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서늘한 위악 뒤에 감춘 뜨거운 진심
예리하게 포착한 사랑의 순간들!
데뷔와 동시에 [스냅챗 세대의 샐린저], [프레카리아트의 제인 오스틴]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새천년을 대표하는 위대한 젊은 작가로 지목된 샐리 루니의 데뷔작 『친구들과의 대화』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트리니티 칼리지에 재학 중인 스물한 살의 여대생 프랜시스와 보비는 과거 애인 사이였으나 지금은 둘도 없는 친구다. 시 낭독 행사에 참여했다가 유명 사진작가이자 에세이스트인 멀리사의 눈에 띄게 된다. 보비는 원숙하고 세련된 멀리사의 삶에 압도되고 프랜시스는 배우로 활동하는 멀리사의 남편 닉에게 서서히 빠져든다. 장난처럼 시작된 이들의 관계는 점차 우정에 균열을 일으킬 정도로 심각해진다. 유부남인 닉과의 연애는 프랜시스의 불안을 강화하고 생활의 지반을 뒤흔든다. 격렬한 이끌림에서 시작되었으나 두 사람의 관계는 불안으로 점철되어 있으며 주고받는 감정은 불투명하다. 상처와 결핍은 끝내 자기 파괴적인 욕구로 이어지고 프랜시스는 자해와 일탈을 일삼는다. 그녀가 스스로 삶을 점검하려 할 때 모든 것은 이미 통제 불능의 영역에 들어선 후다. 불행한 가정 환경과 육체적 욕망과 내면의 약점을 조화시키기 위해 분투하는 프랜시스의 지적 확신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샐리 루니는 청춘의 환락과 위험, 사랑과 우정을 결 그대로 생생하게 그렸다.
목차
1부 ……9쪽
2부 ……219쪽
감사의 말 ……433쪽
옮긴이의 말 ……435쪽
저자
샐리 루니
출판사리뷰
『선데이 타임스』 선정 [올해의 젊은 작가]
『옵서버』 선정 [올해의 떠오르는 스타]
2018년 맨부커상 후보 작가
서늘한 위악 뒤에 감춘 뜨거운 진심
예리하게 포착한 사랑의 순간들!
데뷔와 동시에 [스냅챗 세대의 샐린저], [프레카리아트의 제인 오스틴]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새천년을 대표하는 위대한 젊은 작가로 지목된 샐리 루니의 데뷔작 『친구들과의 대화』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영국에서만 13만 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며 미국, 이탈리아, 스웨덴, 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 25개국 이상에서 출간 또는 출간을 앞두고 있다.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치기도 전에 완성한 『친구들과의 대화』로 평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으며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 2017년 『옵서버』에서 올해의 떠오르는 스타로 선정됐다. 또 같은 해 『선데이 타임스』에서 올해의 젊은 작가로 선정됐으며 단편 「미스터 셀러리」로 EFG 프라이빗 뱅크상 후보에 올랐다. 2018년 폴리오 문학상과 스완지 대학 국제 딜런 토마스상 후보에 올랐다. 출간 전부터 연일 화제를 불러일으킨 샐리 루니의 두 번째 소설 『평범한 사람들』(2018)은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다. 소설뿐 아니라 장르를 넘나들며 시와 에세이를 꾸준히 집필하고 있다.
『황금방울새』, 『미라마르』, 『런던 필즈』 등을 번역한 허진 역자는 작가의 명료하고 감각적인 문장을 한국어로 절묘하게 옮겼다.
우연히 친구가 된
시인, 공산주의자, 사진작가, 배우
“진실은 내가 널 사랑하고, 항상 사랑했다는 거야.”
트리니티 칼리지에 재학 중인 스물한 살의 여대생 프랜시스와 보비는 과거 애인 사이였으나 지금은 둘도 없는 친구다. 시 낭독 행사에 참여했다가 유명 사진작가이자 에세이스트인 멀리사의 눈에 띄게 된다. 보비는 원숙하고 세련된 멀리사의 삶에 압도되고 프랜시스는 배우로 활동하는 멀리사의 남편 닉에게 서서히 빠져든다. 장난처럼 시작된 이들의 관계는 점차 우정에 균열을 일으킬 정도로 심각해진다. 유부남인 닉과의 연애는 프랜시스의 불안을 강화하고 생활의 지반을 뒤흔든다. 격렬한 이끌림에서 시작되었으나 두 사람의 관계는 불안으로 점철되어 있으며 주고받는 감정은 불투명하다. 상처와 결핍은 끝내 자기 파괴적인 욕구로 이어지고 프랜시스는 자해와 일탈을 일삼는다. 그녀가 스스로 삶을 점검하려 할 때 모든 것은 이미 통제 불능의 영역에 들어선 후다. 불행한 가정 환경과 육체적 욕망과 내면의 약점을 조화시키기 위해 분투하는 프랜시스의 지적 확신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샐리 루니는 청춘의 환락과 위험, 사랑과 우정을 결 그대로 생생하게 그렸다.
