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 인간의 도피를 치열하게 추적한 걸작
가장 악명 높은 나치 전범 중 하나인 요제프 멩겔레 최후의 나날을 다룬 소설 『나치 의사 멩겔레의 실종』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작가 올리비에 게즈는 저널리스트 출신이며, 이 책으로 2017년 르노도상과 문학상의 상을 받았다. 르노도상은 공쿠르상 발표 직후 수상작을 알리는 프랑스의 권위 있는 문학상이며, 문학상의 상은 그해 프랑스 8대 문학상 수상작 중 한 권을 뽑는 상이다. 그만큼 엄청난 주목을 받은 이 책은 15개 언어로 출간되었으며 프랑스에서만 38만 부가 판매되었다. 『나치 의사 멩겔레의 실종』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게즈의 작품이다.
게즈는 3년이 넘는 치밀한 자료 조사, 현지 답사를 바탕으로 하여 멩겔레의 삶을 소설로 재구성해 냈다. 그는 인터뷰에서 〈자다가도 멩겔레의 이름을 외칠 정도였다〉라고 밝힐 만큼 대상에 몰두했다. 그가 그려 낸 멩겔레는 너무나 생생하여 눈앞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게즈는 우리를 멩겔레가 숨어 있는 오두막으로, 전직 나치들이 파티를 벌이는 저택으로, 멩겔레가 숨을 거둔 브라질 해변으로 데려다 놓는다. 문체는 건조하지만 이야기는 다양한 감정을 촉발시킨다. 멩겔레의 추악함에 속이 거북해지고, 부조리함에 분노하고 서글퍼지면서도, 너무 황당한 상황에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어쩌면 멩겔레의 생각에 이입해 버린 자신을 발견하고 소름이 돋을지도 모른다.
목차
제1부 파샤
제2부 쥐
에필로그 유령
참고문헌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저자
올리비에 게즈
출판사리뷰
르노도상, 문학상의 상 수상작 『나치 의사 멩겔레의 실종』 출간
가장 악명 높은 나치 전범 중 하나인 요제프 멩겔레 최후의 나날을 다룬 소설 『나치 의사 멩겔레의 실종』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작가 올리비에 게즈는 저널리스트 출신이며, 이 책으로 2017년 르노도상과 문학상의 상을 받았다. 르노도상은 공쿠르상 발표 직후 수상작을 알리는 프랑스의 권위 있는 문학상이며, 문학상의 상은 그해 프랑스 8대 문학상 수상작 중 한 권을 뽑는 상이다. 그만큼 엄청난 주목을 받은 이 책은 15개 언어로 출간되었으며 프랑스에서만 38만 부가 판매되었다. 『나치 의사 멩겔레의 실종』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게즈의 작품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수용소에서 잔인한 인체 실험을 벌였던 실존 인물 요제프 멩겔레이다. 〈죽음의 천사〉라는 별명까지 붙은 멩겔레는 각국 사법부, 정보부, 기자와 현상금 사냥꾼 들의 타깃이 되었지만 끝까지 숨어 살며 법의 심판을 받지 않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가? 게즈의 추적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헬무트 그레고어, 프리츠 울만, 페터 호흐비힐러, 볼프강 게르하르트……
수많은 가짜 신분으로 살아간 요제프 멩겔레의 궤적
이 책은 전후 멩겔레가 아르헨티나로 도망쳐 브라질에서 사망할 때까지 남미에서 보낸 시절을 다루고 있다. 1949년 멩겔레는 헬무트 그레고어라는 이름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 항구에 도착했고, 여러 번 이름과 신분을 바꿔 가며 전범 추적에서 벗어난다.
그럴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돈과 조력자들의 힘이 있었다. 농기구 회사를 운영하는 멩겔레 집안은 그의 도피 생활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리고 돈을 보고, 아니면 나치 독일을 추종해서 그를 돕는 조력자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오두막에서 벌벌 떨던 시기도 있지만 멩겔레는 여행도 다니고, 친구들과 파티를 벌이기도 하고, 심지어 독일에 있는 본가에 돌아가기도 한다.
그는 절대 과거를 뉘우치지 않는다. 숨어 사는 현실에 울분을 토하고, 국제 사회와 현재 세태를 비판하며, 수용소에서 군림했던 시절을 그리워하고, 언제나 당당하다. 죽어 가는 멩겔레에게 친아들인 롤프가 찾아와서 아우슈비츠에서 대체 어떤 짓을 했는지 묻자 멩겔레는 이렇게 대꾸한다. 〕그 낡아 빠진 얘기들?〉 얼마 후 그는 지인의 가족들과 해변에 갔다가 거기서 숨을 거둔다.
한 인간의 도피를 치열하게 추적한 걸작
게즈는 3년이 넘는 치밀한 자료 조사, 현지 답사를 바탕으로 하여 멩겔레의 삶을 소설로 재구성해 냈다. 그는 인터뷰에서 〈자다가도 멩겔레의 이름을 외칠 정도였다〉라고 밝힐 만큼 대상에 몰두했다.
그가 그려 낸 멩겔레는 너무나 생생하여 눈앞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게즈는 우리를 멩겔레가 숨어 있는 오두막으로, 전직 나치들이 파티를 벌이는 저택으로, 멩겔레가 숨을 거둔 브라질 해변으로 데려다 놓는다. 문체는 건조하지만 이야기는 다양한 감정을 촉발시킨다. 멩겔레의 추악함에 속이 거북해지고, 부조리함에 분노하고 서글퍼지면서도, 너무 황당한 상황에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어쩌면 멩겔레의 생각에 이입해 버린 자신을 발견하고 소름이 돋을지도 모른다.
공쿠르상, 르노도상, 페미나상 모두 제2차 세계 대전 배경 작품이 수상
『나치 의사 멩겔레의 실종』이 르노도상을 받은 2017년, 공쿠르상은 에리크 뷔야르의 『그날의 비밀L’Ordre du jour』(이재룡 옮김, 열린책들 출간)에 돌아갔다. 이 작품은 전운이 감도는 1930년대 유럽이 배경이며 나치와 전범 기업을 다루고 있다. 페미나상 역시 비시 정권하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필리프 자에나다의 『도끼La Serpe』가 수상했다. 한 해 주요 문학상 중 3개의 수상작이 모두 제2차 세계 대전과 나치를 다룬 작품이라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일이다.
올리비에 게즈는 〈인간은 외부의 영향에 쉽게 변화하는 생물〉이므로 경계해야 한다는 말로 소설을 마무리한다. 왜 지금 와서 수십 년 전 역사를 다룬 작품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지, 『나치 의사 멩겔레의 실종』에서 벌어지는 추악한 일들이 과연 과거의 일이라고만 치부할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경계하라.
인간은 외부의 영향에 쉽게 변화하는 생물이다.
인간을 경계해야 한다.”
- 본문 중에서
[옮긴이의 말]
소설의 지향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것은 한 번도 인류의 심판대에 불려 나오지 않았고, 자신의 죄를 객관적으로 직시할 기회도 없었으며 죽는 순간까지 참회할 줄 몰랐던, 자기애로 점철된 반인륜적 범죄자의 실종을 추적하여 그의 도피 행각 자체가 하나의 징벌처럼 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 주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