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타임지 선정 Must-Read 도서
★영국, 독일, 스페인 등 9개국 출간
★뉴욕타임스, 커커스리뷰 극찬
누구나 수영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에게나 수영에 얽힌 사연이 하나쯤은 있다
물에서 유희와 익사는 한 끗 차이다. 즐겁게 수영하다가도 순간 위태로워질 수 있다. 그런데도 ‘왜 수영을 할까?’ 수영을 사랑하는 저자 보니 추이는 이 질문으로 책을 시작한다. 이 책은 수영하는 이유를 크게 다섯 가지(생존·건강·공동체·경쟁·몰입)로 나누어 탐구했다. 각각의 이유에 대해 경험을 나눠줄 사람을 직접 찾아가 함께 대화하고 수영했다. 그 덕에 생동감 넘치는 지식이 책에 담겼다.
국적·성별·계급·빈부에 관계없이 다양한 사람이 함께 수영을 배운 ‘바그다드 수영클럽’, 차가운 바다에서 장장 6시간을 헤엄친 끝에 살아남아 아이슬란드의 영웅이 된 항해사, 100분의 1초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올림픽에 출전한 수영선수의 마음가짐, 스타킹을 신지 않으면 수영할 수 없었던 과거 여성들의 이야기 등. 의학, 사회학, 인류학, 심리학 등 여러 학문에 걸쳐 풍성한 정보를 제공한다. 기시감 없이 새롭고 재미있는 내용이 많다. ‘알쓸신잡-수영 편’이 있다면 바로 이런 내용이 아닐까?
수영을 즐기는 사람은 물론, 깊이 있으면서도 흥미로운 지식을 얻고 싶은 사람에게 권한다. 직접 수영하기 어려운 코로나 시대에, 수영을 이야기하는 책 속으로 “풍덩” 빠질 시간이다.
목차
1부 생존
1. 석기시대의 수영
2. 우리는 육지 동물이다
3. 바다 유목민의 교훈
4. 인간 물개
2부 건강
5. 치유의 물
6. 우리의 혈관에 흐르는 바닷물
7. 바다에서 경외감을 느끼다
3부 공동체
8. 누가 수영을 하게 될까?
9. 미니 UN
10. 혼돈과 질서
4부 경쟁
11. 첨벙첨벙 질주
12. 암살자처럼 수영하는 방법
13. 상어와 피라미들
14. 사무라이 영법
5부 몰입
15. 종교의식
16. 액체 상태
17. 수영하는 사람이 수영하는 사람에게
에필로그
감사의 글
주석
추천의 글
저자
보니 추이
출판사리뷰
미국, 아이슬란드, 일본…
수영선수, 항해사, 스포츠 심리학자, 인류학자…
국경과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수영의 이유’를 찾다
미국에서 [뉴욕타임스]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에 칼럼을 쓰는 저자 보니 추이. 그가 수영하는 이유를 심층 탐구하겠다는 목표 아래 여러 국경을 오가며 건진 흥미롭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책으로 전한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생존을 위한 수영’을 탐구한다. 배가 침몰했지만 바다에서 홀로 6시간을 헤엄쳐 생존한 항해사 구드라우구르는 살아남기 위해 수영하는 것뿐만 아니라 살아남지 못한 이들을 기억하기 위해 수영한다는 사연을 전한다. 또한 저자는 세계 최고의 마라톤 수영선수 킴 챔버스와 함께 샌프란시스코만에서 바다수영을 한다. 10여 년 전에 다리를 절단할 뻔한 사고로 크게 절망했던 킴은, 수영을 하며 신체적 건강과 더불어 끝없는 도전 정신까지 얻었다고 고백한다. 이 외에 은퇴를 3번이나 번복하고 41세에 다섯 번째 올림픽에 출전한 미국 전 국가대표 대러 토레스를 만나 경쟁의 속성을 파고든다. 작가 올리버 색스, 낭만주의 시인 바이런 경이 수영을 하며 얻은 영감으로 대작을 만든 이야기를 통해 수영하며 생기는 신비한 몰입의 힘을 설명하기도 한다.
