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번 멋지게 살아보는 건 어떨까”
올해로 만 100세를 맞은 철학자 김형석의
온몸으로 겪어온 역사와 소박하고 성실한 일상,
삶의 철학이 담긴 잔잔한 기록들
평범했던 일상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요즘, 소소한 일상이 더욱 특별한 철학자가 있다. 2020년 4월, 바야흐로 꽉 채운 ‘100세’가 된 철학자 김형석이다. 『영원과 사랑의 대화』, 『백년을 살아보니』 등 기록적 베스트셀러로 한국 에세이의 역사를 새로 썼고, 지금도 꾸준히 신간을 내고 있는 그가 이번엔 100번째 생일을 맞아 『백세 일기』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조선일보 주말섹션 ‘김형석의 100세 일기’로 연재한 원고에 새로 쓴 몇 편의 글을 추가해 책을 꾸렸고, 소박하지만 특별한 ‘일상’, 온몸으로 겪어온 격랑의 ‘지난날’, 100세의 지혜가 깃든 ‘삶의 철학’, 고맙고 사랑하고 그리운 ‘사람’이라는 네 가지 주제로 엮었다. 나이 듦, 건강, 가족, 그리움, 신앙, 사랑, 사회, 소박한 일상 등을 주제로 건네는 70편의 따듯한 글에는 한 세기를 살아온 삶의 무게가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성실하게 계속되고 있는 단단하고 충만한 삶의 조각들이 반짝인다.
목차
머리말
1부 한번 멋지게 살아보는 건 어떨까
아침 6시 반, 토스트 반 조각
60에 수영을 시작했다
또순이를 떠나보내다
작년에 165회 강연을 했다
연희동 산책길 20년
구름 보는 시간이 늘었다
김형석 교수와 똑같이 생긴 사람을 봤어
고유명사부터 잊어버린다
여자 친구라는 거짓말을 했어야
세금을 많이 내 흐뭇하다
할머니들이 무서웠다
여자 친구들이 다 도망갔다
나도 늙어가는가
아흔두 살 할아버지가 반말을 했다
나는 아직 골동품이 아니다
98세처럼 살자
외손자 결혼식 축의금
철이 덜 들어 젊어 보이나
2부 석양이 찾아들 때 가장 아름답다
생일 저녁, 밥을 굶어야 했다
아내의 사랑
공 좀 찼던 철학 교수
1945년 8월 15일에 꾼 꿈
꿈에서야 찾아간 고향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가장 힘들었던 일은
최루탄 냄새 자욱했던 고별강연
고해 같은 시절의 유산
열네 살의 기도
제2의 고향, 양구
미국 동생의 이야기
아내의 전시회
도자기 사랑
나는 언제쯤 철이 들까
두 스승과 두 친구
3부 사랑은 언제나 아름다운 마음으로 남는다
그래도 2분의 양심은 있군
오래 산다는 것이 축복인가
나 말고 다른 이에게 갚아라
피보다 진한 사랑
고등학생 때 연애해보셨어요?
