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19 리버튼상 수상작, [타임스] 선정 2010년대 스릴러 TOP10
어두운 오슬로, 망가진 해리 홀레가 돌아온다!
대망의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12권 『칼』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형사 해리의 탄생을 알린 데뷔작 『박쥐』 이후 22년 만에 요 네스뵈에게 두 번째 리버튼상을 안긴 작품이다. 사상 최악의 사건, 압도적인 분량 내내 독자를 사로잡는 강력한 흡인력, 마지막 페이지를 읽자마자 처음으로 돌아가 복기하게 하는 촘촘한 복선은 작가의 전성기가 바로 지금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오랫동안 경찰청을 떠나 있던 해리 홀레가 경찰로 복귀했다. 하지만 강력반 말석에서 망가진 모습으로 뻔한 사건이나 떠맡은 그는 더는 전설의 형사가 아니다. 언제나 그의 곁을 지켜주던 아내 라켈에게 버림받은 그는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종종 만취해 필름이 끊겼으며, 무의미한 관계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라켈이…… 발견됐어요.” 시종일관 불안한 예감에 짓눌려온 해리는 이 일을 이미 알고 있는 것만 같다. 범인은 라켈의 급소에 저항 없이, 정확히 칼을 꽂았다. 라켈에게 그토록 가까이 갈 수 있었던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 해리는 라켈의 죽음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저자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출판사리뷰
사라진 기억, 암전으로 남은 밤.
누가 친구이고 누가 적인가?
평화롭고 불안한 일요일 한낮. 느지막이 일어난 해리가 간밤의 일을 떠올리려 애쓰며 소설은 시작된다. 그는 라켈과의 불화 끝에 그녀의 집을 나왔으며, 경찰대학을 떠나 오슬로 경찰청으로 복귀한 참이다. 지난밤 그는 엉망으로 취했고, 손에 남은 상처를 보니 누군가와 다툰 것 같다. 전편 《목마름》에서 평생의 연인 라켈과 결혼해 낯선 행복에 어리둥절해하던 해리가 다시 술에 손대고 주먹다짐을 벌이며 진지하지 않은 관계에 탐닉하다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강력반 말석에서 다소 뻔한 사건을 떠안은 그의 모습에 전설의 형사는 온데간데없다. 한편, 전편에서 해리의 총에 맞아 사망한 성범죄자 ‘발렌틴’의 생물학적 아버지이자 역시 최악의 성범죄자인 ‘스베인 핀네’가 형기를 마치고 출소하자 오슬로는 새로운 위기를 맞는다. 그리고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라켈이 칼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해리는 평소 칼을 무기로 써온 스베인 핀네가 아들의 복수를 위해 라켈을 죽였다고 확신한다. 라켈 사망 사건의 수사권을 두고 오슬로 경찰청과 크리포스(특별수사국)가 힘겨루기를 하는 사이, 해리는 물밑에서 홀로 수사를 하며 진실에 접근한다. 그러는 동안 환영처럼 어떤 이미지들이 떠오른다. 익숙한 그 집, 커다란 피 웅덩이, 사라진 감시 카메라. 라켈의 죽음은 해리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해리 홀레는 이 모든 일을 겪고도 계속 해리 홀레로 살아갈 수 있을까.
아무나 칼을 쓰는 건 아니야.
사랑과 공포가 한 몸인 걸 이해하는 사람들,
서로 가까이 있는 사람들만 그럴 자격이 있지.
지금까지 열두 권이 출간된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내내 해리 홀레는 황폐한 삶을 살았다.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그를 돕던 첫사랑을 잃었고(《박쥐》), 손가락이 잘렸으며(《스노우맨》), 얼굴 절반이 찢겼고(《레오파드》), 총을 맞아 위급한 상황에 이르기도 했다(《팬텀》). 해리는 더 잃을 것이 없는 사람만이 갖는 묘한 안도감 속에 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코 잃어서는 안 되는 사람, 라켈 페우케가 그의 삶에 틈입하자 삶의 균형은 맥없이 무너진다. 행복할수록 불안해지고 사랑할수록 공포 또한 커졌다.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열두 번째 이야기 《칼》은 라켈을 잃어버리고 밑바닥으로 끝없이 침잠하는 해리 홀레의 이야기이다.
