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자신만의 꿈과 인생을 성장시켜 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직업 밀착 에세이 시리즈 ‘일일드라마’가 소개하는 ‘수의사’라는 직업의 기쁨과 슬픔. 우연이 모여 선택한 수의사의 길이 필연이 되기까지 이야기와 병원을 찾아오는 수많은 사연과 인연들이 펼쳐진다. 고양이 집사들에게 ‘미야옹철’로 잘 알려진 ‘캣통령’ 김명철 수의사의 때론 달콤하고 때론 짠내 나는 ‘단짠단짠’한 인생 성장 드라마.
목차
프롤로그: 냉정과 열정 사이
1부 동글납작한 머리-쓰다듬거나 할퀴거나
내 주위에는 항상 동물들이 있었다
사랑한다는 마음만으로는 부족한 수의학 수업
소중했던 양돈장 실습
'소'생크 탈출
2부 솜뭉치 발-수의사와 고양이의 미묘한 사이
고양이가 있었는데요, 없습니다
어서 와, 동물병원은 처음이지?
초보 집사는 허둥지둥, 고양이는 어리둥절
별일 없던 야간 당직의 추억
나의 첫 사랑, 첫 고양이 아톰
동물을 돌보는 기쁨과 환희
물렁이는 물풍선을 사랑하기까지
집사 모드로 근엄 해제
3부 말캉거리는 배-애정 듬뿍, 슬픔 약간의 처방전
수의사의 속마음
차마 하지 못한 말
동물의 아픔을 보는 슬픔
내 거친 손길, 그건 아마도 전쟁 같은 하루
동물병원의 사계절
조금 특이한 존재들
4부 살랑이는 꼬리-그래도 여전히 동물을 사랑합니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유튜브 채널 만드는 법'을 검색하다
진료실 밖에서의 새로운 도전
아주 현실적인 이야기
외줄 타는 수의사
수많은 슬픔 끝에 작은 기쁨을 거두는 일
지구는 인간만의 공간이 아니다
에필로그: 수의사를 꿈꾸고 있을지 모르는 누군가에게
저자
김명철 (지은이)
출판사리뷰
멀리서 보면 ‘덕업일치’, 가까이서 보면 ‘극한직업’
보는 것만으로 숨이 멎을 것 같이 귀여운 강아지와 고양이에 둘러싸여 하루 종일 행복한 비명만 지르다 퇴근할 것만 같은 직업. 수의사라는 직업은 언뜻 보면 ‘덕업일치’의 끝판왕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늘도 수의사는 짝사랑 중』에서 공개되는 수의사의 모습은 끊임없이 균형을 유지하며 외줄을 타야 하는 ‘극한직업’에 가깝다.
동물과 밀접한 특성 때문에 대부분의 수의사가 ‘동물이 좋아서’ 이 직업을 선택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렇게 좋아하는 동물의 아픔과 죽음을 일상적으로 겪어내야 하는 직업이 수의사이다. 고통스러워하는 동물 환자를 돌봐야 하고, 치료하던 동물 환자가 죽게 되면 수의사 역시 감정적인 동요와 상실감을 겪는다. 이처럼 동물에 대한 애정이 클수록 슬픔도 커지는 모순적인 직업이자, 기쁨과 슬쁨이라는 극과 극의 감정을 동시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에 ‘극한직업’인 것이다.
그동안 EBS ‘고양이를 부탁해’ 등에 출연하고, 유튜브 〈미야옹철의 냥냥펀치〉를 운영하면서 고양이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알리는 데 앞장서왔던 김명철 수의사가 이번에는 자신의 ‘극한직업’에 대해 그 애환과 현실을 가감없이 풀어낸다. 오늘도 기쁨과 슬픔의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수의사의 일상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실력 있는 수의사라는 것은 짧은 시간에 갖추어지는 조건이 아니며 수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하여 퇴직할 때까지 평생에 걸쳐 노력하는 수의사에게 주어질 수 있는 수식어이다. 우리가 공부를 하면서 오답노트를 작성하듯이 50 대 50으로 보이는 치료의 선택지에서 비슷한 케이스가 누적되었을 때 51 대 49를 구분할 수 있어야만 비로소 그 분야의 대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서 와, 동물병원은 처음이지?
