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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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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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수령지 :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31길 9, 2층
ISBN
9788935663453
출판사
한길사
저자
안병은
발행일
2020-11-19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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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마음껏 마음을 아파할 수 있는 세상
“미친 게 아니라 아픈 겁니다”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은 저자 안병은이 정신과의사로서 꿈꾸는 ‘사회’에 관한 에세이다. 저자가 꿈꾸는 세상은 마음껏 마음을 아파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는 지금처럼 수용 위주의 치료로는 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 없다고 말한다. 역사적으로 수용 위주의 정책이 어떻게 실패했는지 밝히고 환자의 결정권을 무시한 강압적이고 광폭한 치료가 남긴 상흔을 살펴본다.

안병은은 수용 위주의 정책을 탈피하고 탈수용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지역사회 안에서 살아가면서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직접 세탁소, 운동화 빨래방, 편의점, 카페를 열어 정신질환자를 고용해 함께 일했다. 현재는 충청남도 홍성군 ‘행복농장’의 이사장으로 농업을 중심으로 정신장애인 직업재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직접 현장에서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탈수용화가 정착되려면 어떤 점들을 보완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사회가 ‘정신질환자’를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과 혐오를 드러내 정신질환자가 실제 갇혀 있는 곳은 우리의 편견 속이라는 걸 꼬집으며 환자와 상담했던 내용을 재구성해서 실제 환자의 목소리를 들려주려고 노력한다. 사회가 정신질환자를 분리하고 배척할수록 그들은 치료를 기피하고, 자신의 병을 수용하지 않으려 한다. 분리와 배척은 정신질환 자체를 범죄로 만들려는 시도다. 이는 자살, 자해, 살인 등 더 큰 사회적 문제만 낳을 뿐이다. 안병은은 그들을 격리 수용한 뒤 사회에서 살아가던 ‘자리’를 빼앗는 게 아닌, 사회에서 잘 적응할 수 있게 하는 ‘돌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목차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
정신과의사가 꿈꾸는 공감과 위로의 세계

마음껏 마음을 아파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다
ㆍ책을 내면서

1 누구를 위한 입원일까
2 신성한 질환에 대하여
3 불편한 존재를 위해 마련된 자리
4 광폭한 치료가 남긴 상흔을 기억하라
5 환청, 진짜목소리를 듣다
6 조현병의 난
7 인간은 자신을 돌볼 수 있는 힘이 있다
8 미친 사람이 미쳤다고 하는 나라가 있다
9 함께 살기 위해 준비해야 할 일곱 가지
10 삶의 거처에서 여럿이 함께 돌보다
11 자유가 치료다
12 우리가 함께라면 할 수 있다
13 공동체,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품다
14 행복 농사를 짓다
15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동네’를 꿈꾸다

실천적 연대를 위한 시간
ㆍ추천하는 글

저자

안병은

출판사리뷰

“미친 게 아니라 아픈 겁니다”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


“망상이나 환청을 숨기지 않아도 되며 중증 정신질환자도 사람대접을 받을 수 있는 세상. 자신의 아픔을 인정받을 수 있는 세상. 마음껏 마음을 아파할 수 있는 세상. 나는 그런 세상을 위한 혁명을 꿈꾼다. 이 책은 나의 혁명에 관한 책이다.”_42쪽


마음껏 마음을 아파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다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은 저자 안병은이 정신과의사로서 꿈꾸는 ‘사회’에 관한 에세이다. 저자가 꿈꾸는 세상은 마음껏 마음을 아파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는 지금처럼 수용 위주의 치료로는 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 없다고 말한다. 역사적으로 수용 위주의 정책이 어떻게 실패했는지 밝히고 환자의 결정권을 무시한 강압적이고 광폭한 치료가 남긴 상흔을 살펴본다.
안병은은 수용 위주의 정책을 탈피하고 탈수용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지역사회 안에서 살아가면서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안병은은 직접 세탁소, 운동화 빨래방, 편의점, 카페를 열어 정신질환자를 고용해 함께 일했다. 현재는 충청남도 홍성군 ‘행복농장’의 이사장으로 농업을 중심으로 정신장애인 직업재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직접 현장에서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탈수용화가 정착되려면 어떤 점들을 보완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이 책은 사회가 ‘정신질환자’를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과 혐오를 드러내 정신질환자가 실제 갇혀 있는 곳은 우리의 편견 속이라는 걸 꼬집으며 환자와 상담했던 내용을 재구성해서 실제 환자의 목소리를 들려주려고 노력한다.
사회가 정신질환자를 분리하고 배척할수록 그들은 치료를 기피하고, 자신의 병을 수용하지 않으려 한다. 분리와 배척은 정신질환 자체를 범죄로 만들려는 시도다. 이는 자살, 자해, 살인 등 더 큰 사회적 문제만 낳을 뿐이다. 안병은은 그들을 격리 수용함으로서 그들의 사회적 ‘자리’를 빼앗는 게 아닌,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게 하는 ‘돌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중증 정신질환에 대한 수용 위주의 정책, 그 공포스런 배제의 두려움은 아직도 우리 모두의 생각 속에서 살아 있다. 정신병원은 진정 치료를 위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 병원에서의 치료도 치료다우면 좋겠다. 정말 힘들 때면 병원에 가 쉬면서 치료받고 회복해서 빨리 사회 속 나의 자리로 다시 돌아오는 게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한 사회가 되어야한다.”_94쪽