신경학자이자 작가인 올리버 색스는 그의 아버지부터 어린아이까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초월 상태를 설명했다. 색스는 수영하면서 머릿속으로는 책을 구상했다. 콕스는 색스와 친해져 같은 시기에 뉴욕이나 캘리포니아에 머무를 때는 함께 수영하러 갔다. 처음 같이 수영한 곳은, 맨해튼 수영장의 한 레인이었다. 그날 색스는 수영장에서 나와서 아직 물에 젖은 채로 방수 태블릿에 메모를 남겼다.
_[5부 몰입-15. 종교의식]에서, 263쪽
이외에도 고생물학자, 인류학자, 생화학자, 스포츠 심리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를 찾아가 각 분야에서 수영과 관련된 지식을 나눈다. 발로 뛰며 담아낸 생생한 지식 덕에 독자는 이 책 한 권을 읽으며 저자와 함께 여행하고 수영하는 기분까지 느낄 수 있다. 다방면의 정보와 서로 다른 이들의 경험, 생각을 접하는 사이 새로운 지식을 자연스레 습득할 수 있고, 자신이 생각하는 수영, 생존, 건강 등에 대해서도 반추하게 된다.
다양한 지식뿐만 아니라 저자의 사적인 경험도 절묘하게 곁들였다. 하버드대학교 영어 및 미국문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저자의 아름다운 표현으로 책에 문학적인 맛까지 더했다. 어린 시절 친오빠와 함께 처음 수영을 배운 때부터, 어느덧 엄마가 되어 자신의 두 아들이 수영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순간의 마음까지. 유년기, 학창 시절, 부모님의 이혼, 자신의 결혼, 한 차례 유산과 출산 등 인생의 중요한 시기마다 함께해온 수영에 대한 감상을 유려하게 적었다. 수영이 저자 자신의 인생에서 “늘 등장하지만 변덕스럽고 자주 변신하는 인물이다”라고 고백하는 대목에서는 저자의 진심과 애정이 진하게 드러난다.
나는 깊은 슬픔에 빠진 순간조차(부모님의 이혼, 나의 유산, 친구의 죽음) 물을 중심으로 기억한다. 나는 슬픔에 오래 머무르지 않으려고 애쓴다. 수영하면 모든 슬픔을 치유한다는 뜻이 아니라 수영은 모든 상황에서(수영장에서, 호수에서, 서프보드를 타고 바다로 나갈 때도) 항상 내가 어려운 시기의 반대편으로 빠져나오도록 도와주었다는 뜻이다. 조수는 하루에 두 번 끊임없이 바뀐다. 물은 영원히 유동적이다. 수영은 내 주위 환경에서 그리고 나 자신에게서 일어나는 변형을 목격하는 일이다. 수영은 무수한 삶의 조건을 모두 받아들이는 일이다.
_[5부 몰입-17. 수영하는 사람이 수영하는 사람에게]에서, 288쪽
수영으로 살펴본 차별과 평등의 역사
수영하는 이유를 탐구하다가 ‘차별’ ‘다양성’ ‘평등’과 같은 사회학적 이야기가 등장하는 것은 의외이면서 인상적인 대목이다. 책에서는 “활동가들은 수영장과 해변을 자유의 궁극적 상징으로 보았다. 한 공간에서 여러 몸이 어울리면서 같은 물에 함께 들어가면 수용acceptance에 관한 책 여러 권을 읽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라고 언급한다. 국적·성별·계급·빈부에 관계없이 물에 함께 있는 것은 단순히 물리적으로 시공간을 함께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실제 저자는 어릴 적, 아시아계인 자신을 비롯해 흑인, 히스패닉 어린이들과 함께 하나의 수영팀에 속해 수영을 배우고 함께 놀았다. 그곳에서는 아무도 자신을 향해 눈을 찢지(아시아인을 차별하며 조롱할 때 하는 대표적 행위) 않았다며 “여기서는 다른 모든 종류의 몸과 함께 내 몸이 좋은 의미로 ‘내 것’으로 느껴졌다”라고 적었다. 어릴 적부터 수영으로 구별, 차별되지 않고 하나됨을 직접 경험한 것이다.
