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예측이 아니라, 불확실성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지혜다.”
가장 오래된 이야기 신화가 보여주는 ‘생을 향한 강한 의지’!
★★★베스트셀러 『어른의 어휘력』 『문득, 묻다』의 저자 유선경 작가의 신작
그리스로마신화에서 북유럽과 인도 그리고 중국 신화까지.
인생의 길을 걷다가 그렇게 우리는 신화 속으로 들어간다!
인간은 왜 사는가? 인생이 과연 살만한 가치가 있을까? 세상은 왜 만날 이 모양이고 인간들은 도대체 왜 저럴까?… 기원전 24세기 수메르 길가메시신화부터 그리스로마신화의 제우스와 티탄 신족, 인도신화 속 비슈누를 지나 중국의 서왕모까지. 동양과 서양을 넘어 수천 년의 시간을 횡단하며 신화와 전설의 신과 영웅들이 내게 세상의 방식과 삶의 이유를 묻는다.
《나를 위한 신화력》은 혼돈의 탄생에서 시작하여 욕망이 넘실대는 세계를 넘어 인간의 숙명인 죽음으로 이어지는 동서양신화 속 장구하고 방대한 이야기를 짜임새 있게 직조하여 신화와 전설이 전하고자 하는 지혜와 키워드를 잘 잡아낸 책이다. 여기에 65점의 명화가 이야기의 생동감을 더한다. 이 책은 불확실한 세상을 사는 우리에게 시간을 견디는 힘을 줄 뿐만 아니라, 인생의 목적을 넓게 볼 수 있는 통찰을 선사한다.
목차
여는 글
1장 세상은 언제나 혼돈의 카오스
낙원은 현실에 없다: 세상도 나도 혼돈의 카오스
내 안의 카오스를 마주하다: 새로운 탄생의 질료
혼돈을 죽이고 카오스를 지우다: 남들과 똑같이 살다
그러나 죽인다고 죽고, 지운다고 지워지는가: 인간의 잠재의식에 살아 있다
아무도 막을 수 없다: 잔혹한 역사
아비가 먹은 자식의 정체는 무엇인가: 언젠가는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는 저주
우리가 토요일과 크리스마스를 좋아하는 이유: 모두 평등하고 함께 즐거움을 누릴 것
황금시대와 태평성대를 꿈꾸다: 미래를 만드는 것은 현재의 현실이 아니라 현재의 꿈
카오스의 정점, 사랑은 모든 것을 지배한다: 생명의 시작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 내 현실이 달라졌을까?: 당신에게 모든 것이 달려 있지 않다
2장 어째서 매일 세우는 탑이 매번 무너지는가
어째서 매일 세우는 탑이 매번 무너지는가: 내 밑바닥에 신과 악마가 같이 자고 있다
세계 곳곳에 출몰하는 용의 진실은 무엇인가: 인간의 본질이다
인간은 공허에서 먼지와 반역자의 피로 만들어졌다: 생의 본질이다
모든 밑바닥에 굶주림이 있다: 욕망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나의 행복을 자랑하지 마라: 공동체의 평안을 위해
환상 속에 내가 있고, 거울 속에 그대가 있네: 자신을 진정으로 알기 위해 필요한 고통
여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나를 인정하고 지지하는가
왜 다르마를 지키지 않습니까?: 참모습을 깨쳐 발휘한다는 것
불확실성을 감당해내는 능력: 행동의 결과를 버리면 두려움을 뛰어넘을 수 있다
배운 대로만 하다간 사람 잡는다: 공감과 연민이 먼저다
3장 내가 비록 가진 눈이 한 개뿐이지만
스핑크스에게 살해당하지 않을 자신 있는가: 사람의 조건, 주체적으로 사유하기
내가 비록 가진 눈이 한 개뿐이지만: 지식과 지혜의 쓸모
겨우 그까짓 거 때문에 모든 것의 종말이 왔다: 작고 약하고 사소한 것을 간과한 결과
새로운 세상이 오는 게 아니라 때가 되면 새로 태어난다: 여러 개의 캐릭터가 필요하다
속임수를 써서 승리하라: 이승과 저승의 진실
삶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불운이란 지성과 열정, 모험의 기원이다
죽지 않기보다 늙지 않기를 원한다: 오래 살고 싶지 않다는 말에 담긴 고민
불로불사의 비결, 사과를 먹을까: 현생에 고달픈 이가 갈망하는 생명나무 열매
불로불사의 비결, 복숭아를 먹을까: 이기려 하면 죽는다. 죽어서 다시 태어나야 이긴다
불로불사의 비결, 너 자신을 돌보라: 이것이야말로 인간이 해야 할 일
주요 등장인물
도판목록
참고문헌
저자
유선경
출판사리뷰
“왜 살아야 하는가!”
