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구별의 중생들을 그리워하던 전생부터 장엄한 열반까지 부처님의 생을 단 여덟 장면으로 압축한 ‘팔상도’. 작가 정찬주가 팔상도에 나타난 여덟 가지 대사건들을 따라 구도자로서 인도와 네팔 전역을 순례한 불교 에세이다. 지금 인도인들의 생의 풍경에 부처님의 생애를 오버랩시키면서 그분의 생로병사에 대한 고뇌와 종교적 방황,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내고, 오직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살다 가신 희생의 삶을 통해 참된 종교인이 드문 이 세상에 크고 진한 울림을 전한다.
목차
서문_ 부처님은 영원한 행복과 자유를 어떻게 얻었을까?
도솔래의상
부처님, 지구별의 중생을 보시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비람강생상
부처님, 룸비니에서 태어나시다
그대는 태어나기 전에 무엇이었는가?
사문유관상1
싯다르타 태자, 카필라성에서 생로병사를 고뇌하다
피고 지는 연꽃도 고통이었구나
사문유관상2
싯다르타 태자, 세상을 두루 살피다
틸라우라코트 숲길에서 아침 햇살을 공양받다
유성출가상
싯다르타 태자, 출가하다
그대의 가르침에서 나는 멈출 수 없다네
설산수도상
싯타르타 사문, 6년 고행하다
아, 싯다르타는 이미 목숨을 마쳤구나
수하항마상
싯타르타 사문, 마왕을 항복시키다
보리수 아래 가부좌를 트니 신심이 솟구치는구나
녹원전법상1
부처님, 진리를 설하시다
진리를 들으면 진리를 깨달을 것이다
녹원전법상2
부처님, 전법을 선언하시다
고통받고 어리석은 이와 함께한 부처님이시여
녹원전법상3
부처님, 도리천에 올라 마야부인에게 설법하시다
눈을 떠라, 빛이 보이리라
쌍림열반상
부처님, 열반에 드시다
자신을 등불 삼고, 법을 등불 삼아 의지하라
부록- 통도사 팔상도
저자
정찬주
출판사리뷰
“오직 법을 등불 삼아 스스로 의지하라!”
스승들이 사라진 세상을 크게 울리는 부처님의 마지막 육성!
룸비니 탄생부터 장엄한 열반까지 부처님의 전 생애를 8대 장면들로 만나다!
‘팔상도’를 본 적이 있는가? 지구별의 중생들을 그리워하던 전생부터 장엄한 열반까지 부처님의 생을 단 여덟 장면으로 압축한 ‘팔상도’는 보는 이들의 마음에 파도와 같은 울림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은 불교적 사유와 가르침을 대중들에게 전하기 위해 절치부심해온 작가 정찬주가 팔상도에 나타난 여덟 가지 대사건들을 따라 인도와 네팔 전역을 순례한 불교 에세이다. 지금 인도인들의 생의 풍경에 부처님의 생애를 오버랩시키면서 그분의 생로병사에 대한 고뇌와 종교적 방황,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내고, 오직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살다 가신 희생의 삶을 통해 참된 종교인이 드문 이 세상에 크고 진한 울림을 전한다.
바라나시에서 쿠시나가라까지 - 나를 내려놓고 타인을 안기 위한 구도의 여정
작가의 구도 여행은 바라나시에서 시작된다. ‘영적으로 충만한 도시’라는 뜻을 지닌 바라나시의 부드러운 강가강 모래밭에서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뜻을 생각한다. 작가는 부처님이 이 땅에 싯다르타라는 인간으로 태어난 일을 작가는 우연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지속된 윤회의 세월 동안 자비의 화신으로서 공덕을 쌓으셨고, 마침내 부처님이 될 필연에 의해 지구별에 나셨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과의 논리는 이 작품 전반에 흐르고 있는데, 작가는 “내생에 무엇을 받을 것인지 알고 싶은가. 금생에 하는 것이다”라는 불가의 전언을 인용하며, 내생의 복을 빌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생에 할 일을 고민하라고 말한다.
부처님의 전 생애를 좇아가는 작가의 발걸음은 인도와 네팔 전역을 누비며 그의 눈과 손끝은 현지인들의 표정과 생활을 오롯이 담아낸다. 순례지 중 한 곳인 상카시아에는 아직도 부처님의 직계 후손들이 살고 있다. ‘샤카(석가)’라는 성을 쓰는 이 사람들은 여전히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생활을 하고 있는데, 마치 어머니 마야부인을 너무 그리워하여 도리천까지 찾아갔던 부처님의 천진한 마음을 이어받은 듯하다.
부처님이 제자 사리불과 머물던 나란다 마을에는 세계 최고(最古) 대학인 나란다대학 터가 웅장하게 남아 있다. 사리불의 무덤이 있던 이곳에 아쇼카왕이 참배를 와 사원을 지었고 그것이 대학의 기원이 되었다. 부처님이 처음 가르침을 전하셨다면 아쇼카왕은 그 가르침을 세계적인 종교로 만들었다. 불교가 중국과 동남아 등 각지로 뻗어나간 데는 누구보다 그의 노력이 컸으며, 전 세계에서 모여든 승려들은 나란다대학에서 불교를 배우며 고국의 소식을 그리워하곤 했다.
부처님의 열반지인 쿠시나가라에는 전 세계에서 나이와 인종의 구분 없이 간절한 신심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들은 오로지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살다 가신 부처님의 생을 기억하며 스스로도 그렇게 살 수 있기를 바란다. 작가는 죽음을 준비하는 노스님과 삶의 결의를 다지고 있는 젊은 스님의 모습에서 생과 사를 겹쳐 본다. 그리고 그 순간 먼저 가진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내려놓으며 온몸으로 타인과 세상을 위해 살아갈 것을 결심한다.
다시 무소의 뿔처럼 나아가기 위하여
지금 한국 불교계는 큰 몸살을 앓고 있다. 마음에 날카로운 상처를 입은 불자들은 참된 종교인이 없는 시대를 슬퍼하고 있다. 세상의 등불이 되어야 할 승려들이 이러한데 어디에 마음을 두어야 할까? 열반 직전 부처님은 스승이 사라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제자 아난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오직 자신을 등불 삼고, 법을 등불 삼아 의지하라.” 부처님은 불자들이 무엇인가에 매여 그것의 노예가 되는 것을 원치 않으셨다. 오직 스스로의 노력으로 깨달음을 얻고 최선을 다해 지금 이 생을 살아가기를 바라셨다. 지금 같은 때야말로 그분이 참으로 우리에게 전하려 했던 말씀이 무엇인지 되새겨야 할 것이다. 혼탁한 세상에서 갈 곳 몰라 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이 불심을 되찾게 하는 작은 선물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