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내가 아는 역사와 과학이 과연 진실일까?
다윈의 법칙을 거스르는 나뭇잎벌레에서 양자역학이 파헤친 초심리 현상까지
새로운 생각의 지평을 여는 미스터리 컬렉션!
어떻게 남미의 담뱃잎이 고대 이집트 람세스 2세의 시신에서 발견되었을까? 케네디는 UFO 비밀문서 공개를 요구하다가 암살당했을까? 프로이트와 아인슈타인의 수제자들이 초심리 현상을 믿은 이유는 무엇일까? 벌레 먹은 자국까지 생생히 재현한 나뭇잎벌레의 진화는 왜 다윈의 진화론에 위배되는 것일까? 정말 현대 양자역학으로 초능력과 텔레파시를 설명할 수 있을까? 2,000년 전 이라크에 실존했던 고대 전지부터 인도의 별 관측 문명에서 유래한 첨성대까지, 당신의 지적 호기심을 강렬하게 자극하는 미스터리 컬렉션!
목차
들어가는 글
1. 고대 신·구대륙 간 교류를 암시하는 미라 코카인의 미스터리
람세스 2세 미라에서 발견된 담뱃잎 조각 / 이집트 미라들에서 검출된 니코틴과 코카인 / 현대에 만들어진 가짜 미라? / 공고해지는 증거들 / 구대륙에 자생했던 담배와 유사 코카 식물? / 이집트인들에게 익숙했던 향정신성 물질의 식물들 / 이집트 벽화에는 나타나지 않는 담배와 코카 식물의 문제 / 페니키아인들이 구대륙과 신대륙 간의 무역을 했을까? / 신대륙과 구대륙을 잇는 고대 무역 네트워크 존재 가능성 / 구대륙과 신대륙 사이를 오고 간 닭, 고구마, 그리고 옥수수 / 고대 중국의 신대륙 연관설 / 폴리네시아인들의 관련 가능성 / 옥 교역을 주도했던 자들은 누구인가? / 대양 항해자 스파이스군도인들 / 폴리네시아인들의 스파이스군도 기원설 / 신구 대륙의 주요 동식물들이 이식되지 않은 이유
2. UFO와 미국 대통령들에 얽힌 미스터리
아직은 갈 길이 먼 UFO 정보 공개 / 트루먼 대통령과 UFO / 트위닝 UFO 보고서와 상황 분석 보고서 / UFO 소련 비밀 병기설 / 워싱턴 상공에 UFO가 출현하다 / NATO 방위군 메인브레이스 훈련에 나타난 UFO /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UFO / 소련의 UFO 소동들 / 케네디는 UFO 비밀문서 공개를 요구하다가 암살당했나? / 그 UFO는 늪지대의 가스 불꽃이었을까? / 제럴드 포드 대통령과 UFO 청문회 / 1973년의 UFO 웨이브 / 지미 카터와 UFO 비밀문서 공개 / 레이건은 외계인의 공격을 믿고 있었을까? / 전용기에서 UFO를 목격한 레이건 / UFO 외계인의 예언을 들은 레이건? / UFO에 대해 상반된 반응을 보이는 민주당원과 공화당원 / 아버지 부시 대통령과 UFO / 빌 클린턴, 케네디 암살과 UFO 문제를 우선 조사하라
3. 초심리 현상에 얽힌 정신분석학자들과 물리학자들의 기묘한 인연
프로이트와 아인슈타인의 후계자들 / 프로이트와 융의 결별을 예고한 폴터가이스트 현상 / 텔레파시 부정론자에서 긍정론자가 된 프로이트 / 놀라운 텔레파시 능력을 보여준 길버트 머레이 교수 / 프로이트의 비밀 텔레파시 실험 / 영매들의 가계에서 태어난 융 / 조지프 라인의 초심리 실험들 / 텔레파시 책의 서문을 쓴 아인슈타인 / 아인슈타인의 물리 세계에는 맞지 않는 텔레파시 / 원자폭탄 개발에 직접적으로 관련됐던 아인슈타인 / 나치 독일의 원자폭탄 개발과 실라르드의 회한 / 아인슈타인의 수제자 볼프강 파울리 / 냉철한 과학자들이 믿었던 미신, 파울리 효과 / 의사와 환자로 처음 만난 융과 파울리 / 공동 연구자로서 이뤄낸 융과 파울리의 업적 / 파울리가 추구했던 정신-물질의 상보성 이론
