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금 당신 앞의 도시를 설계한 정책건축가
대한민국 발전과 발맞춘 곽영훈의 50년 건축 여정
서울올림픽에서 여수엑스포까지, 인천국제공항에서 평창동계올림픽까지. 우리나라 국토를 종과 횡으로 가로지르며 대형 글로벌 이벤트를 기획하고 주요 도시를 설계해온 정책건축가 곽영훈 박사의 일, 삶, 철학이 담긴 대담집.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의 고속 성장을 견인한 곽영훈 박사의 한반도 마스터플랜이 공개된다. 이 책은 당신이 알고 있는 도시들이 언제 어떻게 왜 만들어졌는지 밝히고, 우리의 삶터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려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미래 세대를 위한 빅픽처를 제시한다.
목차
추천의 말
서문
1장 무에서 유를 꿈꾸다
: 반세기 전 그린 빅픽처
건축이라는 길을 택한 이유
타국 땅에서 그린 한반도 미래 지도
2장 기적의 설계자
: 두 번의 올림픽, 두 번의 엑스포
숨 가쁜 허들 게임, 1988 서울올림픽
크고 확실한 도약, 1993 대전엑스포
균형과 화합을 향한 길, 2012 여수엑스포
몽상가들의 승리, 2018 평창올림픽
3장 한반도의 중심을 바로잡다
: 서울 및 수도권 프로젝트
오늘의 한강 풍경이 탄생한 배경
대학로를 영원한 낭만의 거리로
서울 지하철 2호선의 비밀
모두가 반대한 인천국제공항 건립
다시 돌아온 청계천
서울의 교통 시스템을 바꾼 버스 중앙차선제
앞으로의 서울 개발 비전
4장 한반도의 허리를 구상하다
: 대전 및 중부권 프로젝트
백지가 된 백지계획과 한반도 지도를 바꾼 620사업
신개념 교통 인프라의 등장, 고속철도 KTX
해외동포들의 마지막 휴식처, 천안 망향의 동산
5장 바다를 향해 나아가다
: 여수 및 남해권 프로젝트
여수와 함께한 50년
광양 발전의 터닝포인트
광주를 빛나는 도시로
뼈저린 교훈을 얻은 큰 목포 계획
미완의 프로젝트, 새만금 종합개발사업
대통령을 ‘이용’해 만든 제주도 관광 코스
6장 희망의 문을 두드리다
: DMZ 및 북한권 프로젝트
DMZ를 남북평화의 출발점으로
한국 대표로 참여한 두만강과 백두산 개발 프로젝트
7장 이상과 현실의 사이에서
: 도시환경 설계에 대한 생각
도시를 짓는 사람에게 필요한 철학과 전략
우리나라 도시건축의 안타까운 현실
8장 그럼에도 다시, 전진
: 다음 세대를 위한 빅픽처
세계시 네트워크를 향하여
저자
곽영훈
출판사리뷰
서울올림픽·대전엑스포·여수SRMF
대학로·서울지하철·대덕연구단지·한강공원·인천공항·KTX 계획 및 설계
지금 당신 앞의 도시를 설계한 사람
대한민국 발전과 발맞춘 곽영훈의 50년 건축 여정
한강공원과 올림픽공원, 대학로, 인천국제공항, 대덕연구단지…. 이 모든 공간을 한 사람이 설계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그 한 사람이 우리나라에서 열린 두 번의 올림픽(서울올림픽, 평창동계올림픽)과 두 번의 엑스포(대전엑스포, 여수엑스포)를 유치하고 준비하는 프로젝트에 앞장섰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더더욱 드물다.
‘한반도의 지도를 바꾼 정책건축가’ 곽영훈 박사. 서울과 대전을 비롯한 대도시부터 여수와 제주도 등 남해의 휴양지까지, 한반도에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지역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경을 넘어 미국,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의 정부 관료와 기업가들도 자문을 구하러 그의 사무실을 찾는다.
