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책은 교사로서의 저자의 삶과 생각, 신념과 철학을 밀착해 보여준다. 책의 전반부는 지난 교사 시절의 이야기로 제자들과의 사연과 일화들이 수필체의 정갈한 문장 속에 진실하게 회상되고 있다. 일화 곳곳에는 사소한 실천 하나에도 학생들을 배려하는 그만의 선생다움이 묻어난다. 책의 후반부는 “페이스북 친구들과 나눈 우리 교육이야기”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교육 현안과 정책에 대해 페이스북 상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나눈 의견과 생각들을 정리했다.
목차
그래도 교육이 희망이다 l 책을 내면서
1 나는 언제나 교사였습니다
다시 학교를 생각한다
제자의 딸
희망의 우리학교
서울구치소에서
‘아우내’의 추억
폭력교사 실패기
같은 학동이 되어
학생 한 명에 교사 넷
한빛산업 시절
용진이의 용기
어쩌다 우리가 이렇게 됐니?
교육민주화선언
다시 법정에서
사표를 쓰며
민혁이 아빠
아침 신문을 집어들며
나는 교사인가
홍희덕을 생각한다
일어나라, 이병우!
내게도 이런 친구 하나 있으면
다시 용산에서
유치장에서 씁니다
누가 법을 어기는가
슬픈 시대의 비겁한 자들
2 페이스북 친구들과 함께 교육을 말하다
청소년의 반대말은 자유
비만보다 더 심각한 결식 l 먼저 가르쳐야만 앞서 가는가 l 청소년의 노동인권교육
현장실습생들의 노동현실 l 과도한 경쟁교육을 막아야 l ‘청소년’의 반대말은 ‘자유’
두 교육감의 생각 차이 l 대곡초등학교의 학교 살리기 l 일제고사 실시를 앞두고
편법?탈법?위법의 사교육시장 l 농어산촌 교육의 황폐화 l 학교폭력에 대한 교육적 접근
학교폭력의 발생요인 l 죽음의 입시경쟁교육을 중단해주세요
선생님도 아프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 l 교사들의 사기를 북돋우자 l 노동절의 선물
학교 종사자들의 고용 안정 l 김상곤 교육감의 믿음과 자신감 l 교사의 평가권
영어 공교육의 그늘 l 상담전문교사가 절실하다 l 기간제 교사는 공무원이 아닌가
가고 싶은 학교, 보내고 싶은 학교
학교민주주의의 실천 l 스스로 길을 찾는 학생들 l 아이들을 살리는 7가지 약속
‘희망의 우리학교’ 여는 날 l 밥상머리 교육 l 대안으로 떠오르는 혁신학교
소외계층에 대학교육의 기회를 l 농어산촌의 사라지는 작은 학교 l 진화론을 가르치지 말라니
톨스토이의 국민교육론 l 학교 앞 청소년 카페 l 장애학생의 교육권 실현
진보교육은 더욱 현장으로 l 교육위원에게 교육위 의장을 300 l 교육의 희망은 아줌마
살아 있는 것은 아프다
자기 정화의 길 l 곽노현 교육감은 말한다 l 평화가 가득하기를 l 자립해서 살 권리
권정생 선생의 유서 l 살아 있는 것은 아프다 l 2천 원의 행복 l 노령화 사회의 고민
찌질한 인생 l 쫀쫀한 인생 l 신의 손 l 지하철 안에서 l 그 아저씨
그 아가씨 l 커피공화국 l 짜장면 한 그릇 l 택시 타기 l 식당 아줌마
지하철 신문 수거 l 기사님만 인사하는
저자
이수호
출판사리뷰
교육운동가 이수호의 나의 교사 시절…신뢰와 존중으로 한 시대를 건너다
SNS의 열띤 소통과 공감…교육자치의 실현 등 더 나은 교육의 길을 찾아서
교육이 아프다
교육 문제로 오늘도 우리 사회는 아프다. 청소년들의 학교폭력과 자살, 성적 줄 세우기의 경쟁교육, 무너지는 공교육, 치솟는 사교육비와 등록금, 수시로 바뀌는 입시전형 등, 초등학교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성한 데가 없다. 탁상공론과 임시방편의 교육 정책은 부작용을 낳고, 어떤 정부의 어떤 정책으로도 치유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학교 무용론’, ‘교육 불가능의 시대’라는 진단도 나온다. 어느 현장 교사의, “지금 학교가 존재하는 것은 다른 이유가 없다. 국가는 거둔 세금을 써야 하고, 교사는 월급을 받아야 하며, 학생은 졸업장을 받아야 하고, 부모는 아이를 맡길 때가 없기 때문이다”라는 말은 가슴을 친다. 근본 대책이 필요한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묘안이 떠오르지 않는다.
