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환경 위기의 시대, DMZ를 어떻게 보존하고 활용해야 할까?
한국의 대표적인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가 오늘날 인류 문명이 마주한 환경 위기(기후 변화, 팬데믹, 생물 다양성 고갈)를 개괄하고, 생태적 관점에서 DMZ의 활용을 고민한다. 옛날 석기시대에는 주변 환경을 깨끗이 유지하려고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었다. 살던 동굴이 더러워지면 다른 동굴로 옮겨 가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는 환경 파괴는 그 규모와 영향력 면에서 문명의 생존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저자는 평화?통일의 시대가 열리더라도 지금의 DMZ를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의 아이디어는 크게 두 가지이다. 먼저 [공중 부양 생태 관광 도시]. 저자는 남북 육로의 길이 다시 연결되면 DMZ의 파괴가 확실시 된다며, 지상의 생태계는 야생 동·식물에게 양보하고 사람들은 공중으로 이동하는 [공중 부양 생태 관광 도시]를 제안한다(본문 153~155면 참조). 다른 하나는 DMZ를 훗날 북한에 심을 나무를 길러 내는 [양묘장]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북한의 산림은 전쟁 이후 지속적으로 훼손돼 이제는 백두산 일대와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산이 민둥산이다. 저자는 생태계의 건강성과 안정성은 다양성에서 비롯된다며, 다양한 수종의 나무를 키워 북한의 민둥산에 옮겨 심자고 제안한다.
목차
〈손안의 통일〉 시리즈를 발간하며
프롤로그: 두 동굴 이야기
1장 기후 위기와 지속 가능한 미래
1 주요 환경 문제와 발생 원인
2 기후 위기와 생물 다양성 고갈
3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하여
2장 코로나19 팬데믹과 생태학의 시대
1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재앙
2 숲으로 낸 길은 언제나 파멸에 이른다
3 기생생물의 생태와 진화
4 팬데믹과 생태학
3장 생명의 진화와 환경 파괴
1 생명의 본질
2 지나치게 성공한 동물의 생태학
3 저출산의 역설과 통일 한반도에 거는 기대
4장 DMZ와 한반도 생태
1 DMZ의 생태적 가치
2 DMZ의 경제적 가치
3 행복한 2등 국가 ? 통일 한반도의 미래
에필로그: 두 반도 이야기? 잘린 반도와 끊긴 반도
참고문헌
저자
최재천 (지은이)
출판사리뷰
〈통일 교육=고리타분하다〉는 편견 이제 그만!
환경을 생각하는 평화, 2021 〈손안의 통일〉
〈평화의 시대〉를 준비하는 맞춤형 통일 교육서 〈손안의 통일〉 시리즈가 시즌 3로 돌아왔다. 통일부 국립통일교육원과 열린책들 출판사가 공동 기획·제작한 〈손안의 통일〉은 기존의 주입식 통일 교육을 탈피하고, 통일과 평화 문제를 독자 스스로 숙고하도록 이끄는 데 초점을 두고 기획된 문고 시리즈이다.
〈평화의 감수성을 기르는 교육〉을 목표로 삼고, 평화가 왜 중요한지, 평화와 통일이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독자 스스로 고민하는 힘을 길러 준다. 첫 권 『더 나은 통일을 위한 대화』(2019)를 시작으로 『분단을 건너는 아이들』(2019), 『그림으로 떠나는 금강산 여행』(2020) 등 매해 업그레이드된 소재와 참신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며 〈통일 교육=고루하고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왔다.
이번 2021 〈손안의 통일〉(11~15권)은 우리 시대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생태와 환경 문제를 어떻게 평화와 연결시킬지 고민한 기획들이 눈길을 끈다. 〈환경을 생각하는 평화〉라는 관점에서 종이와 인쇄 모두 친환경 제작으로 제작했고, 생태 관련 주제를 2종이나 포함시켰다. 먼저 최재천 교수의 『생태의 시대와 DMZ』는 생태학자의 관점에서, DMZ를 어떻게 보존·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과 아이디어가 담겨 있고, 지역 생태 활동가들이 필진으로 참여한 『DMZ를 보고합니다』는 DMZ 일원의 경이로운 자연 환경을 꼼꼼히 조사하며, 인류의 자연유산 DMZ를 어떻게 지켜 나갈 수 있을지 성찰한다.
주제와 분야 면에서도 참신함이 빛난다. 전 신문기자 겸 여행감독 고재열은 『미리 써본 북한 여행 기획서』에서 북한을 뜻밖의 매력을 지닌 미지의 여행지로 소개하며, MZ 세대 독자들을 자연스럽게 평화라는 주제로 끌어들인다. 영화비평가 강성률은 『스크린으로 만나는 한반도』에서 2000년대 이후 〈분단 영화〉를 분석하면서, 북한을 바라보는 대중 관객들의 시선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흥미롭게 분석한다. 또한 이주-난민를 주제로 연구해 온 정진헌 교수는 『베를린에서 만나는 서울과 평양』에서 파독 간호사와 탈북 독일 유학생 등을 인터뷰하며 우리 안에 내재했던 〈역사적·정서적 경계〉를 해체하는 작업을 시도한다.
2021 〈손안의 통일〉은 디자인 면에서도 변화를 시도했다. 표지의 경우 각 권마다 본문에 사용된 도판을 활용했고, 색과 레이아웃을 달리하면서도 통일감을 전달하려고 했다. 퍼즐을 맞추듯 다양한 사각형을 겹치면서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다. 본문 편집 역시 각 도서의 주제에 따라 삽화의 느낌을 달리했고,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을 수록해 현장감을 더했다( 『DMZ를 보고합니다』, 『베를린에서 만나는 서울과 평양』). 새로 바뀐 디자인 역시, 기존 통일 교재들의 딱딱하고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벗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평화·통일 교육〉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 온 〈손안의 통일〉 시리즈가 벌써 세 돌을 맞았다.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3년 동안 총 출간 종수는 15종에 이른다.
백준기 통일교육원장은 2021년 간행사를 통해, 보다 〈완전한 평화〉가 있어야 오늘날 우리가 이룩한 대한민국의 경제적·제도적 발전 미래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이 작은 책이 끊임없이 통일에 대해 일깨우고, 평화를 염원하며 창조적 미래를 꿈꾸게 하는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밝힌다. 이 시리즈가 시민들에게 북한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는 데 보탬이 되고, 일상 가까운 곳에서부터 평화의 감수성을 기르는 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평화의 감수성이 널리 퍼지고 평화가 일상이 된 다음에는, 통일로 가는 길이 그리 멀지 않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