4. 바그다드 유적에서 발견된 고대 전지의 미스터리
전쟁의 포화 속에서 사라진 고대 전지 / 과연 2,000년 전에 전지가 존재했을까? / 윌러드 그레이와 윌리 레이의 재현 실험 / 통증 완화와 마취를 위한 전기 침? / 종교적 경외감을 위해 전기 충격을 이용했다? / 아르네 에게브레트의 전기 도금 실험 / 메소포타미아문명으로부터 내려온 전기 도금 기술? / 고대 이집트에 전기 도금 기술이 존재했을 가능성
5. 생명체의 진화를 이끄는 보이지 않는 힘의 미스터리
물리학을 선망하는 생물학자들 / 최재천과 자연선택의 원리 / 카멜레온의 변색은 무죄 / 보통 진화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나뭇잎벌레의 진화 / 산나무두더지 똥을 먹도록 진화된 변종 식충식물들 / 쇠똥구리를 속여서 씨앗을 퍼뜨리는 식물의 전략 / 쥐를 씨 뿌리는 일꾼으로 만든 덤불 식물의 전략 / 다윈주의와 신다윈주의의 차이점 / 새로운 진화 패러다임을 위하여
6. 찬란한 문명 교류사 속에서 바라본 첨성대의 미스터리
도전받는 첨성대 천문대설 / 별이 아닌 태양과 관련된 첨성대? / 극락세계 수미산의 모습을 구현했다? / 토착 종교와 불교 신앙이 표현된 우물? / 절충적이고 종합적인 가설들 / 우물 안에서 별을 관측했던 고대 세계사 / 첨성대의 천체 관측용 우물 탑으로서의 가능성 / 첨성대 양식이 로마에서 왔을 가능성 / 페르시아나 아랍에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 / 천문학의 중심지 인도로부터 강한 영향을 받은 첨성대
7. 천재 물리학자 조지프슨은 왜 초능력에 빠져들었을까?
초심리학에 경도된 천재 물리학자 / 학부생이 세계 최고 수준의 논문을 쓰다 / 뫼스바우어 효과의 실험적 검증 / 조지프슨과 바딘, 천재들 간의 논쟁 / BCS 이론과 존 바딘 / 조지프슨과 바딘은 왜 논쟁을 벌였는가? / 조지프슨의 주장을 지지하는 논문들 / 양자 중첩, 양자 얽힘, 그리고 양자 결맞음 / 발레를 하듯 절연막을 뚫고 나가는 전자들 / 조지프슨의 전성시대 그리고 운명적 변화 / 초월 명상에 빠져버린 조지프슨 / 텔레파시를 설명해주는 물리학? / 조지프슨, 유리겔라의 초능력을 믿다 / 케임브리지 트리니티 칼리지의 초심리 연구 전통 / 양자역학의 프리즘으로 본 초심리 현상 / 아인슈타인의 EPR 패러독스가 무너지다 / 양자역학, 새로운 차원의 생명현상을 보여주다 / 광합성과 인간 뇌 속의 양자역학 / 폴 데이비스의 형태 형성장 이론 / 텔레파시와 염력을 양자 결맞음으로 설명하다 / 조지프슨은 시대를 앞서 가버린 천재일까?
주석
참고문헌
저자
맹성렬
출판사리뷰
내가 배운 역사와 과학이 과연 진실일까?
다윈의 법칙을 거스르는 나뭇잎벌레에서 양자역학이 파헤친 초심리 현상까지
새로운 생각의 지평을 여는 미스터리 컬렉션!
