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프랑스의 위대한 지성, 《인간의 조건》의 작가 앙드레 말로 일대기
독보적인 전기작가 장 라쿠튀르의 평전을 김화영 교수의 빼어난 번역으로 읽는다
밀도 짙고 뜨겁고 전율하는, 하나의 작품처럼 구축한 삶, 하나의 삶처럼 거친 숨결의 작품. 20세기의 신화적 일생 앙드레 말로 일대기. 독학자, 댄디, 사원 약탈자, 열대지방 모험가, 참여작가, 미술평론가, 반파시스트, 공산주의의 동조자, 스페인 전쟁의 투사, 기회주의자, 항독 지하운동가, 드골주의자, 프랑스 문화부 장관… 영웅주의를 통해 도전하고 예술을 통해 초월하여 불가역不可逆과 투쟁한 일생. 《인간의 조건》으로 공쿠르상을 수상한 앙드레 말로의 불꽃같은 삶의 여정을 통해 진정한 인간의 길을 묻는다.
목차
김화영 해제 | 문학·역사·신화
제1부 차이
1 세상을 우롱하는 청년
시대의 성난 천재 | 클라라
2 심심풀이
밀림 | 재판관들
3 도전
식민주의의 은근한 매력 | 투쟁적 신문 | 랭도신 앙셰네 | 체험한 아시아, 꿈에 본 아시아
제2부 동지애
1 문학이라는 천직
다시 돌아온 망령 | 정복자와 엉뚱한 인물 | 영광의 오솔길 | 사막 위의 막간극
2 동반자
참여 | 모스크바 작가대회 | 공제조합 회관의 마에스트로
3 세 인물
앙드레 지드 | T. E. 로렌스 | 트로츠키
4 살루드!
코로넬 | 알바세트의 의용병들 | 희망으로부터 남은 것
5 무인의 천직
수용소 | 기다림 | 항독운동원 | 게슈타포의 서류 | 매우 기독교적인 강도 여단
제3부 변신
1 매혹
경계선상의 회의 | 만남 | 지하철의 십자군 원정 | 사막과 샘
2 권력
실력자의 오른팔 | 회한의 알제리 | 예술과 국가 | 중국 여행
3 회고
진짜, 가짜, 체험 | 아버지의 죽음 | 홀로 살아남은 자 | 영광의 가린
참고 문헌
앙드레 말로 연보
저자
장 라쿠튀르
출판사리뷰
밀도 짙고 거칠고 전율하는,
하나의 작품처럼 구축한 삶, 하나의 삶처럼 뜨거운 숨결의 작품
20세기의 신화적 일생 앙드레 말로의 일대기
앙드레 말로(1901~1976)는 파리 몽마르트르의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그의 어린 시절과 교육과정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권위를 부정하던 스물한 살의 반항가 말로는 이국에 대한 호기심에 사로잡혀 당시 프랑스령이었던 인도차이나로 향한다. 고고학을 전공한 그는 인도차이나에서 유적을 찾던 중 도굴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지만, 앙드레 지드를 비롯한 프랑스 지식인들의 구명운동으로 풀려난다. 감옥에서 느낀 식민당국에 대한 혐오감으로 열렬한 반식민주의자이자 사회 변혁의 옹호자가 된 그는 인도차이나 피식민지 국민들의 각성을 촉구하며 신문을 발간하기도 한다.
1924년 프랑스로 돌아오는 길에 중국에 들러 중국혁명운동과 관련한 여러 사건에 참여하며 사회주의 혁명이란 역사의 소용돌이를 직접 목격한다. 1933년 장제스가 공산당을 탄압한 상하이 쿠데타를 무대로 한 《인간의 조건》으로 현실 참여 지식인으로서 명성을 굳혔다. 말로의 대표작인 《인간의 조건》은 공쿠르 상을 수상하면서 말로의 이름을 세계에 알렸다. 1930년대 히틀러의 나치즘이 등장하자 그 위험성을 인식한 말로는 나치수용소를 그린 《모멸의 시대》를 통해 전체주의를 비판한다. 1936년 스페인 내전이 일어나자 공화군에 직접 가담하여 싸웠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쓴 《희망》에서는 스페인의 파시즘을 고발한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프랑스 레지스탕스 운동에도 가담했다.