하지만 ‘건축가’라는 타이틀만으로는 곽영훈이라는 사람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그의 활동 범위가 매우 광대하기 때문이다. 그는 세계시민기구(WCO)의 대표이자 유엔 한국협회의 부회장, 한국태권도협회의 전 이사이기도 하다. 그가 해온 ‘일’보다 그가 추구해온 ‘꿈’에 초점을 맞춰야 비로소 곽영훈이 어떤 인물인지 알 수 있다.
『한강의 기적 그 꿈의 대장정』은 곽영훈 박사의 꿈과 발자취를 철학자 김광수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총정리한 기념비적인 책이다.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의 고속 성장을 견인한 공공 인프라 및 주요 도시 설계 뒤에 숨겨진 이야기, 우리나라 도시건축의 역사를 보여주는 각종 설계도와 사진 자료 40여 점도 이 책에 담겼다.
곽영훈 박사는 50년 전 그린 빅픽처를 공개하며 당신이 알고 있는 도시가 언제 어떻게 왜 만들어졌는지 밝히고, 우리의 삶터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려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미래 세대를 위한 빅픽처를 제안한다.
사람, 환경, 평화를 위한 공간을 꿈꾸다!
‘문명의 그릇’ 도시의 미래를 내다본 도시건축의 철학
건축가 승효상은 곽영훈 박사에 대해 “‘Architect(건축가)’라는 단어의 어원을 떠올리게 하는 사람”이자 “진정한 의미의 Architect”라고 이야기했다. 고대 유럽에서 ‘archi(으뜸)’와 ‘tekton(짓다)’의 합성어인 ‘architectus’는 모든 지식을 총괄하는 가장 창조적인 사람을 뜻했다. 곽영훈 박사가 동료 건축가들에게 이와 같은 찬사를 받는 것은 ‘사람’ ‘환경’ ‘평화’에 대한 확고한 건축 철학 때문일 것이다.
-사람: 도시설계에 인문 정신을 더할 것
“도시환경 건축·설계는 지리, 사회, 문화, 공학, 미학 등을 융합하는 인류문명의 결정체입니다. 문명이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문명을 담지요. 도시 자체가 문명입니다.”
도시를 ‘문명을 담는 그릇’이라고 생각하는 곽영훈 박사는 도시를 설계할 때 경제성 이외에 환경 및 윤리적 측면까지 두루 고려한다. 공간 자체가 아닌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이 공간의 주인공이 되는 디자인, 각기 다른 사람들의 몸, 시선, 동선을 고려한 편리하고 오래가는 디자인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해외 우수 사례를 벤치마킹하기도 하고, 건축계의 관습을 깨는 전복을 시도하기도 한다.
대전엑스포 대회장은 기존 엑스포 행사장들과 달리 격자형이 아닌 둥그런 방사형으로 건물을 배치해 관람객이 모든 시설에 쉽게 입장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고, 서울 지하철 2호선 역사는 계단과 벽 사이에 3~4센티미터 간격을 두어 비가 오는 날 물이 잘 빠지고 청소하기 편리하게 만들어졌다.
-환경: 개발과 보존 사이, ‘골디락스’를 추구할 것
“눈앞의 경제 발전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전통문화와 자연환경을 잘 보존해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곽영훈 박사는 1971년 미국 유학 시절 구상한 ‘녹지축’과 ‘활성축’을 바탕으로 지난 50년간 국토개발정책을 세워왔다. 무질서한 도시 개발과 생태환경 파괴를 막고자 개발 제한 구역을 설정해 백두산부터 한라산까지 선으로 이은 것이 녹지축이라면, 국가의 성장을 위해 반드시 개발해야 할 거점 도시를 이은 선이 바로 활성축이다.
한반도 위의 활성축은 광개토대왕비가 있는 중국 지안에서부터 북한의 평양, 남한의 서울, 대전, 여수로 이어진다. 곽영훈 박사는 해당 거점 도시를 활성화하기 위해 서울에 올림픽을, 대전과 여수에 엑스포를 개최하는 안을 건의했다. 도시도 살아 있는 유기체로 바라본 그는 개발과 보존 사이 최적의 균형 상태, 즉 ‘골디락스’를 실현하고자 노력해왔다.