교사들이 먼저 나서자
이런 교육 현실을 누구보다 안타깝게 바라보는 이들은 일선의 교사들일 것이다. 소명의식과 책임감을 통감하기에 그들은 오늘도 흔들리는 교육의 자리를 힘겹게 지키고 있다. 의미도 감동도 없는 교육현장, 정말 희망은 없는 것일까. 아니다, 여기 “그래도 교육이 희망”이라고 말하는 이가 있다. 참교육을 위해 헌신해온 교육운동가 이수호가 바로 그다. 전교조 위원장과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내고, 우리 사회 갈등의 현장에는 어김없이 참여해 발언해온 시민운동가이자, 또한 맑은 시어로 세상을 보듬고자 하는 시인이다.
그러나 이 모두에 앞서 두드러지는 그의 정체성은 33년간 교직에 몸담았던 천생이 교사라는 사실이다. 그 오랜 경험에서 오는 믿음 때문일까, 교사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 때문일까, 그는 “꼬일 때로 꼬인 교육 문제를 바로잡는 첫째가 교사”이며, “교사의 교육적 헌신은 문제해결의 처음이요 근본”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힘들지만 안타깝게도 다른 길이 없기 때문에 교사가 더 책임 있게 나서야 하고 그것이 순서”라고 말한다.
나의 교사 시절: 사랑과 신뢰, 존중이 넘치는 학교
『다시 학교를 생각한다』는 이처럼 교사로서 이수호의 삶과 생각, 신념과 철학을 밀착해 엿볼 수 있다. 책의 전반부는 지난 교사 시절의 이야기로 제자들과의 사연과 일화들이 수필체의 정갈한 문장 속에 진실하게 회상되고 있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스승과 제자, 아니 교육 전체의 근본 가치가 사랑과 신뢰, 존중이라는 그 분명한 진리를 온몸으로 보여준다. 일화 곳곳에는 사소한 실천 하나에도 학생들을 배려하는 그만의 선생다움이 묻어난다. 수업시간에 교실에 들어갈 때 항상 노크를 하고, 인사 태도가 불량하다고 몇 번이고 되풀이시켜 인사를 마치 벌의 수단으로 삼지 않았으며(「제자의 딸」), 생일이면 적절한 책을 골라 선물하고, 가정방문 가서 어려운 형편을 보고는 앉은뱅이책상 하나를 선뜻 사주기도 한다(「다시 학교를 생각한다」). 잘못한 제자를 진심으로 사랑하기에 그 부모 앞에서 매를 들고(「폭력교사 실패기」), 때로는 야학생들의 부추김에 소질에도 없는 공장을 차린 어리숙한 사내기도 하다(「한빛산업 시절」).
스승과 제자, 한 시대를 함께 건너다
그런 마음결을 제자들은 잘 알았다. 그래서 곤경에 처한 스승을 위해 기꺼이 나섰다. 1980년대 교육운동으로 해직의 위기나 경찰에 쫓길 때는 연좌시위로 막아서고(「교육민주화선언」), 법정에서 징계 철회를 바라며 용감히 증언도 했다(「용진이의 용기」). 세월이 흘러 사회 속에서 그런 제자들과의 만남은 또 다른 관계로 확장되었다. 때로는 판사가 된 제자가 자신이 관련된 사건을 맡으면서(「다시 법정에서」), 교정계 공무원이 된 제자가 있는 구치소에 수감되면서(「서울구치소에서」), 배움터에서 서로 같은 학생이 되어서(「같은 학동이 되어」), 그렇게 제자들과 만남은 이어졌다. 그는 말한다.
