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내금강부터 해금강까지, 옛 그림으로 떠나는 금강산 여행
전통 시대에 금강산을 다녀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와유(臥遊, 누워서 유람하기)] 라는 방식을 생각해 냈다. 금강산에 다녀온 화가들이 그린 산수화를 펼쳐 놓고 그 그림을 통해서 금강산을 유람하는 것이다. 금강산은 예전부터 눈으로라도 걷고 싶은 산이었던 것이다.
이 책에서 통일교육원 박계리 교수는 정선, 김홍도, 김하종 등 전통 시대의 화가들이 남긴 금강산 그림을 통해 와유를 시도한다. 당대의 내로라하는 화가들이 걸었던 금강산 루트를 따라 내금강, 외금강, 해금강을 둘러보고 있다. 각 명소를 그린 회화 작품은 그것대로 빼어나지만, 박 교수의 비평과 인문지리적 깊이가 느껴지는 해설은 함께 와유를 떠나는 독자들에게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또한 와유 중간중간 삽입한 북한 현대 작가들의 미술 작품은 북한 그림을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독자들에게 색다른 감각으로 다가온다. 북한 미술에 대해 이해를 도울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금강산에 꼭 가보고 싶은 이유는, 금강산이 북한에 있어서가 아니다. 금강산이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금강산 회화에 대한 역사·미술적 가치는 물론 금강산 그대로의 자연 미학적 가치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이 책을 통해 지금은 가기 힘든 산, 금강산으로 와유를 시작해 본다.
목차
〈손안의 통일〉 시리즈를 발간하며
서문
들어가며
1부 누워서 유람하는 내금강
1 단발령, 금강산 유람의 서막을 올리다
2 장안사, 금강산 유람의 도입부로 들어가다
3 명연, 패자의 울음과 비극의 전설을 듣다
4 삼불암, 승자독식의 기념비를 지나다
5 백화암, 조선부도의 적막장대한 풍격을 느끼다
6 표훈사, 내금강 유람의 중심지에 하룻밤 묵고 가다
7 정양사와 헐성루, 금강산 법기보살과 일만 이천 권속을 만나다
8 천일대, 금강산 파노라마를 그리다
9 만폭동, 〈봉래풍악 원화동천〉이라고 쓰다
10 분설담과 진주담, 여덟 구비 계곡을 노래하다
11 보덕굴, 하늘에 매달린 암자
12 마하연, 마하야나의 숲길을 따라가다
13 묘길상, 아미타불의 모습을 한 문수사리보살
14 명경대, 여기가 저승의 입구라네
15 영원암, 금강산에서 가장 깊은 고요에 잠기다
16 백탑동, 하늘이 만들어낸 탑들
17 원통암, 또 하나의 만폭동을 발견하다
18 수미탑, 여기 우주의 중심을 선언하다
2부 누워서 유람하는 외금강
1 만물초, 외금강 유람의 클라이맥스
2 신계사, 남북 민간교류협력의 모델이 되다
3 비봉폭, 봉황이 나래를 펴고 꼬리를 휘저으며 날아오르다
4 구룡연, 아홉 마리 용을 숨기다
5 발연과 치폭, 조선 시대판 워터파크에서 물 미끄럼을 타다
6 은선대에서 십이폭포를 바라보다
7 유점사, 53불의 전설이 서린 터에 서다
8 효운동, 새벽 구름을 헤치고 안무재로 향하다
9 외선담, 금강골에 띄워진 세 척의 배
3부 누워서 유람하는 해금강
1 삼일호, 사선의 풍류를 기억하다
2 해산정, 바다와 산을 함께 품다
3 해금강, 바다 만물상의 절경에 빠지다
4 영랑호, 화랑 영랑의 전설이 깃든 호수에 기러기 날아 앉다
5 현종암, 53불과 범종을 실은 배를 묶어 두다
6 구선봉과 감호, 선녀와 나무꾼의 명소가 분단되다
7 총석정, 사선의 옥기둥 바다에서 솟아 하늘을 이다
8 천도, 통천삼도를 이끌고 바다에 떠오르다
9 금란굴, 불로초를 탐낸 해적선을 침몰시키다
10 시중대, 관동십경의 최북단을 찍고 이젠 집으로……
나가며
참고문헌
저자
박계리 (지은이)
출판사리뷰
친근한 소재로 대중성 높인 〈손안의 통일〉 시즌 2
딱딱한 통일 교육에 교양과 재미를 담다
〈평화의 시대〉를 준비하는 맞춤형 통일 교육서 〈손안의 통일〉 시리즈가 시즌 2로 돌아왔다. 통일부 통일교육원과 열린책들 출판사가 공동 기획·제작한 〈손안의 통일〉은 기존의 주입식 통일 교육을 탈피하고, 통일과 평화 문제를 독자 스스로 숙고하도록 이끄는 데 초점을 두고 기획된 문고 시리즈이다. 〈평화의 감수성을 기르는 교육〉을 목표로 삼고, 독자들 스스로가 평화는 왜 필요한지, 평화와 통일이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고민하는 힘을 길러 준다. 2019년 『더 나은 통일을 위한 대화』, 『분단을 건너는 아이들』, 『우리의 소원은 평화』 등 5권을 처음으로 선보인데 이어, 2020년 새로운 소재와 보다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독자들을 다시 찾았다.