-평화: 세계시 네트워크를 구축해나갈 것
“지금까지의 도시화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시대에 맞는 도시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문화적으로 세계적이면서도 지방적인 ‘세방적世方的’ 특성을 갖추고, 고유한 자연생태를 보존하는 방식의 도시화가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곽영훈 박사가 건축가의 길을 선택한 가장 큰 동기는 DMZ에 남북 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평화시’를 건설하고 싶다는 열망이었다. 어린 시절 한국전쟁을 겪고 고교 졸업 직후 10년간 해외에서 유학 생활을 한 그는, 이념·인종·종교를 둘러싼 전 세계적 갈등을 직접 목격하면서 세계 평화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늘 고민해왔다.
서울올림픽을 자본주의 진영과 공산주의 진영이 모두 참여하는 평화 올림픽이자 ‘스포츠 외교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1987년 결성된 WCO의 대표로서 곽영훈 박사는 세계를 무대로 평화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전 지구적 규모의 ‘세계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앞으로의 비전이다. WCO에서 2006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실크로드 시장단 포럼SRMF’을 주축으로, 중국에서부터 지중해로 이어지는 고대의 무역로 주변의 크고 작은 도시 간의 교류를 촉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어떻게 걸림돌을 디딤돌로 바꿀 것인가?
‘몽상가’ 곽영훈이 현실의 벽을 넘어서는 법
곽영훈 박사의 업적을 보면 그가 평생 ‘성공 가도’만을 달려온 듯 보이지만, 그가 걸어온 길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여덟 명의 대통령, 수많은 정부 관료와 기업가들은 곽영훈 박사의 마스터플랜을 처음에는 신뢰하지 않았다. 하나를 제안하면 수백의 반대 의견이 돌아왔다. 예측할 수 없는 국내외 정치·경제 사정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의 마스터플랜이 받아들여지더라도, 원안 그대로 진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지하철 노선은 힘의 논리에 의해 구부러졌고, 생태도시로 기획한 신도시는 돈의 논리에 의해 아파트촌으로 둔갑했다. 그러나 곽영훈 박사는 현실의 벽 앞에서 멈춰서지 않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왔다. 곽영훈 박사가 자신을 향한 공격에 방어하고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고수해온 원칙은 다음과 같다.
-자신이 제안한 정책에서 파생되는 사업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 ‘일감을 받기 위해 정책을 제안한다’는 오해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정책 제안이나 마스터플랜 단계까지만 관여하고 건설 사업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역사 건설 때와 같이 시범 설계가 필요한 경우에만 직접 건설을 맡았다.
-설득에도 마스터플랜을 세울 것. 설득에는 논리만큼이나 감정이 크게 작용한다. 정책의 당위성이나 기대효과만을 내세워서는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할 수 없다. 그래서 곽영훈 박사는 사람 대 사람으로 대화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념 갈등 격화로 서울올림픽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을 때는 공산권의 수장인 고르바초프 서기장에게 서울올림픽 참가를 요청하는 비밀 편지를 부쳤고, 여수엑스포 유치가 불가능으로 점쳐졌을 때는 국제박람회기구 사무총장을 한국으로 초청해 항구도시 여수의 잠재력을 설명했다.
-현실 정치에 휘둘리지 말 것. 대규모 장기 프로젝트를 끝까지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진영논리를 뛰어넘어야 한다. 정권이 바뀐다고 정책이 엎어져서는 안 된다. 곽영훈 박사는 정부 요직 제안을 전부 거절하고, 국토개발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정책 결정권자들의 힘을 ‘이용’해왔다.
곽영훈 박사와 식탁에서, 차 안에서, 산책길에서 대담을 나눈 김광수 교수는 곽영훈 박사를 언제나 진지하면서도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담대한 꿈을 많이 꾸는 몽상가”라고 평한다. 그리고 그러한 몽상을 좇는 곽영훈 박사의 여정이 ‘한강의 기적’을 만들고 또 다른 기적들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곽영훈 박사는 없던 길을 만들며 살아왔고, 그 길은 훗날 다른 사람이 이정표로 삼아 걸어도 좋은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