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천 년간 이어진 중국사의 흐름 가운데 수많은 나라와 인물들이 부침을 거듭했다. 지은이 렁청진은 『역사를 읽으니 시대의 길이 보이네』를 통해 역사 속의 인간이라는 화두를 놓고 중국사에 나타난 인간들과 사건의 양상을 만화경처럼 펼쳐놓는다.
『역사를 읽으니 시대의 길이 보이네』는 중국사를 다루고 있지만 왕조사와 관련한 사료 비판 정신과 기본 의식은 우리에게 역사 읽기의 본보기로서 시사점을 던져준다. 이 책은 이미 출간된 저자의 다른 책들과는 성격이 다르다. 기나긴 중국 역사에서 주목할 만한 인물과 사건 가운데 정수만을 골라, 비판적 관점과 독특한 견해를 통해 중국역사의 진상을 파헤치고 있다.
옛사람들의 삶을 읽으면 한 가지 견해와 관점만을 주장하는 데서 벗어나 시야와 포용력이 넓어지며 사고방식을 발전시킬 수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책은 역사적 사실과 재미난 이야기, 풍부한 볼거리를 통해 좀처럼 얻기 힘든 수천 년 전 선조들의 빛나는 지혜와 냉철한 이성, 뛰어난 지략을 얻을 수 있는 훌륭한 역사 교재가 될 것이다.
목차
역사에 속아 넘어가지 말라 | 머리말 6
1부 성공한 제왕과 실패한 선비
1 천하를 얻은 건달 21
귀천을 가리지 않고 인재를 대접한 평원군 22
천리마의 뼈와 황금누각 26
백수건달에서 왕이 된 유방 28
장군의 그릇과 왕의 그릇 31
항우가 패망한 이유 37
2 제왕이 된 선비 39
남방의 문인, 북방의 황제 40
중국 최초의 선비황제 왕망 42
조작된 하늘의 뜻 47
친아들을 죽여 얻은 권력 49
옥새가 깨져 있는 이유 52
선비는 훌륭한 왕이 될 수 없다 53
3 유화책으로 나라를 얻다 59
남에게 공을 돌려 인심을 얻은 광무제 유수 60
민심을 얻은 자, 나라를 얻으리라 62
큰 인물은 작은 원한에 연연하지 않는다 65
양심 있는 인물은 있게 마련 67
4 여인과 정치 69
백수건달 유방과 결혼한 여후 70
네 명의 은자가 지켜준 태자 72
인간돼지가 된 척희 76
한신을 죽인 황후 78
세상에서 가장 비도덕적인 곳 81
5 황제의 말년 83
귀신을 두려워한 한무제 84
누가 더 아름다운 여인인가 87
황제를 농락한 강충 89
태자와 황제의 전투 92
왕의 자손을 낳지 말라 96
6 재능을 감추고 때를 기다리다 99
백정의 가랑이 사이를 긴 한신 100
살기 위해 명성을 더럽힌 당고조 이연 101
3년 동안 울지 않던 새 103
춘추오패가 된 초장왕 106
7 성공을 위해 직언을 받아들이다 111
두 형제를 죽인 이세민 112
죽지 않으려면 먼저 죽여라 116
목이 잘린 태자 121
듣기 싫어도 들으시오 123
짐은 거울 하나를 잃었도다 125
음모로 이룩한 태평성대 129
8 중국 최초의 여황제 131
어린 궁녀의 담력과 기백 132
딸의 시체를 밟고 올라서다 135
무측천의 개혁정책 139
반란을 일으키고 싶다면 해보시오 142
나라를 세운 궁녀 145
여황제가 남긴 유산 148
9 술잔을 기울여 나라를 장악하다 151
뛰어난 인물은 미리 죽여라 152
당신은 황제가 될 운명이오 154
과부와 고아의 정권을 빼앗은 송태조 조광윤 157
술자리에서 군사력을 얻다 160
용의 씨를 뿌려도 벼룩을 낳을 수 있다 165
10 역사의 미스터리 167
복숭아 두 개로 세 영웅을 죽인 안자 169
누가 송태조를 죽였는가 172
임신한 아내를 왕에게 바친 춘신군 176
생각지 못한 화 177
11 폭력으로 권력을 강화하다 181
지팡이의 가시를 떼는 이유 182
입을 열면 죽는다 184
전국을 뒤덮은 필화사건 187
한 번에 3만 명을 처형한 명태조 주원장 191
핏물로 쓴 역사 195
12 소년황제의 지모 199
온실 속의 황태자들 200
보기 드문 소년 황제 강희 203
빼앗고 싶다면 먼저 주어라 205
삼번의 난에 맞서다 210
소년은 어떻게 명군이 되었나 214
13 신하에게 시집간 황태후 217
여섯 살 난 황제 순치 218
황태후 장비의 사생활 220
황제의 어머니와 결혼한 도르곤 223
권력은 무엇보다 높다 228
14 개혁가의 종말 229
사지가 찢긴 개혁가 상앙 229
변법은 내분 때문에 실패한다 233
