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BBC가 선정한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 중 1인, 이수정 교수
《사이코패스는 일상의 그늘에 숨어 지낸다》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범죄심리 대중서
국내 최고의 범죄심리 전문가와 상담심리 전문가가 함께 범죄자의 숨겨진 심리를 파헤치다!
20여 년간 프로파일러로 활약해온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교수와 상담심리 전문가이자 정부서울청사 공무원마음건강센터 마음나래의 이은진 센터장이 함께 성격장애와 관련된 희귀 범죄 사례를 책으로 엮었다. 편집성 성격장애부터 강박성 성격장애까지, 총 10가지 성격장애 유형을 총망라하였으나 성격장애 사례 중 범죄로 이어진 일부 극단적 사례만 다룬다.
행복의 장애물로 간주해 전남편을 살해한 B 씨, 전국 1등만 강요하며 언어폭력 및 신체폭력을 해온 끝에 아들에게 살해당한 N 씨, 자신이 충성을 바치는 사람을 위해 청부 살해까지 감행한 D 씨 등. 전문가이기 때문에 긴밀히 접하는 특이 사례를 독자들에게 공개한다. 뒤이어 나오는 [범죄심리 프로파일링]을 통해 사례에서 드러나는 성격장애의 특성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비극을 만든 원인을 집중 분석한다. 범죄 행위를 이해하고 면죄부를 주자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 원인과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노력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흔히 말하는 ‘사이코패스’를 비롯해 ‘리플리 증후군’ ‘아스퍼거 증후군’ 등 성격장애와 더불어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을 별면으로 덧붙여 관련 지식을 풍부하게 전하고자 했다.
범죄심리를 비롯한 심리 분야 도서에 관심이 있는 독자, [그것이 알고 싶다] 등 시사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시청자뿐만 아니라, 인간 심리의 극단적 성향과 복잡성을 알고자 하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목차
프롤로그
Ⅰ.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고 특이한 언행을 보이는 A군 성격장애
1. 타인을 믿지 않고 의심하는 편집성 성격장애
2.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조현성 성격장애
3. 고립 속에 기이한 행동을 하는 조현형 성격장애
+아스퍼거 증후군(자폐 스펙트럼 장애)
Ⅱ. 감정적이고 변덕스러운 B군 성격장애
4. 정서가 불안하고 충동적인 경계성 성격장애
5.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자기애성 성격장애
6. 정서를 과도하게 표현하는 연극성 성격장애
+리플리 증후군
7. 인권을 무시하고 침해하는 반사회성 성격장애
+정신병질
Ⅲ. 의존적이고 회피적인 C군 성격장애
8. 부정적 평가에 과민한 회피성 성격장애
9. 혼자 결정 내리지 못하는 의존성 성격장애
10. 완벽한 규율과 통제에 집착하는 강박성 성격장애
에필로그
진단 기준
참고 문헌
저자
이수정, 이은진 (지은이)
출판사리뷰
‘왜 어떤 성격장애는 범죄로 이어졌는가’
이해할 수 없는 흉악 범죄의 원인과 메커니즘을 추적하는
10가지 프로파일링
흉악 범죄 소식이 뉴스에서 끊이지 않는 요즘, ‘사람으로서 저럴 수 있나’ 하고 분개할 일이 잦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괴상한 일로만 치부하고 넘길 수는 없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누군가는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하기 때문이다.
범죄심리학과 교수이자 프로파일러인 이수정 교수가 상담심리 분야 전문가인 이은진 센터장과 함께 성격장애 중에서도 범죄로 이어진 소수의 사례를 모아 책을 낸 이유이다. 범죄자의 서사를 흥밋거리로 전시하거나 소비하는 것이 아닌, 우리 사회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관련 지식을 전하고 대중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책을 썼다. 범죄심리와 상담심리 분야의 두 전문가가 인간의 심리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이 이루어지도록 힘썼다. ‘성격장애’라는 생소한 요소를 사례와 프로파일링을 통해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서술하고자 했다.
한 개인이 완성된 인격을 갖는 일은 절대로 쉽지도, 당연하지도 않다. 특히 흉악범죄를 일으킨 사람의 과거력을 추적하다보면 첫 단추가 언제, 왜 잘못 끼워졌는지 발견하곤 한다. 물론 이런 발견으로 이들의 잘못을 면책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다만, 보다 근본적 원인을 파악하면 그에 대한 대안 역시 찾아낼 수 있다는, 그야말로 학자적 관점에서 각 장을 구성했다. 이 책을 단순히 범죄자를 변호하기 위한 서사가 아닌, 미래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연구자의 노력으로 여겨준다면 감사할 따름이다. _이수정 교수, 프롤로그에서
성격적 어려움으로 문제 상황을 자주 마주하는 사람이 품은 불행의 불씨가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을까? 상담사로서 그들이 겪었던 고통의 시간을 새로운 희망의 불씨로 키워가도록 도울 수 있을까? 적어도 범죄라는 파국적 결과를 막을 방법은 무엇일지 고민해보았다. _이은진 센터장, 에필로그에서
‘그들은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
일인칭, 삼인칭 시점으로,
또 다른 시각으로 살펴보는 범죄 사례
두 저자는 범죄 사례를 특정 시점을 취하여 서술했다. 어떤 사례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 혹은 성격장애로 인해 고통받은 주변 사람의 일인칭 시점으로, 어떤 사례는 삼인칭 시점으로 집필하여, 성격장애별 특성이 잘 드러나게끔 의도했다.