지적 지평을 열어주는 가능성에 대한 탐색
“당신은 UFO가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 질문은 “당신은 UFO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과는 다르다. 후자가 신념의 문제라면 전자는 가능성에 대한 관용의 문제다. 가능성에 대한 관용은 인간의 지적 지평을 넓혀준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의심하고,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던 것들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진실, 새로운 지식이 탄생한다. 이 책은 텔레파시와 UFO를 다루는 미스터리 컬렉션이다. 그러나 시중에 나와 있는 일본풍의 미스터리물과는 그 궤와 결이 전혀 다르다. 저자인 맹성렬 우석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세계 인명사전 ‘마르퀴즈 후즈후’에 2년 연속 등재된 공학자로서 ‘나노물질 합성과 실리콘계 및 비실리콘계 나노 트랜지스터’ 등에 대한 연구로 38편의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논문을 발표한 연구자다. 또한 2006년 특허청이 수여하는 특허 부문 최고상 ‘세종대왕상’을 받은 발명가이며 화학 전공자가 아님에도 미국 화학학회 정회원으로 선출돼 화제를 모은 학자이기도 하다. 2009년 저서 《오시리스의 죽음과 부활》이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우수 저작으로 선정됐으며 2010년에는 ETRI Journal에서 수여하는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저자의 이력에서 유추되듯 이 책은 최근 확인된 학문적 근거를 씨줄로, 그리고 냉철한 논리를 날줄로 삼는다. 그리고 고대문명 교류사에서 첨단 양자역학 영역까지 객관적인 시선으로 독보적인 학설과 추리를 풀어낸다.
다윈의 권위에 도전하는 양자생물학의 진화론
1. 폐차장에 회오리바람이 일어나 멀쩡한 차 한 대가 조립되었다?
이 책의 5장 ‘생명체의 진화를 이끄는 보이지 않는 힘의 미스터리’에서 맹성렬 교수는 진화론자와 무신론자, 회의론자들의 전위이자 극렬한 다윈주의자로 전 세계에 이름을 떨치고 있는 리처드 도킨스를 도발한다. 나뭇잎벌레Phylliidae bioculatum라는 곤충이 있다. 사진에서 보듯 이 곤충은 초록빛에 나뭇잎 모양만 닮은 게 아니라 잎맥은 물론 심지어 벌레 먹은 자국까지 생생하게 살아 있어서, 서로를 나뭇잎으로 오인하고 잡아먹을 정도다. 2억 년 전 이 곤충의 조상들은 나뭇잎이 아니라 나무 막대를 닮아 있었다. 그런데 2억 년 동안 어떻게 이런 모습으로 진화했을까? 리처드 도킨스의 진화 메커니즘인 ‘불가능한 산을 오르는’ 모델을 적용하려면 수많은 무작위적 돌연변이를 가정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무모해 보인다. 무작위로 나뭇잎 비슷한 형태가 되기도 쉽지 않지만, ‘초록빛에 나뭇잎 모양만 닮은 게 아니라 잎맥은 물론 심지어 벌레 먹은 자국까지 흉내 낸 의태’까지 무작위 돌연변이가 일어났다는 주장은, 마치 폐차장에 회오리바람이 일더니 부속품이 제대로 갖춰진 차 한 대가 조립됐다는 식의 기적처럼 보인다. 그보다는 이 곤충에게 시각적 정보의 취합과 이를 이용해 자신의 몸 변화를 이루어내는 미스터리한 능력이 있다고 설명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지 않을까? 이와 비슷한 사례는 주변에 사는 영양의 똥을 닮고 냄새 화학 성분까지 비슷한 씨앗을 만들어 쇠똥구리를 속이는 벼목 식물 세라토카륨 아르젠티움Ceratocaryum argenteum, 포식용 항아리를 주변에 사는 산나무두더지의 맞춤형 변기로 만들어 그 똥에서 질소를 보충하는 변종 식충식물 네펜데스 로위Nepenthes lowii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2. 양자생물학이 제안하는 새로운 생명 진화의 모델
양자생물학 분야에서 새로운 조류를 이끌고 있는 루퍼트 셀드레이크Rupert Sheldrake에 의하면 세상 사물이 나름의 모양새나 활동 양식을 일으키도록 작용하는 무늬, 혹은 틀로 작용하는 형태 발생장morphogenetic field이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한다. 셀드레이크는 형태 공명morphic resonance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생명의 진화를 설명한다. 형태 발생장이 각 종들로 하여금 서로 공명하며 새로운 정보를 주고받아 옴살적으로holistically, 매우 친밀하고 가깝게 진화하도록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설은 아직도 20세기 생물학을 신봉하고 있는 주류 생물학자들에게 배척당하고 있으며 안타깝게도 이런 모델이 유효한지 여부를 검증할 만한 적절한 방법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무작위적 돌연변이와 자연선택만으로는 생명의 진화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다. 