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간과 자연』은 인간의 행위로 인한 자연질서의 교란과 환경파괴의 문제를 고발하고 체계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저술이다.
책은 파괴의 실상을 알리고 환경의 보호, 보전, 보존의 당위성을 알리는 복음서가 되었으며, 자연의 풍요로움에 미혹되어 과학이라는 합리적 수단으로 자연을 개발해야하고 나아가 자연을 통제하는 것이야말로 문명발전의 필수과제라는 공학자나 임학자같은 자원관리자의 순진한 믿음에 경종을 울렸다.
저자는 모두 6장으로 구성하여 조화로운 자연의 평형상태를 뒤흔드는 동인인 인간과 얼마간의 원상회복을 촉진시키는 동식물, 인간의 이동에 수반된 식물분포의 변화, 가축에 희나 환경변화, 전쟁과 혁명이 초래한 자연지리의 변동, 농업의 근대화에 따른 식생, 조류, 동물의 감소와 곤충 개체수의 증가, 삼림파괴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 이동경작과 불, 습지의 배수와 개간, 사구의 관리, 지하수를 포함한 수자원의 보전 등 다양한 의제를 비판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목차
마시의 비판적 환경인식과 환경윤리의 정립 - 홍금수
한국어판을 내면서 - 데이비드 로웬탈
엮은이 서문 - 데이비드 로웬탈
서문
1장. 서론
2장. 동식물의 이동·변형·멸종
3장. 삼림
4장. 물
5장. 물
6장. 인간에 의한 지리적 변화의 전망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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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조지 마시 (지은이), 홍금수 (옮긴이)
출판사리뷰
미 국립공원 지정에 영향을 끼친 환경보존운동의 선구자
이 책 『인간과 자연』이 있었기에 마시는 환경보존운동의 선구자가 될 수 있었다. 이 책은 당대에 정관계 인사는 물론 지식인 사회의 많은 독자층을 확보하였고, 그가 활동하던 이탈리아를 비롯한 인접 국가에서 삼림보호를 위한 법안이 마련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미국에서는 1872년에 국립공원이 처음으로 지정되었는데, 옐로스톤 국립공원(Yellowstone National Park)이 바로 그것이다. 자연을 보존하는 동시에 대중들에게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국립공원이 지정된 것은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국립공원의 발상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옴스테드(Frederick Law Olmsted) 같은 인물과 여러 정책가들의 역할이 중요했다. 중요한 사실은 국립공원의 발상을 내고 그것을 현실적으로 구체화시킨 사람 대부분이 마시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에서 국립공원이 지정될 수 있었던 사실은 부분적으로 마시의 공적으로 돌려도 무방할 것이다.
마시-빌링스-록펠러 국립역사공원
마시가 거주했던 미 북동부 버몬트 주의 우드스톡 일대는 1998년 국립역사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이 책을 엮은 데이비드 로웬탈 교수가 밝힌 대로 마시-빌링스-록펠러 국립역사공원(Marsh- Billings-Rockefeller National Historical Park)은 미국 환경보존의 역사에서 중요했던 세 명의 인물을 기리기 위해 지정한 국립공원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환경보존운동가인 마시, 평소 마시의 책을 탐독해 그의 사상에 깊은 영향을 받았고 후에 마시의 저택과 마시도서관을 인수하는 한편 주변 일대를 녹지로 조성해 보존을 실천했으며 요세미티(Yosemite)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는 데 노력을 기울였던 부호 빌링스(Frederick Billings), 그리고 록펠러 가문의 일원으로서 빌링스의 손녀와 결혼한 뒤 다양한 환경보존운동을 물심양면으로 후원하고 국립공원의 지정과 관리에 보다 적극적이었던 로렌스 록펠러(Laurance Rockefeller)가 그들이다.