실제 백인에 비해 흑인의 익사율이 높은 통계 자료, 공공 해변 출입 금지에 저항하며 흑인이 벌인 ‘웨이드인’ 운동과 ‘블러디 웨이드인’이라는 폭력의 역사, 수영을 배울 권리를 얻고 수영대회에 남성과 동등하게 출전하기 위해 투쟁한 여성들의 역사까지. 인류 차별과 평등의 역사를 수영이라는 뜻밖의 소재를 통해 살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3부 공동체]는 유독 여운이 많이 남는다. 독특하고 뭉클하다. 사연의 시작은 어찌보면 단촐하다. 폭격이 터지는 이라크 바그다드에 파견된 미국 정부 직원 셋이서 서로 수영을 알려주고 배운 것. 직원의 친구가 수영을 배우러 오고, 그 친구들이 자신들의 친구를 또 초대하고. 그렇게 하나둘 늘어나며 미군, 페루 출신 경비원, 이슬람계 여성 등 수십 명의 다양한 사람이 ‘바그다드 수영클럽’에 속하는 신기한 현상이 벌어진다. ‘미니 UN’이라는 장 제목처럼, 지구촌의 서로 다른 사람들이 어우러져 물놀이하며 수영을 배운다. 위계질서가 뚜렷한 군 조직에 있던 사람조차 수영복을 입으면 직책의 높고 낮음이 슬그머니 사라진다. 수영하는 행위만으로 함께 즐거워지며 화합한다.
위계와 질서를 중시하는 복잡한 군대 조직에서, 수영은 그들을 맨몸으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제이는 진지하게 고민했다. “수영할 때는 평소의 정체성을 더 많이 잃어요. 테니스복 같은 걸 입을 때보다도 더요. 맨몸에 수영모와 물안경만 쓰죠. 수영할 때는 최소한의 복장만 갖춰요. 저마다의 다른 정체성은 보이지 않아요. 두 사람 중 누가 장교이고 누가 사병인지 알 수 없어요.”
_[3부 공동체-9. 미니 UN], 174쪽
수영하는 이유에서 시작한 고찰,
인류와 나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다
처음에는 물이라는 공간에서 위험에 처하지 않기 위해 수영을 배운다. 하지만 그 이상이 되면 수영은 더 많은 것을 선사한다. 신체적 건강이 따라오고, 물에서 여럿이 함께 즐기거나 경쟁도 하며, 수영하는 순간에는 잡념이 사라지는 몰입의 순간을 맛보기도 한다. 특정인의 특수한 경험이 아니다. 수영이라는 소재로 결국 인간의 특성을 말하는 이 책은,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정도 차이만 있을 뿐, ‘수영하는 이유’의 보편성에 독자는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수영을 잘하거나, 못 하거나, 싫어하거나. 물에 대한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다. 살아가며 물에 대한 인상과 기억을 쌓고, 그 인상과 기억이 이 책으로 이끈다. 수영을 즐기는 사람은 물론, 심지어 수영한 기억이 희미한 사람조차 이 책에 쉽게 빠져들게 된다. 원서와 다르게, 부마다 실린 다섯 장의 아름다운 사진이 책을 읽는 분위기를 더한다. 읽는 맛봐 보는 맛, 상상하는 맛이 상당한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우리는 삶과 죽음의 원천인 물의 역설에 끌리고, 물속에서 움직이는 온갖 방법을 강구한다. 누구나 수영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에게나 수영에 얽힌 사연이 하나쯤은 있다. 이런 보편적(물을 무서워하든 아니든, 물을 사랑하든, 물에서 떠나든, 누구나 인생의 어느 시점에 물을 만난다는 점에서 보편적이다) 경험을 들여다보면 스스로 생존 근육을 풀고 물속에서 버티면서 조용히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수영장을 찾아다니고 오아시스를 옮겨 다니며, 우리를 더 깊은 곳으로 끌고 들어갈 미끼를 찾아 헤맨다. 세상을 탐험하는 일이다.
_[1부 생존-서문]에서, 1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