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독자들을 위해 과학자들이 20세기에 배운 것들에 관해 저자는 모든 것을 요약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소개하고 있는 글은 저자가 창간했던 102년 전통의『사이언티픽 아메리칸』과학 잡지에 발표한 기사들에 대한 심층적 연구의 종합본이다. 저자는 작가로서, 편집자로서 그리고 출판인으로서 20세기 중반 이후 전개된 객관적 지식을 향한 탐구를 관찰해왔다. 스스로 그의 임무는 각 과학분야에서 이루어지는 연구를, 과학적 모험의 첨단에서 일어나는 발전에 뒤처지지 않기를 원하는 더 넓은 독자층에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놀랍게도 내용을 들여다 보면, 지질층의 구조ㆍ태양계ㆍ그래프 등 텍스트 한켠에 덧붙여져 있는 관련 그림들은 모두 저자가 직접 그린 것이다. 그는 그림을 직접 그려야 하는 이유도 밝히고 있는데, 그 이유는 독자들이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매우 넓은 범위의 지식을 전달하려다 보니 텍스트도 약간은 작게 느껴지고, 분량이 꽤 되는 책이지만 선택적 읽기가 가능하여 결코 부담스럽지 않다.
목차
1. 과학은 과학자들이 하는 일이다
2. 앎의 기반에서 일어난 혁명
3. 빛과 물질
4. 공간과 시간
5. 살아 있는 세포
6. 지구의 역사와 생명의 진화
7. 도구와 인간의 진화
저자
제라드 피엘 (지은이), 전대호 (옮긴이)
출판사리뷰
모든 아이들은 자연과학자다
할머니의 보살핌을 받으며 한가로운 교외에서 보낸 어린 시절, 뉴턴은 외로움 속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왜 지평선 위의 일몰과 일출 지점이 계절에 따라 변하는 것일까? 뉴턴은 할머니 집 바닥과 벽에 그려진 창문의 그림자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일몰과 일출 지점을 기록했다고 한다. 고전 역학의 아버지쯤 되고 보면 이 정도 일화야 당연하다고 말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 역시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주위 세계의 모든 것에 대해 궁금해하고 알기를 원하면서 삶을 시작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밤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들은 낮에는 보이지도 않더니 어디서 갑자기 나타났다가 또 사라져 가는 것일까? 호숫가에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끓인 물에서 생겨나는 수증기와 어떻게 다르고, 아무리 빨리 달음박질쳐보아도 휘영청 밝은 달은 뒤쳐지지도 않고 내 뒤를 바짝 쫓아오는 것일까? 순수한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았던 자연세계는 우리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고, 그 모든 현상은 경이롭기만 했다. 한마디로 모든 아이들은 자연과학자의 눈을 가졌다.
과학혁명의 시대와 기술혁명의 시대
별을 바라보던 아이들은 어느 새 어른으로 성장해감에 따라 자기만의 삶을 재빨리 찾아간다. 과학은 틀 안의 교육에서 더 이상 생기발랄한 꽃의 매력을 지닐 수 없고, 한번쯤 생각해보았던 과학자로서의 꿈도 한때의 어린 꿈인 양 아이들의 기억에서 잊혀져갔다. 한편 이웃 일본의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 소식에 기초과학의 부재를 한탄만 하는 것이 현재 우리의 자화상일지 모른다. 신문 한 귀퉁이에 ‘퀘이사’ 너머 새로운 별의 발견을 알리는 신문기사는, 범인인 우리에게 더 이상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다만 한층 업그레이드된 기술로 신제품 출시를 알리는 휴대폰 광고에 눈길을 줄 뿐이다. 그야말로 오늘날 우리는 ‘과학혁명’보다 ‘기술혁명’을 실감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류 과학사에 두 번 다시 없을 백가쟁명의 과학시대
