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평화 시대를 상상하며 쓴 북한 여행 가이드북
언론인 출신의 작가이자 재미로재미연구소 소장인 고재열이 평화 시대를 상상하며 쓴 북한 여행 기획서이다. 평양 맛집부터 마식령 스키 체험까지, 통일이 뭔가 부담스럽고 번잡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MZ 세대에게 미지의 여행지에 대한 힙한 여행법을 제안한다.
그동안 남북 교류가 간간이 있긴 했지만, 여행지로서 북한은 아직 미지의 장소였다. 저자는 일단 북한 관광지를 8개 구역으로 나누고, 남한 사람들의 취향에 맞는 관광 콘셉트를 제안한다. 그가 제안하는 [신북녘 8경]은 다음과 같다. 서부 지방은 경의선 권역(신의주, 묘향산, 남포)과 평양 권역, 개성 권역(구월산, 사리원), 동해에 인접한 동부 지방은 칠보산 권역(청진시, 나진시), 원산 권역(함흥시), 금강산 권역, 중부 지방은 백두산 권역과 개마고원 권역. 북한 전 지역의 주요 관광 자원을 커버하면서도,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시와 자연 명소, 숙소와 이동 수단까지 세심하게 안내하는 기획이다.
저자는 김정은 시대에 경제 제재를 극복하는 수단으로 북한이 관광 개발에 힘써 왔지만, 남북이 단절된 상황에서 외국의 관광 아이디어와 자본주의가 범람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북한이 가장 자본주의화된 관광지가 될 수도 있겠다는 우려이다. 저자는 북한 당국이 대규모 관광 단지 조성에만 힘을 쏟지 말고 [쿠바식 모델]에 따라 자신들의 문화적 자존감을 앞세운 관광 기획을 적극 개발할 것을 주문한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다양한 북한의 관광 자원의 현황을 보여 주는 동시에, 평화 시대가 열리면 가보고 싶은 북한을 상상해 보는 재미도 선사할 것이다.
목차
〈손안의 통일〉 시리즈를 발간하며
머리말
1장 여행 감독의 의무감으로 쓰다
1 〈북한 여행 청서〉를 써야겠다고 생각한 이유
2 북한에서 경험하게 될 환대의 언어
3 북한 여행은 어떻게 가능한가
4 북한 여행의 재구성, 〈대동 여행 지도〉를 그리다
2장 죽기 전에 가봐야 할 여행지
1 북한에서 에어비앤비로 숙소 예약이 가능할까
2 100세 시대를 겨냥한 북한 온천 개발
3 쿠바 올드 카 관광 부럽지 않은 북한의 〈올드 플레인〉 관광
4 옥류관 말고 가봐야 할 평양의 10대 음식점
5 냉면 말고 꼭 먹어 봐야 할 북한의 10대 음식
3장 우리가 몰랐던 북한
1 중국 유커에게서 얻은 북한 여행의 힌트
2 북한에서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써본다면?
3 사회주의 천국이 아니라 아웃도어 천국으로!
4 우리가 몰랐던 북한의 섬과 바다
4장 북한 관광지 8대 권역
1 평양 권역: 평양 건축 관광부터 대성산까지
2 평안도 권역: 묘향산부터 신의주까지
3 황해도 권역: 개성시부터 경암산·경암루까지
4 백두산 권역: 백두산부터 양강도까지
5 개마고원 권역: 개마고원부터 삼수갑산까지
6 칠보산(청진시) 권역: 칠보산부터 나선특별시까지
7 원산 권역: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부터 함흥시까지
8 금강산 권역: 내금강부터 해금강까지
5장 세상에서 가장 힙한 여행지
1 우리의 손으로 개발해야 하는 이유
2 프라다도 인정한 힙스터들의 도시, 평양
3 북한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여행, 업 트레블링
4 크루즈선으로 만끽하는 북한의 바다, 아직은 상상
참고문헌
저자
고재열 (지은이)
출판사리뷰
〈통일 교육=고리타분하다〉는 편견 이제 그만!