저자는 『오늘도 수의사는 짝사랑 중』을 통해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수의사의 속사정을 말해준다. 수의사는 업무 특성상 불규칙하고 긴 근무 시간을 가진다. 저자가 처음 수의사가 되었을 때만 해도 주6일, 하루 15시간이 표준이었고,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일반 직장인보다 더 많이 일하고 휴무일도 일정하지 않다.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아프면 보호자는 불안하고 예민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보호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또 반려동물에게는 의료보험이 없기 때문에 진료비로 인한 오해가 발생하기 쉽다. 밤낮으로 노력해 환자의 상태가 좋아져도 돈만 밝힌다거나 필요 없는 검사로 바가지를 씌운다는 오해를 받게 되지는 않을지 걱정에 안절부절못하기도 한다. 사람과 의료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동물병원의 진료비가 상대적으로 고가일 수밖에 없지만 떼돈을 번다는 오해를 사도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 개원한 동물병원의 세 곳 중 하나는 3년 안에 경영난으로 폐업하기 때문이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실제로 많은 수의사가 우울증에 시달리고, 일반인이나 다른 의료계 종사자 중에서도 번아웃 지수와 자살률이 가장 높다고 한다.
저자 역시 수의사를 그만둘까 진지하게 고민했던 시기가 있었지만,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던 것 역시 결국 동물에 대한 애정 덕분이었다고 고백한다. 밥을 먹다 콧구멍으로 넘어간 사료 알갱이를 빼주었을 때 강아지가 꼬리치던 모습도, 젖꼭지를 유방암으로 착각해 대성통곡을 하며 달려온 보호자에게 오해를 풀어주었던 순간도 모두 수의사라는 직업을 계속하게 하는 작지만 소중한 기쁨과 보람인 것이다. 이처럼 수의사의 일은 수많은 슬픔 끝에 작은 기쁨을 거두는 일이지만, 그런 아픔에도 저자가 수의사를 자신의 운명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얻게 되는 작은 기쁨 하나가 너무나 값지기 때문이다.
“마냥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만으로는 좋은 수의사가 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동물을 사랑하지 않으면 매일의 일과를 버티기 힘든 그런 직업. 필연적으로 이별이 예정되어 있는 직업. 항상 스스로를 향상하면서, 힘들어하는 보호자를 다독이고 필요하다면 설득을 해서라도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도록 돕는 직업. 하지만 생사를 오가던 흐릿한 눈동자가 이내 또렷하게 나를 바라보며 눈인사를 건네는 순간에 그 모든 힘듦이 눈 녹듯 사라지는 직업. 보호자와 함께 울고 웃으며 생명을 지켜내는 직업. 내가 정말 사랑하는 나의 직업이다.”
기쁨과 슬픔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법
책에는 외부에서는 알 수 없는 수의사의 일과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탈출한 고양이를 찾아 헤매고, 야근 중에 밀어닥치는 환자들로 파김치가 되기도 한다. 또, 예상하지도 못했던 동물들이 병원을 찾아와 수의사를 당황시키기도 한다. 수의사의 ‘멘탈’을 흔들어대는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나는 와중에도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는 순간 때문에 긴장을 놓을 수 없는 동물병원의 24시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또, 수의사라고 하면 대개 동물병원에서 일하는 임상 수의사를 생각하지만, 수의사의 진로는 매우 다양하다. 저자는 대학생 시절 실습과 공중방역 수의사로 있으면서 겪었던 경험을 풀어내면서 임상 수의사 아닌 동물병원의 임상 수의사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일하고 있는 수의사의 삶도 소개한다.
저자는 수의사라는 직업을 한마디로 외줄 타기라고 정의 내린다. 동물에 대한 애정이 필요하지만 감상적이 되어서는 안 되고, 기쁨과 슬픔, 보람과 고통이라는 요동치는 극과 극의 감정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균형 감각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균형 감각을 이야기하는 저자의 조언은 비단 수의사뿐 아니라 다른 직업의 세계에서도 해당될 것이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기쁨과 슬픔 사이에서, 또는 일과 삶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살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가끔은 휘청거리기도 하지만 침착하게 중심을 잡고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외줄 타는 수의사의 모습을 통해 우리 자신에게 필요한 중심과 균형이 무엇인지 발견하게 될 것이다.
“동물과의 공존은 우리가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이해하고 공감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단순히 인간의 즐거움, 즉 동물들이 우리에게 주는 결과물에만 집중할 경우 동물은 하나의 도구 개념에서 멈추지만, 최소한의 공감이 있다면 하나하나의 생명체가 가지고 있고 누려야 하는 권리가 눈에 보이게 된다. 작은 관심이 있다면 시작될 수 있는 큰 변화를 많은 사람이 알게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