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JTBC ‘차이나는 클라스’ ? tvN ‘책 읽어주는 나의 서재’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서울대 수의학과 장구 교수의 동물과 과학 특강
인슐린 발견부터 반려동물 복제까지, 과학자의 눈으로 연구하고
상상임신 하는 고양이부터 수혈하는 개까지, 수의사의 손으로 돌본
우리가 몰랐던 경이롭고 감동적인 동물들의 이야기
당뇨병 치료제 개발을 도운 개, 인간에게 각막을 내어준 돼지, 시험관 아기 탄생의 밑거름이 된 쥐, 특정 질병에 안 걸리는 소… 세상을 바꾼 과학의 발달 뒤에는 연구실의 동물들이 있다. 한편 인간과 교감하며 공존하는 반려동물이 늘면서 상상임신 한 고양이, 응급치료가 필요한 강아지 환자들이 동물병원 진료실을 찾고 있다. 동물과 과학, 그리고 인간은 어떤 길을 걸어왔으며,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할까? 서울대 수의학과 장구 교수가 과학자의 눈으로 연구하고 수의사의 손으로 돌본 동물들의 이야기. 문학과 예술 속 위안을 주는 동물을 넘어, 우리가 몰랐던 과학 속 동물의 자리 그리고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위한 제언.
목차
프롤로그 동물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닐까?
1부 세상을 바꾼 동물학자의 연구실
인슐린 개발을 도운 개|사람과 동물을 살리는 동물 질병 연구|암 치료에 기여하는 동물들|실험동물의 수와 고통을 줄이려는 노력|우리 몸에서는 매일 돌연변이가 일어난다|암컷인 듯 암컷 아닌 수컷 같은 동물들|유전자를 보고 싶다|광우병을 일으키는 변형 프리온은 왜 생길까?|고양이도 후천적 면역결핍증에 걸린다고?|최초의 백신은 소의 고름|낙타 혈액이 치료제?|인수공통 전염성 질병을 막아라!|코로나19 탐지견
2부 세상을 바꿀 동물학자의 연구실
동물 복제의 의미|쥬라기 공원은 가능할까?|냉동인간의 꿈|시험관 아기를 탄생시킨 시험관 동물|실험동물의 희생을 줄일 수 있는 ‘오가노이드’|우유를 사랑한 동물학자|고기는 먹지만, 동물은 먹지 않는|돼지의 장기를 가진 사람|유전병에서 자유로운 아이들|질병 저항성이 있는 슈퍼동물
3부 생명을 돌보는 수의사의 진료실
‘딸’ 해피의 출산|아메리칸 불리의 임신 적기 검사|상상임신을 하는 개?|나의 첫 반려견, 심바 이야기|홀로 사는 물고기 구피가 새끼를 낳다니|말이 봄에만 임신하는 이유|제왕절개 수술로 살린 송아지|동물도 수혈을 한다!
에필로그 동물을 돌보고 연구하는 이유
저자
장구
출판사리뷰
동물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닐까?
인류 역사를 바꾼 숨은 주역이자 미래 세계를 바꿀 조력자를 찾아서
반려동물 양육 인구 1,500만 시대. 우리나라 인구 세 명 중 한 명은 반려동물과 가족을 이루어 살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급속한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반려동물에게서 심리적 위안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고 한다. 인간과 동물이 이렇게 사이가 가까웠던 적이 또 있었나 싶지만, 사실 동물과 인간은 오랜 세월 영향을 주고받으며 깊은 관계를 맺어왔다. 오히려 반려동물을 향한 폭발적 관심에 비해 인류와 함께한 동물의 의미에 대한 성찰은 상대적으로 빈약한 것은 아닐까? 우리는 동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책은 15년 이상 동물의 임신과 관련된 연구와 진료를 해온 서울대 수의학과 장구 교수가 진솔하게 기록한 동물과 과학 연구 노트다. 저자가 과학자의 눈으로 연구하고 수의사의 손으로 돌본 동물들의 이야기가 경이롭고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인류 역사를 바꾼 숨은 주역인 동물의 존재, 잘 드러나지 않아 몰랐던 문명과 과학 속 동물의 자리를 찾아가다 보면 동물과 인간이 써온 동행의 역사가 머릿속에 그려진다.