정신질환자에게 눈감는 국가

배제와 감금의 역사
1985년 47개이던 정신요양시설은 1988년 서울 올림픽 직전에 급증하기 시작해 1990년에는 74개가 되었다.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전 세계에 문명화된 모습을 보여주고자 존재 자체가 불편한 자들의 자리를 박탈하고 강제로 수용소로 쫓아낸 것이다”(89쪽). 1984년부터 2015년까지 약 30년 동안 정신보건시설의 병상 수는 1만 4,456병상에서 9만 7,526병상으로 증가했다. 치료받을 수 있는 시설이 늘어났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겠으나 “정신질환자는 치료를 위해 입원하는 것이 아니라 ‘통제’를 위해 병원에 입원당했다. 1994년 자의입원 비율은 4퍼센트에 불과했고 내내 10퍼센트를 넘지 못하다가 2006년부터 10퍼센트대에 들어섰다. 2010년에 이르러서야 겨우 20퍼센트가 되었다. 나머지는 대부분 타의에 의한 입원이었다”(89-90쪽). OECD 회원국의 조현병 환자 평균 재원 기간은 2016년 기준 50일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303일에 달한다.

정신질환자에게 눈감는 열악한 수가제도
“국가는 입원 일수와 병상의 증가가 치료받을 권리의 확대고, 그들이 질 좋은 치료를 받고 있다고 믿고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치료 명목으로 국가는 턱없이 부족한 비용을 지급할 뿐이다 더구나 국가가 의료급여 환자에게 지급하는 치료비는 건강보험 환자에게 지급하는 치료비의 60퍼센트에 불과하다”(91쪽).
단지 의료급여 환자라는 이유로 동등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차별적인 서비스를 받는 것이다. 2000년대를 살펴보면 정신보건시설에 입원, 입소해 있는 사람의 60퍼센트는 의료급여 환자였다. 2017년만 해도 66.9퍼센트에 달하는 5만 1,629명이 의료급여 환자였다. 요양원의 경우는 더 심각해 전국 59개소인 정신요양시설의 경우 전체 입소자 가운데 86.7퍼센트가 의료급여 환자였다.
OECD 회원국과 비교했을 때 1인당 정신보건 예산은 OECD 가입국이 24,000원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3,889원에 불과하다. 이런 열악한 정신과 수가제도로는 병원이 충분한 인력을 확보해 질 좋은 치료를 제공하기가 힘들다. 병원은 최소한의 비용만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 2019년 정신보건예산은 전체 보건분야 예산 가운데 1.5퍼센트로 책정되었다. WHO가 권고하는 5퍼센트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현 상황에서 국가는 저렴한 비용으로 중증 정신질환자를 정신병원에 수용해 치료 아닌 치료를 암묵적으로 조장한다. 국가는 정신병원을 사실상 ‘수용시설’처럼 운영하는 게 가장 저렴하기 때문에 이를 방치하는 꼴이다”_52쪽.

미친 게 아니라 아픈 겁니다

안병은은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대부분 정신질환 환자들은 “도저히 견딜 수 없을 때” 병원을 찾는다는 것이다. 이는 분명 다른 질환을 앓을 때와는 다르다. 이런 망설임과 기피는 어디서 오는 걸까.
첫째, 다른 신체질환과 달리 정신질환을 진료하는 방법이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의학에서는 ‘아프다’를 ‘증상’(symptom)과 ‘징후’(sign)라고 부른다. 이때 증상은 “병을 앓을 때 나타나는 여러 상태나 모양으로 환자가 자각하는 병적 상태, 즉 주관적인 인식을 뜻한다”(173쪽). 반면 징후는 외부에서 눈으로 볼 수 있거나 진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병적 상태를 뜻한다. 대체로 정신과에서는 증상을 통해 진단을 내린다. 하지만 증상은 징후보다 불명확하고 불확실하다. 또 환자 개인은 “어느 정도의 증상까지를 정신질환으로 여겨야 하는지 가늠하기 어렵다”(174쪽). 이런 이유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것이다.
둘째, “내가 겪고 있는 고통이 정신질환이라는 ‘말도 안 되는 질환’임을 인정하기 싫은 마음 때문이다”(174쪽).
“저 안 미쳤는데요.”
정신질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환자들은 자신이 증상으로 아픈 것보다 ‘미친 사람’으로 여겨지는 것을 더 힘들어한다.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아픈데도 차마 아프다고 말하지 못한다. 마음 놓고 아파할 수 없고 병원에 가서 아프다고 토로할 수도 없다. 우리나라는 치료를 ‘벌칙’이나 ‘처벌’로 여기기 때문이다.
환자가 처음으로 증상을 인식했을 때 또는 증상인지는 알 수 없지만 무언가 불편하고 아프다고 생각했을 때 정신과 진료를 통해 도움을 받았다면 어땠을까. “조기에 치료받을 수 있는 체계와 치료를 부정적으로 인식하지 않는 환경이 갖춰져 있었다면 좀더 일찍 도움을 받을 것이다”(178쪽).