꼭두각시 황제 광서제의 야심 234
자희태후의 역습 241
허약한 지식인들 243
제2부 환란과 극복
1 미인과 망국 247
한 번의 미소로 나라를 멸망시키다 248
웃지 않는 미인 포사 252
봉화로 제후들을 희롱한 주유왕 255
군주는 농담을 하지 않는다 257
2 원수에게 나라를 맡기다 261
관중과 포숙아 262
보복은 쉬우나 패업을 이루는 것은 어렵다 267
원수를 등용한 제환공 268
양가죽 다섯 장과 백리해를 맞바꾼 진목공 270
3 어디서든 벼슬자리를 찾다 275
권모술수로 관직을 얻으려 한 소진 275
합종책으로 진나라에 대항하다 277
벼슬을 위해 충성을 바치다 280
연횡의 책략가 장의 283
4 역사상 최고의 미인계 287
부차의 와신상담 287
원수의 대변을 맛본 구천 290
서시의 미인계 292
오자서를 제거하라 297
제국의 멸망과 사라진 미녀 300
5 때를 기다려 영웅이 되다 303
부인의 말만 들으면 나라가 망한다 304
허벅지 살로 만든 고깃국 308
19년간 유랑하고 62세에 즉위한 진문공 313
이제는 나를 방해할 자가 없구나 315
부드러움의 목적은 이기는 데 있다 316
6 사지에서 살아 나오는 법 317
퇴로를 만들어 살아남으라 318
천하의 선비들을 이끈 맹상군 320
도적 덕분에 목숨을 구하다 332
‘의’를 사 온 풍훤 324
교활한 토끼는 세 개의 굴을 파놓는다 326
7 교활한 지도자의 인내 331
아들을 죽이려 한 어머니 333
동생을 자살로 내몬 정장공 336
굴 속에서 재회한 모자 337
발톱을 숨기며 기다리다 339
8 충신이 되려다 집안 단속을 못 하다 343
충직하고 온후한 신하 곽광 344
지나치게 공정하면 화를 입는다 349
당신은 올해 죽을 것이오 353
군주답지 않은 군주 유하 355
독살당한 황후 357
몰살당한 일등공신의 가문 359
9 외척과 환관 361
이리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나다 363
황제를 독살한 정치철새 양기 364
천자보다 높은 대장군 369
화장실에서 회의를 연 한환제 372
인간의 양심은 한계가 있다 374
10 천고에 길이 기억되는 황후 377
뇌물을 장려한 황후 379
주원장을 개국 황제로 만든 여인 마씨 381
남편을 독살로부터 구하다 387
공신들을 보호하다 389
서방 정토의 불자들이 마여래를 전송하네 392
11 네 명의 개국 재상 395
황제의 벗이었던 명재상 소하 397
군막 안의 전략으로 천리 밖에서 승리한 장량 398
나라의 멸망을 예견한 방현령 401
지혜로운 재상은 훌륭한 천자보다 드물다 408
권력을 남용한 이선장의 종말 410
12 갈기갈기 찢긴 민족의 영웅 417
광장에서 난도질당한 원숭환 418
제가 산해관을 지킬 수 있습니다 421
적으로부터 존경을 받은 장군 424
마지막 황제 숭정의 최후 428
제3부 충신과 간신
1 문인과 협객 437
이상적인 선비 협객 438
생선 속의 칼과 암살자 전제 440
자신을 알아준 이를 위해 죽은 섭정 442
전설로 남은 형가 446
이상향을 꿈꾼 협객들 451
2 진정한 선비와 정치가 455
부귀영화만을 위해 학문을 닦은 이사 456
사상가 한비가 살해된 이유 459
생매장당한 학자들 460
날조된 진시황의 유언 462
이사의 비참한 말로 465
3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 471
묵자와 공수반의 모의 전투 472
노장공의 강병책 475
너에게서 나온 것은 너에게로 돌아간다 477
예의를 중시하여 패망한 송양공 479
4 인자무적 483
백성을 힘으로 다스린 지선자 484
관대한 정책으로 미래를 예비한 조간자 487
얻으려면 먼저 주어라 488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 법 490
천하를 얻는 법은 무엇인가 494
5 황제예술가와 황제정치가 497
나라를 망친 황제 예술가 이욱 498
재상 아버지와 환관 어머니를 둔 송휘종 500
서예와 회화에 능한 간신 채경 502
달도 차면 이지러진다 506
예술과 정치의 위험한 만남 508
6 선비와 정치 511
종묘의 담을 뚫은 조조 512
네 모습을 보니 반란을 일으킬 듯하다 517