휴대전화 너머로 들려온 그녀의 가족들이 나를 욕하는 소리도 참을 수가 없다. 내가 왜 그들에게 비난받고 공격받아야 하는가? 내가 그들에게 무엇을 잘못했나? 그녀에게 애정을 쏟은 내게 돌아온 것은 비난과 경멸 그리고 무시였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나를 따뜻하게 대하는 듯하던 그녀 가족들의 언사는 다 거짓이었다. 그녀와 그녀의 가족들이 나를 화나게 만들었다. 전부 그들이 자초한 일이다. _23쪽
특히 일인칭으로 서술한 사례에선, 극단의 성격장애를 지닌 사람의 어린 시절부터 범죄를 저지르기 직전의 심정, 범죄를 저지른 뒤의 행동 등을 가공하여 보여준다. 독자는 이를 통해 극단의 성격장애를 지닌 경우, 이것이 어떻게 비극으로 이어지는지 이해하게 된다. 다만, 여기서 ‘이해한다’는 의미는 범죄 행위를 수긍하고 정당화한다는 뜻이 아니다. 어떤 요소가 범죄의 씨앗이 되는지, 이런 범죄를 어떻게 하면 반복하지 않을지를 가늠하게 된다는 뜻이다. 역으로 생각하면, ‘이런 일이 불가피하다’로 그치는 것이 아닌, ‘적어도 이 부분을 해결하면 유사 범죄를 예방할 수 있겠다’라는 결론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다.
10개의 사례와 프로파일링 내용을 하나둘 살피다보면 극단의 성격장애를 지닌 사람이 어린 시절, 주 양육자와의 애착관계가 건강하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물론, 어린 시절을 힘들게 보낸 사람이 모두 범죄를 저지르진 않는다. 하지만 범죄를 저지른 사람 대다수가 어린 시절에 건강한 애착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흉악범죄에 혀를 차며 한심해하는 것으로 그치기보단, 다양한 사람이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야 하는 사회에서 범죄에 대한 두려움 없이, 같이 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고민하게 된다.
다섯 살 때 어머니가 동생을 낳고 집을 떠났다. 양육자라곤 아버지뿐이었고, 그의 관심은 오롯이 남동생에 쏠려 있었다. 나는 언제나 아버지의 관심과 인정을 받기 위해 전전긍긍했다. _72쪽
그는 어린시절 부모로부터 완벽을 요구받고 언어폭력을 당하며 성장했을 것이다. 자기 능력을 신뢰하면서도 완벽한 수행 결과를 보이지 않으면 항상 비난받았을 것이다. 부모의 기대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O 씨의 정신을 황폐하게 만들었던 아버지의 언어폭력을 비롯한 가부장적 통제를 성인이 된 이후 자신의 가족에게 되풀이하였다. _170쪽
‘완벽한 성격이란 존재하지 않기에’
내 성격을, 나 자신을 끊임없이 되돌아보고
고민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흔히들 ‘완벽주의’로 일컫는 강박적 성향부터 의존적 성향, 회피적 성향……. 일반적으로 성격장애가 누구에게나 흔히 있을 수 있는 성격적 어려움이기 때문인지, 특이하고 희귀한 성격장애 사례를 접하다보면 아이러니하게도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는 우리에게 성격장애 특성이 일정 정도 있다고 해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과도한 우려를 낳는 것은 아니다. 다만, 완벽한 성격이란 있을 수 없기에 누구나 자신이 지닌 성격의 어떤 부분이 문제일 수 있으며 유의해야 할 부분이 무엇일지 고민하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성격장애에 대한 지식 습득과 함께 성찰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나 자신을 돌아본다는 것,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정상적으로 사고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저자의 글귀가 독자에게 위로가 된다.
성격장애를 지닌 독자라면 이 책을 읽고 ‘혹시 나도 저런 극단적 경우가 되지 않을까?’ 하고 염려하실 필요는 없다.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지점은 바로 그런 걱정 자체가 아직은 합리적 사고의 테두리 안에 있다는 점이다. 부디 책 내용이 독자들에게 불필요한 걱정을 유발하지 않기를 기원하며, 심지어 필자 역시도 스스로 강박적 성격인지 늘 의심하면서 산다는 점을 밝혀둔다. _프롤로그에서
성격장애에 대하여 좀 더 알아보고 싶은 독자를 위해, 정신의학이나 심리상담에서 성격장애와 관련해 참고하는 진단 기준을 부록으로 넣었다. 앞서 다룬 10가지 성격장애가 각각 어떤 기준으로 진단되는지 살필 수 있다. 또한 성격장애와 밀접한 추가 지식도 별면에서 다룬다. 조현형 성격장애와 함께 다뤄지는 아스퍼거 증후군, 연극성 성격장애와 리플리 증후군, 반사회성 성격장애와 정신병질(사이코패시psychopathy) 사이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최대한 쉽게 정리했다.
반사회성 성격장애 중 정신병질을 따로 하위 유형화하여 구분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반사회성 성격장애를 진단할 때는 아동기부터 품행 장애와 반사회적 행동 패턴을 보였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정신병질은 그중에서도 반복되는 비행 습벽보다는 정서적 특질, 특히 냉담함과 공감 능력의 결여 등이 더욱 뚜렷한 특징으로 나타난다. _126~12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