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 출간 20여년 만에 새 옷을 입은 『창가의 토토』
국내 미공개 일러스트 포함 총 22종의 일러스트 수록
전 세계 35개국에 출간되고 중국에서만 1,000만 부가 넘게 팔린 성장소설의 고전 『창가의 토토』가 국내 출간 20여년 만에 새 옷을 입었다. 『창가의 토토』는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틀린 아이가 돼버린 한 소녀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주는 선생님을 만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풀어낸 책이다.
재출간된 『창가의 토토』는 판형부터 표지 및 내지 디자인, 번역, 수록 일러스트까지 전부 탈바꿈했다. 주인공 토토와 어울리는 작은 판형으로 제작했고, 표지는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일러스트를 사용하되 세련된 디자인 요소를 추가했다. 또한 『반딧불이』, 『츠바키 문구점』 등 30년 가까이 일본문학을 번역한 권남희가 어린아이의 입말을 살려 섬세하게 번역했고, 기존 출간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일러스트 10여 종을 포함해 총 22종의 일러스트를 실어 소장 가치를 높였다.
목차
처음 가본 역
창가의 토토
새 학교
마음에 들어요
교장선생님
도시락
오늘부터 학교에 간다
전철 교실
수업
바다에서 나는 것과 산에서 나는 것
꼭꼭 씹어라
산책
교가
원래대로 해놓으렴
이름 이야기
만담
전철이 온다
수영장
통지표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대모험
담력 겨루기
연습실
온천여행
리드미크
평생 소원
헌옷
다카하시
뛰어들면 안 돼
그러고 나서요!
그냥 장난쳤을 뿐이야
운동회
고바야시 잇사
정말 신기해!
손으로 말하기
센가쿠지
마사오야아!
머리 땋기
땡큐
도서관
꼬리
두 번째 봄
백조의 호수
농부 선생님
교외학습
너는 사실은 참 착한 아이야
퇴짜
똥통학교
리본
문병
병에 걸렸는지 아닌지 알려주는 나무껍질
영어하는 아이
학예회
분필
야스아키가 죽었다
스파이
바이올린
약속
로키가 없어졌다
다과회
안녕, 안녕
작가의 글
저자
구로야나기 테츠코
출판사리뷰
전 세계 35개국 출간, 20세기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
아릿한 어린 시절을 수채화처럼 그려낸 성장소설의 고전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토토는 수업시간에 창가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과 까치에게 말을 걸다 혼나는 일이 부지기수다. 결국 교실 밖으로 쫓겨나지만 복도를 지나가는 선생님에게 “선생님, 나 왜 여기 서 있어야 돼요?”, “내가 나쁜 짓 했어요?” 라고 물을 정도로 천진하다. 하지만 학교 안 어른들은 토토를 참아줄 수 없었다.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퇴학을 당한 토토가 간 학교는 고바야시 선생님이 세운 도모에 학교였다. 전교생 50명에 정해진 시간표도 없이 전철로 된 교실에서 공부를 하고, 수업시간에 산책을 가거나 강당 바닥을 오선지 삼아 음표를 그리는 학교. 수업이 끝나 집으로 돌아가는 게 아쉬워 다음 날 아침을 기다리게 하는 학교.
이곳에서만큼은 자신을 훼손하거나 지어내지 않아도 되는 아이들과 존재를 있는 그대로 보듬는 어른의 순하고 투명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따님을 다른 학교로 데려가주세요!”
소외와 배제, 창가에 서 있던 아이의 성장
이 책의 제목이 『창가의 토토』가 된 건 일본 출간 당시(1980년대) 한직으로 쫓겨난 직장인들을 가리키던 ‘창가족(族)’이라는 말이 유행해서다. 수업시간에 언제나 창가에 서 있었던 토토는 퇴학은 물론 주위 어른들이 자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도 알지 못했지만, 다른 아이들과 달리 자기만 차가운 시선을 받는다는 걸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첫 번째 학교에서는어딘지 모르게 소외감도 느꼈다. 그런 토토는 도모에 학교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아이가 된다. 수업시간 내내 책상을 뒤적거리던 토토가 자기 책상에 똑바로 앉아 공부를 하고, 다른 아이들과 함께 얌전히 앉아 소풍을 갈 수도 있게 된다.
“도모에 학교 이야기는 아직도 쓸 게 잔뜩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하나는 알아줬으면 합니다. 학교에서 퇴학을 당한 토토 같은 여자아이도 주위 어른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모두와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이 될 수 있다는 걸요.” _ 작가의 글 중에서
지금도 주위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에 소외감을 느끼며 불안한 마음으로 창가에 서 있는 수많은 토토가 있을 것이다. 그들은 모두 축복받으며 태어났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는 사람들이다. 『창가의 토토』는 퇴학을 당한 아이건, 집단에서 배제된 사람이건 주위 사람들의 사랑과 배려가 사람을 성장하게 한다는 이야기다. 독자들은 책에 나오는 인물들 특유의 순수함과 다정함, 그리고 사람에 대한 애정에 큰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냐?” “도와줄까?” 하지 않는 선생님
좋은 어른을 다시 정의하다
“책을 쓰다 보니, “아하, 고바야시 선생님은 그때 이런 생각이셨구나!” “선생님은 이런 것까지 배려해주셨구나” 하는 걸 알게 되었고, 그때마다 놀라고 감동하며 새삼스럽게 고마웠습니다. 저한테 계속 해주셨던 “너는 사실은 참 착한 아이야”라는 말이, 지금까지 저를 얼마나 지탱해줬는지 모릅니다. 만약 도모에 학교에 들어가지 않았고, 고바야시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제가 뭘 하든 제게는 ‘나쁜 아이’라는 꼬리표가 달렸을 겁니다. 저는 콤플렉스에 시달렸을 테고, 어떻게 살아야 좋을지 모르는 채 어른이 되었겠죠.“ _ 작가의 글 중에서
『창가의 토토』에 나오는 고바야시 선생님은 아이들을 개성 있는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 도모에 학교를 설립했다. 고바야시 선생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아이들이 자신을 긍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고바야시 선생님은 아이들을 어리다고 무시하지 않으며, 아이들의 행동을 쉽게 판단하지도 않는다. 명백하게 옳지 않은 행동을 한 것처럼 보여도 일단 아이가 하는 말을 끝까지 들어준다.
토토를 처음 만난 날, 고바야시 선생님은 토토의 이야기를 무려 네 시간 동안이나 들어주었다. 그때, 토토는 “처음으로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만난 기분이 들었다. (중략) 그전에도 그 후에도 얘기를 이렇게 제대로 들어준 어른은 없었다”(35쪽)고 생각한다. 조금만 달라도 유별난 아이 취급을 하고, 다름 대신 획일을 강조하는 학교 같은 사회에 지친 독자들은 이 작품에 나오는 고바야시 선생님에게서 바라고 꿈꾸던 좋은 어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무엇이 좋은 어른인지, 어떻게 하면 나쁜 어른이 되지 않을 수 있을지 고민하던 독자들에게 답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