황제만 들을 수 있는 계책 518
충성에도 도가 있다 523
7 충성의 예술 525
사실대로 쓰면 그대를 죽일 것이다 526
굶어죽은 장군 주아부 528
전쟁터에서는 장군의 명령만 들어라 529
고깃덩어리로 대신을 희롱한 한경제 531
저승에서 모반할 인물 535
8 지조를 지키는 문인 539
당신의 목은 정말 단단하구려 540
다섯 환관과 맞선 이응 542
문인과 학생을 체포하라 546
수염 없는 남자는 모두 죽여라 552
학생운동의 전통이 시작되다 553
9 충신의 직언을 받아들인 명군 555
충신보다 양신이 되려 한 위징 556
실패한 영웅, 성공한 신하 559
제왕의 도리를 함으로써 제왕이 된 당태종 562
황제께서는 법을 어기셨습니다 566
물은 배를 띄우지만, 이를 뒤집을 수도 있다 571
명군과 충신의 본보기 573
10 전설로 남은 천고의 시인 577
쥐를 통해 세상사의 원리를 깨달은 소식 578
사마광과 왕안석의 갈등 580
네 가지 용서할 수 없는 죄 585
시를 읊어 나라를 구하다 590
뱃속에 들어 있는 대신들 593
선생은 달콤한 봄잠을 자고 있다 595
11 기인과 은자 599
세상이 몰라본 기인 유기 600
하늘이 나를 낳았으니, 필요한 데가 있으리라 604
강자를 제거한 후 약자를 쳐라 605
작은 기둥을 쓰면 건물이 무너지는 법 609
원하는 물고기만 낚은 강태공 612
세상을 피해 흐른 시냇물, 장량과 제갈량 613
12 겸손과 허위 617
친구에게 재상 자리를 양보하다 618
‘완벽’이란 말의 주인공 인상여 622
연회 중에 일어난 외교전쟁 625
호랑이끼리 싸우면 둘 다 위험하다 627
13 권력과 부귀영화를 누린 보통사람 631
관직이 인생의 목표였던 증국번 632
싸울 때는 친형제, 전쟁터에서는 부자지간 635
인심을 얻기 위한 자살 기도 637
내분으로 무너진 태평천국군 639
신임을 얻기 위한 네 가지 계책 640
부귀영화를 누린 ‘성스러운 재상’ 642
제4부 명성과 악명
1 천하제일의 이간책 649
편지 한 통으로 두 장수의 목을 벤 주유 650
출전하지 않아 성을 지킨 염파 653
40만 대군을 생매장한 백기 656
이간책의 성공 비결 661
2 위급한 상황에서의 임시변통 663
소 열두 마리로 나라를 구한 현고 664
달걀을 쌓아올린 것처럼 위험한 상황 666
늙은 문지기를 영접한 신릉군 668
정의는 왕권보다 높다 675
3 정경유착의 CEO 677
왕조를 사들인 상인 여불위 678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 이인 679
진시황은 나의 아들 684
아침에 저녁의 일을 장담할 수 없다 688
4 환관의 병폐 691
태자를 동생으로 둔 환관 고력사 693
말똥을 치우다 권세를 얻은 이보국 697
황제께서는 향락이나 즐기시오 700
대를 이어 권력을 휘두른 환관들 702
독살당하거나 칼에 찔리거나 705
환관이 다스린 당나라 709
5 관리사회의 오뚝이 717
풀 더미 위에서 산 풍도 718
복수를 하기 위한 벼슬 722
살아남으려면 천천히 가라 724
내게서 생존의 법칙을 배우라 727
6 진회의 간신술 733
조조와 제갈량의 차이 734
난세의 간신 진회 736
명장 악비의 죽음 744
악명은 사라지지 않는다 748
7 살아남기 위해 칩거하는 영웅 753
호랑이도 평지에서는 개에게 물린다 754
돼지 똥을 먹으며 살아남은 손빈 759
꾀병으로 정권을 잡은 사마의 763
때를 기다려 황제가 된 주체 766
8 밀고로 권력을 잡다 775
밀고는 중국의 전통문화 776
천자의 수레를 타고 다닌 왕직 779
연극공연에서 폭로된 간신의 실체 786
9 실권을 장악한 황제 환관 789
음란한 황제 명무종 790
나라를 주무른 환관 유근 795
그대의 관직은 어디서 왔소? 798
천자가 되고 나면 신선이 되고 싶어지는 법 803
10 아부의 극치를 보여준 간신 807
간신의 도를 터득한 엄숭 808
주술에 현혹된 명세종 811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간계 814
주술로 흥하고 주술로 망하다 818
11 공자만큼 성스러운 환관 823
도박 빛을 갚기 위해 환관이 된 위충현 824
황제의 자녀를 모두 죽인 환관부부 830
