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생물은 오직 우연에 의해 진화하지 않았다
생명을 이해하는 혁신적이고 새로운 시선
무당벌레는 왜 바퀴가 아니라 다리가 달렸을까? 생물마다 세포의 크기는 왜 비슷할까? 모든 생명은 왜 규소가 아니라 탄소를 기반으로 할까? 생명은 오직 우연에 의해 진화하지 않았다. 진화에 우연이 작용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생명의 물리학』은 다채로운 생명의 이면에 놀랍도록 단순한 원리가 숨어 있음을 보여 준다. 생물은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물리 법칙의 지배 아래 탄생하고 번성한다. 이 책은 물리 법칙이 생명 현상에 속속들이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냄으로써 우주 보편적인 맥락에서 생명을 설명하고 예측하기 위한 탄탄한 기초를 마련한다.
우주생물학자 찰스 S. 코켈은 물리 법칙은 진화의 길을 안내하고 진화의 길은 다채롭게 뻗어나간다는 관점으로 물리학과 진화생물학의 연결 고리를 찾는다. 그는 물리 법칙과 진화를 연결함으로써 생명이란 우주에서 증식하고 진화하는 물질 중 한 가지에 불과하다는 진실을 보여 준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인식을 깨고, 다윈의 진화론은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르게 특별하다는 인식을 깬 것처럼, 생명을 물리학의 관점에서 설명하려는 시도는 어쩌면 나중에 우주에서 생명은 지구에서 유일하다는 인식을 깨는 출발점이 될지 모른다.
목차
들어가는 말
1장 생명의 말 없는 지휘관
2장 많은 것을 조직화하다
3장 무당벌레의 물리학
4장 크고 작은 모든 생물
5장 생명의 꾸러미
6장 생명의 가장자리
7장 생명의 부호
8장 샌드위치와 황에 대하여
9장 물, 생명의 액체
10장 생명의 원자
11장 보편 생물학이 가능할까?
12장 생명의 법칙: 진화와 물리학의 통합
감사의 말
주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저자
찰스 S. 코켈 (지은이), 노승영 (옮긴이)
출판사리뷰
“생명이란 우주에서 증식하고 진화하는 물질 중 한 가지에 불과하다.”
생명은 놀랍도록 다양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다양성 안에 담긴 공통점이다.
― 김범준(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관계의 과학』저자)
〈외계인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에
과학적으로 답해 보는 짜릿한 지적 유희를 즐길 수 있다.
― 윤성철(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저자)
물리학의 눈으로 생명의 단순함을 발견하다
푸르른 공원에 앉아 가만히 주위를 둘러보라. 하늘에는 새나 잠자리가 날고 잔디밭에는 개미가 줄지어 기어 다닌다. 운이 좋다면 나무를 가뿐히 오르는 다람쥐를 만날 수도 있다. 진화학자라면 아마 이 광경을 보고 생명이 어떻게 이토록 다양해졌는지를 설명하려고 할 것이다. 그렇지만 물리학자라면 생물에서 어떻게든 물리 법칙을 찾으려고 할 것이다.
코켈은 지구에서 진화해 온 생물을 개체군에서 아원자 규모까지 역추적하며 각 수준에서 물리 법칙과 물리적 제약 조건이 작용한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손등 위를 수직으로 기어오르는 무당벌레 다리의 점착력과 다리를 다시 떼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방정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 이러한 방정식은 모든 곤충에 적용된다. 땅속에서 흙을 밀어내며 땅을 뚫는 두더지의 작달막한 앞발은 표면적이 작을수록 압력이 크게 작용한다는 법칙이 최적화된 형태다. 지렁이는 두더지와 다른 동물군에 속하지만 긴 원통형 몸에 끝이 뾰족한 모습은 두더지의 앞발과 마찬가지 원리에서 비롯된 것이다. 작은 규모의 계층으로 내려갈수록 물리 법칙의 영향력은 뚜렷하게 드러난다. 세포는 중력에 찌그러지지 않고 내용물을 잘 담기에 적합한 크기이며, 유전 부호의 복제와 전달 과정, 에너지를 얻는 화학 과정은 궁극적으로 원자의 힘에서 비롯된 것이다.
생명에 관한 물리학의 시선은 진화론과 상충하지 않는다. 오히려 다양한 생물의 모습에서 생명의 단순성을 포착하는 눈을 길러 준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생명을 폭넓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지구 너머에도 생명체가 있다면 그들은 우리와 닮았을까
드넓은 우주에 유일하게 지구에만 생명이 존재하는 걸까? 천문학자들은 일찍이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에 대해 논의해 왔으며 생명이 거주할 수 있는 조건의 행성을 찾고 있었다. 우주 탐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과연 척박한 우주 환경에 생물이 존재할까?
영국의 불비 광산 지하 깊은 곳 짜디짠 암염 환경에서 미생물이 발견된다.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끓는 웅덩이에도 미생물이 살며, 해양의 열수구에 사는 미생물은 섭씨 122도에서도 번식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극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미생물이 개발해 낸 생존 방법을 살펴봄으로써 생명의 물리적 한계를 이해한다. 이를 통해 고온과 저온, 고압과 저압, 고방사선 등 극한 조건의 외계 행성에서 생명이 존재한다면 어떤 모습일지 물리적 환경을 근거로 예측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생명의 물리학』은 생물을 우주의 한 부분으로서 넓은 시야로 이해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참신하며, 생물 진화가 우연의 산물인 동시에 예측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생물의 형태와 행동을 읽어 내는 방정식부터 생명이 탄생할 수 있는 우주 환경 탐색까지, 물리학의 렌즈를 통해 생명에 관한 시야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물리학과 생물학의 연결 고리를 찾다
이 책은 물리학과 진화생물학의 연결 고리를 탐구한다. 물리학이 관심을 갖는 생명이라는 물질과, 생물학이 연구하는 대상은 모두 우주에 있다는 공통점이 그 연결 고리이다. 〈생명이란 우주에서 증식하고 진화하는 물질 중 한 가지이다〉라는 정의를 받아들인다면 생명은 우주의 질서를 이끌어 내는 보편적 원리를 따를 가능성이 열린다. 외계 행성에서 실제로 생물이 발견되지 않았고, 지구라는 표본 하나를 관찰해 생명에 관한 결론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것이 물리학자나 천문학자로서는 꺼림칙할 것이다. 그렇지만 우주 보편적인 맥락에서 생명체의 물리적 원리를 표현하고자 하는 시도는 진화의 과정과 결과를 예측하는 새로운 영역을 보여 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진화와 생명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다양한 과학적 질문을 떠올려 보자.
40억 년의 진화로 생겨난 온갖 유기체가 겉보기에는 제멋대로인 것 같지만 실은 모두가 보편적 법칙을 따른다는 명쾌하고 도발적인 논증이다.
― 『커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