환경을 생각하는 평화, 2021 〈손안의 통일〉
〈평화의 시대〉를 준비하는 맞춤형 통일 교육서 〈손안의 통일〉 시리즈가 시즌 3로 돌아왔다. 통일부 국립통일교육원과 열린책들 출판사가 공동 기획·제작한 〈손안의 통일〉은 기존의 주입식 통일 교육을 탈피하고, 통일과 평화 문제를 독자 스스로 숙고하도록 이끄는 데 초점을 두고 기획된 문고 시리즈이다.
〈평화의 감수성을 기르는 교육〉을 목표로 삼고, 평화가 왜 중요한지, 평화와 통일이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독자 스스로 고민하는 힘을 길러 준다. 첫 권 『더 나은 통일을 위한 대화』(2019)를 시작으로 『분단을 건너는 아이들』(2019), 『그림으로 떠나는 금강산 여행』(2020) 등 매해 업그레이드된 소재와 참신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며 〈통일 교육=고루하고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왔다.
이번 2021 〈손안의 통일〉(11~15권)은 우리 시대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생태와 환경 문제를 어떻게 평화와 연결시킬지 고민한 기획들이 눈길을 끈다. 〈환경을 생각하는 평화〉라는 관점에서 종이와 인쇄 모두 친환경 제작으로 제작했고, 생태 관련 주제를 2종이나 포함시켰다. 먼저 최재천 교수의 『생태의 시대와 DMZ』는 생태학자의 관점에서, DMZ를 어떻게 보존·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과 아이디어가 담겨 있고, 지역 생태 활동가들이 필진으로 참여한 『DMZ를 보고합니다』는 DMZ 일원의 경이로운 자연 환경을 꼼꼼히 조사하며, 인류의 자연유산 DMZ를 어떻게 지켜 나갈 수 있을지 성찰한다.
주제와 분야 면에서도 참신함이 빛난다. 전 신문기자 겸 여행감독 고재열은 『미리 써본 북한 여행 기획서』에서 북한을 뜻밖의 매력을 지닌 미지의 여행지로 소개하며, MZ 세대 독자들을 자연스럽게 평화라는 주제로 끌어들인다. 영화비평가 강성률은 『스크린으로 만나는 한반도』에서 2000년대 이후 〈분단 영화〉를 분석하면서, 북한을 바라보는 대중 관객들의 시선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흥미롭게 분석한다. 또한 이주-난민를 주제로 연구해 온 정진헌 교수는 『베를린에서 만나는 서울과 평양』에서 파독 간호사와 탈북 독일 유학생 등을 인터뷰하며 우리 안에 내재했던 〈역사적·정서적 경계〉를 해체하는 작업을 시도한다.
2021 〈손안의 통일〉은 디자인 면에서도 변화를 시도했다. 표지의 경우 각 권마다 본문에 사용된 도판을 활용했고, 색과 레이아웃을 달리하면서도 통일감을 전달하려고 했다. 퍼즐을 맞추듯 다양한 사각형을 겹치면서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다. 본문 편집 역시 각 도서의 주제에 따라 삽화의 느낌을 달리했고,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을 수록해 현장감을 더했다( 『DMZ를 보고합니다』, 『베를린에서 만나는 서울과 평양』). 새로 바뀐 디자인 역시, 기존 통일 교재들의 딱딱하고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벗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평화·통일 교육〉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 온 〈손안의 통일〉 시리즈가 벌써 세 돌을 맞았다.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3년 동안 총 출간 종수는 15종에 이른다.
백준기 통일교육원장은 2021년 간행사를 통해, 보다 〈완전한 평화〉가 있어야 오늘날 우리가 이룩한 대한민국의 경제적·제도적 발전 미래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이 작은 책이 끊임없이 통일에 대해 일깨우고, 평화를 염원하며 창조적 미래를 꿈꾸게 하는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밝힌다. 이 시리즈가 시민들에게 북한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는 데 보탬이 되고, 일상 가까운 곳에서부터 평화의 감수성을 기르는 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평화의 감수성이 널리 퍼지고 평화가 일상이 된 다음에는, 통일로 가는 길이 그리 멀지 않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