나는 미친 사람이 미쳤다고 말하는 나라를 알고 있다

“나는 미친 사람이 자진해서 미쳤다고 말하는 나라를 알고 있다.”(188쪽)

안병은은 ‘세계의심장’이란 NGO단체에서 수년간 캄보디아로 정신질환 진료를 다닌다. 그는 ‘세계의심장’이 매년 캄보디아에서 여는 의료캠프의 전체적인 운영을 돕기 위해 참석했다가 우연히 정신과적 문제가 있는 환자를 만난 후 매달 캄보디아에 방문해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조현병 유병률은 어느 문화권이나 나라와 상관없이 대개 일정하며 보통 100명 가운데 1명에게서 나타난다. “당연히 캄보디아에도 조현병 환자가 있을 터이니 새삼스럽지는 않았다”(189쪽). 하지만 캄보디아의 정신병 환자는 우리나라 환자와는 다른 점이 있었다. 캄보디아 환자들은 “미치지 않았다”는 말이 아닌 “아프다”는 말로 시작한다. 비슷한 증상을 겪은 사람이 회복되는 것을 보고 자발적으로 나를 찾아와 진료받기도 했다.
이곳 사람들은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이 없는 만큼 낙인이나 편견도 적다. 정신과의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들은 증상으로 인한 괴로움을 덜어내기 위해 의사에게 도움받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192쪽).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하지 않은 풍경이 이곳에서는 당연하다.

“그가 한국의 환자와 달랐던 것은 거리낌 없이 자신의 증상을 나에게 얘기했다는 점이다. 그는 내과에 가서 배가 아프다고 얘기하는 것처럼, 자신이 환청 때문에 겪는 괴로움과 고통에 대해 얘기했다. 아픔을 표현하고 자연스럽게 도움을 요청했다. 사실 자연스러운 이 장면, 의사에게 아픈 곳을 얘기하고 도움을 청하는 장면이 한국에서는 결코 자연스럽지 않다. 우리는 보통 의사는 묻고 가족은 옆에서 추궁하며 환자는 부정한다.”(189쪽)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동네’를 꿈꾸다

“당신이 지역에서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제일 필요한가요?”(327쪽)

안병은은 수련의 시절 폐쇄병동을 더 나은 치료적 환경으로 바꾸기 위해 많은 시도를 했다. 개방병동을 열어 환자들이 자유롭게 바깥출입을 할 수 있게 했으며 여러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병원 밖 사회는 쉽사리 바뀌지 않았다. “환자들이 병원 밖으로 나오는 것을 세상은 허락하지 않았고, 그들은 점차 병원 안에서 만성화되었다”(326쪽).
안병은은 어떻게 하면 환자들이 병을 딛고 일어서서 자신이 나고 자란 곳, 자신들의 자리와 공간에서 살아가게끔 도울 수 있을지 고민했다. 대부분 환자는 살아갈 공간이 필요하고, 직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정신장애인을 고용하는 곳은 별로 없었다. 어렵게 취직을 하더라도 직업을 유지하는 또 다른 어려움이 남아 있지만 애초에 일을 시작할 수도 없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왜 정신장애인을 고용하길 꺼려 할까. 그들이 막상 직업을 구해도 왜 유지하기가 어려울까. 나는 수없이 질문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직접 한번 해보자’였다. 고민만으로는 알 수 없었다. 직접 해보지 않고 뭐가 문제인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직접 부딪치며 그 어려움은 무엇인지 정신건강전문가로서 알고 싶었다. 정신건강전문가로서 언제까지나 국가 탓, 사회 탓, 남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한번 일을 저질러보자고 생각했다.”_328쪽

안병은은 사회적 기업 ‘우리동네’를 설립해 중증 정신장애인과 많은 일을 벌였다. ‘우리동네’는 정신장애인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경제적인 활동을 지원하고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게 돕는다.

