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광활한 우주에 우리만 존재하는 것일까?
지구 너머 생명체를 탐사하는 과학자들의 도전을 그리다
2012년 8월, NASA의 네 번째 화성탐사 로봇 ‘큐리오시티’(Curiosity)가 화성에 성공적으로 착륙하면서 화성생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구 너머 생명을 찾는 과학인 우주생물학은 행성 탐사를 비롯해 천체 관측, 생명의 기원 연구 등 수많은 시도들을 하고 있다. 『퍼스트 콘택트』(First Contact)는 이러한 논란을 헤치고 상상을 뛰어넘는 도전을 계속하고 있는 과학자들의 세계를 생생하고 세밀하게 그려낸다. 저자 마크 코프먼은 그 세계 속으로 직접 들어가 몸소 체험하고 눈으로 확인한 탐사 과정을 이 책에서 보고한다.
우리의 인식을 뒤흔들 미지 생명과의 ‘첫 만남’은 분명 가능할 것이며, 자신이 왜 그렇게 믿게 되었는지 그 증거와, 이를 반박하는 이론들을 일반 독자들도 이해할 수 있게 과학기자의 눈으로 그려낸다. 아직은 낯선 우주생물학 분야의 현재와 그 과학자들의 놀라운 도전기를 그려낸 『퍼스트 콘택트』는 우리가 어떠한 목표를 향해 가야 할지에 대한 하나의 이정표를 제시해줄 것이다.
목차
한국 독자들에게
무한한 상상력과 도전이 기다리는 세계|옮긴이의 말
제1장 그중에서도 가장 큰 발견
제2장 정말로 극단적인 생명체
제3장 살아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제4장 생명의 불꽃
제5장 화성의 생명을 추적하며
제6장 증명을 기다리는 세 가지 놀라운 발견
제7장 외계행성 찾기
제8장 생명, 그리고 물리학의 법칙
제9장 먼 곳에 있는 지적 생명체들의 세계
제10장 첫 만남 이후
감사의 말
출처에 대한 노트
참고문헌
찾아보기
저자
마크 코프먼
출판사리뷰
지구 너머 생명체를 탐사하는 과학자들의 도전을 그리다
2012년 8월, NASA의 네 번째 화성탐사 로봇 ‘큐리오시티’(Curiosity)가 화성에 성공적으로 착륙하면서 화성생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높이 2.13미터, 길이 약 3미터에 무게 900킬로그램 가량인 육중한 체구의 이 로봇은 2년간 19여 킬로미터를 이동할 수 있게 설계되었고, 지금 화성에서 생명의 흔적을 조사하고 있다.
지구 너머 생명을 찾는 과학인 우주생물학은 행성 탐사를 비롯해 천체 관측, 생명의 기원 연구 등 수많은 시도들을 하고 있다. 지금 이 분야는 생명의 정의와 같은 원초적 존재론부터 신의 창조론까지 인간의 모든 영역에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퍼스트 콘택트』(First Contact)는 이러한 논란을 헤치고 상상을 뛰어넘는 도전을 계속하고 있는 과학자들의 세계를 생생하고 세밀하게 그려낸다. 저자 마크 코프먼은 그 세계 속으로 직접 들어가 몸소 체험하고 눈으로 확인한 탐사 과정을 이 책에서 보고한다. 그는 탐사 현장을 찾아 지하 세계로, 남극으로, 사막으로 향했고, 세계 각지의 천문대와 연구실의 문을 두드렸으며, 우주생물학 연구를 이해하고자 관련 자료들을 꼼꼼히 파고들었다.
취재의 결과, 그는 우주생물학이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이룰 21세기의 과학혁명을 예고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코프먼은 우리의 인식을 뒤흔들 미지 생명과의 ‘첫 만남’은 분명 가능할 것이며, 자신이 왜 그렇게 믿게 되었는지 그 증거와, 이를 반박하는 이론들을 일반 독자들도 이해할 수 있게 과학기자의 눈으로 그려낸다.
