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서양에 그리스철학이 있다면 동양에는 제자백가가 있다!"
제자백가들이 펼치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예리한 통찰, 지혜로운 리더십을 전하는 책이다. 무장들이 치열하게 싸웠던 춘추전국시대, 지식인들 역시 뜨거운 지식의 성전(聖戰)을 벌였다. 지성의 황금기를 이루었던 제자백가의 생각 속에는 현대인들의 고뇌를 해결할 실마리가 담겨있다. 이 책은 맹자의 시대의식과 장자의 천진무구한 삶, 여불위의 지략과 묵자의 인간 존재에 대한 탐구, 한비자의 무서운 지성과 무위를 추구한 열자의 순수한 인생관까지 두루 아우르며, 고전의 사상과 철학을 쉽고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 담아냈다. 동양 사상가들의 유쾌한 풍자와 해학, 사회에 던지는 날카로운 일침은 시대를 초월하여 다가올 것이다.
목차
들어가는 글
이 책을 읽기 전에_ 제자백가와 춘추전국시대
1. 고대 우화문학의 정화 《장자》
대붕과 작은 비둘기?물건의 효용을 논하다?조삼모사의 참뜻?망량과 그림자?나비가 된 꿈, 호접몽?들꿩의 즐거움?하늘의 속박에서 풀려나다?수레 앞을 가로막은 사마귀?쓸모없는 것의 쓰임?은자의 노래?천형을 받은 공자?인간의 정이란?안회의 좌망?신통한 무당?혼돈의 죽음?백락의 과오?성현의 찌꺼기를 탐독한 왕?경국지색을 흉내 내다?용을 만난 공자?우물 안 개구리?장자와 물고기의 마음속?장자의 아내가 죽다?꿈속의 대화?노나라 왕과 해조?싸움닭을 기르는 법?헤엄을 잘 치는 신기?도는 어디에 있는가?장석의 묘기?재주로 화를 부른 원숭이?붕어의 노여움?낚시와 경륜?위선자들의 도굴 현장
2. 우화에서 발견한 지혜의 보고 《열자》
기나라 사람의 걱정?부자가 되는 방법?허공을 밟고 바람을 타다?갈매기들은 알고 있다?건망증의 고마움?어리석은 늙은이가 산을 옮기다?태양이 가장 가까운 시간?궁술의 극치?병도 운명이다?둔인과 순민?잃어버린 양과 갈림길?죽지 않는 비법?방생의 즐거움
3. 천하통일에 기여한 법가사상의 정수 《한비자》
군주의 애증?화씨의 보석?편작을 믿지 않은 결과?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한 번 울어 세상을 놀라게 하다?늙은 말의 지혜?먼 곳의 물로 이웃집의 불을 끌 수 있는가?귀중한 보배?죄는 반드시 벌하라?엄격한 법의 정신?군주가 자혜로우면 나라가 망한다?가시 끝의 원숭이?백마는 말이 아니다?입던 바지가 편하다?촛불을 밝혀라?신발을 사지 못한 차치리?유행을 바꾼 환공?송나라 양공의 어짊?법도를 지키는 것의 어려움?증자가 돼지를 삶다?구를 위한 정치인가?사나운 개와 사당의 쥐?창과 방패?벽을 고치지 마라?하염없이 토끼를 기다리다
4. 시대를 아우르는 책략의 기록 《전국책》
증삼이 살인을 하다?긴 칼이여, 돌아가자?미남의 교훈?뱀의 발?흙 인형과 나무 인형?호랑이의 위세를 빌린 여우?우물에 오줌을 싼 개?숨겨진 질투?어부의 횡재
5. 격동의 시대를 평정한 사상의 완결판 《여씨춘추》
잃어버린 활?공사의 구분?대의를 위해 사를 버리다?탕왕의 그물?백아가 거문고의 줄을 끊다?세상에서 가장 나쁜 옷?옛것만 고집하는 낡고 어리석은 생각?사람을 알기는 어렵다?의를 실행한 선비?듣기 좋은 말?귀신의 작난
6. 공자의 언행이 담긴 유가의 성전 《논어》
같은 질문에 다른 답?공자가 나루를 묻다?월자의 말?범보다 무서운 정치?상갓집 개?순종만이 효는 아니다?풍수지탄
7. 사랑과 평화를 향한 인간 본성의 탐구 《묵자》
전쟁과 도벽?공자는 위선자?염색의 참뜻?공수반과 묵자
8. 위민과 왕도를 주창한 정치철학서의 백미 《맹자》
오십보백보?원유지의 크기?분업의 의미 닭 도둑의 변명 한심한 인간 인간의 본성
9. 대자연의 법칙과 인간 행위의 합일 《회남자》
근심은 번영의 근본?재주도 쓰기 나름?새옹지마
10. 춘추시대 명재상의 인간 경영 지침서 《안자춘추》
사람을 대하는 법?현명한 마부의 아내?안영의 기지?신하의 도리, 임금의 은혜?가뭄을 극복하는 방법?회수를 건넌 귤?용의 값이 비싸다?안영이 남긴 것
끝맺는 글
저자
채한수
출판사리뷰
“서양에 그리스철학이 있다면 동양에는 제자백가가 있다!”
