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여덟 명의 아이들이 그 밤 집으로 찾아왔다. 우리는 그렇게 가족이 되었다.”
선생 박주정의 무모한 사랑과 따뜻한 용기에 대한 이야기
[CBS 유튜브 [세바시] [새롭게 하소서] 조회수 170만 뷰, 눈물과 화제의 주인공
“박주정 선생님이 지난 수십 년간 ‘당연한 의무인 양’ 실행해온 헌신적인 일들은 읽는 이에게 감동을 넘어 부끄러움을 느끼게 합니다. 지금 여기 나부터 늦지 않게 마음을 내어 무언가 좋은 일을 시작하고 싶게 만드는 책입니다.”
-이해인(수녀, 시인) 추천
학교폭력으로 아버지를 잃고, 피를 팔아야 할 만큼 지독한 가난 속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저자 박주정. 평생 ‘아버지를 죽게 만든 아이’라는 마음속 상처는 교사가 된 뒤에도 질기게 따라다녔다. 그런 그의 열 평 작은 아파트에 어느 깊은 밤 ‘학교부적응 학생’ 여덟 명이 찾아오면서 놀라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학교와 가정에서 소외된 아이들이 선생 박주정의 울타리 안에서 희망의 길을 찾고, 아이들을 보듬고 함께 울고 웃으며 아이들의 삶도, 저자의 품도 강물처럼 깊고 넓어졌다.
『선생 박주정과 707명의 아이들』은 교육 현장 일선에 선 교사로서 그리고 아이들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교육 행정가로서 30년간 위기의 아이들 곁을 지키며, 때로는 안타까움에 가슴을 치고 때로는 감격에 겨워 행복해하는 스승과 학생들의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 이야기이다. 눈물, 분노, 외로움 같은 것으로 무너져 폐허가 된 아이들. 그런 아이들 곁에서 그들의 마음을 돌보는 일로 박주정의 교육은 시작한다. 삶을 먼저 챙겨 앎의 길로 안내하는 방식이다. 마음의 폐허가 삶터로 바뀌면 아이들의 꿈이 기적처럼 자라고, 아이들의 기적 앞에서 박주정은 울었다. 이 책은 그 울음의 얼룩이다.
목차
1. 모래냐 바위냐
아버지를 죽게 만든 아이
부산 큰누나 집으로
야간 경비와 매혈
모래냐 바위냐
하루종일 등교, 온종일 하교
2. 빨간프라이드
운명의 8자
대학에 간다고?
“양말, 잘 먹었습니다”
폐가를 공동학습장으로
명상의 시간
역할극, 입장을 바꿔보기
진혁이의 분노
10년 세월에 707명
돌반지와 팬티 100장
토끼 무덤에 십자가를 만든 마음
빨간 프라이드
어느 영감님의 방문
3. 학교를 만들겠습니다
금란교실의 시작
선생님의 말, 그 한 마디의 힘
“학교를 만들겠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소중한 학교
용연학교 1호 지망생
급식실 ‘엄마’
4. 인철이에게는 스프링이 있었다
어머니의 허벅지
하얀 제복과 푸른 죄수복
마지막 세 줄
인철이에게는 스프링이 있었다
상철이 할머니
용서도 함께 드렸다
생명존중 장학사의 우울증
차별은 학대다
꼰대를 위한 건배
퇴학만 시키지 말아주세요
아프리카 말라위 소년에게
38년 묵은 감사패
5. 주정이의 자식들
교육청과 보호관찰소의 협업 1호
화장실에서 아기를 낳고
더 이상의 죽음은 없어야 한다
마음보듬센터
연꽃 같은 딸
“박 선생님 때문에 참았다”
역지사지와 경청
‘숫자’ 대신 ‘품자’
학생 인권과 은사님
주정이의 자식들
7년 만의 준공
희망편의점
신속대응팀 ‘부르미’ 탄생
‘부르미’는 그해 여름밤을 알고 있다
단비의 전화 한 통
K-명장과 함께하는 진로 캠프
저자
박주정 (지은이)
출판사리뷰
빨간 프라이드, 50만 킬로미터의 기적
“포기해도 되는 아이는 없습니다”
한 선생님이 있다. 고등학교에 갓 부임한 초임교사로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어떻게 학생들과 관계를 만들고, 어떤 스승이 되어야 할지 고민하던 젊은 선생 박주정. 어느 날 밤, 그의 집에 학교에서 소위 ‘문제학생’이라 불리던 여덟 명의 아이들이 찾아와 돌아가지 않고 그대로 눌러앉는다. 하루, 이틀…… 아이들은 방과 후 매일 밤 찾아오고, 저자와 함께 자고 먹고 공부하면서 어느새 대학에도 가고 싶다는 희망을 조심스레 품기 시작한다.
관심과 응원, 보살핌이 고팠던 아이들은 여덟 명에서 707명으로 늘어나고, 비좁은 열 평 아파트는 마당이 있는 넓은 ‘공동학습장’으로 변했다. 10년 세월 동안 저자는 낮이고 밤이고 자신의 첫차인 빨간색 프라이드에 아이들을 태워 학교와 공동학습장을 오갔고, 밤에는 다시 그 차를 몰고 광주 시내로 나가 밤거리로 도망간 아이들을 찾아다녔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찾지 않는 관심 밖의 아이들, 상처를 품고 마음의 문을 꽉 닫아버린 아이들, 그런 아이들에게 편히 기댈 울타리가 되어주고 싶었다. 아이들을 위한 가르침이 아니라 동행을, 형용사가 아니라 동사인 교육을 위해 오직 앞만 보고 달렸다. “침침한 교실에서, 벌판이나 강가에서, 경찰서나 재판정에서 늘 아픈 아이와 함께”(6쪽)했다. 뒤처지거나 적응을 하지 못하고, 고분고분하지 않아도, 모가 난 모습 그대로를 품고 같이 뒹굴고 아파한 세월이었다. 부모를 원망하고 세상을 원망하는 아이들도 저자의 품 안에서 조금씩 세상에 적응하고 성장했다.