양자역학의 초석을 놓았던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Erwin Shroedinger는 생명현상을 고전적인 방법으로 완벽하게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를 설명하려면 새로운 법칙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리고 이런 법칙을 비물리적이거나 초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아직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양자역학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론물리학자 폴 데이비스Paul Davies는 얼핏 보기에 살아 있는 생명체들이 거시적 대상들이기 때문에 양자역학이 생물학에 맞지 않는 것처럼 생각될 수 있으나, 분자생물학의 중요한 과정은 모두 본질적으로 양자적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특히 양자역학의 비국소적 관점이 생명현상에 나타난다는 점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최신 연구 결과 생명현상의 핵심 부분인 식물의 광합성과 동물의 뇌 활동에서 양자역학적 비국소성과 양자 결맞음이 활용되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7장에서 소개되는 초능력에 경도된 천재 양자역학자 브라이언 조지프슨Brian David Josephson의 주된 관심사도 바로 이 지점에 있었다. 조지프슨은 생명체가 양자적 비국소성을 이용하는 중요한 사례로 생명의 탄생이나 진화를 들었다. 저자인 맹성렬 교수 역시 조지프슨의 지적대로 생명 진화의 핵심 부분이 양자 결맞음에 깊이 의존하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천재들의 기묘한 인연과 현대과학이 밝혀내는 초심리 현상
1. 프로이트와 융의 결별을 예언한 폴터가이스트 현상
1931년 아인슈타인은 국제연맹 소속의 국제지적협력협회로부터 전 세계를 대표하는 지식인으로서 또 다른 최고 지식인과 세계 공동체 평화와 관련된 공개적인 서신 교환을 할 것을 제안받는다. 아인슈타인은 편지 교환 상대로 프로이트를 제안했고, 프로이트가 흔쾌히 동의해 1932년부터 세계 평화에 관한 편지를 주고받았다. 이 내용은 국제지적협력협회에 의해 출간됐다. 프로이트와 아인슈타인에게는 아들처럼 아꼈던 수제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칼 융Carl G. Jung과 볼프강 파울리Wolfgang Pauli다. 융과 파울리는 현대 정신과학과 물질과학의 상징적 존재들로부터 총애를 받았었다는 인연뿐 아니라 서로 간에도 상당한 학문적 영향을 주고받는 사이로 발전했는데, 여기에 두 스승들의 개입은 없었다. 이 책의 3장 ‘초심리 현상에 얽힌 정신분석학자들과 물리학자들의 기묘한 인연’에서는 이들 4명이 초심리 현상과 얽힌 신기한 이야기들을 살펴본다.
1909년 칼 융이 프로이트의 자택을 방문해 프로이트와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대화를 나누던 중 심상치 않은 사건이 발생했다. 융이 프로이트에게 초심리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하자 프로이트는 실없는 소리 하지 말라며 무시해버렸다. 이때 융은 눈의 망막이 마치 시뻘겋게 달군 쇠처럼 데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고 그 순간 책장 쪽에서 커다란 굉음이 들렸다. 둘 다 깜짝 놀랐는데, 융은 순간 그 소리가 자신의 정신적 상태가 외부로 표면화되어 나타나는 현상라고 말했고, 프로이트는 터무니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응대했다. 융은 “교수님, 그렇지 않습니다. 교수님이 잘못 생각하는 것입니다”라고 반박하면서 그런 소리가 다시 한 번 날 것이라고 예언했는데 정말 그의 말대로 됐다. 융이 그런 예언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눈이 데인 것 같은 느낌을 또다시 받았기 때문이다. 이 사건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초심리학에서는 이를 폴터가이스트Poltergeist, 소리 요정 현상이라고 부른다. 예민한 성격의 사춘기 소녀들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현상인데, 외부에서 아무런 영향이 없는데도 문이 저절로 열리거나 액자가 돌아가고 무거운 책장이 움직이며 심지어 전구가 깨지기도 한다. 융은 이를 “정신적 상태가 외부로 표면화되어 나타나는 현상catalytic exteriorization phenomenon”이라고 표현했으며 오늘날 초심리학에서도 그런 능력 소유자들의 내면 상태가 외부에 영향을 끼치는 현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한편 이런 초자연 현상에 매우 부정적이었던 프로이트도 나중에는 텔레파시 같은 초감각 지각에 대해 매우 우호적인 태도를 갖게 됐다. 그는 1901년에 쓴 《일상생활에서의 정신분석학Psychopathology and everyday life》이라는 책에서 텔레파시 현상이 실제로 타인의 생각을 읽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잠재의식이 우연히 맞아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1924년에 개정판을 내면서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정신 감응적 사고 전달(텔레파시)이라는 설명이 가장 적절해 보이는 놀라운 몇 가지 사례를 접했다”는 내용을 첨가했다. 그리고 1925년에 쓴 한 논문에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텔레파시 존재를 다음과 같이 옹호했다. “아마도 텔레파시가 정말로 존재하는 것 같다.” 그는 계속해서 텔레파시가 어떨 때 가능한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텔레파시는 어떤 생각이 무의식에서 나오거나, 좀 더 전문적인 용어로 말해 생각이 ‘원초적 단계’에서 ‘2차적 단계’로 넘어갈 때 특히 쉽게 이루어진다.”
