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우리가 만든 것이 우리를 만든다
우리가 말하고 생각하는 방식을 만들어온 역동적인 물질의 문화사
- 스미스소니언매거진 최고의 과학책
- 아마존 최고의 과학책
“지금과 같은 격변의 시기에 읽어야 할 책”_에드 용, 퓰리처상 수상 작가
신재료로 만들어진 현대의 물건들이 어떻게 우리의 감각과 정신을 변화시켰는지 살펴보는 책. 어떻게 시계는 우리의 수면패턴을, 철도는 국가라는 개념을, 전보는 문체를, 사진필름은 차별적인 제도를, 전구는 생태계를, 하드디스크는 정보의 형태를, 실험기구는 과학 연구를, 실리콘 칩은 뇌의 배선방식을 바꾸었을까? 새로운 인공물질에 대한 필요부터 의도하지 않았던 신기술의 편향까지, 우리의 삶을 빚어온 살아 있는 물질의 문화사.
목차
서문
1. 교류하다
루스와 아놀드 | 옛날의 잠 | 벤저민 헌츠먼의 시계 | 흔들거리는 광석 | 알베르트와 루이
2. 연결하다
연결 장치 | 베서머의 화산 | ‘사실상’ 강철을 만든 사람 | 강철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켰나 | 짜깁기로 탄생한 휴일
3. 전달하다
때늦은 소식 | 번개를 전송하다 | 대통령 병상 옆의 세계 | 간결하게
4. 포착하다
말에 대한 의문 | 우울한 목사 | 노출 부족 | 포착되다
5. 보다
매혹적인 여름밤 | 마법사의 빛나는 아이디어 | 자연광의 보이지 않는 손 | 탄광 속의 반딧불이
6. 공유하다
나사의 골든 레코드 | 에디슨의 소리를 잡는 꿈 | 서해안의 과학자들
7. 발견하다
과학의 전리품 | 유리를 통해 어렴풋이 | J. J. 톰슨의 광선총
8. 생각하다
구글 뇌 | 찻주전자 손잡이와 속옷 와이어 | 장의사의 비밀 | 고든 틸 | 뇌를 바꾸다
후기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주
참고문헌
인용 허가
도판 출처
찾아보기
저자
아이니사 라미레즈 (지은이), 김명주 (옮긴이)
출판사리뷰
우리가 만든 것이 우리를 만든다
우리가 말하고 생각하는 방식을 만들어온 역동적인 물질의 문화사
★★★ 스미스소니언매거진 최고의 과학책 ★★★
★★★ 아마존 최고의 과학책 ★★★
“지금과 같은 격변의 시기에 읽어야 할 책”_에드 용, 퓰리처상 수상 작가
“뭔가를 변화시킨다는 건 / 그것이 당신을 변화시킨다는 뜻”_옥타비아 버틀러
언제나 일방적으로만 이루어지지는 않는 변화에 대한 책
산업혁명 이후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물질이 지금과 같은 세계를 빚어온 과정을 탐구하는 책. 예일 대학 기계공학 및 재료과학부 부교수로 재직했고 현재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발히 활동 중인 재료과학자 아이니사 라미레즈가 본격적으로 집필한 첫 단독 저서이다. 이 책은 신재료와 현대적인 사물의 탄생을 다루지만 우리가 만든 그 대상들이, 어떻게 오늘날의 인류를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세계를 인지하고 경험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풀어낸다. 저자는 여덟 개의 장에서 근대 이전에 사용했던 물질들에 어떤 한계가 있었기에 사람들이 새로운 재료를 욕망하게 되었으며, 신재료는 어떻게 발견 또는 발명되었는지, 새로운 발명품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생생한 묘사와 날카로운 분석으로 풀어낸다.
