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컬러를 알면 욕망, 유혹, 사랑… 사람이 보인다
인류 최초의 색 빨강에서 영광을 상징하는 금색까지
유려하고 매혹적인 150컷의 이미지로 즐기는 색다른 문화사!
컬러에 얽힌 이야기로 살펴보는 인간의 역사, 문화, 예술! 고대 동굴 벽화, 스테인드글라스, 백악관, 포드 자동차, 립스틱…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흥미로운 컬러 인문학이 펼쳐진다.
목차
서문
빨강RED
주황ORANGE
갈색BROWN
노랑YELLOW
초록GREEN
파랑BLUE
보라PURPLE
분홍PINK
흰색WHITE
검정BLACK
금색GOLD
후기
감사의 말
참고문헌
사진 출처
저자
개빈 에번스
출판사리뷰
11가지 색깔이 들려주는 인류 문화 오디세이
사람의 마음을 훔치고 세계사를 움직인 색의 미스터리를 풀다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색깔에 둘러싸여 산다. 그리고 색깔을 통해 기분을 표현하고 의미를 전달하기도 한다. 기분이 우울할 때 파랑blue을 떠올린다. 결혼식 날 신부는 순결을 상징하는 흰색 웨딩드레스를 입는다. 정치적 좌파는 역사적으로 빨강을 저항의 상징으로 사용해왔다. 그렇다면 색깔은 어떻게 특정한 상징과 의미를 가지게 되었을까? 왜 같은 색이 시대와 문화마다 다른 의미를 가질까? 색깔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희로애락, 사랑과 갈등, 전쟁과 영웅, 예술과 문학의 원천을 발견할 수 있다. 독특한 관점으로 사람들이 미처 주목하지 못한 주제의 글을 써온 개빈 에번스는 색깔에 담긴 에피소드와 정보를 다채롭게 소개한다. 이를 통해 인류 문화의 수수께끼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문화적 다양성을 강조하며 색에서 비롯된 편견을 깨부순다. 동굴 벽화에 사용된 인류 최초의 색 빨강부터 완벽과 영광을 상징하는 금색까지 11가지 색깔로 인류 문화를 탐험한다.
같은 색, 다른 의미
또 다른 얼굴을 한 색깔을 만나다
영국에서 태어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한 이력이 있는 저자는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와 인간에 대한 폭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다. 저자는 “피, 불, 순결, 죽음, 삶을 상징하는 특정 색의 영원한 의미에서 벗어나는 순간 나머지 색도 눈에 들어온다는 점을 보여주려 했다”(217쪽)고 한다. 하나의 상징에만 매여 시대와 장소에 따라 복잡다단하게 변하는 색깔의 의미를 알지 못하면 빈약한 세계관을 가지게 된다. 노랑은 유럽 회화에서는 예수를 배신한 유다의 망토 색으로 선택될 정도로 비겁함을 상징했지만 일본에서는 정반대로 영웅주의를 의미하는 색으로 영웅을 숭배한 무사들은 가슴에 노란 국화를 달았다. 초록은 일반적으로 평화를 뜻하지만 셰익스피어가 《오셀로》에서 사용한 초록 눈의 괴물이라는 표현 때문에 서구에서는 질투를 의미하기도 한다. 세계 많은 지역에서 상복은 검은색이지만 힌두교도들은 흰색을 입는다.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색깔과 인간이 함께해온 역사의 비밀을 풀다보면 문화와 역사를 초월하여 존재하는 색깔의 절대적 의미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같은 색이 지니는 다른 의미를 알면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사람까지 이해할 수 있다.
색안경을 벗어던져라
고정관념에 가둬둔 색깔의 비하인드 스토리
인간이 색깔에 부여한 상징과 지위는 사회의 통념으로 자리 잡아 인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언어, 정체성, 인간관계, 라이프스타일을 지배한다.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색깔에 대한 인식을 뒤집어보고 ‘과연 그럴까?’라는 의문을 던지면 색깔에 숨은 기막힌 반전과 지혜를 만날 수 있다. 정말 분홍은 여자들이 선호하고 파랑은 남자들에게 잘 어울리는 색일까? 1897년 〈뉴욕타임스〉 기사에 따르면 그 당시에는 분홍이 남자아이에게 어울리는 색으로 간주됐다. 1950년대까지도 분홍색 남자아이 옷은 미국에서 대량생산되고 있었다. 사실 오늘날 일반적으로 퍼져 있는 ‘분홍은 여자의 색’이라는 시각은 1950년대 이후 시작된 패션, 화장품, 자동차 업계 회사들의 여성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 전략 때문이다.
이 외에도 검은색과 갈색 피부를 가진 사람들의 IQ가 백인보다 떨어진다는 생각, 주황과 빨강머리의 성격이 급하고 화를 잘 내서 범죄적 성향이 강하다는 인식 등 사람의 신체 특징과 관련된 여러 가지 고정관념이 언급되고 있다. 이러한 종류의 편견은 특정 인종이 우월하다는 잘못된 신념으로 빠질 수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아파르트헤이트를 직접 경험했던 저자는 비판적 시각을 견지하며 색깔로 인한 편견이 확고하게 자리 잡게 된 이유를 추적해나간다. 세계 권력 구도에서 우위에 있었던 백인 위주의 자의적 연구와 IQ 테스트의 허점을 예리하게 짚으며 제국주의와 노예제, 인종차별로 이어지는 역사의 흐름과 사회적 맥락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본다.
유려하고 매혹적인 150컷의 이미지로 즐기는 색다른 문화사
이 책은 감각적인 150여 컷의 도판을 글과 어우러지도록 구성하여 읽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보는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다. 이집트인이 만든 파라오의 청동 조각상, 모네와 고흐의 명화, 《주홍 글씨》 《오즈의 마법사》 《백설공주》 같은 유명한 소설과 동화의 일러스트, 세계적인 권투 선수 카넬로, 노란 리본이 나부끼는 홍콩의 시위 현장, 분홍을 컨셉으로 한 엘리자베스 아덴의 화장품 광고 등 역사적 사진부터 현대의 트렌디한 사진까지 시대와 분야를 넘나드는 사진들로 가득하다. 사진과 텍스트를 함께 보면 큐레이터의 해설을 들으며 세계사 박물관을 거니는 듯한 지적 유희를 만끽할 수 있다. 막연하게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어떻게 색깔의 상징이 시대와 문화에 따라 변주해왔는지 생생하게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