융은 어렸을 때부터 주변에서 초자연 현상을 자주 체험했는데 그런 현상의 주요 원인 인물이 어머니라고 생각했으며 자신도 어머니의 그런 능력을 물려받았다고 생각했다. 23세 때는 융이 초자연 현상을 받아들이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그해 여름 집 안에 있던 호두나무로 만든 식탁이 갑자기 큰 소리를 내면서 저절로 쪼개지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융은 겨울이라면 혹시 몰라도 습한 여름에 그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일이 주로 융의 어머니가 일하던 거실과 주방에서 일어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융은 외할머니 아우구스타 파버Augusta Faber가 뛰어난 영매였다고 회고했는데 그런 능력이 어머니를 통해 자기에게도 이어졌다고 믿었다. 1951년 융은 ‘동기성同期性에 관하여On Synchronicity’라는 논문에서 인과율 이외에 우주를 지배하는 두 번째 법칙인 동기성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동기성이란 의미가 있기는 하지만 인과적으로는 관계가 없는 두 개 이상의 사건이 시간적으로 일치하여 나타나는 것을 일컫는다. 융은 정신력이 어느 정도 공간적인 요인을 제어하는 작용을 하며, 미래에 대해 시간과 정신력이 상호관계를 맺고 있을 뿐 아니라 물체를 움직이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런 메커니즘은 우리가 알고 있는 에너지에 대한 통념에서 벗어나 있어서 상식적인 힘의 전달이라는 개념을 적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주에 인과율 법칙이 성립하지 않는 시공간이 실재한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2. 아인슈타인의 물리 세계와는 다른 물리 세계가 존재한다?
사회주의 저술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 업턴 싱클레어Upton Sinclair는 1930년 엉뚱하게도 텔레파시와 관련된 논픽션 책 《정신 라디오Mental Radio》를 쓴다. 싱클레어가 이런 책을 쓴 이유는 그의 아내 메리 싱클레어Mary C. Sinclair가 매우 뛰어난 텔레파시 능력자였기 때문이다. 싱클레어는 절친에게 독일어판의 서문을 써달라고 부탁했는데 그가 바로 아인슈타인이었다. 아인슈타인은 1920년대부터 싱클레어를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으로 생각했다. 싱클레어는 다소 과격한 사회행동주의자였고 한편으로는 열성적인 심령주의자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아인슈타인의 주변 사람들은 그가 싱클레어에게 집착하는 것을 만류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싱클레어를 매우 신뢰했다. 아인슈타인이 써준 서문에는 다음과 같은 긍정적인 내용이 담겼다.
“이 책에 사려 깊고 솔직하게 기술되어 있는 텔레파시 실험 결과들은 확실히 과학자들이 당연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넘어선다. 하지만 업턴 싱클레어처럼 양심적인 관찰자이자 작가가 의도적으로 독자들을 기만하려 이런 책을 썼을 리 만무하다. 나는 그의 정직함과 신뢰성을 믿는다.”