동물을 탐구하며 이해하는 연구실에서
동물을 돌보며 이해하는 진료실에서
1부는 세상을 바꾼 동물학자의 연구실에 숨은 동물의 흔적을 찾아본다. 100년 전 당뇨병 치료제인 인슐린을 발견하고 개발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준 개, 암의 발생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탄생한 면역 결핍 쥐, 인류에게 최초의 백신을 선사한 소, 질병 연구 모델로서 낙타, 신약 개발 임상실험 대상인 원숭이… 저자는 실험동물의 희생 덕분에 우리 인간이 많은 질병에서 자유로워졌음을 상기시킨다. 현대 의학은 동물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과정 없이는 지금처럼 발달할 수 없었다.
2부는 세상을 바꿀 동물학자의 연구실로 자리를 옮긴다. 읽다보면 마치 미래가 먼저 와 있는 듯하다. 2022년 1월, 미국에서는 세계 최초로 돼지 심장을 사람에게 이식하는 수술이 성공했다. 이때 사용된 돼지의 심장은 인간 체내의 거부반응을 피하도록 설계된 ‘다중 유전자 조절 돼지’였다. 또 ‘줄기세포로 만들어진 장기 유사체’라고 할 수 있는 ‘오가노이드’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가 동물실험을 줄이는 장점이 있을 뿐 아니라 더 정확하게 질병을 치료하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소개된다. 고기는 먹지만 동물을 먹는 것은 아닌, 즉 세포 배양 기술을 통해 만든 배양 고기 실험 현장도 놀라움을 안겨준다.
3부에는 저자가 수의사로서 돌보는 동물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반려동물을 각별히 아끼는 보호자와의 만남, 새벽 2시에 병원으로 출근해 개를 분만시켜야 했던 응급 상황 등 모두 동물에 진심인 저자의 마음이 느껴진다. 그중에서도 가장 놀랍고 눈물겨운 에피소드는 ‘심바’ 이야기. 심바는 저자의 첫 반려견이자, 세계 최초의 복제 개 ‘스너피’를 탄생시킨 대리모였다. 연구와 일상이 똑같이 소중한 저자에게 심바는 연구 동료이자 일생의 친구였다. 실험동물이자 반려동물이었던 심바의 유골함은 지금도 연구실 한쪽에서 저자와 함께하고 있다.
상상임신 하는 반려동물부터 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피부세포까지,
과학이 알려주는 생명의 신기한 사실
이 책에는 동물과 과학을 둘러싼 흥미로운 사실이 곳곳에 등장해 상식의 지평을 넓혀준다. 몇 가지만 추려 보자면 다음과 같다.
수의학에서는 동물을 이렇게 분류합니다
- 쥐와 같이 연구에 활용되는 실험동물이 있다. 반려동물은 개와 고양이처럼 인간의 친구로 삶을 공유하는 동물을 말한다. 또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소, 돼지, 닭 등은 산업동물 혹은 농장동물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사자, 호랑이 등 야생 상태에서 살아가는 야생동물이 있다.
실험동물이 된 비글의 비극적 운명
- 개의 품종은 약 400가지. 그중 실험동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품종은 비글이다. 혈통이 잘 고정되어 있고, 크기가 적당하며, 사람에게 온순해 훈련이 잘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착하게 타고났기 때문.
유전자에서 빛이 난다?