네덜란드 돌봄농업과 홍성군 행복농장

후퍼 클라인 마리엔달 농장
네덜란드 동부지역 아른헴(Arnhem)에 위치한 후퍼 클라인 마리엔달 농장은 “일평균 25명 정도의 대상자가 농장을 이용하고 지적장애, 학습장애, 치매 노인 등 다양한 그룹을 대상으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310쪽).
치매 노인을 위한 주간보호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는데 대부분 과거 농부로 살았다. 이들에게 농업은 가장 익숙하고 편안하며 즐거운 일이다.

파라다이스 농장
네덜란드의 파라다이스 농장은 “일평균 25명 정도의 자폐아동, 성인 정신질환자 그리고 치매 노인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농장에서는 유기농 방식으로 닭, 돼지, 소 등을 사육하고 그 외에도 다양한 작물을 재배한다”(311쪽).
이 작물들은 농장 내 상점에서 판매한다. 프로그램은 참여자가 다른 사람과 어울리며 즐길 수 있도록 작업 중심이 아닌 대상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처럼 농장 곳곳에서 마주하는 대상자 중심의 프로그램 설계와 진행은 돌봄농장의 필수적인 부분임을 다시 일깨워준다”(312쪽).

홍성군 행복농장
안병은은 2014년 초 충남 홍성군 장곡면에 660제곱미터짜리 비닐하우스 두 동을 임대해 농촌형 직업재활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부추를 재배했는데 마을 이장님과 주민들 그리고 충남정신건강센터 직원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316쪽).
농업을 중심으로 정신장애인들이 지역사회 속에서 직업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과정은 일일체험, 기초과정, 심화과정, 인턴 등으로 나뉘어 있고 정신재활시설과 정신건강센터 회원이 참가 대상이다. 2014년 가을에 처음 시작해 매년 진행하고 있으며, 이중 인턴까지 거친 정신장애인 두 분은 현재 행복농장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317쪽). 그중 한 분이 김화천 님이다. 김화천 님은 2014년 처음 이 과정에 참여했고 이후 행복농장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결혼 후 20대에 조현병이 발병해 가족들과 멀어져 정신요양원에서 오랜 세월을 살았지만 행복농장을 만나 취업을 하고 자립했다”(317쪽).
행복농장이라는 직장, 농사라는 일, 그리고 직장동료와 지역사회는 정신장애인이 주체성을 갖고 지역의 일원으로 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이다. 김화천 님은 이렇게 말한다.

“내가 직장을 놓지 않는 첫 번째 이유는 바람을 쐬서 좋고, 두 번째는 월급을 받아서 좋기 때문입니다. 우리 환자들은 갇혀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저는 자연을 사랑하고 농업을 사랑하고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사랑합니다. 농사일은 편안한 마음과 돈을 벌어 독립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하고 보다 큰 꿈을 꾸게 해줍니다. 내가 환자라는 생각보다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생각하게 합니다.”_320쪽

마음의 아픔을 얘기할 수 있고 이를 아픔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

안병은은 2007년 정신장애인과 편의점을 운영할 때, 함께 일하던 직원들과 1박 2일로 워크숍을 갔다. 다 같이 찜질방에 가고 싶다는 요청에 근처 찜질방을 가게 되었는데 약 먹을 시간이 되자 장난을 좋아하는 유쾌한 직원이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자신들이 찜질방 한가운데에 일렬로 줄을 서 있을 테니까 선생님이 자신들에게 약을 찢어달라는 농담이었다. 정신병원에서의 경험을 다시 한번 맛보고 싶다고 하면서 말이다”(200쪽).
폐쇄병동에 입원했던 일은 정말 힘들었던 경험일 것이다. 타의로 입원하는 많은 사람이 약을 거부한다. 왜 먹는지 모르고 강제로 투약받기 때문이다. 그들이 이처럼 상처로 남은 과거를 놀이의 방식으로 승화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아픔을 드러내도 받아들을 수 있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믿음”(200쪽)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미친 것’을 단순히 미쳤다가 아니라 힘듦이나 아픔으로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들도 자신들이 지닌 고통과 아픔을 얘기하고 도움을 요청하고 싶어 한다. 우리가 그들에게 미쳤다는 멸시와 차가운 냉대를 보내왔기에 그들은 침묵한 채 혼자서 괴로워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사회가 아픔을 얘기할 수 있는, 또 아픔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201쪽).

상품필수 정보

도서명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
저자/출판사 안병은,한길사
크기/전자책용량 128*188*20
쪽수 360
제품 구성 상품상세참조
출간일 2020-11-19
목차 또는 책소개 상품상세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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