그러나 실제로 텔레파시 이론들은 아인슈타인이 생각하는 물리 세계와 너무 맞지 않았다. 《정신 라디오》의 서문을 써준 지 몇 년 지나지 않아 아인슈타인은 듀크 대학 심리학과 교수 조지프 라인Joseph B. Rhine의 초심리 실험 결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라인의 실험에 의하면 텔레파시의 강도는 송신자와 수신자 간의 거리와 상관이 없다. 즉 두 사람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텔레파시가 전달되는 데는 큰 영향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우주의 모든 힘들은 거리가 멀어지면 그 강도가 줄어드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라인이 실험을 통해 도출한 텔레파시가 거리와 무관하다는 결론은 무언가 인식되지 않은 잘못에 의해 왜곡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싱클레어가 한 실험에서도 텔레파시의 거리 무관성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는 점이다. 아마도 아인슈타인은 서문을 써준 책에 쓰인 텔레파시의 특성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건성으로 넘어갔던 것 같다.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아인슈타인은 텔레파시가 가능할 수 있다고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뇌파에 담긴 정보가 아직 알려져 있지 않은 기제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는 것이 텔레파시라고 이해했던 듯하다. 이 경우는 거리가 아주 멀어지면 텔레파시는 거의 작용하지 않아야 한다. 오늘날 초심리학자들은 반복적인 실험을 통해 텔레파시가 거리와 무관하게 작용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아인슈타인이 굳게 믿었던 물리 세계와는 다른 또 다른 물리 세계가 존재하는 것일까?
3. 초자연 현상을 통해 공동 연구자가 된 융과 파울리의 업적
아인슈타인이 은퇴하기 전 함께 연구를 했던 이는 볼프강 파울리다. 나중에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상대성이론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오직 파울리뿐이라고 선언했을 정도였다. 파울리는 아인슈타인의 제자들이 참여했던 맨해튼 계획(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원자폭탄 개발 계획)에서 배제됐는데 거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스웨덴 정신분석학자 수잔느 가이저Suzanne Geiser는 저서 《가장 내밀한 핵심The innermost kernel》에서 파울리가 맨해튼 계획에서 배제된 가장 중요한 이유로 ‘파울리 효과Pauli Effect’를 든다. 파울리 주변에서는 크고 작은 이상한 문제들이 발생했는데 그가 근처에만 가도 실험 기구가 부서지거나 실험 기기가 작동을 멈추는 일들이 일어났다. 이런 일들이 잦아지자 주변 사람들이 이를 ‘파울리 효과’라고 불렀다. 아주 멀쩡한 주변의 실험물리학자들이 파울리가 이런 문제들의 원인이라고 진지하게 믿었던 것이다. 파울리 역시 이런 문제가 자신과 관련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파울리는 제자 마르쿠스 피에르츠Markus Fierz에게 자기 때문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길 때면 그 전에 불편한 긴장감을 먼저 느끼곤 한다고 고백했다. 그런 긴장감 후에는 어김없이 사고가 났다는 것이다. 파울리 효과의 대표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자. 어느 날 독일 괴팅겐 대학 실험물리연구소의 한 실험실에 있던 고가의 측정 장비가 원인 모를 고장이 났다. 그곳은 파울리가 종종 방문했던 곳으로 그가 나타날 때마다 이런저런 사고가 났었는데 그날은 그의 부재중에 일이 터졌다. 당시 연구소장이었던 제임스 프랑크James Frank 교수는 파울리와 서로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막역한 사이였기에 편지를 써서 최소한 그 사고만큼은 파울리에게 혐의가 없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파울리가 답한 편지에는 아주 놀라운 내용이 담겨 있었다. 실험실 장비가 고장 나던 그 시각, 파울리는 닐스 보어라는 저명한 이론물리학자를 만나러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가던 중 기차를 바꿔타기 위해 잠시 괴팅겐 역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1927년부터 1932년 사이 파울리에게 인생 최대의 위기가 닥쳤다. 당시 아버지가 그와 같은 또래의 여인과 바람을 피우고 있었는데 이 사실을 안 어머니가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한 것이다. 또한 그 시기에 파울리 자신도 이혼을 하게 됐다. 