양심의 전과자로 만들지 말라
크리스마스이브에 지난 100년을 돌아보다
인생의 3단계
100번째 새해를 맞는 마음
정의의 완성, 사랑
세뱃돈과 용돈
H 형, 당신이 그립습니다
마지막이 될 주례를 마치고
사랑은 3단계로 익어간다
소비가 미덕인 시대에 미안하다
간디와 톨스토이가 남겨준 교훈
100세, 나의 비결
4부 더불어 산 것은 행복을 남겼다
고마운 사람들, 아름다운 세상
안창호 선생의 마지막 강연
세상을 앓던 사람, 조만식 선생
김성수와 하지 장군
김수환 추기경의 사진을 보며
선배들에게 세배를 드릴 때가 좋았다
개구리들의 교향곡
독일 교환학생은 왜 울었을까
말없이 건넨 선물
오래 살기를 잘했다
‘TV는 사랑을 싣고’가 물었다
김태길 교수의 미남자 타령
이기붕의 선택
몽클라르 장군의 마지막 사명
이 양반들은 왜 박수를 안 치는가
도지사의 첫사랑
늦게 철드는 사람이 행복하다
젊은이들을 보면 뜨거워진다
맺음말
저자
김형석 (지은이)
출판사리뷰
“한번 멋지게 살아보는 건 어떨까”
올해로 만 100세를 맞은 철학자 김형석의
온몸으로 겪어온 역사와 소박하고 성실한 일상,
삶의 철학이 담긴 잔잔한 기록들
평범했던 일상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요즘, 소소한 일상이 더욱 특별한 철학자가 있다. 2020년 4월, 바야흐로 꽉 채운 ‘100세’가 된 철학자 김형석이다. 『영원과 사랑의 대화』, 『백년을 살아보니』 등 기록적 베스트셀러로 한국 에세이의 역사를 새로 썼고, 지금도 꾸준히 신간을 내고 있는 그가 이번엔 100번째 생일을 맞아 『백세 일기』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그는 여전히 원고지에 만년필로 글을 써 원고 청탁에 응하고, 되도록 강연 요청도 수락한다. 돈과 명예를 위해서가 아니라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을 때까지 일을 하겠다’는 소박한 봉사 의식의 발로다. 그리고 이러한 삶의 철학이 『백세 일기』로 결실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조선일보 주말섹션 ‘김형석의 100세 일기’로 연재한 원고에 몇 편의 글을 추가해 책을 꾸렸고, 소박하지만 특별한 ‘일상’, 온몸으로 겪어온 격랑의 ‘지난날’, 100세의 지혜가 깃든 ‘삶의 철학’, 고맙고 사랑하고 그리운 ‘사람’이라는 네 가지 주제로 엮었다.
한 세기의 무게가 담긴
단단하고 빛나는 삶의 고백
“오래 살기를 잘했다.” 인생의 석양이 찾아드는 지금, 여전히 성실하게 삶의 순간을 채워나가는 이의 짧고 담담한 고백이다. 김형석 교수는 매일 밤, 작년과 재작년의 일기를 읽고 오늘의 일기를 쓴다. 그렇게 충만한 삶의 시간을 새기고, 과거에 머무르기보다는 어제보다 더 새로운 내일을 살기를 꿈꾼다. 그러한 노 교수의 글엔 앞선 100년이란 세월의 무게가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단단하고 성실한 삶의 조각들이 반짝인다. 한 세기를 살아온 철학자가 나이 듦, 건강, 가족, 그리움, 신앙, 사랑, 사회, 소박한 일상 등을 주제로 건네는 70편의 따듯한 글은 독자들이 저마다 안고 있는 크고 작은 문제의 답을 찾아가는 데 유익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내 나이 100세. 감회가 가슴에서 피어오른다. 산과 자연은 태양이 떠오를 때와 서산으로 넘어갈 때 가장 아름답다. 인생도 그런 것 같다. 100세에 내 삶의 석양이 찾아들 때가 왔다. 아침보다 더 장엄한 빛을 발하는 태양을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다.”(29쪽)
소박하지만 특별한 일상
100세의 일상은 과연 어떠할까. 그는 매일 아침 6시 반, 토스트 반 조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놀랍게도 하루 30분 주 3회씩 수영을 하기도 하고 창문 밖으로 넘실대는 구름을 보며 소박한 즐거움을 느낀다. 20년간 연희동 숲길을 산책하며 산지기가 다 되었다. 먼저 떠나보낸 강아지 또순이의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어디 이런 따스한 일상뿐이겠는가. 100세여서 겪는 고충도 담담하고 위트 있게 들려준다. 고유명사부터 잊기 시작하는 건망증, 용돈과 생활비 문제, 건강관리 등 노년의 일상을 그려냈다. 아흔두 살 할아버지에게 반말을 들어 억울했던 일, 수영장의 무서운 할머니들 이야기 등 전작들에 담기지 않았던 100세의 근황과 솔직한 심경 고백 역시 이 책을 더욱 특별하게 한다.