“‘쿼츠’ 시계는 우리가 교류하게 했고, ‘강철’ 철도 레일은 연결하게 했고, ‘구리’ 통신케이블이 전하게 했고, ‘은’ 사진필름은 포착하게 했고, ‘탄소 ’ 전구 필라멘트는 보게 했고, ‘자기’ 하드디스크는 공유하게 했고, ‘유리’ 실험기구는 발견하게 했고, ‘실리콘’ 칩은 생각하게 했다.”_15쪽, 서문에서
시계, 철도, 케이블, 필름, 필라멘트, 디스크, 유리 용기, 실리콘 칩…
우리가 원시시대의 몸으로도 현대를 살 수 있게 만들어준 발명의 연금술
여덟 개의 장 제목은 각각 하나의 동사로 이루어져 있다. ‘교류하다’, ‘연결하다’, ‘전달하다’, ‘포착하다’, ‘보다’, ‘공유하다’, ‘발견하다’, ‘생각하다’가 그 단어들로, 이는 각 장의 주요 소재가 되는 인공물질과 사물이 영향을 미쳐온 우리의 행위를 나타낸다. 하지만 사물이 단순히 우리가 그런 동사들을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상태로만 변화시킨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우리가 각각의 행위를 하는 방식을 바꾸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변화는 대체로 인간의 행위 능력을 확장시키는 쪽으로 이루어졌지만, 언제나 기대했던 좋은 효과만 낸 것은 아니었다. 책에는 이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들이 가득하며, 102장의 세밀화 및 사진이 그 이해를 돕는다. 몇 장면을 소개한다.
◇ 첫 번째 장면. 시계에 우리의 삶을 맞추는 과정에서 분할 수면이 사라지다
“지금의 우리와 달리 우리 조상들은 한밤중에 깨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고, 그것이 병은 아닌지 고민하지도 않았다. 사실 우리와는 반대로, 조상들은 밤에 깨는 것을 즐겼다. 그 하프타임을 이용해 글을 쓰고, 책을 읽고, 바느질과 기도를 하고, 화장실에 가고, 먹고, 청소하고, 이웃들과 잡담을 나누었다(아마 이웃들도 꼭두새벽에 깨어 있었을 것이다). 이 한밤의 무리에게 다시 졸음이 오면 하프타임이 끝나고 수면 2막이 이어졌다.”_23~24쪽, 〈1. 교류하다〉 중에서
◇ 두 번째 장면. 전신을 사용하면서 문체가 변하다
“전신 서비스 비용은 노동자가 받는 주급의 10퍼센트에 달했으므로 사람들은 급한 일이 아니면 편지로 연락하는 것을 선호했다. 이런 이유로 전보가 집에 도착하는 날에는 공포감도 함께 왔다. 대개는 나쁜 소식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집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 자녀가 받는 전보에는 이를테면 이런 소식이 적혀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음. 집으로 오기 바람.” 긴 설명은 오렌지즙처럼 짜내졌고, 속도의 대가로 정서와 감정이라는 과육도 제거되었다.“_146~147쪽, 〈3. 전달하다〉에서
◇ 세 번째 장면. 폴라로이드사의 즉석사진이 흑인 통제를 위해 쓰이다
“1966년에 폴라로이드사는 새로운 기종의 카메라인 ID-2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신분증과 공문서에 들어가는 두 장의 컬러 사진을 암실이나 화학약품 없이 60초 안에 출력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통행증용 사진 1장과 정부보관용 사진 1장을 만드는 일이 훨씬 간편해졌다. ID-2는 슈트케이스에 쏙 들어가는 크기였고, 한 시간에 수백 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350개 통행증 센터 각각에 카메라 한 대와 필름 상자 수천 개를 비치해두면 흑인 1,500만 명의 사진을 손쉽게 찍을 수 있었고, 덕분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은 GPS 추적의 시대가 오기 전에 개인의 소재에 관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다.“_196~197쪽, 〈4. 포착하다〉에서
◇ 네 번째 장면. 여성들이 전화교환 일을 하다
“곧 전화는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높아진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전화국과 전화교환대의 규모가 커졌다. 처음에는 스위치 조작을 젊은 남성들이 했다. 하지만 수요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무렵에는 수많은 여성들이 전화교환 일을 하고 있었는데, 이들이 남성들보다 예의 바르고 친절하게 응대했기 때문이다. … 그 과정에서 스위치는 점점 단순해진 반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의 편의를 고려하기 위해 교환원의 일은 점점 복잡해졌다. ‘헬로 걸’이라 불리던 여성 교환원은 사실상 스위치가 되었다.”_343쪽, 〈8. 생각하다〉에서