“이즈음 빨간 프라이드가 한 식구가 되었다. 차가 없으면 학생들의 등하교가 불가능했다. 아침에 깨워 밥을 먹이고, 도시락을 준비해서 빨간 프라이드에 태워 학교로 두 번 왕복했다. 하도 힘이 들어서 어느 날은 여덟 명의 학생을 한꺼번에 태웠다. 좌석에 여섯 명, 뒤 트렁크에 두 명이 탔다. 차가 퉁퉁 튀니까 트렁크에 탄 아이들이 아프다고 악을 썼다. 그 후로는 네 명을 먼저 태워 등교시키고, 다시 용전 집으로 돌아와 나머지 네 명과 함께 출근했다.” (108쪽, 「빨간 프라이드」)
희망을 만드는 교육이 필요하다
“사람은 희망이 있으면 살아갈 수 있다”
학생들과 더불어 지내자 함께하고 싶은 일들이 많아졌고, 우리 교육의 그늘도 보였다. 학생들을 위한 제도적인 도움이 절실하다고 생각했고, 생활지도 담당 장학사가 되었다. 장학사가 되어보니 퇴학 이후 다시 학교로 돌아오지 못하고 중도탈락한 학생들이 너무 많았다. 이 아이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올 수 있도록 무엇을 할지 고민했다. 그 고민의 결과물이 국내 최초 학교부적응 학생을 위한 학교인 ‘금란교실’과 ‘용연학교’로 태어났다. 학생들을 아끼는 마음이 없었다면, 학생들의 여건을 세심히 살피지 않았다면 놓칠 수 있는 일이었다. 과정에 고난도 많았다. 가정과 학생을 이해시키는 일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많은 사람의 도움과 노력이 모여 희망을 만들었고, ‘금란교실’과 ‘용연학교’의 성공은 부적응 고등학생을 위한 ‘돈보스코학교’ 설립으로 이어졌다.
“용연학교가 들어온다는 소식을 접한 지역 주민들은 매우 심하게 반대했다. 골목이나 옥상에 올라가 담배를 피우고, 복장이나 머리 모양이 학생인지 건달인지 구별이 가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 주민들에게 서운할 것도 없었다. 학생 생활지도에도 신경을 썼지만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데도 나름 정성을 다했다. 교도소에 가야 하는 나쁜 아이들이 아니라 사랑과 보살핌이 필요하고, 이 시기만 지나면 훌륭하게 성장할 아이들이라고 설득했다.” (149쪽, 「급식실 ‘엄마’」)
저자의 시선은 늘 아이들에게 닿아 있었기에 자살, 가정폭력 등 위기를 겪는 아이들의 아픔을 외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있는 현장으로 24시간 달려가는 국내 최초 시스템인 ‘부르미’ 제도를 만들었다. 너무 많은 아이가 자살했고, 가정폭력과 가난 등으로 꿈을 포기한 아이도 많았다. 밤이든 새벽이든 전화벨이 울리면 현장으로 달려가는 날들이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아이들,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매일 만나다 보니 저자에게 우울증이 찾아왔다. 몸무게가 10킬로그램 이상 빠지고 수면제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았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다. 그때 그를 구원한 것이 가족와 신앙이었다. 형제들과 어머니의 기도로 힘든 시간을 견뎌냈다. 시련 속에서 저자의 내면은 더 단단해졌고 어떤 감정의 풍파가 있더라도 아이들의 마음과 형편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교육의 의미를 묻는 사람에게,
울보 선생님이 들려주는 이야기
교육의 의미가 무엇인지,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지 재차 묻게 되는 요즈음, 『선생 박주정과 707명의 아이들』의 아낌없는 사랑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교육의 미래, 그 속에서 싹튼 희망의 불씨를 엿볼 수 있다. 믿음과 기다림 그리고 이해가 어떤 기적을 만드는지 감동적으로 들려주는 이 이야기는 요즘처럼 진심이 잘 전달되지 않는 시대에 더 소중하게 다가온다.
여전히 교직에 몸담고 아이들을 염려하며 더 보살필 것이 없는지 고민하는 우리 시대 스승 박주정. 이 책은 콩나물에 물을 주듯 관심과 기다림으로 학생들을 아끼고 보살펴온 울보 선생 박주정의 교단일지이다. 아픈 손가락 같은 아이들과 좀 더 나은 교육을 위해 매진해온 인간 박주정의 성장일지이다.
이 책에 소개한 내용은 선생 박주정의 30년 교직 생활 이야기 중 일부일 뿐이다. 저자는 “아직은 내 마음이 덜 다독여져 필설할 수 없다. 차마 공개할 수가 없다.”(8쪽)고 말한다.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708명, 709명으로 이어질 그의 제자 사랑 이야기를 계속 듣고 싶다.
“법을 위반하지만 않으면 무엇이든 해보라는 게 적극행정이다. 실패하거나 다소 부작용이 나타나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 좋은 사례가 나오면 표창하고 전국으로 확산시킨다. (…)조금 모험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학생을 포기하지 않는, 학생과 한몸으로 나뒹구는 그런 적극행정을, 그런 교육행정을 펼치고 싶었다. 한 마리 방황하는 양도 놓치지 않는.” (280쪽, ‘숫자’ 대신 ‘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