“이 어려운 시대를 같이 살면서 새로운 만남과 관계로 연결되고, 이제는 오히려 나의 교사가 되어 나를 가르치는 그런 얼굴들”이 되어 있었다고. 제자들은 사회 곳곳에서 의젓이 활동했다. 그 역시 교직을 떠나 시위현장에 서거나 사회운동과 정치를 할 때도 “그 모두가 이 시대 교사의 사명과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학교도 학교지만, 그 이후 각자가 어떤 삶을 사느냐가 더 중요함을 몸소 보여준다. “평교사로 지내며 아이들 박수와 노래 속에서 정년 퇴임식을 맞으려 했던, 소박하지만 가장 컸던 그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그는 가장 행복하고 보람된 교사다.
교육운동의 전면에서
그는 1974년 혈기왕성한 스물일곱에 울진군 제동중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첫 발을 내딛었다. 그뒤 1977년 서울 수유리의 명문사립 신일중고등학교로 옮겨, 1989년 (5월 28일) 전교조 결성에 앞장섰다가 해직될 때까지 12년간을 가르치고, 다시 전교조 합법화와 함께 10년 만에 실업계 학교인 선린인터넷고등학교에 복직하여 2008년 진보정치의 요청을 받고 민주노동당 혁신재당창위원장으로 활동하기 위해 사표를 쓰기까지 33년을 교사로 살았다. 중견 교사로 접어들던 1980년대에는 민주화운동의 봇물이 교육운동에도 큰 변화를 일으켰다. 시대의 흐름 속에서 그는 1983년 YMCA 교사회 활동을 시작으로, 86년 5월 교육민주화선언, 88년 전교협, 89년 전교조 결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교육 민주화 운동의 전면에서 활동하고, 구속과 해직을 당했다.
페이스북 친구들과 함께 교육을 말하다
책의 후반부는 “페이스북 친구들과 나눈 우리 교육이야기”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교육 현안과 정책에 대해 페이스북 상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나눈 의견과 생각들을 정리했다. 이런 방법의 소통은 그가 진보정치에 참여해 중요한 선거를 치르는 동안 SNS의 영향력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명색이 교사였기에 지금 교육에 답답함이 왜 없었으랴. 우울한 마음을 달랠 겸 가볍게 시작한 일이, 수백 명의 공감과 수십 명의 토론 댓글이 달리고, 어느덧 ‘페친’ 수 5천 명에 이르게 되었다. 그만큼 교육의 심각성을 공감하는 이들이 많고, 그들은 진지했다. 결식아동, 일제고사 실시, 선행학습, 사교육시장, 학교폭력, 학교 종사자의 비정규직, 혁신학교, 장애학생의 교육권, 농산어촌의 사라지는 작은 학교 등, 이 책은 학생?교사?학교를 구분할 것 없이 우리 교육이 처한 문제의 지점들을 스케치하고 있다. 결론을 얻자는 것이 아니다. 소통과 공감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교육의 큰 물줄기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모두가 주인이요 이해당사자”이기 때문에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소중하다.
교육은 우리 사회의 종속 변수이기에 다른 사회현상과 직결되어 있다. 사교육시장, 학벌사회, 학력에 따른 임금 격차 등이다. 이런 것들과 함께 변화하려는 노력 없이는, 교육만 가지고 아무리 발버둥 쳐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런 것들을 핑계 삼으며 교육(학교)에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교육부터 활로를 찾으려는 노력을 먼저 해야 한다. 그가 더욱 절실하게 교육을 붙잡으려는 이유이고, 그러는 한 그는 언제나 교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