과학기술에는 편향이 개입된다
하지만 그것은 바꿀 수 있다, 인간의 일이기에
《인간이 만든 물질, 물질이 만든 인간》은 흑인 여성 공학자라는 저자의 주변부적 정체성이 중요하게 드러나는 책이기도 하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나는 과학기술에 대한 책들에서 대체로 빠져 있는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 무명 발명가의 이야기를 소개하거나 유명한 발명가들을 다른 각도에서 조명하려 했다. 빠진 조각, 즉 역사에서 아무도 언급하지 않는 부분을 조사하기로 한 이유는 그 부분 또한 우리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했기 때문이다. 내가 ‘그 밖의 사람들’을 비출 때, 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으면 좋겠다.”(15쪽)
이 책에서는 의식적·무의식적으로 기술에 편향이 개입된 사례를 여럿 살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초반에 대량 생산된 컬러 필름은 “흰 피부를 완벽하게 재현하게끔 개발되면서 흑인의 얼굴에는 노출이 부족해졌다. 사진에서 흑인은 특징 없이 밋밋한 검은 형상에 눈과 치아만 하얗게 도드라져 보였다.”(188쪽) 또 나사(NASA)에서 외계 문명에 지구를 소개하기 위해 ‘골든 레코드’를 제작할 때 처음에는 거기에 실릴 곡 대부분이 칼 세이건이 좋아하는 유럽 고전음악이었으나 이후 다른 사람들의 제안을 통해 다양한 문화권의 음악이 담기게 되었다. 이런 사례들을 통해 저자는 과학기술은 자연을 다루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일임을, 그래서 인간을 위해 연구되고 활용되어야 함을 이야기한다.
“기술에 대한 논의는 배타적이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기술은 많이 배운 소수의 사람들만을 위한 것도, 유럽 혈통의 남자들만을 위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 모든 사람은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다. 따라서 과학과 기술에 대한 이야기는 혁신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반영해야 한다. 기술에 대한 책이 독자를 고려할 때 독자는 이야기를 즐길 뿐 아니라 자신도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느낀다. 책이 발명가의 결점과 실패를 보여주면, 독자는 자신도 도전할 수 있다고 느낀다. 이렇게 격려를 받을 때 독자는 용기를 내어 뭔가를 하게 된다. 이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_382쪽, 후기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좋은 과학기술 도서에 대한 이 같은 기준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열정과 원대한 포부와 냉철한 문제의식은, 이 책 전체에 걸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은 수많은 도서관, 문서보관소, 소장품, 인터뷰의 도움을 받은 철저한 자료조사를 통해 쓰였으며, 30여 쪽에 달하는 참고문헌에서는 독자들의 관심에 따라 어떤 문헌의 어떤 장을 읽어야 할지까지 제시하고 있다.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말한 바와 같이 “자신도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도전할 수 있다고” 느끼기를, 더 평등하기에 더 보편타당한 과학기술의 미래를 그릴 수 있기를 바란다.
★ 2022 하반기 한국공학한림원 공학도서발간 지원사업 선정 ★ 2020 스미스소니언매거진 최고의 과학책 ★ 2020 아마존 최고의 과학책 ★ 2020 사이언스 프라이데이 최고의 과학책 ★ 2020년 사이언스뉴스 최고의 과학책 ★ 2020 플로리다 작가출판인협회 논픽션상 ★ 2020 빅싱크 최고의 과학기술도서 ★ 2020 행동과학자가 주목한 책 ★ 2021 코네티컷 도서상 ★ 2021 AAAS/스바루 청소년과학도서상 ★ 2021 브라운 대학 도서상 ★ 2021 샐리해커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