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조바심 내지 마라,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을 때 마음에 꽃이 피어난다”
청소하고 밥 먹고 기도하는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소박하고 단순한 진리!
법정 스님의 맏상좌(첫 제자)이자 송광사 승가대학장 덕조 스님의 첫 번째 에세이. 스승을 모신 산골 불일암에 살며 하루하루 소중하게 써내려간 작고도 섬광 같은 깨달음. 산새, 다람쥐, 꽃, 솔바람이 들려주는 일상의 소중함과 삶을 깊이 관조한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았다. 삶이라는 거대한 숲에서 길을 묻는 사람에게 나직하고 담백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삶의 경이와 행복의 순간들. 인연의 소중함부터 내려놓음의 역설, 기도와 명상의 기쁨까지, 지금 여기에서, 나 스스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지혜가 깊은 산속에서 옹달샘을 만난 듯 맑고 시원하게 빛난다.
목차
마음에 핀 꽃을 보라
5분의 평화|시절인연|기다림|큰 그릇|어른이 되라|풍경소리|다른 세상|먼저 웃기|미소|간절함|살아 있기에|믿음|오늘을 위한 삶|무엇이 옳은가|꽃비|삶의 길|나의 일터|후회|선지식|일출|하나|산에는 꽃이 피네|명상|봄이 오는 길목
-인연에 대해서
산골에서 불어오는 바람
법칙|목표|마음의 눈|침묵의 힘|희망|진실|나와 다른 사람|평안하라|덕을 쌓는 참 쉬운 방법|베풀며 얻는 기쁨|오늘의 의미|스님 생각|나누고 베푸는 것|시간|지금 이 순간|사랑|학인스님들|꽃과 나비|지혜롭게|이열치열|비 오는 아침|식구|지혜의 향기|인내|가난한 기도
-오늘을 기쁘게 산다면
가을바람에 마음도 물이 들어
가을 향기|한때|꽃무릇|행복의 조건|바보 체크리스트|기도|베푸는 마음|청소|창의적인 생각|한 평|삶의 고통은 어디에서 오는가|깨달음|어머니의 기도|칭찬|평준화|정성으로 차린 식탁|불만과 불편|결혼식|중생의 병|어디로|오늘의 여행|의미|참 스승
-불일암에 사는 즐거움
-가을 명상
눈길 위에 발자국을 내며 걷다
단순한 진리|겨울 소식|나 자신|즐거운 인생|시선|삶과 죽음은 하나|죽음이 오는 날까지|말보다 행동이 먼저|집착 없이|명상|삶은 외길|여래를 보는 자, 나를 본다|내려놓기|문제의 답|텅 빈 충만|마음은 하나|발자국|삭발하는 날|동백꽃|안개 속
-당신은 누구십니까?
저자
덕조
출판사리뷰
“아직은 때가 아닐 뿐,
내일 당신은 더 환한 꽃으로 피어납니다”
하루하루 조금 더 행복하게, 덕조 스님이 산골 불일암에서 띄운 따뜻한 삶의 지혜
많은 현대인들은 바쁜 일상과 복잡한 인간관계에 치여서 잠시만이라도 나를 내려놓고 싶다고 말한다. 직장인이든 가정주부이든, 학생이든 자신 앞의 생은 항상 낯설고 숨 돌릴 틈도 없이 빠르게 흐른다. 자연을 보며 계절의 변화를 느낄 사이도 없이, 쳇바퀴를 도는 다람쥐처럼 정신없이 앞으로 앞으로 달려가지만 항상 제자리에 있는 것만 같다. 나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무엇을 위해서 살고 있을까. 고민도 잠시, 지난한 삶은 쉬지 않고 이어진다. 해결책은 스스로 마음을 바꾸는 것이라지만, 그게 하루아침에 되는 일도 아니고, 말처럼 쉬운 일도 아니다.
전라남도 순천시 송광사에서 산길로 50분 정도 올라가면 대나무 터널을 지나 불일암이 나온다. 작은 사립문을 열고 들어가면 한눈에 텃밭과 아담한 절집이 눈에 들어온다. 고려시대에 지어져 1975년 법정 스님이 중건하였다는 불일암佛日庵이다. 법정 스님은 이곳에서 수많은 저작을 집필했고, 이 책 《마음꽃을 줍다》의 저자 덕조 스님은 송광사로 출가하여 불일암에서 법정 스님을 처음 모시며 시봉하였다. 법정 스님은 입적하신 뒤 생전 아끼시던 불일암의 후박나무 아래 모셔졌고, 수십 년 동안 법정 스님의 곁을 지켰던 첫 제자 덕조 스님은 조용히 불일암을 지키고 있다.
《마음꽃을 줍다》는 전 길상사 주지이자, 현재 송광사 승가대학장이기도 한 덕조 스님의 첫 번째 에세이집으로 산골에 살며 느끼는 일상의 기쁨과 자연의 숭고한 아름다움, 그 속에서 정리한 삶의 사유를 정겨운 느낌의 사진과 함께 들려준다. 글은 간결하고 담박하지만 깊은 울림이 있고, 사진은 꾸밈없이 진솔하다. 섣불리 위로를 하거나 급히 손을 잡아주지는 않지만, 편안하고 따뜻하게 미소 짓는 100편의 글과 사진을 보다보면 시나브로 그 속으로 빨려들어 읽는 이의 마음을 무장해제를 시킨다. 수선스럽지 않은, 묵묵히 내 이야기를 들어줄 것만 같은 사람을 만난 기분이다.
