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내가 ‘나’라고 할 수 있는 ‘나’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고정된 내가 없다’는 것은 자유의 메시지다
스님에게 불교를 가르치는 서양철학자, 미네소타주립대 홍창성 교수가 풀어낸 무아(無我)의 철학적 해석. 철학은 논리적으로 모순을 초래하는 개념에 해당하는 대상이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우리가 ‘나’라고 여기는 자아(self), 영혼(soul), 참나(眞我)가 모두 논리적인 모순으로 밝혀진다면, 진정한 나는 과연 무엇일까? 이 책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흔한 질문이 잘못된 물음이라는 분석으로 논의를 시작한다. 질문을 바로잡은 다음, ‘진정한 나’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과연 무엇일까를 현대철학과 불교의 가르침으로 교차 검토한다. 특히 ‘나의 존재’에 관한 가장 혁신적인 설명인 불교의 ‘무아론’을 심리철학, 언어철학, 형이상학 등 서양현대철학의 통찰을 이용하여 여러 각도에서 논증한다. 이 과정에서 근대 서양철학의 아버지인 데카르트 논증의 허점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개인 인격체로서의 나’의 존재나 ‘참나’와 무아의 관계, 왜 무아가 자유의 가르침인지 등 첨예한 주제를 하나씩 짚어낸다. 난해한 이론이나 경전의 인용 대신 친근한 일상의 사례를 통해 현대 문명의 바탕을 이룬 서양철학의 논법은 물론, 연기법·무상·오온·공·진제·속제 등 불교의 핵심 개념들까지 쉽고 명쾌하게 해설했다. 이우일 작가의 참신한 일러스트가 내용의 이해를 돕는다.
목차
들어가는 말
1. 나는 누구인가
2. 자아는 모순이다
* 자아와 영혼
* 혼
* 인격체
* ‘자아’의 개념적 모순
3. 붓다의 무아
3.1 붓다의 논증
* 무상으로부터의 논증
* 비재귀성의 원리로부터의 논증
3.2 연기로부터의 논증
4. 철학의 무아
4.1 어디까지가 나의 몸인가?
4.2 어디까지가 나의 마음인가?
* 마음의 인과적-역사적 고리
* 언어노동의 분업
* 환경과 분리될 수 없는 마음
4.3 실재하지 않는 나
5. 반론들
5.1 데카르트의 도전
5.2 나는 이 몸과 마음이 합친 전체와 아무 관련 없다
6. 다시 나를 찾아서
6.1 불교는 대자유의 가르침이다
6.2 개인 인격체로서의 나는 존재한다
글을 맺으며
저자
홍창성 (지은이)
출판사리뷰
내가 ‘나’라고 할 수 있는 ‘나’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현대철학과 불교로 살펴본 ‘나의 존재’ 증명
왜 무아가 자유의 메시지인가
바야흐로 ‘나답게 살기’를 강조하는 시대다. 나의 경험, 나의 느낌, 나의 취향이 대부분의 가치에 앞선다. 《사피엔스》의 저자인 세계적 석학 유발 하라리는 인본주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현대 세계가 ‘자기 자신’을 중심에 둔 일종의 새로운 종교를 신봉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세계의 주요 종교는 대부분 그 바탕에 ‘진정한 나’의 존재를 상정한다. 영혼, 자아, 정신, 참나, 뭐라 부르건 그것을 갈고 닦거나, 절대자에게 잘 보이거나, 절대자와 하나가 되거나, 그 나로서 행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그 ‘나’란 과연 무엇일까? 가장 근본적이고 오래된 질문이지만 쉽게 간과하는 이 질문을 저자는 예리하게 파고든다. 미국에서 서양철학을 가르치는 한국인 철학자, 한국의 스님들에게 서양철학의 관점으로 불교를 설명하는 홍창성 교수는 한나절이면 읽을 수 있는 이 간결한 책을 통해 ‘나의 존재’와 불교의 ‘나 없음’을 차근차근 되짚을 소중한 기회를 선사한다.