혼란스럽고 연약한 자신을 감추고 스스로 붙인 꼬리표 뒤에 숨어 초연함을 가장하는 등장인물들은 인간의 역사와 함께 축적된 지식 덕분에 직접 겪지 않고도 아는 것이 많아진 전형적인 현대인이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샐리 루니는 『가디언』을 비롯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친구들과의 대화』를 가리켜 한마디로 페이크 피플Fake People에 관한 이야기라 말한 바 있다. 즉 앞과 뒤가, 겉과 속이 다르고 상처받는 것에는 취약하나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데에는 거침없는 인물들을 그렸다는 것이다. 주인공인 프랜시스와 보비, 닉과 멀리사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특정 화제에 관한 한 자기주장이 확실하고 상대방과의 토론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는 밖에서 [관찰되]는 태도일 뿐 그들의 내면에 자리한 것은 들끓는 감정과 정리되지 않은 채 유보된 자기 인식이다. 특히 갓 성인의 세계에 진입한 프랜시스, 보비와 달리 인생의 궤도에 올라선 30대인 닉과 멀리사는 출중한 외모, 명예, 부(富), 지적 능력, 세련된 도시인의 생활 습관 등 하나같이 관계 맺음에 용이한 매력과 장점이 부각되는 인물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은 관계가 본격화되는 순간 증발해 버리고 만다. 그들은 자신의 감정과 선택에 책임지지 않고 불분명한 입장과 태도를 취함으로써 상대를 구속하고 혼란에 빠뜨린다. 각자가 스스로 부여한 정체성에 관한 간명한 요약은 ― 시인, 동성애자, 공산주의자, 개인주의자, 사진작가, 배우 등 ― 실상 심층부에 위치한 자아를 가리는 데 쓰인 베일에 지나지 않는다. 생각하지만 말하지 않고, 주장하지만 행동하지 않으며, 대상에 몰입하지만 헌신하지 않는다. 샐리 루니는 그들이 택한 방식의 수동성이 극단으로 나아가 타인에 대한 공격으로 작용하기 쉽다는 사실을 비범하게 포착해 냈다.
[어떤 것들은 직접 겪어야만 이해할 수 있다. 항상 분석적인 입장을 취할 수는 없다.] ― 본문 중에서
스냅챗 세대의 샐린저, 프레카리아트의 제인 오스틴, 더블린의 프랑수아즈 사강 등 샐리 루니를 수식하는 화려한 말들은 많다. 교양 소설Bildungsroman에서 흔히 보듯 과도기에 놓인 자아를 조명하는가 하면 치정을 다루는 주제 의식이 그렇다. 세대를 대변하는 작가답게 정치와 젠더 문제에 대한 자유로운 시각을 펼쳐 보이고 인물 간의 대화를 통해 매우 논쟁적으로 이슈에 접근한다. 뚜렷하게 읽히는 페미니즘 텍스트로서의 면모, 소수자를 향한 사회적 적대감을 파고드는 비판적 관점 또한 읽을 수 있다. 단순명료하고 감각적인 문장, 사물의 결을 파고드는 시선은 찬탄을 불러일으킬 만큼 날카롭고도 깊다. 한편 『친구들과의 대화』는 하이퍼텍스트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샐리 루니는 한 서점과의 인터뷰에서 작풍에 영향을 끼친 작품들로 J. D. 샐린저의 소설 『프래니와 주이』, 밴 모리슨의 앨범 「어스트럴 위크스」, 로버트 로센 감독의 영화 「허슬러」를 언급한 바 있다. 제임스 볼드윈, 밥 딜런, 조니 미첼, 그레타 거윅 등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일군의 예술가들과 그들이 낳은 시와 소설과 음악, 영화들은 생동감을 더하며 오감을 자극한다.
고통스럽고 방향을 잃어버린, 찰나의 연속인 삶. 그러나 치열해서 불현듯 아름답다. 『친구들과의 대화』는 인간 심리를 해부하는 보석 같은 정교함과 날카로운 유머 감각이 돋보이는 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