알려지지 않은 생명의 증거를 찾는 과학자들은 마치 CSI과학수사대처럼 지구 구석구석과 저 너머 외계행성까지 광활한 범위에서 사소한 단서들까지 추적한다. 그 결과 우리는 의미 있는 과학적 결과들을 얻었지만 여전히 이것들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생명의 증거 1. 극한 환경에 서식하는 극단미생물과 미세화석
툴리스 온스톳(Tullis Onstott)이 남아프리카 광산에서 살아 있는 미생물을 발견한 것을 시작으로, 극단적으로 춥거나 덥거나 햇빛이 전혀 비추지 않는 극한적인 환경에서 서식하는 미생물들이 꾸준히 발견되고 있다. 이러한 장소들은 화성과 흡사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다세포 생물인 이 미생물들은 생명에 필수라고 여겨진 요소들, 즉 탄소나 질소, 인 대신에 비소나 황을 기반으로 가지기도 할뿐더러, 극단적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름의 진화를 거듭했다.
이러한 미생물들은 오래전 운석충돌을 통해 우주에서 지구로 전해진 것이라고 믿는 과학자들이 있다. 지구에 떨어진 운석에서 이와 유사한 미생물이 살고 있는 ‘미세화석’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세화석을 주장하는 연구자들이 대표 증거로 내세운 ‘머치슨 운석’, ‘앨런 힐스 84001 암석’(ALH 84001) 등에서 미생물이 발견된 이유는 지구에서 오염되었기 때문이라는 반박도 제기된다. 이에 대응해 데이비드 맥케이(David Mckay)처럼 미세화석을 주장하는 연구자들은 새로이 화석화된 박테리아는 그 안에 많은 질소를 담고 있지만 고대의 것은 그렇지 않고, 미세화석들이 지구에서 일어날 수 없는 것으로 보이는 광물질 이딩사이트 안에 봉인되어 있다는 것을 증거로 내세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 역시 논란을 피할 수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이 외계에도 같은 현상으로 생긴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생물학적인 작용이 아닌 화학적 작용으로 이러한 흔적들이 남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생명의 정의’에 대한 논란은 외계생명 탐사에 늘 가장 큰 장벽으로 존재하고 있다.
생명의 증거 2. 연구실에서 생명을 만들어낸 밀러-유리의 실험
그간 화성에 생명이 존재한다는 주장이 근거 없는 미신처럼 여겨져 실질적인 연구가 수행되기 어려웠던 데에는 무엇보다 ‘생명’이란 무엇인지 그 정의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우주생물학자들은 오늘날의 생명에 대한 정의들은 마치 중세에 “물은 무색무취의 아무런 맛이 없는 물질”로 정의내린 상황과 같다고 말한다. 앙투안 라부아지에가 분자 이론을 내놓기 이전까지 물의 본질적인 분자 특질이 알려지지 않았던 것처럼, 지금은 생명의 정의를 내리기 위하여 필요한 기본 지식이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그들은 외계에서 살아 있다고 할 만한 ‘무언가’를 발견할 때, 우리는 비로소 생명을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러한 이유들로 1976년 첫 번째 화성탐사미션인 바이킹 착륙선이 수행한 생물학 실험에서 화성의 ‘생명’이 발견되었다는 증거는 여전히 논란 속에 갇혀 있다. 당시 이를 검증하는 실험에서 정반대의 결과가 도출되었다는 것이 논란의 시작이었지만, 그 대조실험의 기기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밝혀진 이후에도 아직 바이킹 실험이 생명의 증거로 채택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50여 년 전 스탠리 밀러(Stanley Miller)와 해럴드 유리(Harold Urey)가 수행한 ‘생명의 기원 실험’은 비유기체의 구성물에서 지구 생명에 필수적인 아미노산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비록 우리가 외계생명을 정의할 수는 없어도 지구에서 생명을 이루는 기본 구성체들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를 보여준 이 실험은 생명 발생의 무한한 가능성을 알려주었다. 밀러-유리의 실험은 이후 ‘우주생물학’의 기원이 되었다.
생명의 증거 3. 지구를 닮은 외계행성들의 발견
1990년대 중후반 등장한 우주생물학이 불과 몇 년 사이 새로운 시대를 열 과학으로 주목받게 된 것은 외계태양계의 행성인 ‘51 페가시’(51 Pegasi)가 처음으로 발견되고, 곧이어 많은 외계행성이 발견되면서부터다. NASA는 1998년 이들 외계행성의 발견과 함께 공식적인 우주생물학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외계행성 탐사의 권위자 폴 버틀러(Paul Butler)는 우리 태양계로부터 20광년 떨어진 생명이 서식 가능한 지역에서 글리제 581G(Gliese 581G)라는 행성을 발견했다. 지난 15년간 500개 이상의 외계행성이 발견되었는데, 지구보다 서너 배밖에 크지 않은 이 행성은 외계에도 지구와 유사한 행성이 있을 가능성을 높였다.