대혼돈의 시기에 피어난 아름다운 꽃 제자백가. 수천 년을 관통하는 불멸의 지혜가 된
그들의 모든 사상이 담긴 열 권의 고전으로 어지러운 세상과 마음을 읽는다!
기원전 213년, 천하를 통일한 절대군주 진시황은 “진나라 전적이 아닌 것과 천하에 수장된 《시경》, 《서경》 및 제자백가의 서적을 모두 불태우라”고 명령한다. 이른바 분서(焚書) 사건이다. 이때 수많은 제자백가의 책이 불태워졌고, 난세에 꽃을 피웠던 다양한 사상들은 탄압을 당했다. 학문으로 새로운 법령이나 정책 등을 비판하는 일체의 행동을 본원적으로 봉쇄하기 위함이었다. 춘추전국시대까지 자유로운 사상과 철학으로 충만했던 선비들이 제자백가의 책을 읽고 현실 정치에 불만을 가졌던 것이다. 그렇다면 제자백가의 어떠한 사상과 철학이 당시 사회의 문제를 투영하고 오늘날까지 이어져, 수많은 사람들에게 읽고 읽히는 생명력이 영원한 전적이 된 것일까.
《천천히 걸으며 제자백가를 만나다》는 이러한 제자백가의 시대에 대한 통찰력과 심원한 생명력에 주목하여 그들의 사상을 단 한 권으로 정리하고 재미있는 일화로 풀어낸 저작이다. 30여 년간 고등학교에서 고전문학을 가르쳐온 저자는 법률가, 대학교수, 의사 등 뛰어난 제자들을 많이 배출했지만 그들이 한순간의 실수로 인생의 방향성을 잃고 시류에 휩쓸리는 모습을 목격한 뒤, 이를 해결할 방법을 오랫동안 고뇌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고전 속에 그 모든 해답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수천 권의 고서를 섭렵하면서 통합적 해석은 물론 역사와 사회에 대한 깊은 성찰로 제자백가의 심원한 사유를 정교한 필치로 완성했다.
맹자의 묵직한 시대의식과 장자의 천진무구한 삶, 여불위의 난세를 꿰뚫는 지략과 묵자의 인간 존재에 대한 탐구, 통치술ㆍ제왕학으로 표출된 한비자의 무서운 지성과 무위(無爲)를 추구한 열자의 순수한 인생관까지. 시대를 초월하여 읽히는 고전의 위대한 사상과 철학을 쉽게 풀어내어 흥미진진한 이야기 형식으로 꾸몄다. 특히 작가의 상상력과 오늘날의 시사를 결합하는 새로운 대중화 전략으로 제자백가의 모든 사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독자들은 먼 시공을 단숨에 초월하여 옛 사유의 정수와 만나고 선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바로 곁에서 듣는 듯한 경이로움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장자에서 한비자까지 인류 지성사상 최고의 황금기를 이루었던 제자백가
그들이 펼치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예리한 통찰, 그리고 지혜로운 리더십을 만나다!