데카르트의 철학이 지닌 논리적 허점과
불교 교설에 대한 오해를 밝힌다
철학은 논리적으로 모순을 초래하는 개념에 해당하는 대상이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우리가 ‘나’라고 여기는 자아(self), 영혼(soul), 참나(眞我)가 모두 논리적인 모순으로 밝혀진다면, 진정한 나는 과연 무엇일까? 이 책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과 ‘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명확히 구분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기존의 유사 개념을 정의한 다음, ‘진정한 나’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과연 무엇일까를 현대철학과 불교의 가르침으로 교차 검토한다. 특히 ‘나의 존재’에 관한 가장 혁신적인 설명인 불교의 ‘무아론’을 심리철학, 언어철학, 형이상학 등 서양현대철학의 통찰을 이용하여 여러 각도에서 논증한다. 이 과정에서 데카르트 논증의 허점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개인 인격체로서의 나’의 존재나 ‘참나’와 무아의 관계, 왜 무아가 자유의 가르침인지 등 첨예한 주제를 하나씩 짚어낸다. 난해한 이론이나 경전의 인용 대신 친근한 일상의 사례를 통해 현대 문명의 바탕을 이룬 서양철학의 논법은 물론, 연기법·무상·오온·공·진제·속제 등 불교의 핵심 개념들까지 쉽고 명쾌하게 해설했다. 이우일 작가의 참신한 일러스트가 내용의 이해를 돕는다.
서양철학의 논증을 통해 도달한 불교의 무아
나를 탐구하는 여섯 개의 관문
1장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흔한 질문이 사실은 문법이 꼬인 잘못된 물음이라는 분석으로 논의를 시작한다. 이 질문을 바로잡은 다음에 ‘진정한 나’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과연 무엇일까를 검토한다.
2장에서는 자아와 혼 그리고 인격체를 비교 및 대조하면서 자아가 무엇인가를 더 선명히 이해한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자아 또는 영혼이 개념적으로 모순이라고 밝히며 자아나 영혼이 존재할 수 없다고 논의한다.
3장에서는 역사상 붓다가 직접 제시한 무상으로부터의 논증과 비재귀성非再歸性 원리로부터의 논증을 통해 무아를 증명하는 과정을 소개하고 설명한다. 또 붓다의 연기법을 통해서도 무아를 논증할 수 있음을 보인다.
4장에서는 서양현대철학의 논의와 통찰을 이용하여 붓다의 무아를 여러 각도에서 논증한다. 형이상학과 심리철학 그리고 언어철학의 논의가 도입된다.
5장은 불교의 무아론에 대한 서양철학의 가장 강력한 도전인 데카르트의 철학을 고려하고 논의한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그의 명제가 옳다면 ‘나의 존재’를 부정하는 무아론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한다. 그러나 필자는 데카르트의 견해가 오히려 무아론에 의해 반박된다고 논증한다. 그리고는 ‘부분이 모인 전체는 실재한다’라는 우리 일상의 상식이 무아론을 반박할 수 없음을 설명한다.
6장에서는 무아가 자유의 가르침이어서 나를 진정으로 자유롭게 한다고 논의한다. 그리고 불교가 비록 무아를 궁극적 진리로 여기지만, 우리가 성공적인 일상생활을 위해 필요한 인격체의 존재마저 부정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한다. 우리는 모두 공空한 인격체로 존재한다고 결론 내린다.
현대철학의 관점에서 불교의 본질을 명쾌하게 설명하여 호평받는 저자는, 어쩌면 정반대일 것 같은 서양철학의 논증과 접근법을 통해 불교의 ‘무아’와 동일한 결론에 도달한다. 막연히 ‘나’라고 믿고 있던 갖가지 나의 정체를 살펴보고 ‘그런 나는 없다’를 증명하는 반면, 법적·도덕적 책임이 있는 ‘인격체로서의 존재’마저 부정하지는 않는다. 일시적 느낌이나 상태, 어설픈 논리의 비약으로 밑도 끝도 없이 그저 ‘나는 없다’ 말하며 ‘무아’를 무책임한 핑곗거리나 초월적 개념으로 삼는 것도 경계한다. 서양철학의 논법으로 서양철학의 허점을 짚어내기도 하고, ‘참나’와 ‘무아’가 양립하는 것처럼 보이는 한국불교의 애매한 상황도 진단하면서, 자칫 허무주의로 오해받기도 하는 ‘나 없음’의 의미와 가치를 입체적으로 정리했다. 어디까지가 나의 몸이고 어디까지가 나의 마음인지, 오온으로 구성된 ‘전체로서의 내’가 실재하는지를 차근차근 하나씩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각 장을 마칠 때마다 아하! 하는 놀라움이 독자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