- 동물 연구 시 유전자를 세포에 집어넣고, 잘 들어갔는지 확인하려면 PCR 검사(코로나 검사에 적용되는 그 검사)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특수 현미경을 통해) 유전자를 눈으로 보면서 실험하면 정확하게 관찰하면서 변화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유전자 변형 동물을 만들 때 해당 동물에 녹색형광단백질을 주입한다. 녹색형광단백질은 자체 발광하는 해파리에서 발견했다고 한다.
당신의 반려동물도 상상임신을 하나요?
- 주변에 수컷 개나 고양이가 없는데도 암컷의 배가 임신한 것처럼 불러온다면 너무 놀라지 말 것. 배란된 후 수정과 착상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한동안 임신 유지 호르몬이 높은 농도를 유지하기 때문인데, 개나 고양이의 상상임신은 빈번한 일이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과알못’이어서 공상과학영화가 가능했다?
- 〈쥬라기 공원〉처럼 공룡을 환생시키려면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해당 동물의 망가지지 않은 핵이 있어야 하고, 그 핵이 복제된 후 증식할 수 있는 대상 동물의 난자가 존재해야 하고, 그 배아가 착상할 수 있는 대리모가 있어야 한다. 이 세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2022년 현재로서는 복제 동물을 완성할 수 없다. 1993년에 개봉한 〈쥬라기 공원〉도, 올해 여름 개봉할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도, 적어도 아직까지는 명백한 상상력의 산물.
피부세포가 간이나 심장이 된다고?
- 동물은 생식세포를 제외하고 모든 세포가 점차 노화하다 죽게 되어 있다. 그렇게 정해진 듯한 세포의 운명이 난자에 들어가면 새로운 가능성으로 열리게 된다. 예를 들어, 피부세포를 떼어내 난자에 집어넣어주면 인체의 모든 세포와 장기로 분화할 수 있는 상태로 돌아간다. 피부세포로 분화된 후 억제되어 있던 능력(몸의 모든 세포로 변할 수 있는 능력)을 다시 가지게 되는 것인데, 이는 ‘만능 세포’로 불리는 배아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로 이어졌다.
동물을 돌보고 연구하는 이유
그리고 그들과 공존하기 위한 노력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싹튼 동물을 향한 관심과 애정으로 수의학과에 진학해 동물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 있다. 저명한 유전학 저널에 논문을 기고한 학자가 수의사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내가 하는 동물의 질병 연구가 언젠가 사람과 동물을 아우르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연구와 진료를 병행하는 저자에게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혼란스럽고 모순된 순간이 있다. 동물병원 진료실에서는 아픈 동물을 치료하며 때에 따라서는 밤새 돌보는 한편, 수의과대학 연구실에서는 ‘사람 질병 치료를 위한 연구’라는 대의명분을 위해 동물을 희생시킬 수밖에 없다는 냉혹한 현실이 반복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동물 복제 연구, 유전자 교정 기술 등 첨단과학 기술과 그 밑거름이 되는 기초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실명이나 암처럼 동물에게서 나타나는 사람과 유사한 질병을 연구해 동물뿐 아니라 사람의 질병에도 적용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고, 유방염에 걸리지 않는 젖소 등 질병 저항성이 있는 슈퍼동물이 탄생하면 미래의 식량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가공할 만한 영향력을 지닌 기술에 대한 과학적 검증과 윤리적 논의가 꼭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한다. 실험동물의 수를 줄이고, 가급적 동물을 이용하지 않는 다른 실험으로 대체하며, 실험 현장에서 동물의 고통을 경감하기 위한 ‘3Rs’ 원칙을 준수하려는 노력은 당연하다.
저자는 동물을 연구할수록 동물과 인간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 깨닫게 된다고 말한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유행에서 보듯, 전염성 질병은 사람과 동물을 가리지 않는다. 지구상 모든 생명체가 건강해야 그 안에서 사람도 안전할 수 있다. 과학에 진심인 동물학자이자 동물에 더 진심인 수의사인 저자가 진료실과 연구실을 오가며 동물을 돌보고 연구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