인간의 가장 오래된 질문에 답을 찾는 오늘 우리의 [오디세이아]
신화와 전설은 창작과 상상의 원천이다. 문자가 없어 기록조차 없는 멀고 먼 옛날에도 인류는 동굴 벽에 사냥감을 그려 넣으며 신에게 사냥의 성공과 다산을 빌었다. 현존하는 종교가 태동하지도 않았던 그 시절 유럽 대륙의 사람들도, 인도 지역의 사람들도 어떤 메타포를 가진 신을 만들고 무엇을 상상했을까? 그렇게 태어난 인류 최초, 최고最古의 철학이자 역사와 경계조차 모호한 신화는 수천 년이 지난 오늘의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까?
‘나는 왜 살아야 할까?’ ‘인생이 과연 살만한 가치가 있을까’ ‘세상은 왜 만날 이 모양일까?’ ‘인간은 왜 저래?’ ‘죽음이란 뭘까’ 끊임없이 스스로 물은 소녀가 있었다. 어른들에게 물으면 돌아오는 답은 대충 이러했다. “태어났으니까 사는 거야. 열심히 노력해서 네 삶을 긍정적으로 만들어.”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지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될 일도 안 된다.” “배가 부르니 그런 잡념에 빠지는 거다. 그럴 시간에 공부나 해.” 소녀는 어른들의 말을 믿는 대신 답을 구하러 다녔다.
《나를 위한 신화력》에 등장하는 가장 오랜 신화는 기원전 24세기에 성립된 수메르의 길가메시와 기원전 20세기부터 성립되기 시작한 인도의 우파니샤드다. 신화 속 주인공들은 소녀와 똑같은 질문을 하고, 답을 구한다. 4천 년 전 최초의 문명인들뿐만 아니라 2천 년 전 그리스와 로마, 북유럽 신화에서도 신과 영웅들은 같은 의문을 가지고 답을 찾기 위해 온몸을 던진다. 신화는 그에 대한 수천 년의 여정이 고도로 응축된 타임캡슐이다. 여기에 역사와 문화, 심리, 사회상이 더해져 오늘날 우리 앞에 당도한 신화는 만능키와 같다. 재미를 구하면 재미를, 세상과 인간의 본질을 구하면 그 본질을, 살아가는 방식을 구하면 그에 대한 지혜를, 역사와 지식을, 상상력을 그리고 희망을. 이 모든 것을 구할 수 있는 만능키.
에오스의 새벽에서,
불로불사를 노래하는 [길가메시 서사시]까지
인간의 욕망과 희망에 대한 길고 긴 이야기
에오스가 새벽을 열며 혼돈 혹은 카오스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천지가 개벽하기 전, 본래 세상은 혼돈과 카오스였다. 저자는 ‘혼돈’이 오늘날의 쓰임새와 달리 일체의 분별과 시비도 없고 애증도 없는 상태, 오로지 우주와 교감하는 절대경지였다고 말한다. 천지개벽 후 인류의 첫 번째 시기였던 황금시대에는 사람이 도구로 쓰이지 않아서 창조력과 신명으로 충만했다. 생존을 위한 노동과 투쟁이 없는 시대, 벌주는 자도 타율도 없지만, 무엇이든 ‘하지 않는 것’이 가능하고, 무엇이든 ‘없어도 잘 돌아가는’ 세상이었다. 그러나 이런 황금시대는 제우스의 등장으로 끝이 난다. 불규칙과 예측불가능은 인간을 불편하고 불안하고 두렵게 했고, 세상의 그 어떤 지배자도 이런 상태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혼돈을 죽이고 카오스를 지웠다. 최고신 제우스는 규칙과 규범, 질서를 만들어 세상을 철통같이 지배하였다.