오늘날 인터넷을 보편적 가치의 중심에 두고, 급속히 발전해 가는 정보와 기술력은 과학의 위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듯하다. 세계 안에서 또한 그 세계 너머에서 앎을 위한 광활한 영역을 열어놓은 것이 과학 연구였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말이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과학에 바치는 무한한 애정과 찬사라고 할 수 있다. 제목이 주는 여운에서도 우리는 지난 시대 누렸던 ‘과학의 영화로움’을 진하게 느끼게 된다. ‘생각해보라, 우리에게 ‘과학의 시대라고 일컫는 한때가 있었다는 것을.’ 수세기에 걸친 뉴턴의 고전 역학이 이룬 결정론적 세계관의 확고한 틀을 깼던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반의 과학 시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막스 플랑크의 불확정성 원리로 대표되는 양자역학의 두 축을 중심으로 과학 발전사에 두 번 다시 없을 ‘백가쟁명의 시대’를 구가했던 때다. 바로 이 책은 ‘20세기 과학자들이 알아낸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인간 지식의 찬란한 진보의 기록을 담은 ‘괴물 같은 책’
이 책은 미국의 가장 권위 있고 역사가 오랜 과학잡지『사이언틱 아메리칸』에 지난 50년 간 실린 폭넓은 분야의 과학기사들을 총망라한다는 작가의 야심 찬 집필의도 아래 체계적으로 정리되고, 분량면에서도 방대한 과학저술이다. 총7장으로 구성된 본문은 인류가 끝없이 품어왔던 궁극적인 질문인 ‘무에서 유의 창조’에 관한 비밀과 ‘우리는 어떻게 생겨났고, 우리는 누구인가 하는 인간 정체의 탐구로 점철된 인간 지식의 찬란한 진보의 기록이다. 분야는 쿼크에서 은하계까지, 빅뱅에서 생명의 탄생까지, 공룡에서 호모 사피엔스를 지나 국제연합 상임이사회까지, 시간의 전 영역과 공간의 전 영역 그리고 문화의 전 영역을 아우른다. 통상의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네 분야를 전부 다루고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과학사도 상당 부분 다루고, 아예 제7장(도구와 인간의 진화)에서는 고고학이나 사회학?경제학에도 할애한다. 이 책이 다루는 주제의 방대함과 서술의 체계성과 대중성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 옮긴이는 ‘괴물 같은 책, 그래서 보기 드물 게 좋은 책’(486p)이라고 번역의 소회를 밝혔다.
‘사이언틱 아메리칸’의 편집자가 쓴 놀라운 과학책
지은이 제라드 피엘은 이 방대한 책을 쓴 사람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과학과는 거리가 먼 비전공자이며 언론인 출신이다. 그의 역사학 학사학위는 완전히 과학 문맹임을 보여주는 증명서가 아닌가. 그러나 1940년대 막 창간된 대중 사진잡지 『라이프』지의 과학부 편집자로 일하면서 대중을 위한 과학잡지 창간의 꿈을 키우고, 마침내 1948년 5월, 당시 다 죽어가던 102년 전통의 『사이언틱 아메리칸』을 인수해 첫 창간호를 낸 장본인이다. 과학을 사랑하는 그는 객관적 지식의 힘, 객관적 지식 추구의 윤리, 과학 지원의 필요성, 대중 과학교육의 필요성을 기회 있을 때마다 외친다. 그의 글은 언론인 특유의 경쾌함과 빠름으로 과학의 발전과 관련된 사건들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과학자가 아닌 언론인이 그 누구도 조망하기 어려울 만큼 방대한 전문적인 과학 이야기를 50년 동안 모아 한 권으로 응축시킨 책을 번역하는 일은 나에게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 모아놓은 내용들은 어떤 공식적 과학논문에서도 다루지 않은, 과학적 모험의 첨단에서 일어나는 발전에 뒤쳐지지 않기를 원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그의 심층적인 연구의 종합이다.
앎을 향한 끝없는 열정이 있다
끝으로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과학의 통일적인 밑그림을 그리게 될 뿐만 아니라, 독특한 관점으로 세계를 바라보았던 과학자들의 열정적 세계도 배우게 된다. 이들은 하나같이 “나의 치통만큼이나 사적이다”(브리지먼, 43p)라고 부른 세계에 진정으로 몰입한 자들이며, “놀라운 발견은 1000명의 권위자가 내놓는 의견보다 한 개인의 소박한 추론이 더 값지다”(갈릴레이, 43p)라는 사실을 몸소 실천한 자들이었다. 또한 “내가 더 멀리 보았다면, 그것은 내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뉴턴, 72p)라며 선각자들의 업적과 연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줄 알았던 자들이었고, “그 열정이 없었다면, 수학도 자연과학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아인슈타인, 69p)라며 앎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던 자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