온몸으로 겪어온 격랑의 역사
그의 삶이야말로 살아 있는 역사다. 2부 ‘석양이 찾아들 때 가장 아름답다’에는 일제강점기부터 6.25전쟁, 6월민주항쟁 등 그 긴 역사의 흐름 속에서 그가 겪어온 지난날을 회고하는 글이 실려 있다. 그는 중학교 시절, 일제의 신사 참배 강요에 자퇴를 선택하고 도서관에 틀어박혀 책을 읽었다. 그 시절 읽었던 책들이야말로 평생을 살아오는 동안 인생의 귀한 자양분이 되었다. 이 외에도 일곱 달 되는 아들을 업은 아내와 함께 갈대밭을 지나고 바다를 건너 감행한 탈북, 전두환 정권 시절 최루탄 연기가 자욱한 가운데 가졌던 눈물의 고별강연 등 오직 김형석 교수만이 들려줄 수 있는 한 세기의 세월이 묻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삶의 철학
100세의 연륜 덕분일까, 일상의 사소한 사건들에서 이어간 사색의 열매들이 옹글다. 소장하던 골동품 도자기를 바라보며 “인생은 과거를 기념하기 위한 골동품이 아니다. 항상 새로운 출발이어야 한다”(59쪽)라고 다짐하기도 하고, 제자가 기어코 건넨 용돈을 보고는 “인생은 세뱃돈으로 시작했다가 용돈으로 마무리되는 것 같다. 세뱃돈은 즐거움의 시작이었으나 용돈은 인생을 마무리하는 절차인지 모른다”(153쪽)라고 요약하기도 한다. 떨어진 잎사귀에서 노년의 의무를 발견하기도 한다. “싹이 피기 위해서는 자리를 양보해야 하고, 낙엽이 되어서는 다른 나무들과 숲을 자라게 하는 비료가 돼야 한다. 모든 인생과 나도 그래야 하듯이…”(167쪽). 특히 3부 ‘사랑은 언제나 아름다운 마음으로 남는다’에는 그의 지혜가 깃든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글을 담았다. 어릴 때부터 유달리 약했던 몸과 피할 수 없었던 가난 그리고 아내의 오랜 와병 등 인생의 산전수전에 대해 풀어놓으면서도 그의 글이 과장 없이 유달리 잔잔한 것은 이 모든 시간을 거쳐오며 올곧게 세운 그의 철학 때문이었을 것이다.
사람들: 그리움, 사랑, 고마움
4부 ‘더불어 산 것은 행복을 남겼다’에서 그는 글로 사람을 그리워한다. 사랑을 고백하고, 수없이 감사를 표현한다. 이전 독자에게도 널리 알려진 바 있는 철학계 3총사와 인촌 김성수와의 인연 그리고 안창호 선생과 윤동주와의 만남뿐만 아니라 지금 그가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담았다. 30년 동안 머리를 다듬어준 이발사 아저씨, 오래전 홈스테이로 수년간 함께 지낸 독일 교환학생 연이, 신년마다 세배를 드리면 값진 충고를 아끼지 않았던 선배들과 인간미가 풍부하고 정이 통했던 양주동 선생 등 그가 만난 이들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 고마움의 감정이 곳곳에 묻어난 글들을 엮었다. 그는 여전히 자신의 존재 자체가 사랑이 있는 삶의 한 부분이라며 여러 분에게 감사의 표현을 아끼지 않는다.
“지금의 나이가 되어 깨닫는 바가 있다. 내가 나를 위해서 한 일은 아무것도 남기지 못했다. 지난 99년을 이웃들의 도움과 사랑으로 살아왔는데 한 책임을 잘 감당했다고 해서 고마운 마음과 뜻을 전해온다. 얼마나 선하고 아름다운 세상인가. 내 인생 모두가 사랑으로 이루어진 존재다.”(176-17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