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문학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탁월한 분석, 대중적인 글쓰기를 통해 조선 선비들의 감성과 사유 세계, 삶의 지향점을 우리 시대의 보편적 언어로 보여 왔던 서울대학교 국문학과 이종묵 교수가 글과 음악, 풍류로 한 시대를 풍미하고 글로 세상을 호령한 선비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글로 세상의 주인이 된 조선 최고 문장가들의 마음 닦기, 책읽기 방법과 글쓰기 요령, 바른 스승을 구하고 평생의 친구를 사귀는 자세, 선비의 공부법 등 시대를 초월해 가슴을 울리는 쟁쟁하고 위대한 가르침을 배운다.
저자는 지혜롭게 살아간 사람들의 글을 읽는 이유를 “옛글을 읽노라면 도심의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더미 속에서도 아름다운 옛풍광을 즐길 수 있다. 남들은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는 다른 세상을 옛글을 읽음으로 차지할 수 있으니, 옛글이야말로 내가 좋아하는 세상을 호령할 수 있게 한다. 이것이 바로 옛글이 지닌 힘이다”라고 말한다.
풍경에 취하고 책에 미치고, 일상에서 만나는 사소한 사건이나 물건에서도 깨달음을 얻고, 내가 사랑하는 삶을 살고 나를 위한세상을 호령했던 선비들의 주옥같은 명문장들은 그 시대만의 것이 아니요,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깊은 울림과 감동을 전하고 있다.
목차
머리말 - 내가 좋아하는 세상을 글로 호령하다
1부 글로 세상을 호령하다
맹인은 꿈을 꾸지 않는다-이익
집 안으로 끌어들인 지식의 바다-이종휘
진짜와 가짜를 가릴 필요가 있나-조귀명
도성 안에 앉아 물을 감상하는 기술-서영보
인생의 즐거움이란 무엇인가-유언호
고상하고 속되지 않은 사치-정동유
구기자와 국화를 가꾸는 집-어유봉
2부 그 많던 복사꽃은 어디로 갔나
천년 벗과의 즐거운 만남-김조순
우리나라 제품이 조악한 이유-김세희
그 많던 복사꽃은 어디로 갔나-서형수
조물주도 서늘하게 만든 인왕산의 계곡물-박윤묵
병에 걸리고 싶지 않다면 다리를 건너시오-김이안
도성 안 사람들이 하천에 노니는 물고기 같네-유득공
송홍동엔 물이 없는데 청개구리가 산다-홍직필
3부 풍광이 아름다우니 죽음도 두렵지 않다
나에게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따로 없다-이경석
자연도 글이 있어 빛난다-서유구
오래가도 바뀌지 않을 것-한백겸
나는 즐거워 피로하지 않다-김매순
집 이름에 깃들이 뜻-홍석주
풍광이 아름다우니 죽음도 두렵지 않다-김종수
4부 바른 스승을 구하는 법
돌아가신 어머니의 필적-권진응
아버지의 정이 깃든 질화로-박준원
생일을 맞은 뜻-위백규
죽은 벗의 뜻을 따라 지은 토실-유도원
대궐에서 물러난 궁녀의 발원-김도수
임금이 내리신 만병통치약-조수삼
버드나무를 심은 다섯 가지 이로움-홍양호
바른 스승을 구하는 법-성해응
5부 옛사람의 즐거운 지혜
내가 동서남북으로 창을 낸 이유-박윤원
지렁이 탕을 먹지 않는 뜻-채제공
마음을 미치게 하는 다섯 가지 물건-남유용
다섯 수레의 책을 가슴에 담는 방법-장호
소가 귀한가 나귀가 귀한가-권상신
세상의 공평한 도리는 백발뿐-이하곤
양반다리를 하는 까닭-홍낙명
이름 없는 꽃-신경준
막걸리로 집 이름을 삼을 까닭-이세화
6부 조선 선비의 공부법
홀로 하는 옛사람의 공부방식-안석경
공부로 생긴 병-최충성
천년을 거스르는 교제-김윤식
등산과 학문은 무엇이 같은가-이이
내 병을 배웠으면 처방도 배우게-김종후
슬픔을 없애려다 생긴 병-정종한
제 몸에 맞는 약-이복휴
꿈속의 공부-임상덕
좋은 사람 좋은 책 좋은 산수-윤기
7부 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나무를 심어서 이름을 남기고자 한 뜻-변종운
선비 노릇이 무슨 소용-홍성민
가난한 날 거친 밥을 먹는 요령-서유구
고대광실보다 게딱지집-임숙영
꿈속에서 배가 부른 일-박홍미
부귀함도 한가함도 절로 이르는 것-윤순
제 자신을 사랑하는 집-심낙수
원문
저자
이종묵
출판사리뷰
조선의 문학과 예술을 꽃피운 명문장가들의 뜨겁고도 매혹적인 인생예찬!
