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아이스링크』는 제목에서와 같이 아이스링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벤빈구트 저택에 남몰래 지어진 아이스링크. 찌는 듯 더운 카탈루냐의 소도시 Z와 상반되는 아이스링크의 냉기. 피겨 스케이팅 선수인 누리아 마르티만을 위해 지어진 이곳은 현실과 동떨어진 비밀의 공간이다. 그곳에서 발견된 하나의 시체를 둘러싼 세 명의 인물은 각기 다른 주장을 하고 사건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소설가를 지망했으나 어쩌다 보니 사업가로 변신한 이민자 레모 모란, 불법 체류자인 야간 경비원 가스파르 에레디아, 출세가도를 걷고 있는 공무원 엔리크 로스켈러스. 화자로 등장하는 이 세 명은 사건의 배경을 둘러싸고 그 속에 시커먼 음모가 숨어 있음을 예감하게 만들지만 명쾌한 답은 주지 않는다. 세 명의 인물이 1인칭으로 각기 증언하는 장면이 장마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특이한 형식은, 같은 상황에서도 관점에 따른 차이가 얼마나 큰지를 극대화하여 보여 준다.
목차
레모모란
가스파르 에레디아
엔리크 로스켈러스
레모모란
가스파르 에레디아
엔리크 로스켈러스
레모모란
가스파르 에레디아
엔리크 로스켈러스
레모모란
가스파르 에레디아
엔리크 로스켈러스
레모모란
가스파르 에레디아
엔리크 로스켈러스
레모모란
가스파르 에레디아
엔리크 로스켈러스
레모모란
가스파르 에레디아
엔리크 로스켈러스
레모모란
가스파르 에레디아
엔리크 로스켈러스
레모모란
가스파르 에레디아
엔리크 로스켈러스
레모모란
가스파르 에레디아
엔리크 로스켈러스
레모모란
가스파르 에레디아
엔리크 로스켈러스
레모모란
가스파르 에레디아
엔리크 로스켈러스
레모모란
가스파르 에레디아
엔리크 로스켈러스
레모모란
가스파르 에레디아
엔리크 로스켈러스
레모모란
가스파르 에레디아
엔리크 로스켈러스
레모모란
가스파르 에레디아
엔리크 로스켈러스
옮긴이의 말
로베르토 볼라뇨 연보
저자
로베르토 볼라뇨
출판사리뷰
범죄와 죽음, 〈밑바닥 세계〉를 끊임없이 탐구한 작가,
세상을 불태우고 싶었던 낭만적인 악동 볼라뇨식 추리 소설의 첫걸음
〈마르케스 이후 라틴 아메리카에 등장한 최고의 작가〉, 〈스페인어권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고 추앙받는 소설가〉, 〈라틴 아메리카 문학의 시한폭탄〉이라는 찬사를 받는 로베르토 볼라뇨의 장편 소설 『아이스링크』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됐다. 『아이스링크』는 볼라뇨가 결혼한 뒤 첫 아들을 키우게 되면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닥치는 대로 지방 문학상에 작품을 응모하던 시절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초기 소설이다. 이 작품은 알칼라데에나레스 시(市)로부터 문학상을 받았고, 이어서 세익스바랄 출판사를 통해 칠레에서도 출간되었다. 출간 후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리먼트」와 「켄자스시티 스타」의 〈2009년 최고의 책〉에 선정되면서 문단과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아이스링크』는 제목에서와 같이 아이스링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벤빈구트 저택에 남몰래 지어진 아이스링크. 찌는 듯 더운 카탈루냐의 소도시 Z와 상반되는 아이스링크의 냉기. 피겨 스케이팅 선수인 누리아 마르티만을 위해 지어진 이곳은 현실과 동떨어진 비밀의 공간이다. 그곳에서 발견된 하나의 시체를 둘러싼 세 명의 인물은 각기 다른 주장을 하고 사건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소설가를 지망했으나 어쩌다 보니 사업가로 변신한 이민자 레모 모란, 불법 체류자인 야간 경비원 가스파르 에레디아, 출세가도를 걷고 있는 공무원 엔리크 로스켈러스. 화자로 등장하는 이 세 명은 사건의 배경을 둘러싸고 그 속에 시커먼 음모가 숨어 있음을 예감하게 만들지만 명쾌한 답은 주지 않는다. 세 명의 인물이 1인칭으로 각기 증언하는 장면이 장마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특이한 형식은, 같은 상황에서도 관점에 따른 차이가 얼마나 큰지를 극대화하여 보여 준다.
볼라뇨는 『아이스링크』뿐 아니라 『야만스러운 탐정들』, 『2666』, 『팽 선생』 등을 선보였다. 그중 『아이스링크』는 볼라뇨식 추리 소설의 특징이 강하게 묻어나는 작품이다. 그가 추리 소설에 애착을 보인 이유는, 추리 소설이라는 장르를 통해 여러 증언들, 때로는 상호 모순적인 증언들을 수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볼라뇨식 추리 소설은 사건의 수사와 해결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인 추리 소설의 규율을 위반한다. 해독하는 일이 불가능하게 느껴질 만큼 사건의 증거들을 난해하게 늘어놓고, 아무것도 명쾌하게 말하지 않으며 단지 보여 줄 뿐이다. 그리하여 독자들 각자가 그들에게 제공된 문학 작품을 자신의 인간성과 살아온 경험, 자신이 보유한 문화적 소양이나 감수성을 기반으로 하여 해석해 나가기를, 독자 스스로가 책임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독자들은 능동적인 탐색의 과정을 통해 또 한 명의 탐정으로 재탄생한다. 볼라뇨는 〈증언〉이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하나의 증언은 하나의 사건에 대한 하나의 주관적인 관점에 불과하다. 그것은 어떤 객관적 진실도 밝혀낼 수 없다. 볼라뇨식 추리 소설이 따르는 관점주의는 객관적 소여로서의 현실을 부정하고, 관점들의 총합조차도 최소한의 객관성을 담보해 주지 않는다. 이런 사실을 통해 그가 왜 〈역사〉의 여백에 그렇게 집착했는지, 우리가 알고 있던 역사를 끊임없이 변형시키고 비틀고자 했는지가 설명된다.
『아이스링크』의 전개 방식이 익숙지 않더라도, 결국 그가 세 명의 화자와 다른 등장인물들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변방의 삶〉이다. 비밀스러운 관계에 둘러싸인 채 의심에서 자유롭지 못한 레모 모란, 떠돌이처럼 부유하며 사는 에레디아, 호화로운 아이스링크를 지어 놓고도 정작 빙판 한가운데에서는 한 발자국도 내딛지 못하는 로스켈러스, 왕년에 오페라 가수였으나 구걸로 생계를 이어 가는 카르멘 할멈 등. 주목받지 못한 삶은 이곳저곳에서 각자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 그 목소리에 로베르토 볼라뇨는 귀를 기울였고, 『아이스링크』는 사라지지 않는 변방의 목소리로 남았다.