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문득 마음이 못생겼다 느껴지는 날 꺼내보고 싶은
낯설 만큼 눈부신, 낯 뜨겁게 설레던 500일의 시간
작가는 전공의 시절, 환자들의 고통에 점점 무뎌져 가는 자신을 발견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나기로 한다. 답답한 수술방에서 막연히 떠올렸던 로키산맥부터 광활한 자연 그대로를 간직한 아프리카 대륙, 떠올리기만 해도 달큰함이 맴도는 포르투, 끝없는 눈밭이 펼쳐진 히말라야산맥, 마음을 온통 푸르게 물들였던 오로라의 나라 아이슬란드와 캐나다 등 500일의 시간 동안 28개국, 95개의 도시를 다니며 잃어버렸던 자신을 찾는 데 오롯이 집중했다. 그 덕에 의사로서 환자를 대하는 마음과 가족에 대한 사랑은 더욱 깊어졌으며, 무엇보다 자신을 더 많이 이해하고 인정하게 되었다. 마냥 떠날 수 없는 요즘, 『그때 너에게 같이 가자고 말할걸』을 통해 작가가 속했던 풍경과 이야기 그리고 그 속의 사람들을 만나며 잠시나마 우울한 마음을 떨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목차
시작하며
1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싶다면
지금 타고 있는 기차에서 내려야 해
자유의 기차
커피의 본고장에서 맛본 200원짜리 소확행
할까 말까 할 때는 하지 마라
아프리카에서 연극 한 편 어때요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
그와 소년의 눈빛
햇살이 건넨 위로
시간이 멈춰버린 곳, 데드블레이
2비로소 마주한 낯 뜨겁게 설레는 풍경들
진짜 얼굴을 마주한다는 것
둘이 하나 되기
커피에 취하고 와인에 취하고
그 시절의 약속
여행의 속도
낯선 여행지에서 운명적인 사랑을 꿈꾸다
과유불급
위로가 내려오던 날
하늘에서 타오르는 촛불, 오로라
[오로라 관찰일기]
다시 만난 오, 로라!
[오로라 관찰일기]
아이슬란드의 가을
[아이슬란드 일기]
여행에도 휴가가 필요해
3삶은 어쩌면 기적이 아닐지도 몰라
#나에게 쓰는 편지
꼭 가봐야 하는 이유
그와 그녀의 가슴 아픈 시도
#나의 계절과 너의 계절이 같기를
크리스마스의 기적
꿈을 좇는 사람들
내 마음은 두둥실
부모님 전상서
떠난다는 건
잘 지내나요
등가교환의 법칙
4이제는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
이력서 한 줄 채우기
나는 좋은 의사가 될 수 있을까
마지막 겨울
그리움이 더해지는 밤
히말라야의 밤하늘
결국 그것 또한 나의 발자국
고마웠어, 네팔
뜻밖의 육아
#사랑하는 조카들에게
마치며
저자
이정환
출판사리뷰
다시 떠날 수 있다면
가장 떠나고 싶은 곳은 어디인가요?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시대입니다. 서로의 미소는 마스크에 가려진 지 오래이며, 온기를 주고받던 포옹이나 악수도 머뭇거리게 되는 시절이 되었습니다. 불과 1년 전 어디로든 떠날 수 있던 시간이 꿈처럼 느껴지는 요즘, ‘여행’은 ‘복권 당첨’처럼 어쩌면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먼 얘기로 회자됩니다. 언젠가 상황이 나아져 다시 자유롭게 떠날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디로 떠나고 싶나요? 작가 역시 이루어지지 않을 꿈처럼 로키산맥의 거대한 풍경에 자신이 속해있는 모습을 상상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어졌던 그 순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쥐고 있던 모든 것을 내려두고 ‘살기 위해’ 지구 반대편으로 떠났습니다.
“수술은 열 시간 이상 지속되었고, 혈관 봉합 과정에서 나의 실수와 머뭇거림은 환자의 출혈을 초래하고 말았다. 이를 악물고 쌓아온 지난 노력의 시간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곳에서 목적을 잃은 나는 그렇게, 영영 길을 잃어버렸다. 지금 나는 로키산맥의 어느 능선에 서있다. 처음 긴 여행을 꿈꿨을 때, 이 거대한 배경에 속해있을 내가 행복할 것 같았다.” _‘위로가 내려오던 날’ 중에서
“오늘, 설렘이 발권되었습니다.”
소중한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은
낯설 만큼 눈부신, 낯 뜨겁게 설레던 500일의 시간
작가는 의사가 아닌 청년 ‘정환’으로 총 14개월, 25개국 95개의 도시를 다니며 세계 곳곳의 다양한 얼굴들을 만났습니다. 때론 다정하고 때론 낯선 풍경을 마주하며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잘하는 것은 무엇이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깨달으며 그동안 무작정 다그쳤던 자신에게 위로와 응원을 건넸습니다. 그리고 마음 한편에 담아두었던 소중한 사람과 가족을 떠올리며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같은 계절과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다고 마음을 전했습니다. 자신의 눈과 마음에 담은 아름다운 풍경도 함께요. 무언가를 가지려 애썼던 시간보다 모든 걸 내려놓고 떠나온 지금, 더 얻은 것이 많음을 고백합니다.
“매일 다른 장소, 다른 시간의 일출과 일몰을 기다린다. 늦는다고 짜증 낼 필요도 없고 보지 못한다고 해도 내일 다시 찾아오는 사라지지 않는 것들. 기다림이란 상대방의 변치 않음을 믿고 스스로 여유로워지는 것. 언젠가 누군가를 기다리게 된다면 사라지지 않음을 오롯이 믿고, 그저 여유로운 마음과 다양한 사랑의 표정으로 기다려야지. 유난히 짙은 노을이 마음을 흠뻑 물들이는 어느 늦은 오후 그리운 얼굴 하나를 떠올려본다.” _‘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 중에서
언젠가 길 위에서 마주했을 때,
찬란하고 눈부신 미소로 서로를 위로할 수 있길.
작가는 아침에 일어나 꿈인지 현실인지 헷갈려 배시시 미소 짓는, 그런 달콤한 꿈을 꾸고 난 기분이라고 얘기하며 가족과 친구, 함께했던 여행자들, 스쳐 간 많은 인연들에 받은 응원과 격려 덕분에 앞으로 어떤 일이 닥쳐도 무너지지 않고 두 발로 단단히 딛고 서있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많은 분들의 답답한 마음이 잠시나마 해소되길 바라며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떠났던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여행이 주는 치유의 힘을 믿고 자유롭게 떠날 수 있는 그 날을 함께 고대해보자고 합니다. 언젠가 낯선 길에서 마주하게 된다면 서로를 수식하는 모든 것을 떼고 그저 이름을 불러주자는 부탁도 덧붙이면서요. 지치는 일상이 계속되더라도 나름의 방법과 길을 만들어 ‘나’로 오롯이 걸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세 번의 여름과 겨울이 꽤 오래 머물기를 기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