글과 음악, 풍류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조선의 학자, 관료, 문인. 그들은 어떻게 마음을 닦고, 학문을 세우고, 세상을 유람하였는가? 책읽기 방법과 글쓰기 요령, 바른 스승을 구하고 벗을 사귀는 자세, 선비의 공부법, 시대를 초월해 가슴을 울리는 조선 지식인의 쟁쟁하고 위대한 가르침!
한문학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탁월한 분석, 대중적인 글쓰기를 통해 조선 선비들의 감성과 사유 세계, 삶의 지향점을 우리 시대의 보편적 언어로 보여 왔던 서울대학교 국문학과 이종묵 교수가 글과 음악, 풍류로 한 시대를 풍미하고 글로 세상을 호령한 선비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글로 세상의 주인이 된 조선 최고 문장가들의 마음 닦기, 책읽기 방법과 글쓰기 요령, 바른 스승을 구하고 평생의 친구를 사귀는 자세, 선비의 공부법 등 시대를 초월해 가슴을 울리는 쟁쟁하고 위대한 가르침을 배운다!
저자 이종묵 교수는 지혜롭게 살아간 사람들의 글을 읽는 이유를 “옛글을 읽노라면 도심의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더미 속에서도 아름다운 옛풍광을 즐길 수 있다. 남들은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는 다른 세상을 옛글을 읽음으로 차지할 수 있으니, 옛글이야말로 내가 좋아하는 세상을 호령할 수 있게 한다. 이것이 바로 옛글이 지닌 힘이다”라고 말한다.
천년의 풍경과 천년의 지혜를 담고 있는 옛글을 읽고, 그것을 통하여 내가 사랑하는 삶을 살아가고 이로서 나를 위한 세상을 호령하는 일이 옛글을 읽는 뜻이다. 또한 우리가 2천 년, 3천 년 전에 살았던 사람들의 글을 지금 읽는 이유일 것이다.
죽도록 읽고 미치도록 즐긴 조선 선비들 글로 천하를 얻다!
눈감고 누워서도 천리를 유람했던 이익, 거친 밥 한 그릇에도 족함을 알았던 서유구, 나를 위한 학문을 하고 세상을 즐긴 성해응, 한평생 책만 보고 살았던 장혼, 아름다운 풍광만 볼 수 있다면 죽음도 불사했던 김종수… 문학과 예술, 풍류에 탐닉했던 글쟁이들의
호탕하고 뜨겁고, 해학적이며 눈물겨운 인생이 펼쳐진다!
문학과 예술이 그 어떤 시대보다도 화려하게 빛났던 조선. 그 조선을 사로잡았던 명문장가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세상을 경영하는 원대한 포부보다 그들이 중시했던 것은 무엇일까?
방 안에 누워 벽에 걸린 그림을 보며 상상으로 천하의 빼어난 볼거리를 구경했던 성호 이익, 집 이름을 ‘지식의 바다’라 하고 그 안에 들어 앉아 책을 읽으며 동서고금의 진리를 깨달았던 이종휘, 비바람에 배가 표류하는 상황에서도 천하의 장관을 보겠다며 여행을 감행한 김종수, 북풍한설에도 마음에 맞는 벗과 좋은 경치를 즐기면 세상에 부러울 게 없다던 김조순 등에게서 진정한 풍류를 즐기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낙숫물 너머 아이의 머릿니를 잡는 여인의 모습에서 인생의 지극한 즐거움을 깨달았던 유언호, 감사의 마음으로 맛있다 외치면 가난한 날 거친 밥도 꿀꺽꿀꺽 넘어간다던 서유구, 비록 게딱지집에 사는 것이 괴롭다 하여도 물고기 뱃속에서 장사를 치르는 것보다야 낫지 않느냐며 좁은 집을 싫다 하지 않았던 임숙영 등이 삶을 대하는 자세에서 달관에 이르는 비법을 깨달을 수 있다.
내 몸을 위해 어찌 말 못하는 생물을 잡아먹겠느냐며 지렁이 탕을 먹지 않았던 채제공의 생태학적 지혜, 책 일만 권이 있고 술 한 병을 두면 바랄 게 없다던 남유용의 세상 살아가는 맛, 다섯 수레의 책을 가슴에 담기 위해 하루라도 책을 거르지 않았던 장혼의 책사랑, 세상의 공평한 도리는 백발뿐이라며 나이 듦을 겸허히 받아들인 이하곤의 자연스러움 등 남이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았던 선비들의 즐거운 지혜가 현대를 살아갈 바른 길을 제시해 준다.
풍경에 취하고 책에 미치고, 일상에서 만나는 사소한 사건이나 물건에서도 깨달음을 얻고, 내가 사랑하는 삶을 살고 나를 위한세상을 호령했던 선비들의 주옥같은 명문장들은 그 시대만의 것이 아니요,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깊은 울림과 감동을 전하고 있다.