권력을 찾아 모여드는 패거리들 831
살아 있는 간신의 사당 837
명성은 천년을 못 가고, 악명은 만년을 간다 839
12 사랑을 독차지한 태감의 수수께끼 841
가난한 사람을 비웃어도 창녀를 비웃지는 않는다 842
미용 기술로 권력을 얻은 이연영 845
물고기와 새도 칭송한 자희태후 849
아부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853
독특한 견해로 파헤친 중국역사의 진상 | 옮긴이의 말 855
저자
렁청진 (지은이), 이해원 (옮긴이)
출판사리뷰
가차없이 밝혀지는 중국사의 진실
『역사를 읽으니 시대의 길이 보이네』는 변란 평정과 전쟁의 성패로 얼룩진 정치권력의 중심에 선 역사를 해체하고 새로이 분석한, 중국사 다시읽기의 전형적인 예다. 기나긴 중국의 역사에서 드러난 예화들과 여전히 빛을 발하는 선인들의 지혜로 인간과 사회의 실체를 규명하고 있다. 인간과 권력이 어떻게 움직이고 사라져갔는가를 정리한 이야기와 분석이 모자이크화처럼 유기적으로 배열되어 중국 역사라는 한 폭의 웅장한 그림을 보여준다.
역사적 인물과 사건의 실상들이 철저한 자료 분석을 통해 흥미로운 이면을 드러낸다. 예를 들어 지은이 렁청진은 고대 중국사회를 개혁하기 어려웠던 원인은 일반 백성들이 개혁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개혁이 권력자에 의해 먼저 추진되었고, 마찬가지로 봉건 통치 집단 내부의 권력다툼 때문에 실패하고 말았다는 것을 구체적인 예를 통해 보여준다. 이를 통해 우리는 개혁은 권력을 필요로 하지만 권력이 개혁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맹자는 어진 정치를 하여야 천하를 얻을 수 있고, 천하를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렁청진은 그 만고불변의 진리가 언제나 현실에 적합했는지는 심사숙고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가차없는 비판적 시선은 지고한 선(善)으로 인식되는 민중에 대해서도 예외가 없다. 민중은 장구한 역사를 밝은 눈으로 봐야 하지만, 그들의 눈이 항상 밝지는 않았으며, 오히려 자신들의 영웅을 앞장서서 찢어발긴 사례가 더 많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기나긴 역사를 일별하며 이렇게 되묻는다. 역사란 본래 목 없는 시체와 음모들의 나열이 아닐까?
역사 속의 인간, 시대를 뛰어넘은 이야기들
지은이 렁청진은 중국사가 3천 년간 이어지는 동안 씌어진 문서들과 방대한 기록들, 또한 후대의 작가들이 쓴 전기들 모두를 취합하여 이야기를 풀어간다. 권력을 지키기 위해 한 번에 5만 명을 사형에 처한 명태조 주원장, 스스로 중국 최초의 여성황제가 된 무측천 등의 황제들 외에도 나라를 사들인 거상 여불위, 신하에게 시집을 간 황태후 등 수많은 인물들이 어떻게 권력을 쟁취하고 유지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잃게 되었는지가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그려지고 있다. 유명한 인물들의 이야기뿐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기인이나 은자들의 이야기도 풍부하게 소개되어 있어 읽는 재미와 신선함을 더한다.
렁청진이 이 책에서 시도한 인간에 대한 해부는 어느 한 분야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노장과 공맹 사상은 물론 법가 등 고대 중국의 다양한 사상과 역사 전반의 이야기들을 다룸으로써 역사와 정치는 물론 인재등용, 교육, 외교 등 여러 분야에 걸친 폭넓은 시야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중국의 역사를 이해하는 단계를 벗어나 식견과 시야를 넓히고, 세상의 이치를 깊고 멀리 살펴볼 수 있다. 그것이 우리가 역사를 읽는 이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