이 책은 수많은 제자백가의 전적 중에서도 특히 중요하다고 평가받는 열 권의 책을 소개한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인 인간의 이기심과 부조리, 환경오염, 동물학대, 제일주의 교육, 이웃 및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 등을 고전을 통해 살펴보고 그 해결 방법까지 모색한다. 내용은 대부분 인간에 관한 유쾌한 풍자와 해학, 그리고 사회에 던지는 날카로운 일침들로 강력히 무장했다.
먼저 고대 우화문학의 정화로 불리는 《장자》는 전국시대 제자백가 중에서도 특출한 사상가였던 장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장자는 광대무변한 우주공간, 끝도 시작도 없이 흐르는 영원이라는 시간 속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그리고 그런 허허로운 시공 속에서 유유히 거닐며 사유한다. 과연 인간이란 어떤 존재이며 삶이란 또한 무엇인가. 주어진 삶을 어떻게 영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가. 인간이 추구하는 궁극적 이상, 곧 도란 무엇인가. 이런 사유를 통해 도달한 결론은 무위자연이고 절대자유의 경지였다.
어느 날 동곽자가 장자를 찾아와서 물었다.
“선생님, 세상 사람들이 금과옥조처럼 떠받드는 그 도란 것은 어디에 있습니까?”
“땅강아지와 개미에게 있소.”
“어떻게 그렇게 하찮은 미물에게 도가 있다고 말씀하십니까?”
“기왓장과 길바닥에 깔아놓은 벽돌에도 있소.”
“말씀이 점점 심해지는군요?”
“똥이나 오줌에도 있소!”
_〈도는 어디에 있는가〉 중에서
《한비자》는 한비자가 법가사상을 두루 종합하여 구체적인 시행 방법을 자세히 제시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여러 가지 역사적 사실, 설화, 우화 등을 엮은 명저이다. 한비자는 조국인 하나라가 쇠약해지는 것을 보고 왕에게 글을 올려 간하였으나 한왕이 이를 외면하여 어지러운 정치를 바로잡을 수 없었다. 이런 울분 속에서 법치를 근간으로 하는 이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하기 전 《한비자》를 보고 “내가 이 사람을 만나 이야기할 수 있다면, 죽어도 한이 없다”며 감탄했다고 한다.
위나라 혜왕이 신하 복피에게 여론의 동향을 물었다.
“그대는 나에 대한 세간의 평을 들었을 텐데, 무어라고들 하던가?”
“신이 듣기로는 임금님께서는 인자하며 은혜롭다고들 합니다.”
기분이 한껏 좋아진 혜왕은 그것의 향방이 알고 싶었다.
“그렇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되겠는가?”
“장차 나라가 망할 것입니다.”
_〈군주가 자혜로우면 나라가 망한다〉 중에서
《묵자》는 묵자 및 후학들의 저작을 엮은 책으로 반전론, 박애, 만민평등, 절용 등 민생과 직결된 사상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책은 널리 읽히지 못했는데 담고 있는 사상이 봉건시대 위정자들의 입맛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리학이 주류를 이루었던 조선시대에는 금서로 낙인 찍혀 그 자취를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 근래에 와서는 《묵자》가 재조명받고 있는데, 바로 평등, 인본사상, 나눔의 철학 등 보편적 인류 가치를 포함하고 있어 현대 사상과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당시 봉건시대에도 공자, 맹자를 뛰어넘는 인본주의 사상의 싹이 움트고 있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초나라에서 성을 공격하기 쉬운 ‘운제’라는 신무기를 만들었다. 공수반이라는 기술자가 만든 비밀병기였다. 묵자는 공수반을 찾아가 물었다.
“그대에게 한 가지 부탁이 있어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어떤 놈이 나를 심히 모욕했으니 당신이 그놈을 죽여주었으면 합니다.”
“사람을 죽이는 일은 의리상 할 수 없습니다.”