“사랑은 모든 것의 뿌리야.” 해리가 말했다.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 선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한.”
요 네스뵈만큼 소설 속에서 다양한 무기를 사용한 작가도 없을 것이다. 역사가 남긴 깊은 상처를 이야기한 소설 《레드브레스트》에서는 가상의 총기인 매르클린 라이플을, 인간의 악의를 보여준 소설 《레오파드》에서는 고문 도구인 레오폴드의 사과(Leopolds Apples)를, 가족의 붕괴를 다룬 스탠드얼론 스릴러 《킹덤》에서는 자동차를 등장시켰다. 그런 작가가 가장 원초적인 도구이자 무기인 ‘칼’에 주목한 까닭은 무엇일까. 출간 후 가진 여러 인터뷰에서 네스뵈는 줄곧 ‘거리’에 대해 이야기했다. “(칼로 누군가를 찌른다는 것은) 400미터 밖에서 적을 쏘아 맞히는 저격수의 살인과는 달라야 한다.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듣고 심지어 체취를 맡을 만큼 가까이 있어야 가능한 행위이다.” 가까운 거리는 벽을 허물고 자신의 가장 약한 부분을 드러낸다. 작가는 소설 전체를 통해 친밀함의 다른 이름은 위험함이라고, 그럼에도 사랑하겠느냐고 묻는 듯하다. 물론 해리 홀레는 그렇게 했다. 12권의 제목이 ‘칼’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대단히 도스토옙스키적인 도덕적 질문들을 던지는 책”이라고 평했듯 《칼》은 또한 죄책감에 대한 소설이다. 해리 홀레가 자신의 바닥에서 만난 것은 무겁게 가라앉은 죄책감이다. 그 외에도 《칼》에는 범죄로 가족을 잃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 인명 사고를 내고 괴로워하는 사람 등 다양한 형태의 죄책감이 등장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타인을 해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죄책감이라는 거대한 거울 앞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죄책감은 죄의 경중과는 무관하게 주어지는 마지막 형벌이자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감정이다. 해리 홀레는 자신 앞에 놓인 형벌을 견딜 수 있을까.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는 13권 《블러드문》으로 이어진다.
작가의 말
누군가를 칼로 찌른다는 행위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듣고 심지어 체취를 맡을 만큼 가까이 있어야 가능한 행위이다. 400미터 밖에서 적을 쏘아 맞히는 저격수의 살인과는 달라야 했다.
해외 서평
이 두꺼운 책에 빼도 좋을 문장 하나가 없다. 무엇보다도 《칼》은 대단히 도스토옙스키적인 도덕적 질문들을 던진다. 〈월스트리트저널〉
이처럼 기이한 범죄자를 그릴 수 있는 작가가 세상에 또 있을까? 단언컨대 나를 오싹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요 네스뵈뿐이다. 〈뉴욕타임스〉
우리는 왜 이토록 요 네스뵈에게 열광하는가. 궁금하다면 《칼》을 읽어보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주요 수상
유리열쇠상 수상
리버튼상 수상
에드거상 노미네이트
대거상 노미네이트
임팩 더블린 문학상 노미네이트
노르웨이 북클럽상 수상
노르웨이 북셀러상 수상
[커커스 리뷰] 선정 2011 최고의 소설
덴마크 작가협회 선정 올해의 소설
아일랜드 2011 베스트셀러 작가 선정
핀란드 스릴러 작가협회 선정 최우수 외국문학상 수상
페르귄트상 수상
상트페테르부르크상 수상
리버튼 공로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