전선에서 샤를 드골 장군을 만난 뒤로는 드골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1959년 드골 내각에서 문화부장관이 되어 그 후 10년 동안 드골의 측근으로서 혁신적이고 강력한 문화 행정을 펼쳤다. 1969년에 드골이 국민투표에서 패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자 그와 함께 은퇴했다. 1976년에 만성 폐출혈로 파리에서 삶을 마감하였다. 1996년 서거 20주기를 맞아 프랑스 최고의 국가 유공자들만 안장된 파리 팡테옹 사원에 유해가 안장되었다.
“나의 모든 소설 중 최고의 소설은 바로 나의 삶이다.” _앙드레 말로
지식인의 길, 작가의 길, 혁명가의 길, 정치인의 길
‘인간이라는 명예’를 증언한 어느 불꽃같은 삶
말로가 태어난 해인 1901년은 20세기가 첫발을 내딛는 시간이다. 1914년 그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전쟁이라는 단어 앞에 ‘세계’라는 수식어가 붙는 1차 세계대전의 격동을 맞았다. 이후 공간적으로는 유럽, 인도차이나, 스페인, 소련 등 광대한 영역에서 치열한 모험 속으로 몸을 던졌고, 그 활동 범위는 문학, 미술에서부터 군중을 사로잡는 웅변, 탐험, 전쟁, 정치를 거쳐 종횡무진이었다. 말로에게 문학인, 지식인이 빠지기 쉬운 개인감정들은 처음부터 도외시당하거나 거시적 차원 속으로 수렴된다. “오직 나 개인에게만 중요한 것이 무슨 중요성이 있겠는가!”라고 말로는 말한다.
소용돌이치는 역사적 사건들 속으로 몸을 던진 말로는 인류의 복지와 건전한 사회를 구현하고자 하는 정치가가 아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운명을 치열한 모험을 통해 초극하는 것이었다. 이로써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같은 경험도 말로의 의식을 통과하면 승화되고 변형된다. “그가 다녀온 지평에서는 항상 바람이 다르게 분다”고 이 책의 저자 라쿠튀르는 말한다. 말로의 위대함은 그러한 충동력과 치열성에 있다.
‘신화’ ‘모험’ ‘죽음’ ‘역사’ ‘운명’이라는 말은 말로의 치열한 삶을 통해 좀 더 드높고 거시적인 차원으로 승격하여 우리들 속에서 사실에 의하여 가려진 어떤 힘을 충동한다. 삶의 한가운데에 이 같은 충동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면 예술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 p.12 해제 중에서)
앙드레 말로의 가장 권위 있는 전기작가인 장 라쿠튀르는 말로의 삶과 문학, 사유와 행동의 궤적을 저널리스트이자 역사가의 관점에서 충실하게 기록하고 있다. 방대하고 세심한 문헌 탐색과 조사를 바탕으로 말로라는 인물을 그에 걸맞은 지평에 놓고 그에 걸맞은 문체를 통해 이해시킨다. 라쿠튀르가 보여준 또 하나의 장점은 말로가 누구보다 위대한 작가였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작가의 삶을 헤아렸다는 점이다. 아름답고 격조 높은 프랑스어 문체로 위대한 작가 말로의 삶과 작품세계를 생생히 재현해낸 이 책을 통해 말로 연구는 새롭고 창조적인 조명을 받게 되었다.
앙드레 말로에 대한 찬사
“나의 오른쪽에는 천재적인 친구 앙드레 말로가 있고, 또 앞으로도 언제나 거기에 있을 것이다.”
_샤를 드골
“앙드레 말로는 소환을 받고서 역사 속에 들어온 인물이다. 그가 다녀온 지평에서는 항상 바람이 다르게 분다.” _장 라쿠튀르
“프랑스 문학사는 소설 《인간의 조건》을 위시한 여러 작품을 창조한 앙드레 말로에게 언제나 가장 중요한 여러 페이지를 할애할 것이다.” _김화영 고려대 명예교수
“말로는 생존한 사람들 가운데 가장 위대한 그리고 분명 가장 독특한 작가다.” _프랑수아 모리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