공수반의 대답에 묵자는 그를 쏘아보며 말했다.
“사람을 의리상 죽일 수 없다면서 어떻게 살상무기를 만들었단 말입니까? 백성을 죽여 가며 필요 이상의 땅을 얻으려고 싸움을 일삼는 것은 의롭지 않습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많은 사람이 죽는 것은 당연한 이치 아닙니까? 그것을 알면서도 임금을 말리지 않고 거기에 동조하여 신병기를 만들어 전쟁을 충동하는 행위는 참된 신하의 도리가 아닙니다.”
_〈전쟁과 도벽〉 중에서
《안자춘추》는 춘추시대 제나라의 명재상 안영의 일화를 한데 모아 수록한 것이다. 안영은 세 임금을 모시면서 자신의 이익은 돌보지 않고 오직 나라와 백성만을 생각했고, 재치와 덕으로써 어리석은 임금을 보필한 재상이었다. 안영과 얽힌 다양한 나라와 임금과의 일화를 통해 그의 뛰어난 외교적 능력과 기지를 살펴볼 수 있다.
안영이 전권대사의 자격으로 초나라를 방문했다. 그의 기를 꺾고자 한 초나라 왕이 물었다.
“당신네 나라에는 그렇게도 사람이 없습니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제나라는 큰 행정구역이 300개나 되고, 길가에는 사람들로 넘쳐 납니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당신 같은 사람을 사신으로 보냈소?”
자신의 볼품없는 외모를 경멸하는 듯한 말투에 안영은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
“재능 있고 현명한 사람은 덕망 높은 임금에게 보내고, 무능하고 덕이 없는 사람은 그에 걸맞는 임금의 상대로 보내지요. 저는 제나라에서 제일 못나고 무능한 관리입니다. 그래서 여기에 오게 되었습니다.”
_〈안영의 기지〉 중에서
이외에도 도가삼서 중의 하나로 풍부한 상상력이 살아 숨 쉬는 지혜의 보고 《열자》부터 유세객, 책사, 경세가 등이 난국타개와 위기극복의 비책을 가지고 제후들 사이를 왕래하며 유세한 책략의 기록인 《전국책》, 인간관계 및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도리 등을 은유적 예화로 정리한 사상의 완결판 《여씨춘추》, 공자의 사상인 인의예지를 중심으로 오늘날까지 동양사상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유가의 성전 《논어》, 전국시대 대유학자이자 정치사상가였던 맹자가 위민과 왕도정치를 주창한 정치철학서의 백미 《맹자》, 한나라 초기에 성행한 다양한 학술 내지 사상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회남자》까지 다양한 제자백가의 책들을 만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대의 물음을 제자백가를 만나 던진다면 어떤 대답을 들을 수 있을까?
“소크라테스와 한나절을 보낼 수 있다면 애플이 가진 모든 기술을 주겠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한 말이다. 위대한 철학자에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더 큰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고전이 단순한 옛날의 이야기가 아닌 인간의 삶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도구라는 사실을 그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춘추전국시대는 수많은 전쟁과 내란, 굶주림과 핍박이 끊임없이 자행되던 난세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많은 학자와 학파들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자연스럽게 학술상의 격렬한 담론이 이루어졌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갖가지 논리와 사상이 등장했다. 세계사상 가장 치열한 지식의 성전(聖戰)이 펼쳐진 것이다. 이렇게 지성의 황금기를 꽃 피웠던 제자백가의 사상은 과연 그 시대의 전유물에 불과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제자백가의 위대함이 바로 여기에 있다. 당시의 수많은 사상들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우리의 미래까지 모든 시대를 꿰뚫을 만큼 보편적이고 전 세대를 아우르는 진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제자백가의 철학에는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사유가 응집되어 있는 것이다.
지금 마음속에 미처 그 답을 깨닫지 못한 여러 물음이 있다면 제자백가를 만나 던져보는 것은 어떨까. 인간의 진정한 행복과 철학이 일치하는 삶을 추구하는 동양 사상가들에게서 그 진실한 해답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