“카오스에서 태어난 우라노스도, 우라노스의 아들 크로노스도 카오스를 사랑했다. 시간을 삼켜 다가오는 새로운 시대를 막으려 했으나 예정된 수순 대로 실패했다. 누구도 새로운 시대를 막을 수 없다. 이는 결정된 일이다. 단지 속도를 늦출 수 있을 뿐이다. 이후 카오스는 무의식에 묻히는데 우리가 이유 없이 시시때때로 카오스를 그리워하곤 하는 것이 증거다. 이럴 때 우리는 ‘고귀한 야만인’처럼 원시적인 생명력을 발산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 파괴, 혹은 창조를 낳고 그 정점은 ‘애욕’이다.” -66쪽
그런데 왠지 숨이 막힌다. 신들은 인간에게 영역 침범은 꿈도 꾸지 말라고 엄포를 놓는다. 필멸의 존재가 불멸의 존재에게 도전하지 말라고, 그런 히브리스(오만과 방종)의 대가는 죽음뿐이라고 거듭 충고한다. 신들이 만든 경계 안에서 복종하고 살면 평안을 약속하지만, 프로메테우스나 시시포스 같은 시도를 하면 영원히 끝나지 않는 고통을 대가로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은 영원히 그리고 계속해서 꿈을 꾼다. 갇힌 틀을 깨고 권위에 도전하는 꿈.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순간에도 용기를 내는 무모한 존재이기에, 그 끝이 멸망이더라도 인간은 실을 잣고, 창밖을 내다보고, 신을 속이고 불을 훔치려고 한다.
《나를 위한 신화력》은 전 세계 신화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용에서 세상이 시끄럽고 내 속도 시끄러운 이유를 찾아내고, 탄탈로스의 형벌인 굶주림에서 욕망의 근원을 밝히며 나르키소스의 자기애는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필연적인 고통이라고 말한다. 또 인도신화의 다르마와 아바타를 통해서는 인간의 참모습과 두려움을 뛰어넘는 방법을, 북유럽신화의 최고신 오딘에게서는 지식과 지혜의 쓸모를 배우고, 우리를 괴롭히는 불운에 대해서 프로메테우스와 시시포스, 오디세우스를 예로 들어 지성과 열정, 모험의 기원이라고 한다.
“쓸모없는 노동! 이것이 시시포스가 받은 형벌의 실체였다. 그는 제우스의 비밀을 누설해서 이득을 취했고, 하데스를 속여 생명을 연장했다. 천계의 최고신과 하계의 최고신을 두루 열 받게 한 인간은 시시포스밖에 없다. 하지만 그에게는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 시시포스가 다스리는 코린토스에는 물이 귀했다. 실종된 딸을 찾아 헤매는 아소포스에게 사실을 알려주는 대가로 물을 공급받기로 한다. 아소포스의 딸 아이나는 제우스에게 납치당한 것이다. 신의 비밀을 누설한 대가가 얼마나 끔찍할지 몰랐을 리 없다. 그런데도 기꺼이 물의 혜택을 택했다. 신의 벌이 두려웠지만 생을 향한 열정이 더 컸다.” -274~275쪽
이야기는 불로불사로 달려간다. 신화 속 영웅의 고난은 사실상 죽음 이후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모험이고, 한번 죽고 다시 태어난 자의 지혜와 용기를 꺾을 자는 인간 세상에 없다. 처절한 고통과 남다른 체험을 통해 얻은(훔쳐서라도) 불로불사의 비결이 인간을 한 걸음 더 성장시킨다. 선형으로 흐르는 시간 그리고 삶과 죽음은 공포 그 자체다. 비록 욕망과 박탈감이 전부인 삶이지만 인생의 답이 무엇이든 희망만은 버리지 말자는 저자의 당부가 책장을 다 덮은 뒤에도 마치 몇천 년 전 잠언처럼 들려온다.
답을 구하러 다녔던 소녀는 이제 중년의 작가가 되었다. 여전히 답을 구하고 있지만, 이 책에서 소개한 신화를 탐색하는 동안 냉소와 절망, 불안과 의문의 상당 부분을 해소하였다. 이제 저자는 그 긴 여정이자 결과물로 《나를 위한 신화력》을 내놓으며 불안과 의문 속에서 살아가는 독자들과 함께 신화라는 타임캡슐을 열기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