이번에 출간된 2020 〈손안의 통일〉(6~10권)은 〈통일 교육〉이라는 목적에 한정할 필요가 없을 만큼, 소재와 내용, 스토리텔링 면에서 대중 독자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인 콘텐츠를 담고 있다. 역사, 여행, 예술, 미디어 등 가볍고 일상적인 소재를 특징으로 하고, 스토리텔링 방식도 가상의 역사 인물을 등장시켜 토론을 열거나(9권 『100년 전 역사에서 통일을 묻다』), 아빠와 딸의 대화 형식(7권 『아빠와 딸, DMZ를 걷다』)을 빌리는 등 친근감과 읽는 재미를 더했다.
그럼에도 각 권의 교양적 수준은 결코 낮지 않다. 박계리 교수의 『그림으로 떠나는 금강산 여행』은 풍부한 시각 자료에 저자의 인문지리학적 지식이 녹아 있어 금강산에 대한 매력을 실감나게 전달하고, 지적인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구본권 기자의 『북한 뉴스 바로 보기』 역시 북한 오보의 역사에 대한 꼼꼼한 정리가 돋보이며, 디지털 정보 사회의 현안인 가짜 뉴스 논란에까지 문제의식을 확장시킨다. 또한 2018년과 2019년에 진행된 〈평화·통일비전 사회적 대화〉의 결과를 분석한 『통일을 어떻게 생각하세요?』는 통일 교육과 〈사회적 대화〉의 유효성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진보와 보수, 세대와 성별에 무관하게 적절한 배움과 숙의 조건만 갖춰지면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북한과 통일 문제에서 서로 간의 입장차를 좁힐 수 있다는 사실이 실증적으로 제시되었다.
2020 〈손안의 통일〉은 디자인적인 면에서도 몇 가지 변화를 시도했다. 특히 달라진 표지 디자인이 눈에 띄는데, 2019년 시리즈의 그러데이션이나 컬러 느낌을 유지하면서도, 각 권의 내용을 상징하는 그래픽 요소를 활용하여 차별성을 두었다. 본문 역시, 각 권의 콘테츠 성격에 따라 삽화의 수를 가감했고, 사진이나 회화 작품, 그래프 등 시각 자료를 풍부하게 사용했다. 새로 바뀐 디자인 역시, 기존 통일 교육서의 딱딱하고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벗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백준기 통일교육원장은 간행사를 통해 〈평화·통일 교육〉을 고담준론의 성에 가두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이야기를 대중의 감성에 맞도록 전달〉하겠다는 밝히고 있다. 또한 우리 시대를 〈평화가 일상이 되는 시대, 통일을 마중 나가는 시대〉로 정의하면서 〈손안의 통일〉 시리즈가 독자들에게 〈평화·통일로 초대하는 초청장이자, 평화·통일이라는 복잡한 길을 안내해 줄 좋은 여행서〉가 될 것임을 자신한다.
〈평화·통일 교육〉의 대중화에 선두에 선 〈손안의 통일〉 시리즈는 그만큼 책임도 무겁다. 앞으로 이 시리즈가 시민들에게 북한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는 데 보탬이 되고, 일상 가까운 곳에서부터 평화의 감수성을 기르는 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평화의 감수성이 널리 퍼지고 평화가 일상이 된 다음에는, 통일까지 가는 길이 그리 멀지 않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