파울리는 큰 심리적 갈등에 시달렸으며, 그의 아버지가 마침 인근에 살고 있던 융을 찾아가볼 것을 권유했다. 이렇게 해서 융과 파울리의 첫 대면이 1932년 1월에 이루어졌다. 파울리가 융을 찾아갔던 것은 그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꿈들이 의미하는 무의식적 상징을 찾아내고자 하는 바람에서였다. 나중에 파울리는 자신이 꿈이 시공간을 초월한 정신적 실체와 관련된 것이 아닌지를 융에게 물었고, 여기에 대해 융은 정신이 시공간의 장벽을 허무는 일이 가능하다고 하면서 이런 정신의 시공 초월성이 초능력으로 발현된다는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융은 파울리와 공동 작업을 하기 이전에는 동기성의 현상학적·실험적 양상들에 관심을 주로 표명했지만 이후부터는 그것의 존재론적·원형적 특성에 주목했다. 한편 파울리는 동기성의 무의식과 관련된 철학을 추구하는 데 보다 관심을 쏟았다. 이들은 공동 작업을 통해 심리학과 물리학의 영역을 넘어 그들이 자연철학에서 만나는 영역까지 탐구했다. 이런 추구를 통해 이들은 정신과 물질의 통합 이론에 대한 저서인 《자연과 정신의 해석The Interpretation of Nature and the Psyche》을 내놓았다. 파울리가 추구하는 새로운 체계의 핵심은 물질과 정신이 한 가지 실체의 상보적 측면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파울리는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만일 정신과 물질이 동일한 실재의 상보적 측면들이라고 가정한다면 이는 가장 만족스러운 답이 될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천재 물리학자 브라이언 조지프슨은 2001년 노벨상 창설 100주년을 기념한 영국우정공사와의 인터뷰에서 양자역학의 성과가 축적되면 텔레파시 같은 초심리 현상도 설명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조지프슨은 2000년대 초 한 인터뷰에서 양자역학이 그 자체로 완결된 학문이라기보다 이를 포함한 더 통합적인 체계에 속한 것일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양자 현상들은 그런 체계가 발현되는 한 측면이며, 또 다른 측면이 초심리 현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신의 굳건한 신념에 딴지를 거는 흥미로운 가설들
이 밖에도 저자는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책의 6장에서는 첨성대의 기능을 한반도 안의 맥락에서만 바라보려 했던 시각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국제적 시각에서 재해석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우물 안에서 별을 관측했던 고대 세계사를 탐색하고 첨성대 양식이 로마에서 왔을 가능성, 페르시아나 아랍에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 등을 점검하며 첨성대가 고대 천문학의 중심지 인도의 별 관측 문화에서 강한 영향을 받았다고 잠정적인 결론을 내린다. 또한 저자는 전작 《아담의 문명을 찾아서》에서 1만여 년 전 초고대 문명이 존재했을 것이란 문제 제기를 한 바 있는데, 책의 4장에서는 그 연장선상에서 지금부터 5,000여 년 전 전지를 이용해 금속 도금을 했었을 가능성에 대한 논란을 소개한다. 1장에 등장하는 콜럼버스 이전 구대륙과 신대륙을 오가며 코카인 등 마약류를 교역하던 종족인 대양 항해자 스파이스군도인들의 활약상도 흥미롭다.
세계 인명사전에 등재된 공학자이자 38편의 SCI급 논문을 발표한 연구자, 특허 부문 최고상 ‘세종대왕상’을 받은 발명가이자 ETRI Journal에서 수여하는 우수논문상 수상자. 이미 중견급 학자로서 권위를 갖춘 맹성렬 교수가 굳이 미스터리라는 분야를 고집하며 이집트 미라의 니코틴에서 초심리 현상에 빠진 조지프슨의 이론까지 흥미롭지만 비주류적인 학설과 추리를 독자들에게 전하려는 까닭은 무엇일까? 학창시절 맹 교수는 세상의 돌아가는 이치를 모두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착각에 빠졌었다고 한다. 삼라만상이 어떤 법칙에 따라 돌아가고 있으며 이 법칙을 알아내면 무엇이든 설명해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도 있었다. 그리고 이를 추구하기 대학 학부를 물리학과로 진학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의구심이 하나둘 들기 시작하던 중 어느 날 존경하던 교수님의 충격적인 선언에 모든 신조가 흔들리고 말았다. 우주의 이치를 꿰뚫고 계실 것 같던 그분께서 자신이 가르치는 것이 궁극적인 진리가 아닐 수 있다고 말씀하셨던 것이다. 이후 맹 교수는 모든 주의주장을 철저히 의심하게 되었으며 자신만의 세계관을 쌓아올리려는 노력과 함께 주류 학문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는 학자들을 스승 삼아 그들의 사상을 탐구하는 작업을 병행했다. 당신이 진실이라고 믿는 역사와 과학들에 딴지를 거는 도발적이고 흥미로운 가설들. 새로운 진실에 대한 열망과 지적 호기심에 불타는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