꽃이 피는 봄날에는 풍경을 새로 고쳐 달고,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감사함을 느낀다. 눈이 내리는 겨울날에는 눈길을 따라 걸으며 남은 생을 돌아보기도 한다. 예불을 마치고 나서는 추운 새벽에는 출가한 첫 마음을 되새기고, 여행길에서 만난 정다운 사람들을 통해 믿음과 삶의 간절함을 배운다. 때가 되면 꽃이 피고 새가 우는 시절인연은 항상 거기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이렇듯 자연 속에서 영성으로 충만한 하루하루를 살며 발견한 진리는 단순하기에 더 오래 마음에 머문다. “추운 겨울이 지나야 봄이 찾아오고, 어둔 밤이 지나야 아침이 오듯”(184쪽) 삶의 공식도 어찌 보면 단순한 것이라고 말한다. “아름다운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맞이하고/다시 봄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모든 것은 시간 속에 잠시 존재하고/ 안개도 잠시 머물다 사라지고/우리 삶도 그러합니다.”(185쪽)
매일 부지런히 기도하고,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삶. 하루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삶, 바로 지금 이 자리에 우리의 행복과 평화가 있다. 돈이 많다고, 권력이 있다고 행복한 것이 아니라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고 마음을 바르게 쓰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는 이 단순한 진리는 도시에 사는 우리에게도 언제나 유효하다.
미운 사람이 있으면 먼저 다가가 미안하다고 말하고, “진정한 기도란 사랑하는 사람보다 미워하는 사람을 향해 하는 것”(113쪽)이라는 선한 삶의 자세 앞에서는 종교의 경계조차 무색해진다. 산속에 살아서 유유자적한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사는 곳은 좋든 싫든 관계가 생기고 타인에 대한 견해가 생긴다. 그 견해를 바라보는 시선은 각자 다르고, 해결방법도 다 다르다. 그 다름을 인정하지 않을 때 다툼이 생긴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마음을 낮출 때 겸손한 자만이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다. 먼저 손을 내민 사람, “큰 그릇에 많은 풍경이 담기고 넉넉한 마음으로 세상을 포용하”(20쪽)는 사람의 세상은 평화롭다.
면도기와 만년필을 챙겨준 스승
스승의 그림자에 누가 될까 노심초사한 제자
삶과 죽음을 뛰어넘는 시절인연의 아름다움
《마음꽃을 줍다》는 95편의 짤막한 단상과 5편의 에세이, 71개의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2003년부터 현재까지 덕조 스님이 자신의 홈페이지(http://simplemind.org)에 연재해온 글과 사진 중에서 가려 뽑고, 새로 에세이를 추가하였다. 도심에서든 산골에서든 여행길에서든 어디에 머물든, 12년 동안 하루하루 마음을 담아 적어 많은 사람들의 지친 일상에 청량한 바람이 되어주던 작지만 섬광 같은 글들을 모았다.
홈페이지에 실린 수많은 글 중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통해,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느낀 크고 작은 깨달음의 글들을 사람의 일생에 비유하여, 봄여름가을겨울 계절별로 나누어 이야기를 풀어냈다. 봄에 꽃이 피듯 인생은 피어나고, 눈이 내리듯 인생이 저무는 삶은 생명 있는 모든 것에게 공평하다.
곁에 두고 삶이 힘들거나 맘이 흐트러질 때마다 펼쳐볼 수 있는 아름다운 글들 중에서도 특히 법정 스님과의 만남 부분은 인연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수행으로서나 글로서나 무소유의 표상이신 스승, 법정 스님의 곁을 지키며 “은사스님의 그림자에 누가 될까봐 노심초사하며 시퍼런 칼날 위를 걷는 마음”(62쪽)이라는 저자의 술회에서 스승을 존경하고 염려하는 제자의 깊은 마음이 느껴진다.
은사스님께서는 수행자는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늘 말씀하셨기에 지금 나 자신이 수행자답게 살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 어느 날 제 글이 《맑고 향기롭게》 소식지에 실린 것을 스님께서 보시곤 “덕조! 글 잘 쓰네. 계속 글을 좀 쓰지.” 하셨는데, 그때 저는 스님이 계시는 동안은 절대로 내 글을 책으로 묶지 않으리라 다짐했습니다. 스님께 누가 될까 염려했기 때문입니다. -62쪽
일찍이 법정 스님께서 행자 시절 저자의 됨됨이를 알아보시고, 상좌(제자)를 두지 않겠다는 원칙을 깨고 저자를 첫 상좌로 맞아주셨다는 대목에서는 저자의 기쁨이 어떠했을지 생생하게 전해져 가슴이 먹먹해진다. 여행을 다녀오실 때마다 면도기와 만년필 등 선물을 살뜰히 챙기셨다는 스승, 산과 같은 스승이 계시기에 그 그림자에 누가 될까 자신의 글을 세상에 내놓지 않겠노라 다짐했다는 제자의 아름다운 인연은 스승이 떠나신 지금도 여전히 아름다운 향기로 우리 곁에 남아 있다.
“스스로 자신의 꽃을 피워라”
세상을 살아가는 삶의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귀하게 생각하는 삶의 가치도 다르다. 얼굴이 다르듯 우리는 각자 다른 삶을 살아가지만, 우리 앞에는 삶이라는 똑같은 주제가 놓여 있다. 법정 스님은 “봄이 와서 꽃이 피는 것이 아니라, 꽃이 피어서 봄”이라는 말씀을 남기셨다. “아름다운 한 송이 꽃을 피우는 것도 자신의 몫이고, 꽃을 피우지 못하는 것도 자신의 몫”(6~7쪽)이다. 누가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다. 서툴러도 힘들어도 내 마음의 꽃은 내가 피우는 것이다. 겸허한 마음으로 인생을 바라보고 단순하게 삶을 살아간다면 “각자 자신의 꽃을 피울 수 있”(7쪽)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