 이유│책머리에
팝 음악과 페미니즘을 연결하다│머리말
1 재즈와 페미니즘, 여성 연주자에 관한 이야기
2 고통받는 흑인들의 슬픔을 담은 목소리
3 1960년대, 대중음악이 만들어지는 시기 속 팝 페미니즘
4 오노 요코, ‘존 레넌의 연인’을 넘어서
5 1980년대를 뒤흔든 두 음악가, 마돈나와 신디 로퍼
6 자넷 잭슨, 최초의 블랙 팝 페미니스트
7 Girls Can Do Anything을 먼저 외친 샤니아 트웨인
8 디바라는 화려한 이름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9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말하는 음악가들
10 빅걸들과 함께한 미카
11 외롭지 않게 힘을 모으자
12 이별의 모습으로 보는 페미니즘
13 다른 관계에 관한 목소리
14 큰 파장을 일으켰던 흑인 음악가의 커밍아웃
15 그들이 당신의 일부이기 때문에 싫어하는가
16 힙합이 다 ‘그런’ 것만은 아니다
17 공권력의 폭력, 저항하는 음악
18 힙합이 여성을 소비하는 방식을 꼬집은 래퍼
19 같은 사랑이야 그리고 같은 힙합이야
20 실패를 노래하다
21 제노포비아가 사라진 사회를 꿈꾸는 음악가
22 어느 난민 출신 음악가의 외침
23 비욘세, 새로운 시대의 페미니즘 아이콘
24 두려움을 뛰어넘어 자유를 선택하라
25 자넬 모네의 음악적 역량
26 팝 음악과 페미니즘 그리고 21세기의 브랜딩
27 기대를 깨는 여성이 성공한다
28 60주년 그래미 어워드를 빛낸 순간
29 새로운 페미니스트 음악가의 탄생
30 페미니즘 펑크, 푸시 라이엇
31 동성결혼 법제화를 지지한 타이완의 팝 스타들
음악평론에서 페미니즘 제기하기│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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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준우
출판사리뷰
과거에는 유명한 음악가 가운데 소수만이 여성인권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냈던 것과 달리, 이제는 함께 연대하고 행동하는 풍경을 많이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2017년 1월 21일 워싱턴 DC에서 열렸던 ‘여성행진’ 행사만 해도 알리샤 키스(Alicia Keys), 자넬 모네(Janelle Monae), 마돈나, 비욘세는 물론 맥스웰(Maxwell), 존 레전드(John Legend)가 함께했다. 지금까지 꾸준히 여성 주체로서 목소리를 내온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 세인트 빈센트(St. Vincent), 핑크(P!nk), 마일리 사이러스(Miley Cyrus)도 참여했다. 빅 션(Big Sean), 안드레 3000(Andre 3000) 같은 래퍼부터 시애라(Ciara),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 등 팝스타도 함께했다. 2018년에는 연대하는 음악가의 수가 더욱 많아졌다. 특히 그래미 어워드에서 자신이 성폭행 피해자임을 공개한 케샤(Kesha)를 지지해준 수많은 여성 음악가의 연대, 특히 SNS에서 #MeToo, #WithYou, #TimesUp 등의 해시태그를 걸며 응원의 목소리를 높인 움직임은 큰 의미가 있었다.
여성이 목소리를 내는 것이 ‘당연하지 않았던’ 분위기에서 이제는 어느 정도 자연스러워진 단계까지 온 것이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라나 델 레이(Lana Del Rey)의 「Fucked My Way Up To The Top」와 아델(Adele)의 “나는 잡지 모델처럼 되고 싶지 않다”라는 발언은 음악 산업 내 남성중심 구조를 드러냈다. 이제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팝 음악가들도 많아졌다. 물론 유명한 이들만 이러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아니다. 해일리 스타인펠드(Hailee Steinfeld)의 「Love Myself」, 피프스 하모니(Fifth Harmony)의 「That’s My Girl」 등 신인이나 인기를 얻기 시작한 가수의 작품 중에서도 여성의 임파워링을 외치는 것이 많다. 메간 트레이너(Meghan Trainor)의「No」는 여성이 ‘아니오’라고 한 건 정말 말 그대로 ‘아니오’라는 것을 이야기함으로써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나는 이러한 작품을 생활 가까이에서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러한 작품이 만들어내는 힘과 효과를 다루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팝 음악은 이만큼 페미니즘과 가까워졌으며 그것도 오랜 시간에 걸쳐서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마돈나를 ‘놀랍고 흥미로운 무언가’로 확대해석하는 동안, 레이디 가가를 ‘급진적이고 특이한 사람’으로 논의하는 동안 안타깝게도 페미니즘은 중요하게 다뤄지지 못하고 기존의 여러 논의 속에서 소비되었다. 우리는 좀 더 즐겁게, 또 우리 것으로 마돈나와 레이디 가가를 즐기고 인용해야 한다.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작품이 발표 되었건 간에 그 작품을 전복적으로 해석하고 향유할 수 있다. 우리의 방식대로 작품을 즐기는 것이다. 그렇게 하다보면 재미있고 불편함 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늘어나고, 현재 발표되는 작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 내게 될 것이다. 앞으로 긴 시간에 걸쳐 팝 페미니즘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팝 음악이 생겨난 이후 여성 음악가는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 그리고 어떤 모습으로 재현되었고 또 어떤 이야기를 해왔는지, 나아가 어떤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지까지 이야기할 것이다.
각각의 작품에 담긴 페미니즘의 의미를 찾아 팝 음악과 페미니즘의 관계에 관해 이야기한다. 여전히 ‘팝 페미니즘’에 관해 이야기하는 건 의미 있다. 그들은 많은 사람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되고 좋은 선례로 남기 때문이다. 시민권 운동에 동참했던 니나 시몬, 빌리 홀리데이부터 최근 많은 사랑을 받는 비욘세, 자넬 모네까지 ‘팝 페미니즘’은 그 역사도 길고 음악적 성과도 풍성하다. 이 책은 팝 음악 속에서 페미니즘이 이야기해왔던 메시지와 그 의미를 짚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