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우리 영화는 북한을 어떻게 그려 왔을까?
「똘이 장군」부터 「강철비」까지, 영화 비평가 강성률 교수가 시대의 감성에 따라 변화해 온 우리의 분단 영화를 여섯 개의 주제로 이야기한다. 저자에 따르면 분단 영화는 반공 영화와 구분된다. 반공 영화가 반공 이데올로기를 강조하는 영화라면(「똘이 장군」), 분단 영화는 분단의 원인을 분석하고, 어떻게 국가가 개인에게 폭력을 가했는지, 그런 폭력과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등을 묻는다. 저자는 분단 영화의 시점을 반공 이데올로기가 약해진 민주화 시기 이후로 본다. 이때부터 분단과 전쟁 속에 놓인 개인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개인을 둘러싼 폭력이 곧 분단국가 이데올로기와 얽혀 있다는 사실을 솔직히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 책은 「공동경비구역 JSA」, 「태극기 휘날리며」, 「모가디슈」 등 2000년대 이후의 분단 영화들을 시기순으로 묶어 텍스트로 삼았다. 독자들은 이 영화들 속에서 북한군을 묘사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왜 대부분의 영화에서 남한 사람은 형으로, 북한 사람은 동생으로 그려지는지, 왜 최근 북한 요원들은 대부분 꽃미남 배우가 도맡아 연기하는지 흥미로운 해석들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손안의 통일〉 시리즈를 발간하며
머리말
1장 분단의 냉혹함과 비극적 죽음
: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웰컴 투 동막골」
2장 생계형 간첩, 이념의 종말
: 「간첩 리철진」, 「그녀를 모르면 간첩」, 「스파이 파파」, 「간첩」
3장 남북 남녀의 비극적 사랑
: 「인샬라」, 「이중간첩」, 「적과의 동침」, 「동창생」
4장 얼굴의 흉터와 비극의 시작
: 「태극기 휘날리며」, 「포화 속으로」, 「고지전」
5장 꽃미남으로 재현된 북한
: 「베를린」, 「은밀하게 위대하게」, 「용의자」, 「백두산」
6장 형제애, 한민족 메타포
: 「의형제」, 「공조」, 「강철비」
나가는 말
참고문헌
저자
강성률 (지은이)
출판사리뷰
〈통일 교육=고리타분하다〉는 편견 이제 그만!
환경을 생각하는 평화, 2021 〈손안의 통일〉
〈평화의 시대〉를 준비하는 맞춤형 통일 교육서 〈손안의 통일〉 시리즈가 시즌 3로 돌아왔다. 통일부 국립통일교육원과 열린책들 출판사가 공동 기획·제작한 〈손안의 통일〉은 기존의 주입식 통일 교육을 탈피하고, 통일과 평화 문제를 독자 스스로 숙고하도록 이끄는 데 초점을 두고 기획된 문고 시리즈이다.
〈평화의 감수성을 기르는 교육〉을 목표로 삼고, 평화가 왜 중요한지, 평화와 통일이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독자 스스로 고민하는 힘을 길러 준다. 첫 권 『더 나은 통일을 위한 대화』(2019)를 시작으로 『분단을 건너는 아이들』(2019), 『그림으로 떠나는 금강산 여행』(2020) 등 매해 업그레이드된 소재와 참신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며 〈통일 교육=고루하고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왔다.
이번 2021 〈손안의 통일〉(11~15권)은 우리 시대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생태와 환경 문제를 어떻게 평화와 연결시킬지 고민한 기획들이 눈길을 끈다. 〈환경을 생각하는 평화〉라는 관점에서 종이와 인쇄 모두 친환경 제작으로 제작했고, 생태 관련 주제를 2종이나 포함시켰다. 먼저 최재천 교수의 『생태의 시대와 DMZ』는 생태학자의 관점에서, DMZ를 어떻게 보존·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과 아이디어가 담겨 있고, 지역 생태 활동가들이 필진으로 참여한 『DMZ를 보고합니다』는 DMZ 일원의 경이로운 자연 환경을 꼼꼼히 조사하며, 인류의 자연유산 DMZ를 어떻게 지켜 나갈 수 있을지 성찰한다.
주제와 분야 면에서도 참신함이 빛난다. 전 신문기자 겸 여행감독 고재열은 『미리 써본 북한 여행 기획서』에서 북한을 뜻밖의 매력을 지닌 미지의 여행지로 소개하며, MZ 세대 독자들을 자연스럽게 평화라는 주제로 끌어들인다. 영화비평가 강성률은 『스크린으로 만나는 한반도』에서 2000년대 이후 〈분단 영화〉를 분석하면서, 북한을 바라보는 대중 관객들의 시선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흥미롭게 분석한다. 또한 이주-난민를 주제로 연구해 온 정진헌 교수는 『베를린에서 만나는 서울과 평양』에서 파독 간호사와 탈북 독일 유학생 등을 인터뷰하며 우리 안에 내재했던 〈역사적·정서적 경계〉를 해체하는 작업을 시도한다.
2021 〈손안의 통일〉은 디자인 면에서도 변화를 시도했다. 표지의 경우 각 권마다 본문에 사용된 도판을 활용했고, 색과 레이아웃을 달리하면서도 통일감을 전달하려고 했다. 퍼즐을 맞추듯 다양한 사각형을 겹치면서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다. 본문 편집 역시 각 도서의 주제에 따라 삽화의 느낌을 달리했고,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을 수록해 현장감을 더했다( 『DMZ를 보고합니다』, 『베를린에서 만나는 서울과 평양』). 새로 바뀐 디자인 역시, 기존 통일 교재들의 딱딱하고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벗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평화·통일 교육〉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 온 〈손안의 통일〉 시리즈가 벌써 세 돌을 맞았다.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3년 동안 총 출간 종수는 15종에 이른다.
백준기 통일교육원장은 2021년 간행사를 통해, 보다 〈완전한 평화〉가 있어야 오늘날 우리가 이룩한 대한민국의 경제적·제도적 발전 미래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이 작은 책이 끊임없이 통일에 대해 일깨우고, 평화를 염원하며 창조적 미래를 꿈꾸게 하는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밝힌다. 이 시리즈가 시민들에게 북한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는 데 보탬이 되고, 일상 가까운 곳에서부터 평화의 감수성을 기르는 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평화의 감수성이 널리 퍼지고 평화가 일상이 된 다음에는, 통일로 가는 길이 그리 멀지 않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