인간은 생태계의 혼란을 야기하는 동인
인간이란 자연의 가공할 위력에 복종할 수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에 불과하다는 당대인들의 언설에 대해 마시는 무책임한 태도라며 비판하는 입장으로서, 직접 환경파괴의 현장을 돌아보고 자연이 인간에게 제약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반대로 인간이 마음먹은 방향으로 지표공간을 농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자연의 순리를 거역한다거나 전쟁, 종교, 그 밖의 원인에 의한 남용으로 환경은 잔혹하게 유린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인간은 자유의지를 가진 신의 대리인으로서 창조의 의무를 마무리해야 했으며 자연을 끊임없이 가꾸고 돌보는 데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문제는 후자의 호의에서 비롯된 관여조차 더 큰 파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점을 의식해 마시 자신은 인간을 어디에 있든 ‘혼란을 야기하는 동인’이라고 극단적으로 평했다.
동식물이 멸종되고 있다
동물, 식물, 어류, 곤충, 미생물 등 생물의 문제를 다룬 장에서 마시는 인간의 개입으로 초래된 결과를 다각도로 분석한다. 유럽과 아시아로부터 신대륙으로 생물이 이식된 것은 의도적이라기보다 오히려 무의식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보고, 그로 인한 영향을 논하는 자리에서 인간에 의한 생물의 살상과 육종은 먹이사슬과 서식환경에 간섭함으로써 생존에 영향을 준다고 역설한다. 그는 야생동물과 달리 이식된 가축의 파괴적 성향에 대해 특히 주목했다. 전체적으로 먹이사슬의 상호연결을 특징으로 하는 생태계는 자연스럽게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고 있지만 예를 들어 깃털장식을 얻기 위해 조류를 남획하는 것과 같이 문명인에 의해 자행된 무책임한 행동으로 특정 동식물의 멸종은 물론 그로 인한 생태계 전체의 혼란이라는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삼림제거는 인간에 의한 최초의 자연정복이었다
흔히 삼림파괴는 1950년대 이후 열대우림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진행되었다고 하지만, 사실은 인간이 불을 사용해 경지를 개간하고 야생동물을 가축으로 수용한 이후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인구증가와 도시화의 진전으로 20세기 중반 이후 속도가 다소 빨라졌을 뿐 절대면적에서 임야의 약 90퍼센트는 이미 그 전에 소실 또는 변형되었고, 특히 제국주의의 확장 과정에서 사탕수수, 목화, 커피, 담배, 차, 고무 등 플랜테이션 작물이 도입되면서 그 피해는 극심했다. 마시도 삼림제거를 인간에 의한 최초의 자연정복이자 조화로운 세계를 침해한 첫 사건으로 보았고, 불과 도끼의 파괴력을 인정했으며, 농업, 목재교역, 제조업, 조선, 연료조달 등의 원인을 지적했다. 그런데, 그의 진정한 관심은 이러한 삼림파괴의 실상 자체가 아니라 그로 인해 기후, 토양, 생물 등이 변화되는 것, 예를 들어 수목, 조류, 야생동물, 어류의 공생관계의 틀이 깨지는 것과 같은 부정적인 영향이었다.
임야의 축소와 함께 한서가 차가 극심해지고, 수원은 고갈되며, 방풍의 장벽이 소실된 결과 강한 바람으로 인해 대기중의 습도가 낮아지고, 빗물을 머금어야 할 토양층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지표유출이 증가함으로써 범람과 급류에 의한 침식이 빠르게 진행된다. 한편으로는 하천으로 유입된 침식물질에 의해 내륙수로가 폐색되며, 삼림의 부산물은 감소한다. 반복되는 악순환으로 지표는 황량해져 생명력을 유지하기 어렵게 되고 결과적으로 인간은 생존의 근거를 상실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마시에게 삼림파괴는 지구의 환경악화를 야기하는 가장 파괴적인 원인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이렇듯 인간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는 삼림파괴를 막을 길은 무엇인가? 전쟁, 기근, 질병 등의 불가항력에 의해 인간의 점유공간이 축소되면서 자연경관의 회복이 빠르게 진전되었던 역사적 사례가 말해주듯, 마시 또한 인간과 인류문명의 조력자를 자임하는 가축과 거리를 둘 때 심지어 아라비아와 아프리카의 사막조차 원래의 식생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소견을 피력했다. 임야와 경지의 비율을 지속가능한 선에서 적정하게 유지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