힘껏 벼린 문장, 장중한 울림,
한 땀 한 땀 눌러쓴 명문장을 통해 선비들의 희로애락을 읽는다!
와유臥遊라는 것은 몸은 누워 있으나 정신은 노니는 것이다. 정신은 마음의 영이요, 영은 이르지 못하는 곳이 없다. 이 때문에 불빛처럼 온 세상을 비추어 순식간에 만 리를 갈 수 있기에, 사물에 기대지 않아도 될 것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선천적인 맹인은 꿈을 꾸지 않는다. 사물의 모습과 빛깔은 시각기관에서 관장한다. 시각이 애초에 자리한 적이 없다면 생각도 말미암아 일어날 수 없다. -p13, 「맹인은 꿈을 꾸지 않는다」(이익)
내가 예전에 임금의 부름을 받아 대궐로 갈 때 큰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역마를 급히 몰아 달려갔다. 어떤 객점에서 한 아낙네가 앞에 아이를 앉히고 머릿니를 잡고 있는 ?경을 보았다. 아이는 그 어미가 머리를 긁어주는 것을 좋아하고 어미는 이 잡는 것을 기쁘게 여겨 둘이 서로 즐거워하는데, 거짓 없는 참다운 정이 가득했다. 마침내 ‘인생의 지극한 즐거움 중에 무엇이 이것과 바꿀 수 있겠는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p32, 「인생의 즐거움이란 무엇인가」(유언호)
산을 찢을 듯, 골짜기를 뒤집을 듯, 벼랑을 치고 바위를 굴리면서 흐르니 마치 만 마리 말들이 다투어 뛰어오르는 듯하고 우레가 폭발하는 듯하다. 그 기세는 막을 수가 없고 그 깊이는 헤아릴 수가 없으며, 그 가운데는 눈비가 퍼붓는 듯 자욱하고 넘실거리다. 때때로 날리는 포말이 옷을 적시면 서늘한 기운이 뼛속까지 들어와 혼이 맑아지고 정신이 시원해지며 마음이 편안하고 뜻이 통쾌해진다. 호탕하여 조물주와 더불어 이 세상 바깥으로 노니는 듯하다. -p61, 「조물주도 서늘하게 만든 인왕산의 계곡물」(박윤묵)
세상 사람들은 바람이 바람이고 달이 달인 줄만 알지 내가 간직한 바람과 달이 훨씬 아름답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바람과 달은 밖에 있는데 내가 간직하였다고 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밖에 있는 바람과 달은 흐려지기도 하고 어두워지기도 하지만, 나에게 있는 것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따로 없고 밤낮을 가릴 것이 산뜻하지 않은 때가 없고 화창하지 않은 날이 없다. 굳이 정자에서 내려다볼 것도 없이 끝없는 풍광을 저절로 지니게 되니, 그 즐거움은 언어로 형용하기 어렵다. -p83, 「나에게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따로 없다」(이경석)
아, 천지 사이에는 다섯 가지 색이 있으니, 청색, 황색, 적색, 흑색이 각기 그 빛깔로 행세하지만, 맑고 깨끗하며 질박하고 곧은 것은 오직 흰색뿐이다. 사물 중에 흰 것은 그 종류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사람 중에서 흰 것은 온 세상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사물은 그 본바탕을 보존할 수 있지만 사람을 잃어버리는 것을 면하지 못하여 그러한 것이 아니겠는가? -p200, 「막걸리로 집 이름을 삼은 까닭」(이세화)
첫 숟가락에는 “고르고 깨끗하구나, 내 죽과 내 밥이. 수북하구나, 위대한 상제가 내린 복이라네”라고 외우고, 두 번째 숟가락에 “화전밭 일구기 어렵고, 무논 갈기 어렵네, 농사꾼은 어려운데 나는 밥을 먹는다네”라고 외우고, 세 번째 숟가락에 “달구나, 곡식의 단맛을 달게 여기세, 달고도 향긋하구나”라고 외운다. 이렇게 세 가지를 외우다보면 밥이 이미 반 사발밖에 남지 않는다. 비록 명아주와 콩잎과 같이 맛없는 음식이라 하더라도 곰발바닥처럼 맛난 음식과 한 가지가 된다. -p273, 「가난한 날 거친 밥을 먹는 요령」(서유구)
내가 사랑하는 삶을 살고, 나를 위한 세상을 호령하라!
선비는 남을 위한 공부를 하지 않는다. 일상에서 만나는 사소한 사건이나 물건을 마주하면서 하루하루 달라지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 조선 선비의 위기지학이다. 세상을 경영하는 원대한 포부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겠지만, 마음의 공부를 무엇보다 중시한 것이 조선의 선비였다. 남을 위한 세상을 호령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세상을 호령하기 위하여 옛 선비들은 스스로를 사랑하였다. 글은 스스로를 사랑하여 마음을 다스리는 과정이다. 이춰이 내가 좋아하는 세상을 호령하는 방법이다. -머리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