지구와 비슷한 외계행성의 발견은 기독교 신앙에 가장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ETI, 즉 지적 외계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높여주는 이러한 발견은 신이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지구에 왔다는 믿음을, 신이 자신과 닮은 인간을 창조했다는 신앙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앙인들 가운데도 자신의 믿음을 유지하며 이러한 과학을 수용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우주생물학이 가져올 결과들에 두려워하고 있다. 우주생물학이 발전할수록 예상되는 종교적ㆍ사회적 논란들은 끝이 없다.
그 속에서도 ‘지적 외계생명체 탐색’(SETI: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을 비롯해 외계행성 탐사 분야는 점점 괄목할 만한 기술적 발전을 이루고 있다. 한 예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공동 창업자 폴 앨런(Paul Allen)이 후원하여 해트크리크에 건설된 ‘앨런 전파망원경 어레이’가 있다. 이것은 42개의 전파안테나를 연결해 만든 거대 전파망원경으로 외계에서 보내오는 신호를 찾는데, 지금 계획되고 있는 대로 앞으로 350개의 전파 안테나가 세워진다면 지름이 1킬로미터에 이르는 하나의 안테나와 같은 효과를 낸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이 시설은 지난 45년간 수집했던 정보보다 1,000배 이상의 정보를 다음 20년간 얻게 해줄 것이다. 칼 세이건의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콘택트」(Contact)의 실제 모델인 질 타터(Jill Tarter)가 현재 이러한 연구를 이끌고 있다. 오늘날 우주생물학은 이러한 전파망원경 및 광학망원경들을 이용해 전 세계에서 동시에 외계행성을 관측하는 협력도 하고 있다.
우주생물학은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줄 것인가
외계생명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외계생명이 존재한다면 왜 아직 우리가 발견하지 못했으며, 왜 그들이 자신의 존재를 알려오지 않느냐고 묻는다. 지구와 같은 행성이 존재할 물리학적 가능성이 상당히 희박하다는 현재까지의 과학도 외계생명의 존재에 회의를 일으킨다.
그러나 우주생물학자들은 138억 년 우주 역사에 비해 우리의 지적 활동을 외계에 보여주는 전파나 신호들을 만들어낸 지는 150년밖에 되지 않았고, 가장 가까운 별인 알파 센타우리조차 4.3광년 떨어져 있어 신호가 한 번 오고 가는 데 8.5년이 걸린다며 이를 반박한다. 또한 우리 우주 이외에 또 다른 우주들이 존재한다는 ‘다중우주’(multiverse) 이론도 제기된다. 이 이론은 다른 우주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우주론적 법칙으로 운행될 수도 있고, 우리 우주와 같은 생명 현상이 일어난 우주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다.
물론 아직까지 이 모든 것은 추측의 단계에 있다. 그리고 외계생명이 존재할 것이라는 언급만으로도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연구하는 데 더욱 조심스럽다. 지동설을 주장해 가택연금에 처한 갈릴레이와 다수의 세계들에 대한 신념으로 화형당한 조르다노 브루노처럼 당대의 관념에 맞서 진리를 추구하는 데에는 큰 모험이 따른다. 그러나 그러한 과학자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과학적ㆍ기술적 진보를 이루었을 뿐 아니라 우리 세계에 대해, 우리 인간에 대해 인식의 지평을 넓힐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일을 지금 우주생물학자들이 하고 있다.
우주생물학은 현재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에 오히려 앞으로 더 놀라운 결과들을 알려줄 수 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들은 이러한 기대를 더욱 높인다. 그리고 컴퓨터나 기술적 장비들의 놀라운 진화는 우주생물학이 앞으로 빠르게 발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월 30일, 나로호 발사에 성공하며 우주시대에 새롭게 동참했다. 이제는 기술적 보완과 더불어 앞으로 우리의 삶을 변화시켜줄 변화, 지구 너머에 대한 오래된 상상들을 실현시켜줄 발견에 대한 목표를 세워야 할 것이다. 아직은 낯선 우주생물학 분야의 현재와 그 과학자들의 놀라운 도전기를 그려낸 『퍼스트 콘택트』는 우리가 어떠한 목표를 향해 가야 할지에 대한 하나의 이정표를 제시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