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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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35659319
출판사
한길사
저자
이병주
발행일
2006-04-20
산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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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좌우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오로지 문학으로 세상을 이야기하려 했던 자유인 나림 이병주 선생

마흔네 살 늦깎이로 문단에 데뷔해 1992년 타계하기까지, 짧은 집필 기간 동안 80여 권의 방대한 작품을 남긴 이병주 선생. 한국문학의 위기를 말하는 오늘날, 한국이 낳은 가장 뛰어난 이야기꾼인 이병주 선생의 문학 세계를 다시 만난다.

그의 작품은 19세기말 개화기에서 1980년대 제5공화국에 이르기까지 100여 년에 걸친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고 있다. 우리가 그의 작품세계를 소설로 읽는 한국 현대사라 명명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탄탄한 이야기 전개와 구성, 민초들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과 유머러스한 문장들은 지금 읽어도 여전히 새롭고 재미있다. 무엇보다도 쉽게 읽히는 그의 소설은, 대중이 쉽게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찾기 힘든 오늘날의 한국문학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목차

산하 1권
1부 배신의 일월
서장
운명의 출발
날마다 좋은 날

저자

이병주

출판사리뷰

`기록이자 문학 또는 `문학이자 기록은 이병주 문학의 지향점이자 그의 소설을 일관하고 있는 작가정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문학이자 기록인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대부분은 실재했던 인물들이었다.
「산하」의 주인공 이종문도 이름을 바꾸었을 뿐 자유당시절 이승만 대통령의 총애를 업고 건설업계를 좌지우지하며 자유당 국회의원까지 지낸 실재인물이다. 작가는 이미 고인이 된 주인공의 명예와 그 가족들을 배려해서 이종문이라는 가명을 썼을 것이다. 그러나 해방공간에서 자유당 정권이 몰락하기 까지의 격동기를 살아 온 사람들은 대체로 「산하」에 나오는 이종문이 누구인가를 알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는 자유당정권의 사사오입四捨五入 개헌파동때 가표可票에 찍어야 하는 것을 글자를 잘 몰라 부표否票에 찍는 바람에 사사오입이라는 억지논리를 동원하게 만든 장본인이라는 믿거나 말거나 식 소문때문에 더욱 유명해졌다. 소문인즉 입 구口자가 있는 쪽에 찍으라는 지령을 받았지만 가可자에도 부否자에도 입 구(口)자가 들어있는 바람에 아무데나 찍었다는 것이 하필 부否표를 던지는 결과를 빚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소문은 오히려 이종문의 권세를 확실하게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 소문을 들은 이승만대통령이 이기붕을 불러 그런못된 소문을 퍼뜨린 사람을 색출해 엄벌하라는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떤 놈이 그런 터무니없는 소문을 돌린단 말인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면 모두들 그런 따위로 헐뜯으려고 하니 될 말인가. 국회의원 2백명을 모조리 믿지 않아도 나는 종문이만은 믿어. 만송, 나가거든 그런 소문이 없어지도록 당을 단속해요". 이승만이 경무대에서 이기붕을 불러 이종문에 대한 소문을 단속하라는 이 지시는 곧 대통령이 이종문에게 내린 무소불위의 마패나 다름없었다. ‘국회의원 2백명은 못 믿어도 이종문은 믿는다’느니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니’ 등등의 표현은 비록 구두口頭일망정 이승만의 신임장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이종문에 대한 이승만의 이같은 신임은 곧 바로 이종문의 세도로 이어졌다.
원래 이종문은 노름방에서 화투장이나 만지던 노름꾼이었다. 그 노름꾼이 해방이 되자 서울행 기차를 타고 무작정 상경길에 올랐다. 그리고 성철주, 이동식 등과의 친분을 쌓으면서 국내정세에 대한 지식을 귀동냥으로 얻어듣게 된다. 거기에서 그는 앞으로 이승만이 정치적 실권을 장악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고 거액의 정치자금을 이승만에게 제공하며 부자지간의 연을 맺는다. 이때부터 이종문은 이승만을 ‘아부지’라고 부르며 호가호위狐假虎威의 권력을 행사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이종문의 권세는 이기붕이 자유당의 실력자로 등장하고 그를 업은 이정재가 또 하나의 호가호위 세도가로 떠 오르면서 빛이 바래기 시작한다.
이기붕이 자유당의 실력자로 등장하고 훗날 정치깡패로 처형당한 이정재가 정치일선에 나서면서 자유당은 사실상 파국을 향해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 작가 이병주는 이승만정권이 6·25이후 급격히 기울면서 무너지는 과정과 원인을 이렇게 쓰고 있다. “해방직후, 그리고 6·25전란까지의 이승만은 그의 신념에 따라 행동했고 그 신념에 비춰 부끄러운 데가 없었다. 반대파가 무슨 소릴 해도 그는 떳떳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언제나 당당했다. 그런데 6·25전란을 겪는 동안 그는 뭔가 마음 한 구석에 죄의식을 느끼게 되었다. 완고한 그의 고집이 스스로 그것을 느끼지 못하게 막기도 했지만 마음 깊은곳에 고이는 죄의식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 죄의식이 또한 지위를 끝끝내 지켜야 하겠다는 집념을 낳게 되고 그 집념이 무리한 수단도 불사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이병주는 「산하」의 종장終章에서 1960년을 종장이자 서장의 해라고 썼다. 새로 닥쳐올 어떤 사태에 대한 본능적인 후각을 갖고 있던 이종문은 정초부터 막연한 불안감에 젖어들곤 했다. 이종문이 마산의 3·15 의거를 맞은 것은 어느 퇴기가 경영하는 술집에서였다. 그리고 이어서 4·19를 맞고 4월 298일에 이기붕일가가 자살하면서 자유당정권은 무너진다. 5·16 직후 혁명검찰부에 의해 고발되어 10년 징역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던 이종문은 2년만에 사면으로 풀려 나왔으나 이미 그에겐 갈곳도 없은 빈 털털이였다. 한 때 같이 살았던 차진희가 경영하는 목욕탕의 관리인으로 살던 이종문은 어느날 갑자기 건강이 악화되어 병원으로 옮겨지고 거기에서 숨을 거둔다. 평생 어떤 종교도 갖지 않았던 이종문이었지만 장례식만은 기독교식으로 치렀다. 이승만대통령이 믿었던 기독교를 죽어서라도 믿고 싶으니 기독교 신자로 묻어 달라는 유언 때문이었다.
이종문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해방공간에서 자유당 정권을 거쳐 4·19에 이르기 까지의 15년 현대사를 소설로 압축한 작가는 「산하」의 대미를 이렇게 장식하고 있다. “누렇게 나락이 익어 있는 들 사이로 은빛으로 반짝이며 강이 흐르고 있었고, 멀리 갈수록 추상적인 담청색으로 되면서 산과 산은 파도를 이루고 있었다. 아아, 이 산하! 이 땅에 생을 받은 사람이면 좋거나 나쁘거나 잘 났거나 못 났거나 모두 이 산하로 화化하는 것이다. 이미 이종문은 산하로 되어 버렸다. 살아있는 사람은 일단 산을 내려가야 하는 것이다. 시심詩心과 먼 곳에 있는 이동식의 가슴에 시를 닮은 구절이 고여 있었다.”

- 작품해설 가운데

상품필수 정보

도서명 산하 1
저자/출판사 이병주,한길사
크기/전자책용량 152*223*17
쪽수 297
제품 구성 상품상세참조
출간일 2006-04-20
목차 또는 책소개 상품상세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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